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51 - 챕터 1160

2406 챕터

제1151화

갑작스러운 키스에 우해민은 살짝 떨었지만, 그의 입술을 피하지 않고 긴장감에 눈을 감았다.그날 이후로 그녀는 더 이상 그와 키스한 적이 없다. 때로는 그가 자신에게 키스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그러나 깨어나면 어두컴컴한 작은 집밖에 없다.그는 자기에게 키스가 무엇인지를 가르쳤고, 연애하는 느낌을 가르쳤으며, 그 작은 섬을 떠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녀가 온전한 한 사람이지, 누구의 그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했다.따뜻한 입술이 닿는 이 순간, 오직 서로만이 서로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 김승엽은 처음에는 가볍게 탐색적으로 건드렸으나 나중에는 점차 몰입하여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약간 따끔한 느낌이었지만 이런 느낌은 그녀에게 지금 이 모든 것이 진실이고 더 이상 꿈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우해민은 자기도 모르게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에워싸고 그를 꽉 껴안았다. 두 사람의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 김승엽은 천천히 뒤로 누워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자기의 몸 위로 눕게 했다.그러고는 몸을 돌려 그녀를 자기의 몸 밑에 꾹 눌렀다.김승엽은 위에서 그녀를 맘껏 눈에 담았다. 촉촉한 안개로 물든 눈, 몽롱해진 눈빛, 빨간 입술, 끝없는 사랑스러움, 이런 아첨하는 태도는 우해영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해민, 당신은 나만의 해민이야!”김승엽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그녀의 목덜미와 귓가에 키스를 퍼부었다.이 순간, 우해민의 마음은 밀물이 들어오듯 끊임없이 요동쳤다. 그녀는 조금 기대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자기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몰라 긴장하고 있었다. 그저 바닷속에 떨어진 채 나뭇조각 한 개만 붙잡고 있는 사람처럼 김승엽을 끌어안고 또 끌어안았다.김승엽은 그 틈을 타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의 손은 빠르게 그녀의 피부를 쓰다듬었다. 이때, 우해민이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정신을 차리고 더 이상 그가 손을 움직이지 못하게 그의 손을 붙잡았다.“안, 안돼!”그녀의 말에 김승엽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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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무슨 방법?”김승엽은 궁금해하며 물었다.“지금은 말해줄 수 없어. 이 계획이 성공되면 그때 알려 줄게!”그가 불만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우해민은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에게 숨기려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지금 말할 수 없어. 아직 이 계획이 성공할지 확신이 안 서기 때문이야.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시도해 볼 거야.”그녀가 "우리의 미래"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김승엽은 감동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한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너도 알다시피 지금의 난 이런 상황이야. 어제 김씨 가문에서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다 보았잖아. 이제 난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야. 심지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는 처지가 된 거지. 해민아, 이런 나라도 함께 해줄 거야?”“당연하지!”우해민은 대답하며 그의 품으로 폭 안겼다. 그러고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부드럽게 말했다."그 사람들은 모두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그들은 당신의 깊은 뜻을 몰라. 이렇게 된 건 당신의 운이 좋지 않을 뿐이야. 당신의 어머니조차도 당신을 돕지 않았잖아. 이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야. 이건 모두 그들의 잘못이야!"우해민은 어려서부터 옳지 않은 집안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녀가 생각하는 방식에는 조금 문제가 있었다. 그녀는 이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부모는 근거도 없는 저주 때문에 자기를 죽이려 했다. 혈연이고 뭐고 그녀에게 있어서 김승엽에 대한 사랑보다 못했다.어제 김 씨 고택에서 모든 걸 지켜본 사람으로서 우해민은 노부인이 너무 매정하다고 생각했다. 친아들이 아니라 해도, 친아들처럼 지금까지 키웠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진실을 말하다니! 