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2611 - Chapter 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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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1화

그는 정말이지 그 여자 때문에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이였다.분명 어젯밤 자신은 좋은 마음으로 선행을 베푼 것 밖에 없는데, 뻔뻔하게 성폭행범으로 신고까지 하다니. 오히려 그 여자가 자신을 추행했다고 고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들었다. 반재언은 그만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터뜨렸다.“됐어, 계속 여기 있을 생각이야?”소찬이 자리에서 일어나 반재언과 함께 취조실을 빠져나왔다. 두 사람이 경찰서를 나오는데 대문 앞에서 조민이 왔다 갔다 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녀는 여경과 함게 병원에 가서 성폭행 흔적이 있는지를 검사했었는데, 다행히 아무런 강압적인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호텔 프런트 직원도 증언해 주었다. 원래 상대 남자는 방 두 개를 달라고 했었는데 그녀가 죽어도 싫다고 했었다는 것이다.새벽쯤에는 프런트로 전화까지 왔었는데, 그녀가 샤워를 하다 말고 욕실에서 잠이 들어 결국 여직원 두 명이 그녀를 욕실에서 데리고 나와 옷까지 갈아입혔다고 했다.조민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둘 중 한 사람이 하필 그녀도 알고 있는 반재언이였다.“반… 반재언?”소찬은 슬슬 머리가 아파졌다. 순간, 그가 불쾌한 표정으로 물었다.“나 원 참, 또 둘이 아는 사이야?”반재언 역시 소찬을 신고한 여자가 조민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는 이 상황이 그저 웃기기만 했다. “당신이었군요.”조민은 반재언 곁에 서있는 소찬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시선이 머리에 붕대를 둘둘 감은 소찬의 머리로 향했다. 그녀는 무척 난감했다.“미… 미안해요. 제가 오해했어요.”소찬이 이를 바득바득 갈더니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미안하단 말은 됐습니다. 그 사과받아주고 싶은 마음 전혀 없으니까요. 호의를 베풀었더니 아주 제대로 배신당했네요.”조민이 고개를 푹 수그리며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반재언이 중재에 나섰다.“오해로 벌어진 해프닝이고 사과도 했으니 이 일은 이만 여기서 마무리 짓죠. 조민 씨도 어제 외박을 했으니 부모님께서 걱정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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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2화

남우가 그녀의 어깨에 팔을 올렸다.“그건 경계랑 좀 많이 다른 것 같은데. 내가 봤을 때 쟤들 지금 너한테 잘 보이려고 저러는 것 같애.”시월은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저한테 왜 잘 보이려 해요?”남우가 한숨을 내쉬더니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아마 여자한테만 특별히 보이는 관심 같은 거겠지.”“하지만 아가씨도 여자잖아요.”남우가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내가 이곳에 처음 왔던 날부터 쟤네는 나를 여자로 안 봤어.”문뜩 남우는 문밖에 서 있는 누군가를 확인했고, 그녀는 얼른 팔을 내리고 문 근처로 다가갔다.송이와 구명신 두 꼬마가 밖에 도착해 있었다. 남우가 허리를 숙이며 두 사람에게 인사했다.“너희들이 여긴 어쩐 일이야?”구명신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송이가 가방에서 작은 선물 박스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언니, 이건 제가 언니한테 드리는 선물이에요. 받아주세요.”남우가 놀란 표정으로 선물을 받았다.“나한테 주는 거라고?”구명신이 팔짱을 끼더니 얼굴을 옆으로 홱 돌리며 제법 우쭐거리며 대답했다.“그거 선배가 무려 당신을 위해 직접 주문 제작한 거예요. 당신한테 감사의 뜻으로.”송이가 구명신을 돌아보았다.“명신아, 언니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언니는 우리한테 엄청난 도움을 줬는걸.”구명신이 입술을 삐쭉거리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우가 박스를 열어보았다. 박스 안에는 귀여운 사람 모형으로 만들어진 휴대폰 고리가 들어있었다. 모형은 그녀의 생김새를 본떠 만든 것 같았는데 그날 입었던 옷까지 똑같이 제작되어 있었다.그녀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들고 송이를 바라보았다.“선물 너무 고마워. 엄청 마음에 들어.”송이도 그녀를 따라 미소 지었다.“언니가 좋아해서 다행이에요.”남우는 그녀가 보고 있는 앞에서 바로 자신의 휴대폰 케이스에 인형을 달았다.“앞으로 쭉 이렇게 간직하고 있을게. 너무 예쁘다.”그때 구명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나 앞으로 무술 더 열심히 배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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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3화

