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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4화

아심의 두 눈은 생기가 없었고, 그저 공허함만 가득했다. 아심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정지된 화면처럼.

아심의 시야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바깥의 모든 것은 커튼에 가려져 있었다. 오직 희미한 빛만이 스며들었고, 그 빛을 계속해서 응시했다. 그 빛이 희미해졌다가 강렬해지고, 강렬해졌다가 주황색, 따뜻한 노란색으로 변해가면서 점점 어두워졌다.

어둠이 내리고, 마지막 빛이 사라지며 세상은 다시금 어둡고 고요해졌다. 이틀 동안, 아심의 세상은 그렇게 어둠에서 빛으로, 다시 빛에서 어둠으로,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아심은 그 반복의 어느 지점에서 자신이 멈출지 알지 못했다. 그저 마른 눈을 감고 손바닥을 꽉 쥐었다. 손바닥에 쥐어진 만화 캐릭터 키홀더가 그녀에게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주었다.

어둠 속에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 채,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고요한 방 안에서 그 소리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아심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벨 소리는 계속 울리자 전화를 집어 들어 귀에 대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세요?”

[사장님!]

정아현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왔다.

[이정현이 저녁에 고객을 만나러 갔는데, 30분 전에 저에게 전화를 걸어서 기선그룹 사람들이 그녀에게 술을 강제로 먹이고 못 가게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다시 전화하니까, 휴대폰이 꺼져 있어요.]

아심은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침대에서 일어나 머리가 어지러운 것을 참으며 물었다.

“어디에 있어?”

[블루드에 있어요. 저도 지금 여기 있는데, 어느 방인지 모르겠어요.]

아현이 초조하게 말했다.

[사장님, 무슨 일 당한 거 아니겠죠?]

아심의 차가운 눈빛이 차분하게 변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바로 갈 테니까, 계속 전화해 봐.”

[네, 알겠어요.]

아현은 급히 대답했다.

아심은 침대에 잠시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욕실로 향했다. 찬물로 얼굴을 씻고 머리를 올려 묶은 뒤, 운성에서 돌아온 그날 입고 있던 옷을 그대로 입었다. 그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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