이건 김승엽의 길을 모두 막은 격이다.우해민은 그 사람들이 너무 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김승엽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그녀의 눈에 비친 김승엽의 모습은 마치 자기와 같아 보였다. 그들 모두 세상에 버림받았다. 세상이 이렇게나 큰데 그들이 머물 자리가 조금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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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한참이 지나서야 김승엽은 그녀를 놓아주고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해민, 기다릴게."이것은 어떤 사랑의 속삭임보다 더 듣기 좋았다. 우해민 역시 아쉬움 가득한 말투로 대답했다.“응.”사실 그녀도 너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해영은 너무 눈치가 빨랐다. 요즘 자기가 말을 잘 듣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작은 자유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했다. 만약 그녀에게 걸리게 되면 모든 계획이 수포가 돼버린다.우해민은 마음속으로 조금만 더 참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연신 말했다. 계획대로만 되면 곧 영원한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그녀는 자신을 단단히 가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간 후 작은 거울을 꺼내 얼굴을 확인했다. 아까 했던 뜨거운 키스로 인해 입술이 빨갛게 부어올랐다.이 모습을 우해영이 보았다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길가의 화단으로 가서 화단 가장자리를 잠시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이를 악물고 입술을 화단 가장자리를 향해 힘껏 부딪쳤다.이가 화간 가장자리에 부딪히니 금세 아픔에 눈물이 차올랐다. 그녀의 입술에는 피가 흘러나왔고 더욱 부어올랐다.우해민은 재삼 거울 속 자기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이렇게 하면 입술이 부은 것에 대해 우해영에게 설명할 수 있다.그녀가 집에 돌아왔을 때, 데일이 아직 2층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우해영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는 눈으로 살짝 인사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우해민은 손가락으로 지하실 방향을 가리키며 먼저 들어갈 테니 언니가 일이 생기면 다시 부르라고 표시했다.데일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그녀는 살금살금 방으로 들어갔다.방문을 닫고 그제야 한숨 돌렸다. 언니가 아직 깨어나지 않았을 줄 알았다면 그렇게 일찍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우해민은 아쉬워하며 책상 서랍을 열고 맨 안에서 작은 서랍에 손을 넣었다. 그러고는 그 안에서 작은 약 한 통을 꺼냈다.병원에서 처방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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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이틀이라고?!”노부인은 정신이 멍해졌다. 그녀는 자기가 이렇게 오래 잤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는 건 가족회의로 인해 모였던 사람들이 이미 다 가고 없다는 뜻이다.“서진이는...”“서진씨는 1층에 있어요. 아직 안 갔을 거예요. 불러드릴까요?”“잠깐.”노부인이 이어서 말했다.“이틀 동안 수고했다.”한소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수고는요! 이틀 내내 서진 씨 고모가 할머니를 돌보셨어요. 저는 한 게 없는걸요.”“지영이가...”노부인은 한숨을 푹 쉬며 두 눈은 앞을 보고 있었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눈빛이 멀리 떠 있었다.“할머니...”한소은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이 조금 어색하다 느껴졌다. 원래는 사람을 불러 노부인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전하고 노부인에게 미음을 먹게 해야 하는데 노부인은 그녀가 나가지 못하게 손을 꼭 잡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슨 말을 하자니, 노부인이 다시 충격을 받고 쓰러질까 봐 아무런 말도 못 했다.잠시 후 노부인은 시선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술을 달싹이며 마치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았지만, 말이 입가에 닿았다가 다시 삼키며 말을 잇지 못했다.사실 노부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한소은은 그녀가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고 있었다. 그녀의 안색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서진 씨 작은아버지 일을 묻고 싶으신 거죠?”노부인은 조금 의아해했다.“아직도 그를 작은아버지라 부르는 거야?”‘이렇게 많은 일이 생겼고, 승엽이는 그들을 모함하고 서진이를 무너뜨리려 했고, 심지어는 무술 비적까지 훔쳤는데. 