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갔다.“친구?”반재언이 그녀를 돌아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생각 하는 거야?”“생각은 무슨, 그냥 물어봤어. 묻는 것도 안돼?”반재언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내가 언제 안 된다고 했어. 그냥 쟤는 내가 S 국에 있을 때 알게 된 친구야. 마침 너와 인사하고 싶다고 해서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남우가 팔짱을 끼더니 놀리듯 말을 꺼냈다.“난 또 너한테는 친구가 없는 줄 알았지.”반재언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웃었다.“내 지인들은 전부 S 국에 있어. 보고 싶으면 나중에 날 잡아서 같이 S 국으로 가면 되겠네.”저녁 준비가 끝난 후 세 사람이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손님으로 참석한 소찬은 신혼부부 사이에 낀 꼽사리처럼 외로워 보였다.소찬이 맛있게 요리된 물고기 한 점을 집더니 아낌없이 칭찬을 퍼부었다.“형 요리 솜씨는 진짜 나무랄 데가 없다니까! 형수님도 매일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으시겠어요!”반재언이 그를 힐끗 바라보고 말했다.“어떻게 넌 밥 먹을 때마저도 쉬지 않고 떠느냐?”“아니, 밥은 밥이고 이야기할 건 해야지.”말을 마친 소찬이 남우를 바라보았다.“형수님, 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도대체 어떻게 재언 형의 마음을 사로잡으신 거예요?”국물을 마시고 있던 남우는 하마터면 사레가 들릴 뻔했다. 그녀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사로잡아요?”그녀 역시 자신의 어떤 부분이 반재언의 마음에 들었는지 알지 못했다.“그럼요. 애정도 분명 한쪽이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성사되잖아요. 제가 아는 재언 형은 절대 적극적으로 누군가한테 들이대는 사람이 아니니까… 형수님이 어떻게 여자한테 눈도 안 돌리던 이 목석같은 남자를 사로잡았는지 진짜 궁금했어요!”남우가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반재언이 적극적이지 않다고?여자한테 눈도 안 돌린다고?‘하하, 뭐야 그럼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반재언은 가짜 반재언이야?’그녀가 반재언을 돌아보았다. 반재언이 어색하게 헛기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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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4화

’이 친구, 나랑 좀 맞을 것 같은데?’저녁 식사를 마친 후 반재언은 곧바로 소찬을 쫓아냈다고, 소찬은 현관에 서서 반재원을 향해 갖은 욕설을 퍼부었다. 반재언이 여자를 만나더니 우정을 버렸다느니, 의리도 모르는 무정한 놈이라느니, 한참을 씩씩대다가 결국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반재언이 막 문을 닫고 몸을 돌린 순간, 남우가 여전히 벽에 기댄 채 아쉬운 듯이 좀처럼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발견했다.그가 실눈을 뜨고 남우의 앞에 멈춰 섰다.“왜, 아까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그녀가 웃으며 말했다.“저 친구 꽤 괜찮은 것 같아. 아니면 나중에 내가 밥 한 번 사줄… 으악!”그때, 반재언이 그녀를 번쩍 안아올리더니 소파로 걸어갔다. 남우는 당황해서 양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뭐 하는 거야?”반재언이 그녀를 가볍게 깨물더니 그윽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남우야, 그 뒷이야기라면 여기 당사자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남우도 씩씩거리며 그의 입술을 깨물며 대갚음해 주었다.“그 사람이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넌 나한테 S 국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지 않았을 거잖아!”반재언이 몸을 일으키며 그녀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네가 묻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알고 알려줘.”남우는 할 말이 없었다.그가 그녀의 귓가에 입을 대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설마 남우.. 너 질투하는 거야?”그녀가 고개를 휙 돌렸다.“난 그때 널 알지도 못했는데, 질투는 무슨.”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그녀의 얼굴을 돌려 자신과 시선을 마주쳤다.“내가 다섯 살 때 증조할아버지를 따라 S 국에 갔었어. 어쩌다 방학이 길게 되면 돌아오고, 그 외의 시간에는 대부분 그쪽에서 살았었어.”“소찬과 만나게 된 것도 다 할아버지 때문이었어. 걔 조부와 우리 할아버지께서 아는 사이였는데 그들은 소찬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S 국에서 살았었어. 그 뒤로 소찬의 집에 일이 좀 생겼고, 우리 할아버지가 그 일을 알고 걔를 데리고 오셨어. 그렇게 걔랑 처음 만나게 된 것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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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5화

