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1081 - 챕터 1090

2608 챕터

제1081화

경찰차 안에서 양소걸은 바로 자신의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방 대표님, 황해로의 분소로 한 번 와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얻어맞았거든요, 협박까지 당하고 있고요. 네, 저 지금 경찰서로 가는 길입니다."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서야 양소걸은 비로소 시름 놓고 자리에 앉아있었다.그러자 드디어 조용해진 양소걸의 아내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여보, 아까 그 남자 보통 사람 같지 않던데. 괜찮겠지?"양소걸이 듣더니 음흉하게 웃었다."그 자식이 먼저 나를 때렸는데, 뭐가 무서워? 게다가 방 대표님과 분소의 부소장이 알고 있는 사이야. 이번에 내가 반드시 일을 크게 만들어 그 두 사람을 감옥에 처넣을 거야."양 부인이 그제야 시름 놓고 웃으며 말했다."여보, 역시 여보가 제일 대단해!""감히 내 아내와 아들을 건드려? 죽고 싶어 환장한 녀석들!"앞에서 차를 몰고 있던 경찰이 백미러로 양씨 부부를 한 번 보더니 표정이 순간 착잡해졌다.요즘 세월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가 진정 억울함이 있는 자가 아닐 수도 있는 거고.경찰서에 도착한 후 장시원이 요요를 안고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뒤따라 내려온 소희는 바로 계단 아래에 서 있는 임구택을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린 채 장시원을 바라보았다.이에 장시원이 낮게 웃으며 대답했다."소희야, 미안해. 네가 경찰서에 온 걸 구택에게 말하지 않으면 나중에 내 처지가 많이 난감해지거든."소희가 듣더니 입술을 오므린 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이때 임구택이 다가와 먼저 요요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러다 요요가 괜찮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소희를 바라보며 물었다."이게 몇 번째지?"장시원이 의아해하며 물었다."뭐가 몇 번째야?"그러자 임구택이 눈썹을 올린 채 방임하는 태도가 묻어난 어투로 말했다."소희에게 물어봐, 이번이 몇 번째로 경찰서에 오는 건지.""임 대표님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소희가 담담하게 말하고는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이에 장시원이 담소하며 임구택에게 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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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난 처음부터 저 사람을 가만둘 생각이 없었어. 게다가 시원 오빠가 이미 저 사람을 때리기도 했고.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니 밖에 나가서 기다려."임구택의 얼굴색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나에게 누를 끼칠까 봐?"소희가 듣더니 눈살을 찌푸리고 임구택을 노려보았다.이에 임구택이 숨을 깊게 한 번 들이마시고는 결국 타협했다."알았어, 다시는 손대지 않을 게."일찍 임구택이 양소걸을 걷어차려는 순간에 바로 요요를 안고 몸을 돌린 장시원이 뒤에서 욕설을 퍼부으며 날뛰고 있는 여인의 목소리에 증오감이 묻은 눈빛으로 여인을 흘겨보았다.그러고는 요요가 놀랄까 봐 계속 요요를 달랬다.겨우 부축되어 의자에 앉은 양소걸은 한참이 지나서야 드디어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얼굴색은 여전히 파랗게 질려있었다.그의 아내는 여전히 경찰에게 즉시 임구택을 잡으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이에 경찰들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사실 그들은 오늘 처음으로 양씨 가족을 경찰서까지 데리고 온 게 아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양씨 가족은 이미 여러 번이나 이웃과 말다툼이 일어났고, 그럴 때마다 경찰에 신고해 그들도 양씨 가족을 엄청 두려워하고 있었다.이때 소대장이 앞으로 나와서 말했다."양 부인, 일단 진정하시고요. 영상을 확인해 본 결과 확실히 그쪽 아드님이 먼저 여자아이를 밀치는 바람에 아이가 하마터면 미끄럼틀에서 굴러 떨어질 뻔했잖아요. 그런데 두 분이 사과하기는커녕 욕설까지 퍼부었으니 두 분의 잘못이 큰 건 사실입니다.""잘못이 크긴 뭐가 커? 아이들끼리 놀면서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그런데 저 년은 다 큰 어른이 되어서 아이한테 화를 냈잖아! 염치 있는 거야 없는 거야?"양 부인이 손가락으로 소희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다 임구택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고 무의식 중에 손을 움츠렸다.경찰이 듣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CCTV 영상으로 보아서는 소희 씨의 태도가 엄청 예의 발랐습니다. 