그런데도 작은아버지라 부른다고?’“서진 씨가 이렇게 부르니 저도 따라 부르는 거예요.”한소은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노부인을 달래듯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배고프실 거예요. 먼저 뭐 좀 드시고 나중에 얘기해요.”그녀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노부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마침내 손을 놓았다.한소은은 웃으며 몸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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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김서진이 노부인의 방에 올라갔을 때 노부인은 침대맡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안색이 괜찮은 것 같았다.하지만 이틀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영양주사로만 체력을 유지했기 때문에 다소 허약해 보였다.”할머니.”김서진은 작게 말하며 들어왔다.“좀 괜찮아지셨어요?”그는 침대 끝에 서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노부인이 잘 보이지만 그리 가깝지 않은 거리였다. 그와 그의 할머니는 항상 이렇게 거리를 유지했었다.노부인은 김서진을 그윽하게 바라보았다.그녀는 반평생 동안 많은 아이를 낳았고, 많은 아이를 먼저 보내었다. 결국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은 그녀가 낳은 것이 아니다. 그녀와는 조금의 혈연관계도 없다. 이것은 마치 하늘이 그녀에게 큰 장난을 친 것 같다.그녀는 다시 김서진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이마와 눈은 그의 어머니를 닮았지만, 입과 코는 그의 아버지와 똑 닮았다. 그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은 그의 할아버지와 거의 똑같았다.이런 그를 두고 김씨 가문의 자식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유전자 검사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김승엽이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도 몰랐을 거고 그렇게 남은 인생을 막내아들에게 사랑을 쏟아부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노부인은 이 모든 게 다 자기가 정신이 나가 하마터면 친손자를 해칠 뻔했을 뿐만 아니라 승엽이도 해쳤다고 생각했다.“할머니?”그녀가 자신을 멍하니 쳐다보는 것을 보고 김서진은 소리를 내며 물었다.“아.”그제야 정신을 차린 노부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많이 좋아졌어. 이렇게 오랜 시간 잠들었으니 좋아지고말고. 난 별일 없으니 가서 일 봐.”“네. 그럼, 저 먼저 갈게요.”김서진이 시계를 한번 보고는 노부인에게 한마디 더 했다.“할머니는 집에서 푹 쉬세요.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아주머니에게 시키시면 돼요. 다른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그의 말에는 집안의 엉망진창인 일들은 관여하지 말라는 은근한 암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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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수십 년 동안 친아들로 키웠기 때문에 혈연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그에게 준 사랑은 진심이었다. 인제 와서 그 ‘아들’을 버리라 하는 것은 누구에게 있어서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할머니, 지금은 제가 그를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에요. 김승엽 혼자 이 사실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려 하지 않고 있어요. 나중에 그가 집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할 때 다시 얘기해요.”이 말을 마치고 김서진은 한마디 더 했다.“출근 시간이 늦었어요. 전이만 회사로 가볼게요. 할머니는 푹 쉬세요.”말을 마치고 나갈 때 마침 한소은이 먹을 것을 들고 문으로 들어가 그와 얼굴을 마주쳤다.“수고해요.”한소은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못했지만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할머니.""배고프시겠어요. 우선 뭐 좀 드셔야 해요. 이건 호박 좁쌀죽이에요.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셨으니 한 번에 너무 많이 드시지 말고 천천히 드세요!”그녀는 쟁반을 들고 침대 옆에 앉아 작은 그릇과 숟가락을 들었다.그러자 노부인이 그릇을 받으려고 손을 내밀었다.“내가 직접 먹으마, 넌 임신한 상태이니 너무 힘들어선 안 돼.”"그냥 제가 할게요! 저는 아직 몇 달도 안 됐으니 괜찮아요."한소은이 웃으며 이어 말했다.“할머니 몸이 좀 좋아지시면 그때 게으름을 피워도 늦지 않아요.”다투다가 죽이 쏟아질까 봐 노부인도 더 말하지 않고 그녀가 죽을 자기의 입에까지 가져다주는 것을 받아먹었다.이렇게 큰 변고를 겪고 노부인은 마음과 눈빛까지 달라졌다. 예전에는 그녀를 어떻게 봐도 눈에 거슬렸는데, 지금은 어떻게 봐도 예뻐 보였다.한소은의 피부는 하얗고 피부 결도 좋았다. 심지어는 여드름 자국이나 점 하나도 없었다. 