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이연이 생각지도 못한 것은, 한소은이 화를 낸다는 것이다. "난 필요 없어!"그녀는 말투가 퉁명스럽고 얼굴빛도 엄숙해 보이는 것이 화가 단단히 난 게 분명했다. “소은 언니, 나는……”한소은이 이런 반응을 보일지 몰랐고, 오이연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내가……잘못했어?”“당연히 잘못했지!”한소은은 강조하며 말했다.“넌 너를 어떻게 생각하고, 또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난 그 사람들이 분명 신제품을 낼 거라는 걸 알고 있어, 시원 웨이브는 그동안 밑천만 까먹었으니 더 이상 신제품을 내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하지만 난 그들이 어떤 신제품을 내놓는지, 어떤 레시피를 사용했는지 전혀 관심 없어! 이연아, 네가 이 업계에 오래 있었는데 뭘 해야 할지,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는 알잖아.” "레시피는 염탐해도 되는 거야? 설마 내가 그 사람들을 상대할 수 없으니까 네가 스파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내 다시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이연아, 난 그런 ‘보초병’은 필요 없어. 네가 내 곁에서 조수로 일하는 게 바로 네가 있어야 할 자리야.” “……”오이연은 말이 없었다. 야단을 된통 맞고 난 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꺼냈다.“미안해.” 그녀가 틀린 것이다, 그녀는 이것이 최고의 복수가 될 거라고 생각했고, 한소은을 도와서 화풀이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만약 이렇게 한다면 그것은 본질적으로 노형원과 그들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한소은의 연구 개발 성과를 차지했고, 그녀의 레시피를 빼앗아 갔는데, 자신 또한 그들의 레시피와 기밀을 훔쳐보고 한소은에게 알려주려 했으니, 이렇게 되면 그들과 같은 부류가 되는 것이 아닌가. "이연아, 네가 날 위한다는 건 알지만, 네가 정말 날 위한다면 날 도와주러 와. 요즘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서 실험 중인데,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돼. 너도 마침 계약 기간이 끝나가니까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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