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몸에 두드러기라도 나는 건가?조민의 표정이 살짝 굳어지더니 진지하게 대답했다.“지난번은 사고 같은 거였어요. 오늘은 그 정도로 안 마실 거예요.”조민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혼자예요?”“그럼 혼자지, 내가 둘로 보입니까? 근데, 그쪽 지금 내 친구 몸 위에 앉았어요.”소찬이 뻔뻔하게 말을 이었다.조민이 자신이 앉은 자리를 둘러보았다.“제가 당신 친구 몸 위에 앉았다고요?”소찬이 자기 잔에 술을 따르더니 씩 미소 지었다. 순간 그녀를 골려주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그래요. 알고 싶어요? 모르는 게 나을 수도 있는데? 오늘 밤 쉽게 잠들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조민이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대답했다.“점점 더 호기심이 생기는 데요?”소찬은 그녀가 전혀 동요하지 않자 쯧 하고 혀를 찼다.“지금 엄청 센척하나 본데, 궁금하다면 알려줄게요. 얼마 전에 제 친구가 옥상에서 뛰어내렸거든요. 아주 처참한 몰골로 죽어버렸죠. 머리가 다 으스러졌었거든요. 그리고 지금 당신이 바로 그 친구가 앉아있는 자리에 앉아있어요. 지금 엄청 불쾌해 하고 있는데.조심해요. 이따 당신이 잠들었을 때 당신 침대 머리맡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으면 곤란할 테니까요.”그는 당연히 그녀가 겁을 먹고 도망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오히려 조민이 웃으며 말했다.“공포 이야기도 할 줄 알아요?”“…”조민이 술잔을 내려놓았다.“당신 친구는 왜 뛰어내렸대요? 사람 인생이 길면 얼마나 길다고. 어차피 마지막엔 다 죽을 텐데, 뭐 하러 그렇게 빨리 가려고 했을까요?”소찬이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그 말을 정말로 믿었다니!근데 문제는 전혀 겁을 먹지도 않았다는 것이었다.그가 자신의 잔에 술을 한잔 더 따르며 물었다. “무섭지 않았어요?”“뭐가 무서워요.”조민이 그를 바라보았다.“십 년 전에 그런 공포 이야기를 꽤 많이 들었었거든요. 그때는 진짜 무서웠는데, 십 년이 지나니까 그 마음도 무뎌지네요. 그리고 죽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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