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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그녀는 부소경과 신유리가 있다면서 애써 자기를 위로했다. 세 사람은 행복한 한 가족이다. 신세희는 부소경에게서 더 많은 사랑을 받아 아픈 곳을 치료하고 싶었다. 신세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부소경은 웃음이 나왔지만 입도 뻥끗 못 하고 애써 웃음을 참았다.

‘참기 힘드네!’

다행히 신세희가 깐족거림을 그만두고 말했다.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 얼른 집에 와요. 나 당신 없이 잠 못 잘 거 같아요. 끊을게요, 여보.”

그녀의 달콤한 말에 부소경은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부소경은 달콤한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커피도 제일 쓰고 진한 것만 마셨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부소경은 커피에 시럽을 넣기 시작했다. 그는 쓴 커피에 달콤함이 섞인 청신한 맛이 기분 좋았다.

이날 밤, 부소경은 한밤중에야 집에 돌아왔다. 그는 신세희가 잠에 들었을까 봐 살금살금 집으로 들어왔는데 안방 불이 켜져 있었다.

‘작업 중인가?’

하지만 부소경은 이내 부정했다. 신세희는 안방이 어질러져 부소경의 수면에 영향을 끼칠까 봐 종래로 안방에서 작업하지 않았다.

‘작업 중이 아니면 뭐 하고 있지?’

살며시 안방문을 열고 들어선 부소경은 눈앞의 광경에 멍해졌다. 부소경의 안방은 보통 가정집 만한 면적으로 아주 넓었다. 안방 중앙에 다리미판이 놓여 있었는데 신세희는 앞치마를 두르고 숙련된 포즈로 부소경의 옷을 다림질하고 있었다. 다리미판 옆의 스탠드 옷걸이에는 신세희가 다려놓은 부소경의 슈트 몇 벌이 새 옷처럼 걸려 있었다. 부소경은 온몸이 굳어져 버렸다. 그녀가 앞치마를 두른 뒷모습은 너무 여성스럽고 인간미가 넘쳤다. 부소경의 집은 항상 한기가 돌았다. 한색 계열의 벽지와 옷장과 카펫, 심지어 침대 시트도 그레이다. 부소경은 원래 차가운 성격이라 평생 난색 계열과는 거리가 멀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신세희의 뒷모습과 그 노란색 앞치마, 그리고 숙련된 솜씨는 부소경을 취하게 했다.

“일로 와서 도와줘요. 당신 옷 다리고 있는데 문 앞에 서서 보고만 있을 거예요?”

신세희는 뒤통수에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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