민서율이 미간을 홱 찌푸리더니 그녀의 턱을 잡고 얼굴을 들어 올렸다.“누가 알려줬어?”강라라가 흠칫 놀라더니 입을 삐쭉거리며 답했다.“그냥 내 추측이야. 그 여자가 오빠한테 보이는 관심은 이미 우정을 넘어선 것처럼 보였단 말이야.”말을 마친 그녀가 대뜸 민서율의 목을 끌어안았다.“두 사람이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거 알아. 하지만 난 오빠가 그 여자를 좋아하게 될까 겁이 나. 그래도 오빠는 언제까지나 라라를 좋아해 줄 거지?”하지만 민서율은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그가 그녀를 밀어내더니 술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먼저 자. 난 서재에 가 있을 테니까.”민서율이 방을 나서는 모습을 본 강라라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그녀는 강유이와 조금 닮은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이 얼굴은 무려 사천만 원짜리 성형을 거쳐 어느 정도 강유이와 닮게 만들어진 얼굴이었다.그녀 역시 강유이와 닮게 변해버린 얼굴 때문에 민서율의 여자친구가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녀는 원래 자신이 예뻐졌기 때문에 민서율같은 재벌 2세와 사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었다. 이 얼굴이라면 앞으로 명문가에 시집갈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날 조민이 그녀한테 했던 말은 정말 충격적이었기에 그녀는 그 말들을 모두 마음속에 담아두었다.조민은 강라라가 그저 강유이의 대체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하지만 강유이는 이미 결혼을 한 몸이었기 때문에 강유이한테 자신의 남자를 빼앗길 걱정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조민이 두려웠다.조민은 민씨 집안과 꽤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심지어 민서율의 어머니도 조민을 자기 며느리처럼 대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민서율과 사귄 후 민서율의 어머니는 두 사람의 만남을 반대했다.민서율과 조민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랐었다. 특히 남자가 좌절했을 때 조민은 항상 그의 옆자리를 지켜줬었다. 그녀는 그를 무척 관심하고 있었다.자신이 힘들 때 곁을 지켜주는 여자가 있다면 남자는 결국 흔들리기 마련이다.결국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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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6화

조민이 입술을 깨물었다.‘도대체 왜 내가 매번 포기하려 할 때마다 이렇게 나타나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거야?’하지만 결국 조민은 커피숍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커피숍 안으로 들어선 그녀는 주위를 빙 둘러보았는데, 그 어디에도 민서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막 그에게 전화를 걸려고 할 때 강라라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다.“조민 씨, 여기에요.”강라라를 확인한 조민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조민은 그녀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 테이블 앞에 멈춰 섰다.“당신이 왜 여기 있어요?”강라라가 미소 지었다.“왜냐면 당신에게 문자를 보낸 사람이 저거든요.”“그쪽이 보냈다고요?”그 순간 조민의 표정이 굳어졌다. 정말로 민서율의 휴대폰으로 자신에게 문자를 보낸 사람이 강라라란 말인가?“놀랐어요?”강라라가 손으로 맞은편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앉아요, 조민 씨. 마침 조민 씨와 할 이야기가 있었거든요.”조민이 자리에 앉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건가요?”강라라가 티스푼으로 머그컵에 담긴 커피를 휘적거리며 말했다.“간단해요. 당연히 서율 오빠에 관한 이야기예요.”조민은 미간만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저는 단번에 눈치챘어요. 조민 씨, 서율 오빠 좋아하시죠?”“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강라라가 큰 소리로 웃더니 눈을 치켜뜨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서율 오빠를 좋아하는 게 너무 티가 나더라고요. 오빠가 가장 우울할 때 당신이 곁에 있어줬잖아요. 하지만 결국 어떻게 되었나요? 당신 소원대로 두 사람이 이루어졌나요?”다리 위에 올려두었던 조민의 양손에 힘이 실렸다. 강라라의 말은 비수가 되어 그녀의 가슴에 꽂혔다.강라라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서율 오빠가 정말로 조민 씨 마음을 모른다고 생각해요? 여자가 이토록 명확하게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데 세상 어떤 남자가 그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겠어요? 단지 어떤 남자들은 알아도 모르는 척 연기할 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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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7화