오히려 양 부인이 시비도리를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소희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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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이때 갑자기 양소걸의 휴대폰이 울렸다. 수신 번호를 한 번 확인하고 전화를 받은 그의 얼굴에는 즉시 아부의 뜻이 묻은 웃음이 피어올랐다."방 대표님, 오셨습니까? 부소장님이랑 같이 오고 계신다고요? 네, 네, 네! 저 지금 경찰서 안에 있습니다. 네, 정말 폐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그렇게 한참 아부를 떨다 전화를 끊은 후, 양소걸이 더욱 오만방자해져서는 소희 그들을 보며 말했다."너희들 오늘 다 죽었어!"그리고 그러는 양소걸의 모습에 소희가 낮은 소리로 장시원에게 물었다."화원 그룹이 엄청 대단한 건가요?"하지만 소희의 물음에 장시원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멋쩍게 웃기만 했다."아마도?""직원이 저러니 전체 그룹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네요."소희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내뱉은 소리에 줄곧 소희의 뒤에 서 있던 임구택이 갑자기 낮은 소리로 웃었다. 그러고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난감한 얼굴을 하고 있는 장시원을 바라보았다.이에 영문을 모르는 소희가 의아해하는 얼굴로 임구택을 쳐다보며 물었다."왜 웃어?"임구택이 가볍게 기침을 한 번 하고는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바꾸었다."미안, 안 웃을게."*경원주택단지장을 다 보고 주택단지에 들어선 이씨 아주머니는 한 곳에 모여 수군덕거리고 있는 인파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중 평소에 유독 가깝게 지내던 허씨 아주머니가 황급히 다가와 입을 열었다."왜 이제야 오는 거야? 자기 집 아이한테 큰일이 났어."이씨 아주머니가 듣더니 어리둥절해져서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요요 엄마와 양 부인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났거든, 서로 때리기까지 했는걸. 그래서 모두 경찰서에 잡혀갔어."청아가 매일 아침 일찍 집을 나갔다가 저녁쯤이 되어서야 돌아오는 탓에 평소엔 늘 소희가 요요를 데리고 놀이터로 나와 놀곤 했다. 그래서 다들 당연히 소희가 요요의 엄마인 줄로 알고 있었다.허씨 아주머니의 말에 깜짝 놀란 이씨 아주머니는 황급히 집으로 돌아와 청아에게 연락을 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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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방 대표님?"방 대표의 겸손하고 공손한 태도에 양소걸이 어리둥절해져 입을 열었다.그러자 방 대표가 바로 양소걸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너 눈을 뒀다 어디에다 쓰는 거야? 그룹 대표님도 못 알아보고!""... 대표님이라니요?"양소걸은 더욱 어리둥절해졌다.이때 마침 임구택을 알고 있었던 부소장이 웃으며 임구택을 향해 물었다."임 대표님은 무슨 일로 오셨죠?""제 애인이 억울하게 욕설을 들은 입장인데 경찰서에 잡혀왔다고 해서 와본 겁니다."임구택이 소희의 어깨를 감싸 안고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임구택의 동장에 소희는 저도 모르게 온몸을 빳빳하게 세웠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를 밀어낼 수도 없는 상황이라 결국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부소장이 듣더니 바로 옆에 있는 경찰에게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야?"잠시도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난 대반전에 소대장은 속으로 오히려 기뻐했다, 다행히도 방금 임구택 그들에게 엄한 말 한마디를 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바삐 사건의 경과를 두 사람에게 말해주었다.그리고 경과를 다 듣고 난 방 대표가 바로 양소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평소에 아들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어린애가 마음이 어찌 그렇게 독할 수가 있어? 저렇게 어린 여자아이를 미끄럼틀에서 밀어버릴 생각까지 하다니! 소희 씨가 동작이 빨라 아이를 받아냈으니 망정이지, 자칫하여 아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으면 어떻게 감당하려 그래!"양소걸은 고개를 숙인 채 식은땀만 뻘뻘 흘릴 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사실 그는 지금까지도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장시원이 내내 여자아이를 애지중지 안고 있어 당연히 장시원과 소희가 몰래 낳은 아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옆에 서 있는 임구택이 또 소희가 자신의 애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었으니.답을 알 수 없는 양소걸은 소리 없이 고개를 저었다. 