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71 - Chapitre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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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그의 난처한 얼굴을 무시한 로젠은 세손가락을 그의 눈앞에 보이며 말했다.“세 번째, 나는 친구 같은 거 안 만듭니다!”말을 마친 그는 외투를 챙겨 입고 몸을 일으켰다.“결산은 제가 하겠습니다.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노십시오.”“......”체면이 구겨진 노형원은 화가 잔뜩 나있었다.그는 로젠과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안면이 있는 사람이 이렇게 자신의 체면도 생각하지 않고 무시할 줄 그는 꿈에도 몰랐다!비록 그의 능력이 아주 출중하다지만, 이 세상에 훌륭한 조향사가 한 사람 뿐인가? 세계적으로 대단한 조향사와 비겨보지도 못하는 주제에....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난 그는 술잔을 비웠다. 로젠이 간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그의 눈동자에 익숙한 그림자가 밟혔다. 한소은?그녀도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다. 강시유가 회사에 출근한 첫날 그에게 울면서 하소연했다.눈을 가늘게 뜬 그의 자리에서 그녀의 옆모습이 아주 잘 보였다. 홀로 자리에 앉아 휴대폰으로 열심히 타자를 하는 그녀는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화장실 방향을 힐끗거린 노형원은 강시유가 아직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한소은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휴대폰을 손에 꼭 쥔 한소은은 김서진과 즐겁게 문자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집 근처 편의점에 내려오는 동안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을 줄 꿈에도 몰랐다. 은밀하게 숨은 위치에 앉아 누구에게도 들킬 일이 없었다. 그녀가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들면 그가 보이고 그도 자신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공공장소에서 대범하게 같이 앉을 수는 없지만 가까이에 앉아 휴대폰으로 문자를 주고 받을 수는 있었다.휴대폰 화면에 있는 의미심장한 글씨를 본 한소은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그의 반응을 살피려고 고개를 든 한소은의 눈앞에 익숙하고도 낯선 얼굴이 나타났다.“한소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로 젖힌 한소은은 깜짝 놀랐다.그녀의 놀란 표정을 본 노형원은 즐거웠다. 그를 발견한 그녀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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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아니요, 너무 싫네요, 도와주지도 않고요.”“제 도움이 필요해요? 지금 갈까요?”그는 그녀와의 관계를 만 천하에 알리고 싶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오지 마세요!”한소은이 다급하게 보낸 삼연타 거절 이모티콘, 그녀의 당황한 모습에 김서진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도움이 필요하면 말해요!”그는 그녀에게 답장을 했다.진짜로 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 밖에서 노형원은 그녀의 손끝 하나 건드릴 수 없다. 그의 든든한 문자를 본 그녀는 달콤한 미소를 띠었다.노형원은 얼이 빠진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를 알고 지낸 몇 년 동안, 그는 그녀가 그의 곁에 있는 모습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다.실험복을 입은 그녀가 실험실에서 여러 가지 이상한 냄새를 묻치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너무 익숙했고, 그녀의 무표정한 말투와 표정이 너무 익숙해 질려버렸다.애교를 부리는 모습도 보지 못하였고 섹시한 모습도 보지 못했다. 다정다감한 모습은 그녀와 더더욱 어울리지 않았다. 여자가 이렇게 재미없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그녀의 조향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 그의 사업에 큰 도움만 주지 않았다면 그녀와 이렇게 오랜 시간 알고 지내지 않았을 것이다.방금 전, 그녀의 웃음이 그의 생각을 바꿔 놓았다.사랑스럽고 달콤한 웃음이 진짜 한소은이라고? 누구에게 보여준 웃음이지? 누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일까? 그녀 앞에는 내가 있는데 왜 그녀는 나를 보지 않고 휴대폰을 보고 환하게 웃는 것일까?노형원은 그녀가 자신을 무시했다고 믿지 않았다. 답은 하나. 그녀가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그가 그녀 앞에 나타났을 때 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자신을 무시하고 싶었다면 그런 표정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부러 자신의 눈길을 끌려고 하는 행동이 확실하다.헛기침을 한 그는 손을 들어 책상을 두드려 소리를 냈다. 