”강라라 일어나.”갑자기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순간 조민의 표정이 굳어졌다. 고개를 돌리니 민서율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그녀가 막 해명을 하려던 순간 민서율이 그대로 그녀를 지나쳐 강라라 곁으로 다가갔다. 그가 강라라를 부축해 일으켰다. 강라라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그의 품에 기댔다.“서율 오빠, 내가 잘못한 거야… 내가 굳이 해명하려고 조민 씨를 찾아와서는 안되는 거였어. 난 그냥 조민 씨가 오해하도록 내버려 둘 수가 없어서….”민서율이 자신의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조민은 너무 화가 나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녀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민서율, 너 지금 이거 무슨 뜻이야?! 지금 저 여자 말을 믿는 거야? 나 저 여자한테 손 하나 대지 않았어.”“조민.”민서율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너 말고 또 누가 이런 짓을 할 수 있는데?”조민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심장이 뚝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녀의 눈시울이 점점 붉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목소리가 잠겨 좀처럼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그러니까 너는 저 여자를 믿는다는 거네…”두 사람이 함께 해온 시간이 얼만데. 이제 와 보니 알고 지낸지 고작 몇 개월도 안 되는 강라라보다도 못한 사이였던 것이다.민서율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전여 동요하지 않았다.“그럼 아니라는 거야? 너 고등학교 때에도 이런 식으로 사람 괴롭혔었잖아.”그는 리사 일을 말하고 있었다.물론 그녀는 리사를 괴롭히긴 했었지만 조민은 절대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를 괴롭힐 사람은 아니었다. 당시 그녀는 리사의 가식적인 모습이 싫었을 뿐이었다.그런데 민서율이 지금 그때 당시의 일을 끄집어낸 것이다. 그는 그때 조민이 한 일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민서율이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조민, 만약 우리가 아직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라라한테 당장 사과해.”잠시 후 그녀가 헛웃음을 지었다.“싫다면?”하지만 그는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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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8화

소찬이 강라라를 슥 훑어보았다.“Z 국 여자들은 정말 대단하네요. 덕분에 여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연기자가 되지 않은 게 안타까울 정도로 훌륭한 연기였어요.”강라라가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여전히 가냘픈 척 연기하며 말했다.“지금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제가 당신한테 무슨 잘못을 했다고.”소찬이 피식 웃었다.“말했을 텐데요, 제가 목격자라고. 그쪽이 저한테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건 아니에요. 그냥 그쪽은 거짓말에 꽤나 소질이 있는 것 같은데, 다른 한쪽은 거짓말 같은 걸 전혀 할 줄 모르는 것 같아서 끼어들었을 뿐이에요.”민서율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는 않았다.강라라가 그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서율 오빠, 나 믿지? 나 진짜 거짓말 안 했어.”조민은 그저 헛웃음만 짓고는 어이가 없어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꺼내고 싶지 않았다.그때, 소찬이 느긋하게 휴대폰을 꺼냈다.“아까 제가 여기 위층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재밌는 화면이 녹화되었지 뭐예요! 한번 확인해 보실래요?”강라라가 눈에 띄게 당황하더니 급하게 손을 뻗으며 휴대폰을 빼앗으려고 했다.소찬이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여우같이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저기요 아가씨, 뭘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요. 그쪽이 거짓말하지 않았다면 제가 무슨 장면을 찍었든 겁낼 필요가 없잖아요?”“난… 난 아니야. 당신들, 당신들 한 패거리죠. 지금 둘이 짜고 날 모함하는 거잖아요!”강라라가 울먹이며 소리쳤다. 그녀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의문의 남자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한 패거리? 저랑 이쪽은…”소찬이 조민을 힐끗 바라보았다.“누군지도 모르는 여자와 한 패거리라뇨. 저는 그저 지극히 평범한 지나가던 행인 1인데 마침 도울 일이 생긴 것 같아 선행을 하려는 것뿐입니다.”말을 마친 그가 휴대폰 녹화 영상을 민서율에게 건넸다.“그쪽이 직접 확인해 봐요.”민서율이 녹화 영상을 확인했다.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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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9화