일이 어찌 되었건, 장시원과 임구택은 모두 그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그는 계열사의 일개 직원으로 그룹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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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하지만 양소걸은 상처를 살펴볼 겨를도 없이 즉시 장시원 앞으로 달려가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한 대 때렸다. 그러고는 자책하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장 대표님,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단지 제 아내가 아들이 얻어맞았다고, 당장 집으로 돌아오라고 강요해서 갔을 뿐입니다. 제가 만약 제 아들이 먼저 이 여자아이를 밀었다는 걸 알았더라면 저 분명 제 아들에게 야단쳤을 겁니다!""그래? 하지만 소희를 욕할 땐 아주 사람을 잡아먹을 것처럼 굴던데?"장시원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지만 풍겨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양소걸로 하여금 무서워 벌벌 떨게 했다."제가 나쁜 놈입니다! 일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욕부터 한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양소걸이 다시 한번 자신의 뺨을 때리며 사과했다. 그러나 장시원은 요요를 안고 몸을 돌린 채 전혀 양소걸의 사과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양소걸은 어쩔 수 없이 또 방 대표에게로 가서 사정했다."방 대표님, 제발 뭐라도 말씀해 주세요! 저 회사의 핵심 직원이잖아요! 저를 한 번만 도와주세요!. "방 대표가 듣더니 눈살을 찌푸린 채 양소걸을 꾸짖었다."자네 핵심 직원인 건 맞지만 인품에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잖아. 자네 저 영상 속에서 날뛰는 꼴 좀 봐봐! 아주 하느님 머리 위에라도 올라 탈 기세잖아!"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 정말 제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저 그냥 제 아들이 맞았다고 해서 조급한 마음에 잘못을 저지른 거지 평소엔 절대 저런 모습이 아닙니다! 방 대표님, 장 대표님과 제 평소의 업적을 한 번 말해 봐요!"양소걸이 거듭 애원했다.하지만 방 대표는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소희는 아까까지만 해도 발호하고 날뛰던 양소걸의 꼬리를 흔들며 애원하는 불쌍한 모습이 가소롭기만 했다.양소걸은 이번에 그녀와 장시원을 마주쳤기에 이렇게 순순이 잘못을 인정한 거지 아무런 위협도 주지 못하는 다른 사람이었으면 무조건 물고 놓지 않은 채 죽도록 괴롭혔을 게 분명했다.이웃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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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소희가 전화를 끊고 빠른 걸음으로 청아에게 다가갔다."너 왜 왔어?""아주머니의 연락을 받고 왔지, 너와 요요가 경찰서로 끌려왔다 해서. 너 괜찮아? 요요는?"청아의 물음에 소희가 착잡한 눈빛으로 뒤에 놀란 얼굴을 하고 있는 장시원을 쳐다보았다."요요 저쪽에 있어."그리고 소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든 청아는 장시원과 시선이 마주친 순간 놀라 뒤로 물러섰다.장시원이 청아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청아!"그러다 문득 무엇이 생각났는지 고개를 숙여 품속의 요요를 쳐다보았다. 순간 장시원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요요가 너의 아이였어?"이때 마침 청아를 알아본 요요가 기뻐하며 소리쳤다."엄마!"하마터면 요요를 놓칠 뻔한 장시원의 얼굴색이 다시 한번 변했다.‘내가 왜 여태껏 그걸 생각 못한 거지?’‘요요의 이목구비가 왠지 모르게 익숙했는데.’‘소희가 여러 번 나에게 요요가 친구의 아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소희의 성격으로는 친구가 몇 명 없잖아.’‘왜 그게 청아일 줄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까?’‘아마도 청아가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그런데 떠난 지 3년도 안 되는 사이에 이미 아이까지 낳았다니.’크게 놀란 건 청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요요를 안을 생각도 못하고 당황하여 소희를 쳐다보았다.이에 소희가 조용하게 고개를 흔들며 청아에게 눈짓을 했다, 장시원이 요요의 신분을 모른다고.청아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평정심을 되찾고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오래간만이네요, 장시원 씨."장시원의 눈동자에는 침통의 빛이 가득했다.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청아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머릿속에는 지난날의 추억들이 밀물마냥 밀려와 펼쳐졌다.