한소은이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자 노형원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었다.이것 봐! 연기하기는! 아직도 날 좋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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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한소은은 아니꼬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노선생님, 저의 기억이 맞는다면 노선생님께서 회사 향수, 오일 레시피는 강시유 씨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대외에 발표하지 않았나요? 왜 제가 손을 댔다고 하시는 거죠? 그리고, 제가 레시피를 건드렸다고 해도 원작자 강시유 씨가 계신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잖아요. 제가 무슨 복수를 했다고 하세요?”한소은은 침착하게 그의 말에 반격했다.노형원은 그녀가 할 말을 예측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한소은, 우리끼리는 이런 말 하지 말자. 너와 나는 알고 있잖아. 레시피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그래, 내가 너를 이용했어. 내가 미안해. 나도 너 때문에 망할뻔했잖아. 지금은 네가 신생 회사로 가서 더 좋은 기회도 만들어졌고. 강요는 하지 않을게. 앞으로 서로의 영역에서 깔끔하게 지내보자?”그는 이 방법이 그에게서 가장 큰 양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일들은 이것으로 끝이 나고 누구의 잘못도 따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가 아닐까?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눈앞에 서있는 이 남자를 본 한소은은 그런 그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그는 어떻게 이런 뻔뻔스러운 말을 당연하듯이 할 수 있을까? 그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자신이 피해자인 것 마냥 말을 하고 있었다!“그러니까, 인정하는 거야? 시원 웨이브에서 출시한 오일, 향수 다 내가 만든 거 맞지?”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 그녀는 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나...”노형원이 말을 하려던 그때, 그는 그의 등 뒤에서 누군가 한소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었다.“한소은씨, 저 왔어요!”“......”입을 꼭 닫은 그는 한소은의 곁에 다가가는 사람을 보았다. 허리를 굽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린 그녀가 말했다.“딱 걸렸네요! 남자친구 빨리 소개시켜줘요...”웃으며 고개를 돌린 조현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노형원을 쳐다본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당신?!”그녀가 노형원의 얼굴을 본 순간 그가 한소은의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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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노 대표님, 여자친구 내버려 두고 왜 우리 한소은 씨를 집적거리고 있는 거예요? 소은 씨 지금은 우리 신생 사람이에요, 신생 사람을 그렇게 함부로 괴롭히면 쓰나? 남자답게 예의 지키시죠, 자기 집 마당을 지킬 생각하셔야죠, 자꾸 남의 집 마당의 풀을 탐내다간 자기 집 마당에 자란 풀을 남에게 뜯기는 법이니까요.”한소은은 조현아가 누군가를 이 정도로 비꼬는 모습을 처음 봤다. ‘웬 마당? 그럼 노형원이 토끼고 내가 풀이라는 건가? 비유할 데가 그렇게 없었나?’자신과는 그 어떠한 접점도 없던 사람에게 억울하게 한소리 들은 노형원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아... 제가 소은 씨한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건지 생각났어요.”노형원을 향해 한바탕 퍼부은 조현아는 그제야 갑자기 자신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건지 기억이 났다.그 말을 들은 한소은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뭔데요?”“......”대답을 하려던 조현아는 이상함을 눈치채곤 고개를 돌려 노형원을 바라봤다. 노형원은 여전히 두 사람을 바라보며 그녀들이 나누는 얘기를 듣고 있었다.“노 대표님, 아직 하실 말씀이라도 남은 건가요? 없으면 잠깐 자리 좀 피해줬으면 좋겠는데, 소은 씨랑 할 얘기가 있거든요.”“하실 말씀이 있다면 다음 회의 때 말씀하시죠. 우리는 회사가 다르기도 하고 경쟁 대상이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남의 회사 영업기밀을 엿듣는 거 안 좋잖아요.”노형원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조현아가 다시 덧붙였다.그 말을 들은 노형원은 어이가 없어졌다. 자신이 언제 남의 회사 영업기밀을 엿들으려고 했다는 건지! 그저 옛 친구를 만나 잠깐 얘기를 나누고 싶었던 것인데 그것도 안 된다는 말인가?!하지만 노형원도 체면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조현아의 이런 말을 듣고도 뻔뻔하게 계속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어쨌든 앞으로도 시간이 많았기에 기회도 많았다.