침대에서 일어서는 순간, 가슴에서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그녀는 가슴에 손을 얹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한참 정지 상태로 서 있고 난 뒤에야 고통이 완화되었다.김초현은 집에서 나가 사합원의 대문을 열어주었다.문밖에 늘씬한 몸매에 예쁘게 생긴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는 갈색 머리를 정수리에 올려 하나로 묶어 청순미가 흘러넘쳤다.여자는 약을 들고 문을 열어 주길 기다렸다.김초현은 강영을 힐끗 쳐다봤다.“들어와요.”강영은 뒤를 따라 거실까지 들어왔다.그리고 손에 든 약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이건 우리 가문 선배님께서 지은 약이에요. 내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좋아요.”그리고 흰색 작은 병도 꺼내 놓았다.“이건 우리 가문 약방에서 가져온 내상 치료제예요.”“고마워요.”어두웠던 김초현의 안색은 어느 정도 풀렸지만, 그래도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심이 보였다.“이 약들은 내게 소용없어요.”“정말 괜찮아요?”강영이 그녀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얼굴에 핏기가 없는 것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서 은근히 걱정스러웠다.“아니면 약왕곡에 가봐요. 거기 의술은 전하 제일…”김초현이 손을 들어 강영의 말을 잘랐다.“용건만 말해요. 할 말이 없으면 그냥 돌아가고요. 폐관하고 치료해야겠어요.”“중요한 일은 아니에요.”강영은 속으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정리한 뒤에 입을 열었다.“유럽에서 온 소식인데요. 그곳에서 글로벌 무술 교류대회를 진행한대요. 주최자는 대응국의 헤일리 가문이고요.”별로 관심이 없던 김초현이 대응국이라는 말에 살짝 긴장하며 물었다.“서준 씨와 관련 있어요?”강영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렇지는 않을 거예요.”김초현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헤일리는 어떤 가문이에요?”“무술 교류대회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특별히 조사해 봤어요. 대응국에서 헤일리 가문의 위치는 대하의 강씨 가문과 엇비슷해요. 이번에 그 가문에서 절반 재산과 중신의 검을 경품으로 내놓았어요. 만약 글로벌 무술 교류대회에서 1등을 취하면 중신의 검과…”강영
”약왕곡?”문득 방금 강영이 한 말이 떠올랐다.그제야 약왕곡에 약선을 찾으러 가서 치료받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목표가 생기니 더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방에 들어가 옷장을 열고 비밀 상자를 꺼냈다.천문 장문인의 가면과 옷 그리고 진사검을 트렁크에 챙겨 넣고 급하게 집을 나섰다.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약왕곡이 위치한 도시로 향했다.그때 사합원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강영이 모습을 드러냈다.김초현이 떠난 방향을 지긋이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네. 약왕곡에 치료하러 갈까, 아니면 바로 대응국에 갈까?”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 그걸 생각해도 소용없었다.김초현에게 마음 준비를 하라고 소식을 흘린 것이다.약왕곡은 대하의 서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서남 지역의 깊은 산속에는 초행길이지만 대하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천문의 장문인으로서 약왕곡의 위치를 알아내기는 식은 죽 먹기였다.지금 천문은 대하 고대 무술계에서 가장 강한 세력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전방에 수많은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고 산 아래에 작은 마을이 하나 있었다.마침 점심시간이라 마을 곳곳에서 연기라 피어올랐다.다들 점심밥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양이다.이곳이 바로 약왕곡의 외문제자들이 거주하는 곳이다.비록 외문제자라고 하지만 일반 백성들과 다를 바가 없이 모두 농사를 직접 지으며 생계를 유지했다.김초현은 귀신 가면을 쓰고 검은색 외투를 걸치고는 성큼성큼 마을로 들어갔다.마을 입구에 도착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그들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김초현을 바라봤다.괭이를 든 한 농부가 다가오더니 잔뜩 경계하는 표정으로 물었다.“당신은… 자네는 어디서 왔는가? 여기에 무슨 일로 왔지?”“천문 문주다. 약선을 찾으러 왔다.”김초현은 목소리를 변조하고 대답했다.천문 문주라는 말에 농부는 뒷걸음을 쳤다.지금 신분이 농민이지만 약왕곡의 제자라 천문을 알고 있었다.김초현은 외문제자들을 상대하지 않고 진사검을 들고 마을로 들