장난 같았던 두 사람의 첫 만남, 그를 한바탕 때려 상처를 입힌 후 어정에서 함께 보냈던 하루하루들, 앨범과 성 모형이 담긴 상자를 안고 불쌍하게 울며 자신에겐 더는 집이 없다고 하소연하던 그날......모든 추억이 눈에 선해 그는 한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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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아니면 속은 건가?’‘그래, 확실히 멍청한 부분이 있긴 했지.’‘하지만 결국 나에겐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는 거네? 안 그랬으면 그 당시 돈을 위해 나를 직접 허연의 침대에까지 보내지 않았을 거니까.’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장시원의 얼굴색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그리고 그러는 장시원을 곁눈질로 보고 있던 임구택이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려 야유하는 표정을 지었다.그가 소희 때문에 속상해하고 있을 때 제일 기뻐했던 장시원이 드디어 그와 같은 처지에 처하게 되었으니.역시 곧 있으면 자신과 똑같게 될 거라는 임구택의 예언은 틀리지 않았다.뒤좌석에 앉은 청아는 불안하여 내내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소희가 그녀에게 사건의 경과를 대충 말해주었다.요요도 깜찍하게 흉내를 내며 말했다."소희 이모 엄청 멋있었어요! 아저씨도 엄청 대단했고요! 이렇게 나쁜 사람을 걷어찼어요."짤막한 다리를 휘두르며 청아에게 장시원의 대단함을 과시하는 요요의 귀여운 모습에 소희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하지만 차 안의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 소희는 결국 웃지도 못하고 요요를 품에 안았다."무서웠어?""아니요!"요요의 깜찍한 목소리에는 약간의 분노도 섞여있었다."아까 그 사람들 나쁜 사람이에요! 요요는 두렵지 않아요!""그래? 요요 참 용감하네."장시원은 요요의 앳되고 귀여운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속이 착잡했다. 그는 줄곧 요요를 자신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아이로 여기고 예뻐했는데, 우청아와 다른 남자가 낳은 아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쓸쓸하면서도 아팠다.경찰서가 동네와 멀지 않아 임구택의 차는 곧 경원주택단지에 도착했다.청아가 먼저 요요를 안고 차에서 내렸고 뒤따라 내린 장시원이 소희에게 말했다."얼른 올라가. 난 볼 일이 있어 가봐야 할 것 같아."장시원의 차가운 소리에 청아의 눈빛이 세게 한 번 떨렸다. 그러다 한참 후 장시원을 향해 말했다."오늘 일은 정말 감사했어요.""천만에."하지만 장시원은 소외감이 가득한 말투로 한마디를 내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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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장시원은 자동차 페달을 끝까지 밟은 채 시내에서 질주하고 있었다. 그 뒤에는 임구택의 차가 바짝 따르고 있었다.하지만 신호등에 걸리는 바람에 임구택은 결국 장시원의 차를 놓치게 되었고, 케이슬에 도착했을 땐 장시원은 이미 술을 두 병 가져다 놓고 마시고 있었다.침울한 표정으로 술을 마시고 있던 장시원이 고개를 들어 임구택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왜 따라왔어? 초라해진 내 모습 구경하려고?"임구택이 그의 맞은편에 앉아 스스로에게 술 한 잔을 따르며 담담하게 물었다."청아 씨를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청아 씨가 결혼하든 아이를 낳든 너와 상관이 없는 일인데 네가 왜 초라해져?"임구택의 물음에 장시원이 잠깐 멍해있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술만 들이마셨다.‘내가 우청아를 좋아한다고?’‘아니, 난 우청아를 미워해야 하는 게 맞아.’임구택이 장시원에게 술을 따라주며 물었다."날 탓하는 거 아니지?""널 왜 탓해?""사실 나 요요가 청아 씨의 아이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하지만 소희가 말하지 못하게 해서 여직 너에게 말하지 않았던 거야."장시원이 듣더니 냉소했다."그래서 네 뜻은, 네 마음속에서 소희가 나보다 더 중요하다는 거야?""당연하지.""예전에 네가 소희 때문에 힘들어했을 때 내가 네 곁에 같이 있어줬다는 걸 잊지 마."장시원의 이를 악물고 자신을 노려보는 모습에 임구택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내가 왔잖아."장시원이 고개를 한쪽으로 돌린 채 임구택을 대꾸하지도 않았다.이에 임구택이 덤덤하게 웃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만약 정말 청아 씨를 좋아하는 거라면 가서 고백해. 이렇게 혼자 울적하게 술을 마신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거 아니야.""그 말은 그대로 너에게 돌려주고 싶네."장시원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네가 틀렸어. 내가 왜 이혼도 하고 아이도 낳은 여자한테 고백해?""그래, 그럼 고백하지 마. 