“두 여성분이 사적인 얘기를 나누겠다고 한다면 저도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한소은, 기회 되면 나랑 얘기 좀 하자.”두 사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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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목소리를 낮춘 조현아가 비밀스럽게 말했다.“불륜 장면을 목격했어요!”조현아의 말을 들은 한소은이 고개를 저었다.“이런 기호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그 눈빛 뭐예요? 제가 무슨 일에나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줄 알아요? 소은 씨랑 연관된 일이 아니었다면 신경도 안 썼을 거라고요. 눈만 버리는 일을 뭐 좋다고.”한소은의 말을 들은 조현아가 발끈했다.“저랑 연관된 일이라고요?”한소은이 멍한 얼굴로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물었다.“소은 씨 전 남친의 현 여친이니까 연관 있는 거 아니에요?”돌고도는 관계에 한소은은 하마터면 반응하지 못할 뻔했다.“강시유를 말씀하시는 거예요?”조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설마 소은 씨 전 남친 여자친구 여러 명 달고 다니는 그런 사람 아니죠?”“뭘 봤는데요?”한소은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지만 흥미진진한 얼굴을 한 조현아를 보니 왠지 장단을 맞춰줘야 할 것 같았다.“제가 방금 배탈이 나서 화장실에 갔잖아요, 그래, 이건 중점이 아니지. 중점은 제가 배탈때문에 화장실에 조금 오래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들어와서 토를 했다는 거예요...”“중점만 골라서 얘기해 줄 순 없어요?”한소은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지금 말하고 있는 거 다 중점이에요.”조현아가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그래, 토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이상한 건 제가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화장실에 변태가 들어온 줄 알고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밖에서 서로의 입술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어요.”“그러니까 토를 한 사람이 강시유이고 그 남자는 로젠이라는 거예요?”“대박! 어떻게 알았어요?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예요? 비밀 아니었어요? 제가 처음으로 발견한 거 아니었냐고요?!”조현아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그녀는 자신이 놀라운 비밀이라도 발견한 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소은은 이미 모든 것을 추측해냈다.시무룩해진 조현아의 얼굴을 본 한소은이 다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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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조현아는 멀어지는 한소은을 보며 그녀가 참 털털하다는 생각을 했다. 옛정에 얽매이지 않고 내려놓을 줄 알 뿐만 아니라 금방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인생이야말로 진정 자유로운 인생이었다.레스토랑에서 마주치지 않았다면 한소은은 강시유가 자신과 같은 호텔에 머무르고 있는 줄도 모를 뻔했다. 하지만 그럴 만도 했다, 이 호텔이 그나마 좋은 호텔에 속했기에 품평회에 참석한 이들 대부분이 이곳에 머물렀다. 그저 층수와 방 구조가 다를 뿐이었다.한소은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홀로 김서진의 방이 있는 층으로 향했다.올라올 때는 몰랐는데 올라오고 보니 이 층이 유난히 조용하다는 것을 그녀는 발견했다, 마치 다른 방에는 사람이 없는 듯했다. 게다가 복도에는 두터운 카펫까지 깔려있어 그 위를 밟아도 거의 소리가 없었다.김서진은 문도 닫지 않고 한소은을 기다리고 있는듯했다.“이 층 전체를 예약한 거죠?”한소은이 문 앞에 서서 복도의 양쪽을 바라보며 확신하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네, 조용히 해요.”김서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게 있어서 이는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일인 듯했다.“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거예요?”김서진이 한소은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겨 안더니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며 벌을 내렸다.그러자 한소은이 간지러움에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다른 사람도 있어서 너무 가까이 붙어있기 좀 그랬어요, 다른 사람한테 들킬까 봐.”“다른 사람? 나는 못 봤는데, 비루먹은 개는 봤지, 짜증 나게.”그 말을 하는 김서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마치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싫증 난다는 듯이.예전에는 기껏해야 무시를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 얼굴이 한소은 앞에 나타나면 김서진은 노형원을 저 멀리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했다.