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771 - Chapter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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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1화

오랜 시간 서준명은 신세희가 서씨 집안의 외손녀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정작 서씨 집안 어르신은 신세희를 괴롭혀왔다. 신세희가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반감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신세희는 빌붙는 성격이 아니라 서준명은 신세희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미안해요.”신세희는 쿨하게 대답했다.“서준명 씨 잘못이 아니에요. 좋은 마음으로 그랬다는 거 알고 있으니 이 얘기는 여기서 끝내요. 선희 씨와는 어때요?”엄선희의 얘기가 나오니 서준명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재미있는 사람이에요. 밝고 귀엽더라고요.”“그럼 잘해주세요. 선희 씨 사촌오빠가 소경 씨의 경호원이자 비서니까 선희 씨한테 잘 못하기만 해봐요. 선희 씨 오빠가 가만히 두지 않을걸요.”서준명은 웃으며 말했다.“명심하죠, 늘 세희 씨 말을 기억하면서 선희 씨를 공주님처럼 모실게요.”신세희가 말했다.“당연히 그래야죠!”그녀는 멈칫하고는 조의찬을 바라보며 말했다.“의찬 씨, 돌아가세요. 걱정해 주셔서 고마워요. 제 남편이 알아서 할 테니 개입할 필요 없어요. 의찬 씨한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으니 좋은 여자 만나서 행복하길 바랄게요.”조의찬은 다소 쓸쓸한 말투로 말했다.“행복해 보여요.”“그럼요.”신세희는 쿨하게 인정했다.“세희 씨 어머니...”조의찬은 말을 꺼내다 말았다. 최근 들어 조의찬과 서준명은 친하게 지냈다. 게다가 서준명은 엄선희와 열애 중이니 자연스레 신세희 어머니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엄마 얘기가 나오자 신세희는 힘없이 입을 벌렸다.“엄마는... 행방불명 상태에요.”“듣기로는 임씨 집안에서 감금당했다고요?”조의찬이 비통한 말투로 물었다.신세희의 눈빛에 갑자기 독이 올랐다.“그 집안사람들은 다 사이코에요!”조의찬은 확고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그 집안사람은 꼭 천벌을 받을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빨리 출근하세요.”신세희는 조의찬의 말에 숨겨진 의미를 물으려 했지만, 조의찬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준명, 여기서 세희 씨를 만났으니 나는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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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신유리의 말을 들은 신세희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고는 머리를 돌려 신유리에게 물었다.“어딨어?”“차창 밖에.”신유리는 차창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신세희는 신유리가 가리키는 곳을 보며 또다시 물었다.“어디? 엄마 안 보여.”“엄마 시력 안 좋아서 그래. 횡단보도 건너 나무 뒤에 있어. 저것 봐, 눈동자가 있잖아.”신유리는 먼 곳을 보며 말했다. 신유리는 한치의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따뜻했으니 말이다. 신유리가 가리키는 방향을 뚫어지게 보던 신세희는 겨우 그 눈동자를 찾았다. 신세희는 깜짝 놀라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나뭇가지 사이로 눈동자가 신세희와 신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신세희는 그 눈동자와 한참 눈을 마주치다가 다급히 차에서 내려 신유리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뛰어갔다.“유리야, 빨리 뛰어. 엄마랑 저기 가보자.”