어차피 며칠만 더 지나면 청아 씨 어머니께서 퇴원할 거고, 그때가 되면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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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또래의 친구들과 똑같이 아버지의 사랑을 만끽하며 살 수 있는 권리를 요요에게서 박탈한 것 같아 죄책감뿐인 청아는 소리 없이 요요의 작은 머리통을 어루만지기만 했다.그렇게 한참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상 위에 놓여 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했다.수신번호를 확인한 청아는 순간 저도 모르게 긴장해져 온몸이 빳빳하게 굳어져버렸다.번호를 저장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닳도록 외워둔 번호라 받아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휴대폰은 청아가 받을 때까지 계속 진동할 거라는 기세로 조용해질 줄 몰랐다.이에 청아는 숨을 한 번 깊이 들이마시고는 베란다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휴대폰 맞은편에서는 거친 숨소리만 조용하게 들려왔다."여보세요?"청아가 다시 소리를 내어 묻자 맞은편의 장시원이 그제야 한번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입을 열었다.[언제 결혼한 거야?]장시원의 목소리에서는 아무런 정서도 알아낼 수 없었다.그리고 청아가 한참 아무 말을 하지 않자 장시원의 말투가 더욱 차가워졌다.[M국에 가자마자 남자친구를 사귄 거야?]청아가 눈을 아래로 드리운 채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천천히 대답했다."네."[출국하자마자 진정한 사랑을 만났어?]장시원의 말투에 묻은 조롱의 뜻은 너무 뻔했다. 청아는 M국에 도착한 후 함께 집을 맡아 살았던 룸메와 룸메 남자친구의 일이 생각나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친구 한 명 없는 타향의 땅에서 서로 의지한 거죠, 뭐."장시원이 듣더니 잠깐 멍해졌다. 그러다 다시 약간 쉰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왜 헤어진 건데?]장시원의 물음에 청아는 다시 침묵을 선택했다.이에 장시원의 숨소리가 갑자기 한 번 거칠어지더니 말투가 얼음장마냥 차가워졌다.[그 자식이 너를 버렸어? 두 사람이 낳은 아이조차도 싫다던? 우청아, 넌 어떻게 아직도 그대로인 거야? 목 위에 달린 건 장식품이야?]청아는 여전히 입을 오므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러는 청아의 태도에 화가 제대로 치밀어 오른 장시원은 계속 인정사정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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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이튿날, 아침 일찍 병원으로 향한 청아는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자신의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남자를 발견하게 된다.그리고 그 남자를 알아본 청아는 깜짝 놀라 잔뜩 긴장하여 물었다."시원 씨가 왜 여기에 있는 거죠?"장시원이 듣더니 고개를 들어 여전히 아무런 정서를 읽어낼 수 없는 표정으로 청아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어머님이 이곳에 입원하셨다고 들어서 와 본거야, 뭘 그렇게 긴장해하고 있어?"이에 허홍연도 바삐 입을 열었다."청아야, 시원 군이 좋은 마음으로 날 보러 온 건데, 어떻게 그런 태도로 말할 수 있어?"그러나 청아는 왠지 장시원이 나타난 목적이 그렇게 단순한 거 같지 않아 여전히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저희 어머니 보러 와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그쪽도 많이 바쁜 사람이니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습니다.""괜찮아."장시원은 여전히 침착하고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너무 덤덤하여 허홍연도 아무런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정도였다.침대 옆 상 위에는 과일바구니와 생화 한 다발이 놓여 있었다. 보아하니 장시원이 가져온 것인 거 같았다.병실은 2인용으로 다른 병상에도 한 소녀가 자신의 어머니를 돌보고 있었다. 두 가족은 한 병실에 오래 머물며 평소에 이야기도 자주 나누고 해서 사이가 좋은 축이었다. 그래서 소녀가 내내 호기심에 가득 차 몰래 장시원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장시원과 같은 인물은 어디에 있든 눈이 부시는 존재였으니.청아는 더 이상 장시원을 쫓아낼 수가 없어 고개를 돌려 허홍연에게 물었다."엄마, 제가 가서 아침을 사 올게요,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난 죽 한 그릇이면 돼.""네."청아가 대답하고는 깔끔하게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허홍연이 바삐 장시원에게 물었다."시원 군은 아침 먹었는가? 먹지 않았으면 청아더러 사 오라고 하면 되는데."허홍연의 말에 청아는 발길을 멈추고 뒤돌아 장시원을 바라보았다.마침 장시원도 고개를 들어 청아를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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