“저 현아 씨 얘기하고 있는 건데.”한소은이 김서진의 손을 토닥이며 말했다. 그가 질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한소은이 웃음을 참으며 다시 덧붙였다.“서진 씨가 가자마자 현아 씨가 왔어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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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잘 아네요?”한소은이 웃으며 김서진의 맞은켠에 앉았다. 그리고 턱을 괴곤 그를 올려다봤다.“모르는 게 뭐예요?”김서진은 여유롭게 포트의 물을 비워내며 말했다.“모르는 것도 많아요. 예를 들면… 소은 씨가 나를 사람들에게 공개할 시간 같은 거?”김서진의 진지한 모습에 한소은이 웃었다.“김 대표님같이 겸손하신 분도 이런 걸 신경 쓰고 계실 줄은 몰랐네요.”“겸손도 어느 방면인지 봐가면서 떨어야죠.”김서진이 찻잔을 그녀의 앞에 놓아주며 말했다.“이런 방면에서는 겸손하기 힘드네요.”사랑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 알려 모든 이들이 알게 해야 했다. 한소은은 자신의 것이기도 했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었기에 그 누구도 감히 탐 내지 말아야 했다. 다른 이는 그녀를 부러워할 권리밖에 없었다.김서진의 말을 들은 한소은이 두 손으로 찻잔을 움켜잡으며 행복감을 느꼈다. “아, 그리고 그 두 사람 옆에 요즘 로젠이라는 사람이 얼씬거리던데 소은 씨 그 사람 가까이하지 말아요.”김서진이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뜨거운 차를 금방 입에 댔던 한소은은 그 말을 듣자마자 동작을 멈추곤 물었다.“왜요?”로젠이라는 사람은 확실히 이상했다.요즘 어디에서나 로젠이라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노형원이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생각해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는 강시유와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품평회에 특별 게스트로 등장하더니 지금 김서진은 로젠을 멀리하라고 일깨워주고 있었다. 이 사람, 도대체 무슨 신분일까?“해외에서 막 뜨기 시작한 조향사인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보이긴 해요, 상도 여럿 탔었고. 하지만… 말도 많은 사람이에요, 남의 걸 훔쳤다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고 작품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보도를 본 적도 있어요.”포트를 내려놓은 김서진이 자리에 앉더니 찻잔을 잡고 생각에 잠겼다.“반 년 사이에 해외에서 소리 없이 자취를 감췄던 이가 여기에 왔을 줄이야. 그리고… 도덕이 좋지 못한 사람이에요.”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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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이런 간사한 계략을 꾸미고 이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니.“그래서, 다시 한 번 해볼래요?”김서진이 눈썹을 들썩이며 웃었다.한소은은 어이가 없어졌다. 결국 이야기의 주제는 다시 전에 휴대폰에서 나누던 얘기로 넘어가고 말았다.“아니에요, 저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절대적으로 인정합니다!”한소은은 얼른 거절했다, 그녀는 김서진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이런 아첨은 김서진을 기쁘게 만들지 못했다. 한소은에게 눈길을 고정한 그가 말했다.“전에는 이렇게 말 안 한 것 같은데.”“그래요? 전에는 정신이 없었나 보네요, 제가 한 말도 기억하지 못하는 걸 보니.”한소은이 어깨를 으쓱하며 시치미를 뗐다.“지금 그 말은 나한테 다시 기억나게 해달라고 하는 거예요?”김서진이 찻잔을 내려놓더니 한소은에게 다가갔다.점점 가까워지는 김서진을 본 한소은이 도망가려 했지만 결국 다시 의자에 앉혀지고 말았다.“서진 씨…”두 손을 김서진의 가슴 앞에 둔 한소은이 갸냘픈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어떻게든 도망가려 했던 방금과는 달리 지금은 한 마리의 온순한 고양이 같았다.“겁내지 마요.”김서진이 웃음을 거두고 진지한 얼굴로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사이가 또 다른 발전을 가져왔다고 하지만 소은 씨한테 말해주고 싶어요, 소은 씨가 원하지 않는다면 나 절대 소은 씨를 강요하지 않을 거예요. 알겠죠?”장난을 치고 있는 줄로만 알았던 김서진이 진심 어린 눈길로 이런 말을 하자 한소은은 마음이 약해졌다.“서진 씨, 나도 서진 씨 원해요.”한소은이 조심스럽게 그의 얼굴을 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김서진은 그런 그녀의 손을 잡아 손등에 입을 맞추며 대답했다.“알아요.”그는 알고 있었다. 김서진은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확신할 수 있었기에 한소은이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무조건 멈출 생각이었다.자신이 소중하게 여기고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의 마음도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보다 행복한 일도 있을까.