하지만 길 건너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눈동자는 어느새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 신세희는 실망한 듯 제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엄마...”신유리가 말했다.“엄마한테는 내가 있잖아.”신세희는 눈물이 왈칵 쏟아져 몸을 낮추어 신유리를 품에 안았다.“응, 엄마한테는 유리가 있어.”신유리는 신세희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엄마, 속상해하지 마.”신유리의 입맞춤에 신세희는 위로를 얻었다.‘속상해하지 않을게! 유리를 위해서 씩씩하게 살아갈 거야.’집에 돌아왔을 때, 부소경은 아직 퇴근 전이었다. 이씨 아주머니가 식사 준비를 마친 뒤, 신세희는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부소경은 긴급회의 중이었다. 부소경은 이미 신세희 고향의 일을 처리하고 가성섬의 일을 추진하고 있었다. 오늘의 긴급회의도 가성섬의 배치에 관한 내용이었다. 신세희가 연락해 오자 부소경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자리에 있던 수십 명의 직원들은 이내 신세희의 전화인 것을 눈치챘다. 예상대로 부소경은 말투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집에 들어갔어?”전화기 저편에서 신세희도 다정하게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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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그녀는 부소경과 신유리가 있다면서 애써 자기를 위로했다. 세 사람은 행복한 한 가족이다. 신세희는 부소경에게서 더 많은 사랑을 받아 아픈 곳을 치료하고 싶었다. 신세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부소경은 웃음이 나왔지만 입도 뻥끗 못 하고 애써 웃음을 참았다.‘참기 힘드네!’다행히 신세희가 깐족거림을 그만두고 말했다.“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 얼른 집에 와요. 나 당신 없이 잠 못 잘 거 같아요. 끊을게요, 여보.”그녀의 달콤한 말에 부소경은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부소경은 달콤한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커피도 제일 쓰고 진한 것만 마셨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부소경은 커피에 시럽을 넣기 시작했다. 그는 쓴 커피에 달콤함이 섞인 청신한 맛이 기분 좋았다.이날 밤, 부소경은 한밤중에야 집에 돌아왔다. 그는 신세희가 잠에 들었을까 봐 살금살금 집으로 들어왔는데 안방 불이 켜져 있었다.‘작업 중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이내 부정했다. 신세희는 안방이 어질러져 부소경의 수면에 영향을 끼칠까 봐 종래로 안방에서 작업하지 않았다.‘작업 중이 아니면 뭐 하고 있지?’살며시 안방문을 열고 들어선 부소경은 눈앞의 광경에 멍해졌다. 부소경의 안방은 보통 가정집 만한 면적으로 아주 넓었다. 안방 중앙에 다리미판이 놓여 있었는데 신세희는 앞치마를 두르고 숙련된 포즈로 부소경의 옷을 다림질하고 있었다. 다리미판 옆의 스탠드 옷걸이에는 신세희가 다려놓은 부소경의 슈트 몇 벌이 새 옷처럼 걸려 있었다. 부소경은 온몸이 굳어져 버렸다. 그녀가 앞치마를 두른 뒷모습은 너무 여성스럽고 인간미가 넘쳤다. 부소경의 집은 항상 한기가 돌았다. 한색 계열의 벽지와 옷장과 카펫, 심지어 침대 시트도 그레이다. 부소경은 원래 차가운 성격이라 평생 난색 계열과는 거리가 멀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신세희의 뒷모습과 그 노란색 앞치마, 그리고 숙련된 솜씨는 부소경을 취하게 했다.“일로 와서 도와줘요. 당신 옷 다리고 있는데 문 앞에 서서 보고만 있을 거예요?”신세희는 뒤통수에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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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부소경이 다급한 말투로 물었다.“어떻게 움직이는데?”전화기 저편에서 부소경의 심복이 상황 보고를 했다.