신선처럼 고귀한 기품을 뿜어내는 노인이 바로 약왕곡의 곡주, 별칭 약선이다.그의 의술은 대하에서 제일이라 강씨 가문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약선은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인사를 올리며 물었다.“천문 문주께서 이곳까지 왕림하셨는데 마중을 나가지 못해서 송구합니다. 그런데 천문 문주께서 무슨 용건으로 약왕곡에 들르셨습니까?”최근 고대 무술계에 명성이 자자한 천문 장문인의 앞에서 약선도 감히 소홀히 대하지 못했다.“치료하러 왔어요.”김초현은 감추지 않고 이곳에 온 목적은 한마디로 말했다.“치료요?”약선이 당황했다.그의 뒤에 선 제자들이 경계하는 태세를 취했다.“네.”김초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며칠 전에 천산파의 조상 진청산과 대결했는데 그분께서 고대 무술계에서 실전된 절학을 수련했다는 걸 미처 몰랐어요. 100년 전에 명성이 자자했던 현영장에 맞고 지금 체내의 한기를 제거할 수 없어 특별히 약왕곡을 찾아왔어요.”“현영장이라고요?”약선이 움찔하더니 가면을 쓴 김초현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그럴 리가. 진 선배는 무맹에서 최고 자리에 선 무술인이라 100년 전부터 무맹에서 명성을 떨치신 분인데 어찌 그런 사악한 무공을 익혔단 말입니까?”“내 말을 못 믿겠다는 겁니까?”김초현이 나지막하게 물었다.“그런 뜻은 아닙니다. 문주님, 이쪽으로 오십시오.”천문 문주의 앞에서 아무리 약선이라도 함부로 거절하지 못했다.그러니 직접 나서서 약왕곡으로 안내했다.진청산마저 패배한 상황에서 천문 장문인이 약왕곡에서 행패를 부린다면 약왕곡의 입장에서 큰 재해를 맞이하게 된다.약왕곡 내 어느 나뭇집.김초현이 나무 의자에 앉자 약선이 옆에서 분부했다.“문주님, 손을 내밀어 주세요. 맥을 짚어보겠습니다.”김초현이 가죽 장갑을 벗고 소매를 걷어 올렸다.가늘고 하얀 손을 보던 약선이 속으로 깜짝 놀랐다.‘천문 문주의 정체가 여인이었구나. 손이 어쩜 이리도 희고 고울까? 아마도 젊고 어여쁜 미인이겠지.’“왜 그러세요?”김초현이 나지막하게
김초현의 증상은 일주일 내에 치료할 방법이 없었다.약선은 비록 치료할 자신이 있지만 적어도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안 돼요.”김초현의 태도는 단호했다.“일주일. 반드시 치료하세요. 아니면 약왕곡을 멸망시킬 거예요.”“약왕곡을 멸망하고 저를 죽인대도 치료할 수 없어요.”김초현은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사과했다.“죄송해요. 제가 감정 조절을 못 했어요. 하지만 저한테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일주일, 일주일 뒤에 대응에 도착해야 해요. 약선의 의술은 대하에서도 최고라고 하던데, 약선이 치료할 수 없다면 누가 치료할 수 있겠어요?”약선이 침묵했다.그동안 외계에서 천문이 사악한 문파라고 떠들어댔다.천문파마저 천문에 귀순했다는 소식을 듣고 특별히 사람을 보내 상황을 알아봤다.그런데 천문이 천산파에 대학살을 벌인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한 사람도 다치게 하지 않았다.오직 천문 장문인과 진청산이 한번 겨룬 것이 다였다.약선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문주님의 내상은 일주일에 치료할 수 있어요. 하지만 체내의 한기는 어쩔 도리가 없네요.”그 말에 김초현은 사색에 잠겼다.지금 내상을 입은 데다 한기까지 겹쳐 몸이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만약 내상을 치료한다면 한기를 단기간에 제거하지 못해도 실력을 발휘하는 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 여겼다.“그럼 약선 선배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그래도 그녀는 고대 무술계에서 덕망이 가장 높은 선배인 약선을 진심으로 존경했다.실력은 강하지 않아도 신망이 두텁고 지금까지 수많은 무술인을 치료해 왔다.“내상이 심해서 치료하는 방법도 까다로워요. 일주일 내에 치료하고 싶다면 한 가지 약재가 필요합니다”김초현이 물었다.“무슨 약재요?”“’구엽번화’라는 약재입니다.”“그건 뭡니까?”약선이 설명했다.“희귀한 약재로 내상 치료에 빠른 효과를 주지요.”“어디에 있어요?”“저희 약왕곡 뒷산에 한담이 있는데 깊은 곳에 들어가면 구엽번화를 찾을 수 있어요. 그런데 한담의 물은