소찬은 곧바로 시동을 걸고 엑셀을 힘껏 밟으며 요란스럽게 떠나버렸다.조민은 멀어져 가는 차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시선을 내려뜨렸다. 결국 또다시 그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저택 내부, 강라라가 민서율의 등을 끌어안으며 말했다.“내가 잘못했어, 서율 오빠. 화내지 말아 줘. 응? 인정할게. 내가 그 여자를 모함했어. 하지만 난 그냥 그 여자가 오빠한테서 멀어지길 바래서…”민서율이 등 뒤에 달라붙은 여자를 뿌리쳤다. 미처 중심을 잡지 못한 강라라가 테이블 모서리에 허리를 부딪혀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녀는 급히 통증이 느껴지는 곳을 붙잡았는데,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서율 오빠?”“강라라, 너 내가 예쁘다 예쁘다 하니까 나 몰래 아무 짓거리나 다 하고 돌아다녀도 된다고 생각했어?”민서율의 섬뜩한 눈동자를 확인한 강라라는 아픈 것도 잊어버릴 만큼 몸이 흠칫 떨려났다.“난… 아니야 서율 오빠. 내가 잘못했어.”민서율이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턱을 으스러뜨릴 듯이 붙잡고 싸늘하게 말했다.“앞으로 내 주변 사람들 곁에 함부로 다가가지 마. 만약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땐 이 정도로 안 끝날 거야.”그는 진심으로 그녀에게 경고하고 있었다.장난스러운 기색 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민서율이 그녀를 놓아준 후 거실에서 나가버렸다. 강라라가 헉헉하며 숨을 들이켜더니 허리를 부여잡고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그녀는 이를 악물었다.‘이게 다 갑자기 나타난 그 남자 때문이야!’…서울 공항.희승과 지윤은 공항 입궁에서 이제 막 귀국한 반지훈과 강성연을 맞이했다. 그들 부부 뒤로 반재신이 터벅터벅 따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희승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보아하니 누군가는 이번 귀국이 참 마음에 안 드셨나 봅니다.”“와이프와 생이별을 했는데 마음에 들겠어요?”반재신이 짐을 차 트렁크에 실으며 구시렁거렸다.희승이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괜찮아요. 짧은 이별일 뿐이잖아요. 영원히 못 보는 것도 아닌데요. 그리고 휴대폰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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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0화

반재신은 왜 자기 아버지가 그렇게 일찍 퇴직하고 싶어 했는지 알 것 같았다.“됐거든! 그리고 이제 네가 돌아왔으니 나도 해방될 수 있겠네.”“형.”반재신이 그를 바라보았다.“혹시 당분간 더 나 대신 일할 생각은 없어?”“꿈도 꾸지 마.”반재언은 단칼에 거절했다.반재신이 고개를 숙이고 포동포동 살이 오른 희망이의 손을 만지작거렸다.“희망아 봤지? 저기 네 큰아버지가 아빠를 휴식 못하게 해서 아빠가 우리 희망이랑 놀아 줄 시간이 없는 거야…”자신의 품에서 알아듣지 못할 옹알이를 하고 있는 희망이를 바라보던 반재신은 순간 무슨 생각을 떠올렸는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다음 날, 반재신은 아예 아이를 품에 안고 회사로 향했다. 아이와 함께 등장한 대표의 모습에 직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그는 서류를 확인하면서도 아이를 품에서 놓지 않았다. 그러다 희망이가 울기라도 하면 얼른 달려가 젖병을 물렸다.희망이가 겨우 잠에 들자 유모차에 아이를 눕히고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세워두었다. 그리고 일을 회보하러 들어온 직원의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곧바로 주의를 주었다.전체 부서에서는 하루 종일 이 일에 대해 수군거리고 있었다. 어찌 되었든 정말로 보기 힘든 화면이 아닐 수 없었다.“회의할 때 봤어요? 대표님이 딸을 보는 눈에서 글쎄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더라고요!”“정말 부러워 죽겠어요! 그 대표님이 출근하면서 아이를 돌보다니. 우리 집 남편은 퇴근하면 그저 게임할 줄밖에 모르는 폐인인데 말이에요.”“대표님 눈이 딸한테서 떨어질 줄을 모르던데요! 아이를 안고 있지 않으면 유모차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어요. 울면 바로 달래고. 대표님 말이에요. 회사에서는 그렇게 까칠하시더니, 결혼하고 나서 이렇게 훌륭한 남편으로 바뀌실지 누가 알았겠어요. 제가 다 질투날 지경이에요.”대부분의 여직원들이 부러움과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남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만약 저도 대표님만큼 돈이 많았다면 기꺼이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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