“가성섬의 군주 반서하가 사람들 앞에서 남성의 침략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강연하고 있어요!”부소경은 차가운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허! 침략? 자기가 뭐가 대단한 인물이라고.”심복이 물었다.“대표님, 어떻게 할까요?”부소경은 또다시 코웃음을 치고 말했다.“남성의 침략을 막아야 한다고? 그럼 반서하의 능력 좀 보게 사람을 더 고용하라고해.”“그렇게 할게요, 대표님.”부소경의 심복이 공손하게 말했다.“늦은밤에 실례가 많았어요. 그럼, 이만 끊을게요.”“그래.”부소경이 통화를 종료했을 때, 신세희는 이미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그녀는 부소경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물었다.“오늘 일이 많았던 건 나랑 고향에 가느라 밀린 일을 했던 것이 아니라 가성섬을 점령하기 위한 것이었어요?”부소경은 머리를 끄덕였다.“그래.”신세희가 물었다.“위험해요?”“없어.”부소경은 바로 대답했다.“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죠?”신세희는 부소경의 얼굴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두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위험이 없는 전쟁은 없어요. 그런데 아니라고요?”부소경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당신 남자가 못 겪어 본 일이 있어? 내가 가성섬을 가지려고 했을 때부터 이미 모든 배치는 끝났어. 그동안 하나하나 계획하고 배치한 거야. 더군다나 요즘 누가 무력으로 일을 해결해? 무력은 가장 우매한 방식이야.”신세희가 답했다.“지... 진짜죠?”“모든 게 완벽하게 준비됐어.”“걱정할 필요 없는 거죠?”“당연하지!”“같이 싸워주려고 했는데. 당신 와이프가 이렇게 여리여리해도 전투력이 얼마나 강한데요.”“당신 전투력은 나도 알고 있어. 당신 배짱 큰 것도 알아. 그러니까 필요할 때면 당신도 나와 같이 가성섬에 가야 해.”“그래요, 난 당신과 함께 할 거예요. 당신이 필요하면 누구든지 물어뜯을 수 있어요. 죽을 때까지 물고 놓지 않아요.”부소경은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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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그녀의 얼굴은 저도 몰래 빨개졌다.옷을 갈아입은 뒤 신세희는 주방으로 갔지만 부소경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이씨 아주머니는 신세희를 보고 말했다.“사모님, 대표님은 한 시간 전쯤에 회사 나가셨어요. 요즘 엄청 바쁘신가 봐요.”“네, 괜찮아요.”신세희는 몸을 돌려 베란다로 나갔다.베란다에는 생기를 가득 머금은 화초들이 가득 자랐다. 신세희는 아침 식사 전 화초를 가꾸었다.문뜩 그녀는 엄마 생각이 났다.비록 신씨 집안은 가난했지만, 신세희의 어머니는 식물을 좋아했다.신세희는 왜 엄마는 가난한데 다른 여자들과 다른지 항상 의아했었다.그녀의 엄마는 피아노 연주도 잘했고 꽃도 잘 키웠다.가끔은 말리꽃을 우린 물을 머리에 발라주기도 했었다.사실 신세희의 엄마는 아는 것도 많았다.예전에는 비록 몰랐지만, 이제는 알고 나니까 서씨 어르신을 더 증오하게 되었다.뼈저리게 증오하게 되었다.회사로 출근한 신세희는 가방을 놓고 서준명이 있는 대표 사무실로 찾아갔다.서준명은 신세희를 보더니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세희 씨, 저한테 볼일 있어요?”신세희는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대표님, 어르신한테 더는 저 찾지 말아 달라고 해주세요. 그게 어떤 일이든 절 찾지 않았으면 해요. 가능할까요? 이번 생에 저는 어르신을 뵙고 싶지 않아요.”서준명 물었다.“세희 씨, 우리 할아버지가 그렇게 미워요?”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미운 게 아니고요, 증오해요. 이번 생에 더는 그분과 엮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이유가 뭐예요! 세희 씨 신분이 정확하다면 세희 씨 친...”“죽어도 그런 일은 없어요!”신세희는 서준명의 말을 잘라버리고 말했다.“제 기억이 맞는다면 대표님의 할아버지가 외손녀에게 극진한 이유는 대표님의 작은고모가 첩이랑 같이 산다는 이유로 할아버지한테 인정을 못 받으셨다죠. 