지금 임신한 상태임에도 몸매가 좋은 것은 감출 수 없었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 조금도 임산부같이 많았다.눈을 떨구고 그릇에 담겨있는 죽을 볼 때 그녀의 속눈썹이 마치 작은 부채같이 자연스럽게 늘어진다. 김서진이 이렇게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의 말을 잘 듣는 것도 이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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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우해영?”노부인은 우해영의 이름을 생각해 내더니 입을 오므리며 고개를 저었다.“그 여자는 안 된다.”“할머니...”“내기 이렇게 많은 나이를 먹고 가끔 노망날 때도 있지만, 사람 보는 눈은 아직 있어. 처음에 그 여자를 선택한 건 우씨 가문이라는 배경이 있어 승엽이를 도울 수 있고 그 여자의 도움으로...”노부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당시 우씨 가문의 세력을 빌어 김승엽에게 김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뺏어 주려 했었다. 이 말을 한소은에게 할 수 없어, 그냥 말을 흐렸다.‘내가 어리석었어! 하마터면 김씨 가문을 다 망칠 뻔했어. 나중에 죽어서 무슨 낯으로 영감의 얼굴을 보겠어!’“서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사이일 뿐이야. 지금 승엽이가 이런 상황에 부닥쳐 있는데 그 여자가 돌이나 안 던지면 고마운 거지.”그날 김승엽이 김 씨 고택을 떠나기 전, 우해영이 그를 찾아 몰래 무언가 말을 하고 그의 얼굴에 뽀뽀까지 하는 모습을 본 아주머니가 있었다. 한소은은 노부인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자기와 상관이 없다고 느껴 노부인에게 말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가 직접 본 게 아니고 일하는 아주머니가 본 것이니 진실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소은아, 가서 저기 두 번째 서랍을 열어봐.”노부인은 고개를 획 돌려 죽을 더 먹지 않고 한소은에게 지시했다.한소은은 노부인의 시선을 따라 침대 옆의 서랍을 발견하고 손으로 가리켰다.“이거 말씀하시는 거예요?”“그래, 그거. 어서 열어봐!”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서랍을 열었다. 안에는 검은색의 비단으로 된 상자 하나만 있었다.“거기 안에 있는 상자 보이지? 꺼내오렴.”노부인이 이어서 말했다.그러자 한소은은 그 상자를 꺼내어 노부인에게 보여주며 다시 물었다.“할머니, 이거 맞아요?”노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서 상자를 받아서 들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상자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마치 세게 문지르면 망가지기라도 할 듯이 조심 또 조심했다.한소은은 궁금한 듯 노부인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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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 한소은은 노부인이 자기의 손을 잡고 반지를 끼워주도록 내버려 둘수 밖에 없었다.그녀의 엄지손가락에 비취반지가 꼭 맞았다.반지를 낀 그녀의 손을 보며 노부인이 허허하며 웃었다.“딱 맞네! 예전에 집안의 큰 부인들과 황가의 사람들은 엄지손가락에 반지를 자주 꼈었지, 이건 네 운명인가 보구나!”“감사해요. 할머니.”한소은은 작게 대답했다. 지금, 이 순간 그녀의 손은 마치 천근만근을 들고 있는 것처럼 무거웠다.————김승엽은 방에서 푹 잤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정신이 많이 회복된 것을 느꼈다. 사람도 그렇게 의기소침하지 않았다.다만 이 집이 너무 비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커녕 밥을 할 수 있는 주방용기마저 없었다. 홀로 밥을 해 먹으려 해도 할 수가 없어 배달 음식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다행인 것은 우해민이 가면서 그에게 돈을 남겨 주었다. 이 돈으로 배달 음식을 먹으며 며칠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잔액을 보면서 김승엽은 자기의 모습이 가소롭게 느껴졌다. 그는 단 한 번도 어느 날 여자가 주는 돈에 의지하여 살아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예전의 그는 외출할 때마다 돈을 펑펑 썼고, 행여 돈이 모자랄 때는 외상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자기 대신 계산하겠다는 사람도 많았다. 그때의 그는 김씨 가문의 가주가 아니었지만 김씨 가문의 도련님이었고 김서진의 작은아버지였다. 하지만 지금은...‘설평 이 망할 자식! 감히 나를 때려? 이 상황만 해결하면 망할 자식의 팔을 하나 부러뜨려야겠어!’이렇게 생각하면서도 김승엽은 자기가 정말 이 상황을 해결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순간 그의 빛나던 눈동자는 다시 암담해졌다.그는 짜증스럽게 옆에 있던 작은 의자를 걷어차고 창문 쪽으로 걸어가 밖을 바라보았다.이 아파트 단지의 환경은 나름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가 예전에 살던 곳과 비교하면 초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집은 그가 살았던 침실보다도 작았다. 