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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신유리의 말을 들은 신세희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고는 머리를 돌려 신유리에게 물었다.

“어딨어?”

“차창 밖에.”

신유리는 차창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신세희는 신유리가 가리키는 곳을 보며 또다시 물었다.

“어디? 엄마 안 보여.”

“엄마 시력 안 좋아서 그래. 횡단보도 건너 나무 뒤에 있어. 저것 봐, 눈동자가 있잖아.”

신유리는 먼 곳을 보며 말했다. 신유리는 한치의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따뜻했으니 말이다. 신유리가 가리키는 방향을 뚫어지게 보던 신세희는 겨우 그 눈동자를 찾았다. 신세희는 깜짝 놀라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나뭇가지 사이로 눈동자가 신세희와 신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신세희는 그 눈동자와 한참 눈을 마주치다가 다급히 차에서 내려 신유리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뛰어갔다.

“유리야, 빨리 뛰어. 엄마랑 저기 가보자.”

하지만 길 건너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눈동자는 어느새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 신세희는 실망한 듯 제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엄마...”

신유리가 말했다.

“엄마한테는 내가 있잖아.”

신세희는 눈물이 왈칵 쏟아져 몸을 낮추어 신유리를 품에 안았다.

“응, 엄마한테는 유리가 있어.”

신유리는 신세희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엄마, 속상해하지 마.”

신유리의 입맞춤에 신세희는 위로를 얻었다.

‘속상해하지 않을게! 유리를 위해서 씩씩하게 살아갈 거야.’

집에 돌아왔을 때, 부소경은 아직 퇴근 전이었다. 이씨 아주머니가 식사 준비를 마친 뒤, 신세희는 부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부소경은 긴급회의 중이었다. 부소경은 이미 신세희 고향의 일을 처리하고 가성섬의 일을 추진하고 있었다. 오늘의 긴급회의도 가성섬의 배치에 관한 내용이었다. 신세희가 연락해 오자 부소경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자리에 있던 수십 명의 직원들은 이내 신세희의 전화인 것을 눈치챘다. 예상대로 부소경은 말투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집에 들어갔어?”

전화기 저편에서 신세희도 다정하게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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