나중에야 작은고모는 첩의 소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할아버지가 죄책감을 느끼셨다고 그러셨잖아요?”서준명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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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전화기 저편에서 민정아가 울먹이며 말했다.“세희 씨, 나 좀 살려줘...”“울지마, 정아 씨. 주소 보내줘. 지금 당장 갈게.”신세희가 다급히 말했다.“여기 세희 씨가 6년 전에 살았던 빈민촌의 반지하 여인숙이야. 여기 다 그런 일 하는 사람들뿐이야. 날 여기 나이 많은 영감한테 팔았는데, 그 영감이 한 시간 뒤면 온대...”신세희는 마음이 아팠다.“나 지금 당장 갈 테니 만약 그 전에 그 영감이 오면 꼭 같이 싸워야 해. 시간 좀 끌어, 알겠지?”“응, 그럴게.”민정아가 답했다.전화를 끊은 신세희는 디자인 디렉터와 인사도 못 하고 가방을 들고 회사를 나와 차에 올랐다.민정아한테 가는 길에서야 디자인 디렉터에게 연락했다.“죄송해요, 디렉터 님. 저 급한 일 생겨서 빨리 다녀올게요.”신세희는 민정아의 이미지에 영향이 갈까 봐 아무에게도 민정아의 일을 알리지 않았다.민정아는 부모님께 둔기에 얻어맞고 정신을 잃은 후 이런 곳에 팔려 올 줄 상상도 못했다.빈민촌, 그녀가 6년 전에 생활하던 곳이다.민정아가 그곳의 악랄한 환경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신세희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민정아에게 향하는 길에 신세희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얻을 수 없었다.‘정아 씨 부모님은 왜 이렇게까지 독하게 나올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조카를 그리도 아끼고 반대로 친딸한테 이럴 짓을 할 수 있어? 친딸 맞기나 한 거야?’이때 신세희의 핸드폰이 또다시 울렸다.신세희는 민정아에게서 온 연락인 줄 알고 바로 받았는데 받고 보니 서준명이었다.신세희는 귀찮은 듯 말했다.“대표님, 대표님이 좋은 분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저한테 도움도 주셨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표님 할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지울 수 없어요. 그분은 임서아를 위해 나에게 수없이 많은 상처를 줬어요. 사실 상처라고 말할 수도 없죠. 제 목숨까지 앗아가려 했으니 말이에요. 사촌 여동생의 얘기를 떠나서 그렇다고 설사 내가 대표님이 찾고 있는 사촌 여동생이라 해도 내가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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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하지만 임서아는 신세희와 완전히 달랐다.임서아에게서는 지조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민정연도 마찬가지다.서준명은 자기가 20여 년을 아꼈던 사촌 여동생 민정연을 점점 더 증오하게 되었다.민정연을 떠올리던 서준명은 민정아가 생각났다.사실 서준명은 민정아의 일로 신세희에게 전화했다. 서준명은 미안하다는 말투로 말했다.“세희 씨, 미안해요. 나도 마음이 급해서 그랬어요. 사과할게요, 다시는 밀어붙이지 않을게요. 하지만 우리 그래도 친구잖아요, 아닌가요?”신세희는 정서를 가다듬고 말했다.“맞아요, 언제까지나 친구로 생각할 거예요. 그것 때문에 연락한 거예요?”서준명이 말했다.“아니요. 아까 세희 씨가 내 사무실에서 나갈 때, 정아 씨 연락을 받는 것 같더라고요. 며칠째 회사에도 안 나오고 혹시 무슨 일 생겼어요?”민정아를 떠올린 신세희는 마음이 더 조급해지기 시작했다.그런데 그녀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신세희는 말을 얼버무렸다.“별일 없어요. 요즘 몸이 안 좋아서요. 생리 중에 여자들 다 겪는 일이에요. 저 지금 약 사서 가고 있어요.”“그래요, 푹 쉬라고 전해줘요. 출근은 급해 할 필요 없어요.”서준명은 걱정 가득해서 말했다.신세희는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이만 끊을게요.”“그래요.”