“알겠어요.”김초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몸을 돌려 한담으로 뛰어들었다.차디찬 한기가 모공을 뚫고 뼛속까지 스며들었다.마치 얼음 늪에 들어온 것처럼 온몸이 오돌오돌 떨렸다.그 순간 몸의 피가 들끓기 시작했다.영귀의 선혈이 끓어오르면서 거대한 힘이 온몸으로 쫙 퍼지더니 한기를 차단했다.김초현은 깊은 곳을 향해 헤엄쳤다.들어가면 갈수록 물 온도가 더 차갑고 수압도 강해졌다.수압이 너무 강력해서 영귀의 힘으로도 저항하기 버거웠다.그제야 8단 강자라도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없다는 말에 실감이 났다.점점 수압을 견딜 수 없었다. 피부가 무언가에 눌린 것처럼 찌릿찌릿 아파왔다.“버텨! 구엽번화를 찾아서 내상을 치료해야 대응국으로 갈 수 있어. 대회에서 1등을 하면 중신의 검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김초현은 스스로 용기를 주었다.그러자 마음속에 강한 신념이 솟아올랐다.진기로 영귀의 힘을 끌어내 계속 깊은 곳을 향해 움직였다.3천 미터, 5천 미터. 8천 미터까지 들어갔다.하지만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온도와 수압 때문에 더는 견지할 수 없었다.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전력을 다했더니 오히려 내상을 건드렸다.게다가 체내의 한기 때문에 온몸이 쑤시고 아파왔다.순간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재빨리 떠나려고 했다.아니면 질식해서 죽을 것이다.상처가 다시 재발하자 김초현은 당황했다. 위로 올라가면서 의식이 점점 희미해져 더욱 긴장되었다.신속하게 석벽을 따라 올라가면서 암석을 끌어당겼다.그 힘을 빌려 계속 위로 올라갔다.그런데 얼마 올라가지 못하고 암동이 눈에 띄었다.암동에 접근했더니 거대한 소용돌이에 빨려 그 속으로 들어갔다.순간 당황해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몰랐다.가냘픈 몸이 소용돌이에 휘말려 순식간에 바닥으로 들어가자 점점 의식을 잃고 기절해 버렸다.얼마나 지났는지 김초현이 슬며시 눈을 떴다.가면은 이미 소용돌이에 벗겨져 어딘가 사라졌다.눈을 뜨자마자 차가운 한기를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았다.온통 캄캄하고 한 줄기 빛도 보
김초현은 석벽의 암동에 빨려 들어갔다. 암동에서 강력한 소용돌이가 치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그렇게 정신을 잃고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이곳에 누워 있었다.도대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출구를 찾아서 나가야 했다.언덕에 올라와 봤더니 습기로 인해 바닥은 온통 이끼로 뒤덮였다.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가면서 살펴봤다.대개 어떤 곳인지 파악했다.지하 암동이다. 이 암동은 기껏해야 500제곱미터 정도에 불과하지만 석벽으로 둘러싸여서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나가는 길이 없어?”김초현은 습한 동굴 속에 서서 손으로 턱을 고이고 중얼거렸다.“다시 물속에 들어가야 돌아갈 수 있는 건가?”출구가 없는 이상 물속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지금 몸 상태로 더는 움직일 힘이 없다.또다시 강력한 소용돌이를 만난다면 다시 살아날 보장이 없으니까.바닥이 습기 때문에 축축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저앉았다. 영귀의 힘을 끌어내 체내의 상처를 진정시키면서 주변을 주시해 보았다.바로 그때 석벽에 새긴 글자를 발견했다.호기심에 치료를 중단하고 석벽으로 다가갔다.석벽에도 이끼가 잔뜩 꼈지만 이끼가 없는 곳엔 글자가 보였다.글자를 보려면 이끼를 전부 제거해야 했다.“진사검.”문득 진사검이 떠올랐다.그런데 암동에 들어오면서 정신을 잃은 탓에 진사검을 놓쳐버렸다.진기를 움직이자 다시 영귀의 피가 끓어올랐다.어렴풋이 진사검의 위치를 감지했다.진사검도 그녀의 체내에 있는 영귀의 선혈을 감지했는지 한담 밑 부분에서 빠르게 솟아 올라오더니 암동의 강한 소용돌이를 뚫고 물길을 따라 밑으로 떨어졌다.슈우욱!그때 진사검이 물속에서 튀어나왔다.김초현은 검을 받아 쥐고 소중한 물건들 다루듯 쓰다듬었다.창백한 얼굴이지만 검을 아끼는 기색이 역력했다.“내 기운을 감지하고 찾아오다니 정말 신검이 따로 없네.”진사검으로 신속하게 석벽 위에 깔린 이끼를 제거하자 문자들이 또렷하게 보였다.이건 천 년 전의 문자다.마검을 배우면서 특별히 인터넷을 통해 번역하고 배운 덕분에 천
