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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3화

정아현은 돌아서서 사무실로 들어갔는데, 뒤를 돌았을 때는 웃음을 거두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시그니엘.

이미 점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안방은 여전히 커튼이 내려져 있고 방 안은 어둡고 흐릿했다. 침대에 몸을 웅크리고, 창밖에서 스며드는 한 줄기 빛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아심의 얼굴에는 생기가 전혀 없었다.

돌아온 이후로 아심은 계속 이런 상태였다. 먹고 싶지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주변의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마치 강시언을 처음 떠났을 때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그때도 아심은 이렇게 생기를 잃은 채 호텔 침대에 누워 한 달을 보냈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는 시언이 아심을 내쫓았는데, 그 이유는 시언의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시언이 임무를 수행하러 나갈 때, 아심은 우연히 그가 가는 곳에 함정이 설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명령을 어기고 몰래 따라갔었다. 시언은 아심을 보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람들을 시켜 다시 돌려보냈다.

임무가 끝난 후, 아심은 시언이 돌아와 자신을 칭찬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돌아왔을 때 아심에게 전한 것은 명령을 어기고 자의적으로 행동했다는 점. 그로 인해 조직에서 쫓겨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통보였다.

아심은 그 순간 완전히 멍해졌고, 극도의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날 밤처럼 시언에게 애원하며 자신을 내쫓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어릴 때부터 아심은 시언과 함께 했고, 다른 가족도 없었다. 아심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그러나 그는 단호하고 냉정했다. 아심이 잘못을 인정하고 빌었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아심은 떠나야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삼각주의 국경에 있는 한 호텔에 머물며 마음을 바꿔 자신을 다시 받아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시언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처럼 냉혹한 사람은 다시는 아심을 찾지 않았다. 날이 갈수록 아심은 실망했고, 마음속의 슬픔과 분노는 점점 더 커졌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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