통화를 종료한 후 신세희는 계속 목적지로 향했다.회사와 빈민촌은 완전히 반대 방향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게다가 신세희는 운전 기술이 좋지 않다 보니 너무 빨리 달릴 수도 없었다. 한 시간이나 지나서야 신세희는 빈민촌에 도착했다.이 한 시간 동안, 민정아에게서 더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신세희가 민정아에게 연락했을 땐 이미 전화기가 꺼진 상태였다.‘전화기가 꺼졌어!’신세희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이리저리 골목을 훑었다. 다행히도 그녀는 이곳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비록 6년이 지났고 남성의 변화는 컸지만, 이곳은 그대로였다.아무도 이곳을 개발하지 않았으며 지저분하고 복잡했다.신세희는 마음이 급해져 한시라도 빨리 민정아를 찾으려고 지저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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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어둡고 비좁은 방에, 민정아는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채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그녀 옆에는 나이가 많은 대머리에 배가 큰 남자가 피를 잔뜩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민정아는 두려움에 온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정아 씨?”신세희가 그녀를 불렀다.“우어엉...”민정아는 알몸으로 벌벌 기어서 신세희에게 다가왔다. 신세희는 다급히 가방에서 스카프를 꺼내 그녀의 몸을 가려주었다.“정아 씨, 괜찮아? 어디 다친 데 없어?”신세희가 걱정 섞인 말투로 물었다.“세희 씨, 나 괜찮아. 나 세희 씨 말대로 싸웠어. 내가 반항하니 저 사람들이 날 다 벗기고 내 팬티까지 버렸어. 그러고 저 영감이 왔는데 내 머리를 쳤어. 나 그냥 참다가 저 영감이 바지 벗을 때 벨트를 뽑아서 벨트 버클로 머리를 쳐버렸어. 나 무서워... 나 잡혀가는 거 아니야?”신세희는 그녀를 끌어안고 위로해 주었다.“정아 씨, 잘했어. 너무 잘했어. 정당방위라 괜찮아.”신세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하이힐을 신은 여자가 신세희에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남의 일에 왜 끼어들어요?”신세희는 머리를 돌려 여자를 바라보았다.웨이브를 넣은 머리에 담배를 물고 있는 모양새로 보아서는 이 바닥에서 오래 굴러먹은 포스였다.신세희는 쌀쌀하게 웃으며 말했다.“나 당신 부하들한테 사진 보여줬어요.”“남성 부 대표님 와이프라고요?”여자는 코웃음을 쳤다.“문제 있어요?”신세희도 똑같이 맞받아쳤다.여자는 비웃는 말투로 비아냥거렸다.“전 남성에, 부소경의 와이프라고 자칭하는 여자만 해도 몇 트럭은 될 거예요. 난 신임을 중히 여기는 사람이에요! 이 여자의 부모가 나한테서 2억을 빌려 갔어요. 돈을 빌려 갈 때 딸아이로 갚는다고 약속했어요. 이 여자 몸을 2억 원어치 팔면 자유를 주려 했어요. 뭐 당연히 계속 남길 바라면 같이 돈 버는 방법도 있죠. 난 이미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어요. 데려가려거든 2억 내놔요. 그리고 저 영감탱이 치료 비용은 1억으로 하죠. 아, 나도 헛수고는 싫으니 6천만 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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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신세희는 여자를 노려보았다.여자는 두려움에 얼굴색이 창백해졌다. 여자는 살 방법을 찾느라 신세희에게 꼬리를 흔들며 해석했다.“정말이에... 사모님 친구분의 부모님이 2억 빌려 갔어요. 딸 치료비가 필요하다면서요. 그 딸을 살리기 위해 다른 딸을 나한테 넘겼어요. 팔든 말든 어쨌든 살아 있으면 된다면서요. 저도 그 사람들이 제 돈을 갚지 못하니까, 저도 2억을 날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알았으니 그만 해요!”신세희는 여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벌벌 떨고 있는 민정아를 꼭 안아주었다.