석판이 드러나자, 그녀와 강서준은 동굴에서 봤던 용머리 조각상 아래의 의경 하권이 떠올랐다.그녀는 석판을 열었다.아래에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김초현은 그것을 들어 자세히 살펴보았다. "어떻게 여는 것일까요? 설마 절멸81침이 필요한 건가?"하지만 벽에는 절멸81침에 대한 어떤 기록도 없었다.그녀는 기억을 회상했다.강서준이 역천81침은 용 머리의 틈새에서 발견되었다고 했다.그녀는 널려있는 돌머리를 뒤지기 시작했다.과연, 그녀는 더미 속에서 검은 와이어를 찾아냈다.그녀는 찾아낸 와이어를 자세히 살펴보았다.색깔이 다른 것 외에 강서준이 들고 다니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그녀는 강서준이 SA 일가에 장가를 올 때, 역천81침으로 속옷을 풀었던 기억이 떠올랐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얼굴이 붉어졌다. 왠지 모를 행복감이 묻어 있었다.그녀는 와이어를 손에 들고 몇 번 돌렸다.강서준이 한 것처럼 와이어의 한쪽 머리를 잡아당기기도 했다.와이어의 머리를 누르자, 순식간에 해체되어 검은 진으로 변했다.그녀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세기 시작했다, 전부 81개였다."후!"그녀는 한숨을 깊이 들이쉬었다."우연의 일치인가? 하늘의 뜻인가?"그녀는 이해되지 않았다.강서준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역천81침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와 반대되는 점멸81침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독경도 손에 넣었다.아직 상자를 열어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상자 안에 독경에는 지살기공과 무서운 살기에 관한 기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생각에 잠겼던 김초현은 점멸81침을 들어 상자에 내리꽂았다.끼익!순간 상자가 열렸다. 안에는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오랫동안 상자에 보관되었던 모양이다, 책은 보존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다.김초현은 책을 손에 들고 망설였다. 그녀는 독경에 기록된 지살기공가 살기를 수련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한참 고민하던 김초현은 유혹에 못 이겨 책을 열고 안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대응 제국의 아타진에 강서준
우즈는 이수빈에 대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강서준도 이수빈을 데려간 세력이 일반적인 세력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즈의 세력으로 알아내지 못하는 것은 충격이었다.강서준은 대응 제국의 변강에 있는 시몬국으로 직접 가 찾아보는 수밖에 없었다.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단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시몬국으로 가야겠다, 이혁, 당장 항공편부터 예약해."강서준이 명령했다."네."이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으로 시몬국의 항공편을 예약했다.아엘 루이는 강서준의 뒤에 서 있었다.그녀는 강서준을 따라다닌 지 벌써 하루가 다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강서준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도대체 누굴 찾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도대체 누굴 찾는 거예요? 이수빈이 도대체 누구인데, 이렇게 찾는 거예요? 설마 아내분이세요?"그녀는 강서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쉬지 않고 물었다.강서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아니요. 두세 마디로 요약할 수 없는 사건이라... 아무튼, 복잡한 일이에요, 대하의 큰일이니, 제가 설명한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아, 네."아엘은 궁금했지만 강서준의 태도에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세 사람은 곧 공항으로 향했다.그들은 시몬국으로 향했다. 시몬국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자정이 되어갈 무렵, 그들은 시몬국에 도착했다. 이수빈이 납치되었던 마을에 도착했다.시골 마을이라 거주인들이 많지 않았고 낙후한 마을이었다.그들은 이수빈이 납치되었던 월세방으로 향했다.집주인은 50대 중반의 백인 아주머니였다.강서준은 아주머니에게 이수빈에 대해 물었다.집주인 아주머니가 말했다. "그동안 이곳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말했다시피, 정말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집주인 아주머니는 귀찮다는 듯 말했다.한밤중에 사람을 깨워 이것저것 캐묻자, 그녀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더는 귀찮게 찾아오지 마세요."강서준은 아엘을 바라보며 물었다."돈 좀 챙겨 왔어요?""아니요, 이것밖에 없어요."아엘은 카드 한 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