한소은이 그의 품에 얼굴을 묻으며 자신은 행운아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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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노형원은 진해에서 돌아온 후 강시유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고, 연구실에 접근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연구실 안의 위험 물질이 배속의 태아에게 위험할 거라며 그녀의 모든 행동을 걱정했다.그리고 로젠도 잠시 그들과 떨어지기로 했다, 다행히 떠나기 전, 로젠은 그녀에게 향수의 레시피를 두 개를 건넸다. 그것은 로젠이 새로 개발한 신제품으로 그녀에 대한 보답으로 건네는 것이라고 했다.강시유는 로젠이 자신에게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여기고 레시피를 노형원에게 맡겼다. 연구원들이 그대로 향을 조합해서 만들고 나자 그 효과는 실로 놀라웠다. 그녀는 한시름을 놓은 것 같았다, 어쨌든 헛수고를 하지 않았기에.물론, 로젠이 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녀는 더 많은 것을 원했다.다만, 로젠을 떠올리면 여전히 떨릴 수밖에 없었다, 잠시 떨어져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적어도 자신의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자세히 고민해 보기로 했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온 노형원이었다. 노형원은 지금 그녀를 최선을 다해 보살펴주고 있다.우유를 건네받은 강시유는 "아니, 이번 신제품은 연말 향수 콘테스트 맞춰서 개발될 거 같네. 3등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그럼 회사에 도움이 될 텐데."라며 웃었다."나랑 생각이 통했네." 노형원 손가락으로 강시유의 코끝을 톡 건드렸다. "이미 내가 그 콘테스트에 대해 어느 정도 준비도 했거든, 향수 참가 신청이 다음 달 말까지이니까 우린 최대한 빨리 출시해야 해. 만약 결과물이 괜찮다면 우리에게 가산점이 적용될 거고. 내가 한번 시도해 봤는데 꽤 괜찮더라."라고 말했다."다행이네, 그동안 회사가 입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너도 스트레스 좀 덜 받을 수 있을 거야.”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노형원은 강시유가 임신한 몸으로 불편한 것을 감수하고 자신을 걱정하고 회사를 생각하는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시유야, 날 이렇게 생각해 주다니 너무 고마워.""바보야, 우리가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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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그치.” 강시유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는 기쁜 기색이 없었다.강시유는 노형원과 헤어질 계획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지금 결혼하고 싶지도 않았다.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게 된다면 집에서 아이를 돌봐야 한다. 그러나 노형원은 지금 준비가 되지 않았고 지금의 시원 웨이브의 규모는 그녀의 성에 차지 않았다, 만약 지금 아이를 낳는다면 그녀는 명예와 지위를 포기해야만 했고 더 많은 부를 취할 수도 없게 된다. "기분 안 좋아?" 노형원은 그녀가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자신을 껴안고 몇 번이고 키스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행동은 매우 담담했고 마치 전혀 기쁘지 않은 것 같았다."아니야." 그녀는 "내가 임신했다는 것을 어머니께 이미 말씀드렸어?"라고 노형원을 슬쩍 떠보았다."아직,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왜?” 형원은 그녀에게 되물었다.강시유는 "아무것도 아니야. 내 말은, 일단 너무 급하게 말하지 말자. 들었는데 임신 3개월까지는 가장 불안정한 시기라고 하더라, 난 아직 3개월도 안됐고, 그러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이 아이는..”라고 핑계를 댔다."헛소리하지 마!" 노형원은 그녀의 말을 끊고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아이는 틀림없이 건강할 거야,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넌 지금부터 아무것도 하지 마, 우리 아이만 건강하게 보살펴줘, 그리고 우리 어머니도 말은 안 하지만 실은 손자를 안고 싶어 했어. 너도 알다시피 어머니가 재혼을 하신 뒤에 딸 하나만 낳았잖아, 어머니한테는 나 하나밖에 없어, 근데 네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알게 된다면 어머니도 무척 기뻐할 거야.”"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마, 난 만약을 얘기한 거야.” 시유가 말했다."만약도 안돼! 세상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없어!"라고 노형원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두 손으로 시유의 어깨를 잡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시유야, 그런 헛소리는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마, 넌 잘될 거야, 아이도 잘될 거야, 난 너한테 안 좋은 일 생기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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