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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이틀이라고?!”

노부인은 정신이 멍해졌다. 그녀는 자기가 이렇게 오래 잤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는 건 가족회의로 인해 모였던 사람들이 이미 다 가고 없다는 뜻이다.

“서진이는...”

“서진씨는 1층에 있어요. 아직 안 갔을 거예요. 불러드릴까요?”

“잠깐.”

노부인이 이어서 말했다.

“이틀 동안 수고했다.”

한소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수고는요! 이틀 내내 서진 씨 고모가 할머니를 돌보셨어요. 저는 한 게 없는걸요.”

“지영이가...”

노부인은 한숨을 푹 쉬며 두 눈은 앞을 보고 있었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눈빛이 멀리 떠 있었다.

“할머니...”

한소은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이 조금 어색하다 느껴졌다. 원래는 사람을 불러 노부인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전하고 노부인에게 미음을 먹게 해야 하는데 노부인은 그녀가 나가지 못하게 손을 꼭 잡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슨 말을 하자니, 노부인이 다시 충격을 받고 쓰러질까 봐 아무런 말도 못 했다.

잠시 후 노부인은 시선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술을 달싹이며 마치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았지만, 말이 입가에 닿았다가 다시 삼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 노부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한소은은 그녀가 무엇을 묻고 싶은지 알고 있었다. 그녀의 안색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서진 씨 작은아버지 일을 묻고 싶으신 거죠?”

노부인은 조금 의아해했다.

“아직도 그를 작은아버지라 부르는 거야?”

‘이렇게 많은 일이 생겼고, 승엽이는 그들을 모함하고 서진이를 무너뜨리려 했고, 심지어는 무술 비적까지 훔쳤는데. 그런데도 작은아버지라 부른다고?’

“서진 씨가 이렇게 부르니 저도 따라 부르는 거예요.”

한소은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노부인을 달래듯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배고프실 거예요. 먼저 뭐 좀 드시고 나중에 얘기해요.”

그녀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노부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마침내 손을 놓았다.

한소은은 웃으며 몸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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