“사... 살려 주실 거죠?”여자는 구걸하는 눈빛으로 신세희를 바라보았다.신세희는 화를 참지 못하고 더 큰 소리로 말했다.“옷!”“다그쳐 볼게요!”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는 두 손 가득 커다란 주머니를 들고 내려왔다.“샤워실!”여자는 바로 신세희와 민정아를 데리고 샤워실로 향했다.“정아 씨. 일단 씻고 옷부터 입어. 그러고 나와 같이 여기서 나가자.”민정아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고마워, 세희 씨. 정말 고마워.”민정아는 샤워실로 들어갔다. 신세희는 밖에서 이 반지하 여인숙을 바라보았다. 여자는 옆에서 우물쭈물하며 신세희를 졸졸 따라다녔다. 처음 같은 안하무인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랬다.신세희가 물었다.“딸이 아프다고요?”여자가 답했다.“네... 친구분의 부모님이 말했어요. 친구분의 언니가 아프다고...”“당신 돈을 빌렸으니, 빌린 사람한테서 받아요! 정아 씨 언니가 빌린 거니 그 언니더러 갚으라 해요!”여자가 물었다.“그래도 될까요?”“빌린 걸 갚는데 안 될 거 뭐 있어요? 내 친구한테 갚으라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거죠. 내 친구가 빌렸어요?”신세희가 쌀쌀하게 묻자 여자는 다급히 대답했다.“아니... 아니요.”“그러니까요!”여자가 대답했다.“알겠어요. 알겠어요. 친구분 언니한테 꼭 갚으라 할게요. 안 갚으면...”신세희의 눈길은 여자가 아니라 샤워실로 향했다. 샤워실 문이 열리더니 민정아가 나왔다. 민정아는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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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민정아는 두 눈이 퉁퉁 부어서 말했다.“세희 씨, 가족한테 버림받고 배신당하는 기분을 알아?”민정아는 머리를 저으며 계속 말했다.“세희 씨는 모를 거야. 세희 씨 아빠는 비록 돌아가셨지만 살아계실 때 세희 씨를 사랑했잖아. 엄마도 비록 행방불명이지만 세희 씨를 사랑했어. 세희 씨는 부모한테 뒤통수 맞는 기분을 몰라. 세희 씨, 나 살아갈 용기가 없어.”신세희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정아 씨, 정아 씨는 정아 씨야.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해. 정아 씨가 하는 말... 나도 느껴봐서 알아.”“세희 씨가?”“그래. 아빠한테 버림당하고 모욕당하고 뒤통수 맞고. 이런 느낌 나도 알아.”신세희가 쓸쓸하게 말했다.말을 끝낸 신세희는 다시 민정아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나한테 얘기해. 정아 씨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민정아는 친부모가 자기한테 한 짓을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나한테...”민정아는 눈물이 앞을 가려 더 서럽게 울먹였다.“나... 세희 씨 알아? 세희 씨가 준 휴대폰 나 그냥 쓰고 있었지만 나한테 비상 전화기가 있었어. 작고 오래된 휴대폰이야. 중고 가게에서 사 왔어. 거기에 내가 자주 쓰는 번호를 꽂아뒀어. 항상 무음 모드라 다들 몰랐어. 아님 나 오늘 정말 죽었을지도 몰라. 세희 씨, 우리 엄마 아빠...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민정아는 신세희를 바라보며 아이처럼 울었다.입을 뻥긋거리며 우는 그녀의 모습에서 며칠간의 고통이 고스란히 보였다.지난주 월요일, 신세희가 회사 동료들에게 초콜릿을 사주었던 그날, 민정아는 하마터면 민정연에게 황산 테러를 당할 뻔했는데 다행히 구서준이 팔로 막아주었다.하지만 구서준은 팔을 다쳐 당장에 병원으로 실려 갔으며 민정아는 구서준에게 미안하기도 고맙기도 했다.민정아는 워낙에 구서준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신분이 서로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민정아는 신세희가 부씨 저택에서 공격당하는 것을 보고 아무런 뒷심도 없는 사람이 재벌 집에 시집가면 고달픈 삶을 살겠다 싶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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