그는 자기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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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별장이 그리 멀지 않은 데다가 지금 손에 현금이 있으니, 콜택시를 불러 빠르게 갔다.별장 구역의 경비원은 그를 알아보았기에 그를 막아서지 않았다. 그는 순조롭게 자신의 별장 앞에 도착해 자기의 집이 맞는지 재삼 확인하였다.그의 명의로 된 부동산은 사실 적지 않다. 작은 아파트에 별장을 더하면 여러 채가 있다. 타지역에 있는 것도 있고, 제성에도 있다. 집이 하도 많으니, 그가 모든 위치를 기억하지 못했다. 이 집을 기억하는 이유는 최근 2년에 새로 샀기 때문이다.김씨 가문의 산업 범위가 넓었고 특히 부동산업종에 가장 일찍 발을 들여놓아서 영향력이 생각보다 컸다. 이 부근의 토지는 다 김씨 가문의 소유이다. 이곳에 집을 짓고 나서 가장 좋은 몇 채는 가족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 두었다.이전에 김승엽은 이런 것들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았다. 사둔 집이 너무 많아 어떤 곳은 가보지도 않았고 만에 하나 가문 가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모든 건 자기가 가지게 될 서이어서 집 몇 채에 연연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지금 이런 집 한 채는 그가 한동안 머물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중 한 채를 팔면 앞으로 아주 편안한 나날을 보낼 수 있다. 만약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 돈으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이다.김승엽은 떨리는 손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비밀번호는 사실 아주 간단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생일이다. 그 많은 비밀번호를 기억할 수 없었기에 줄곧 그의 생일로 비밀번호를 설정했다. 이윽고 별장의 문이 열렸다.문이 열리자, 김승엽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 그는 곧 문을 열고 들어갔다.집안은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했다. 사람이 살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사람이 살지 않았기에 썰렁했다. 다만, 우해민의 작은 집보다는 훨씬 나았다.큰 거실에 서서, 그는 하늘을 우러러 몇 번 크게 웃고 싶었다. 그는 아직 궁지에 몰린 것이 아니다. 그는 집이 있고 돈이 있다. 그는 여전히 다시 일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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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한참 지나서야 정말 전화벨 소리였다는 걸 발견하고 침대 머리맡에서 핸드폰을 가져와 걸려 온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받았다.“승엽아, 너니? 승엽아. 지금 어디 있는 거야? 왜 아직 안 돌아 오는 거야!”전화기 너머에서 김승엽은 흠칫 놀랐다.그는 어머니가 이런 반응일 줄 생각지 못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초조하게 들렸고, 또한 그를 매우 걱정하는 목소리였다. 그날처럼 그렇게 무정하지도 않았고, 차갑지도 않았다.오히려 김승엽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어머니...”그러고 나서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니, 그의 마음이 말이 아니었다. 어머니에 대해서는 사랑하면서도 밉기도 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그를 예뻐했으면서 마지막에 가서 그를 배신했다.“승엽아, 승엽아...”김승엽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노부인은 마음이 급해 그를 불렀다. 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에게 물었다.“승엽아... 아직도 엄마를 원망하는 거야?”“그러게 왜 그러셨어요!”노부인의 말을 듣고 김승엽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노부인에게 따지듯 물었다. 그는 주먹을 꽉 쥔 손으로 소파를 내리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왜 제게 그러셨어요? 어머니가 그런 말을 한 게 날 지옥으로 밀어버린 거란 생각이 들지 않으셨어요? 어떻게 그렇게... 마음이 독할 수 있으세요!”그의 질문에 노부인의 눈물이 바로 떨어졌다.“엄마가 독한 게 아니라, 도저히 김씨 가문의 죄인이 될 수 없었어!”노부인이 울먹이며 말했다.“네가 그 유전자 검사 결과 보고서를 보았을 때 마음속으로 얼마나 괴로웠고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몸부림을 쳤는지 모르지! 엄마가 얼마나 마음 아팠는데... 넌 엄마가 가장 아끼는 아들인데 어떻게 네가...”“그러면 왜 진작에 내게 말하지 않으셨어요? 왜 내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불러 그들 앞에서 망신당하게 하셨냐고요? 모든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어야 만족해하시는 거예요?”김승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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