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심의 두 눈은 생기가 없었고, 그저 공허함만 가득했다. 아심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정지된 화면처럼.아심의 시야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바깥의 모든 것은 커튼에 가려져 있었다. 오직 희미한 빛만이 스며들었고, 그 빛을 계속해서 응시했다. 그 빛이 희미해졌다가 강렬해지고, 강렬해졌다가 주황색, 따뜻한 노란색으로 변해가면서 점점 어두워졌다.어둠이 내리고, 마지막 빛이 사라지며 세상은 다시금 어둡고 고요해졌다. 이틀 동안, 아심의 세상은 그렇게 어둠에서 빛으로, 다시 빛에서 어둠으로, 끊임없이 반복되었다.아심은 그 반복의 어느 지점에서 자신이 멈출지 알지 못했다. 그저 마른 눈을 감고 손바닥을 꽉 쥐었다. 손바닥에 쥐어진 만화 캐릭터 키홀더가 그녀에게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주었다.어둠 속에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 채,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고요한 방 안에서 그 소리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아심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벨 소리는 계속 울리자 전화를 집어 들어 귀에 대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여보세요?”[사장님!] 정아현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왔다. [이정현이 저녁에 고객을 만나러 갔는데, 30분 전에 저에게 전화를 걸어서 기선그룹 사람들이 그녀에게 술을 강제로 먹이고 못 가게 한다고 했어요.][그런데 다시 전화하니까, 휴대폰이 꺼져 있어요.]아심은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침대에서 일어나 머리가 어지러운 것을 참으며 물었다.“어디에 있어?”[블루드에 있어요. 저도 지금 여기 있는데, 어느 방인지 모르겠어요.] 아현이 초조하게 말했다. [사장님, 무슨 일 당한 거 아니겠죠?]아심의 차가운 눈빛이 차분하게 변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바로 갈 테니까, 계속 전화해 봐.”[네, 알겠어요.] 아현은 급히 대답했다. 아심은 침대에 잠시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욕실로 향했다. 찬물로 얼굴을 씻고 머리를 올려 묶은 뒤, 운성에서 돌아온 그날 입고 있던 옷을 그대로 입었다. 그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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