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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우해영?”

노부인은 우해영의 이름을 생각해 내더니 입을 오므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 여자는 안 된다.”

“할머니...”

“내기 이렇게 많은 나이를 먹고 가끔 노망날 때도 있지만, 사람 보는 눈은 아직 있어. 처음에 그 여자를 선택한 건 우씨 가문이라는 배경이 있어 승엽이를 도울 수 있고 그 여자의 도움으로...”

노부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당시 우씨 가문의 세력을 빌어 김승엽에게 김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뺏어 주려 했었다. 이 말을 한소은에게 할 수 없어, 그냥 말을 흐렸다.

‘내가 어리석었어! 하마터면 김씨 가문을 다 망칠 뻔했어. 나중에 죽어서 무슨 낯으로 영감의 얼굴을 보겠어!’

“서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사이일 뿐이야. 지금 승엽이가 이런 상황에 부닥쳐 있는데 그 여자가 돌이나 안 던지면 고마운 거지.”

그날 김승엽이 김 씨 고택을 떠나기 전, 우해영이 그를 찾아 몰래 무언가 말을 하고 그의 얼굴에 뽀뽀까지 하는 모습을 본 아주머니가 있었다. 한소은은 노부인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자기와 상관이 없다고 느껴 노부인에게 말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가 직접 본 게 아니고 일하는 아주머니가 본 것이니 진실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

“소은아, 가서 저기 두 번째 서랍을 열어봐.”

노부인은 고개를 획 돌려 죽을 더 먹지 않고 한소은에게 지시했다.

한소은은 노부인의 시선을 따라 침대 옆의 서랍을 발견하고 손으로 가리켰다.

“이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 그거. 어서 열어봐!”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서랍을 열었다. 안에는 검은색의 비단으로 된 상자 하나만 있었다.

“거기 안에 있는 상자 보이지? 꺼내오렴.”

노부인이 이어서 말했다.

그러자 한소은은 그 상자를 꺼내어 노부인에게 보여주며 다시 물었다.

“할머니, 이거 맞아요?”

노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서 상자를 받아서 들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상자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마치 세게 문지르면 망가지기라도 할 듯이 조심 또 조심했다.

한소은은 궁금한 듯 노부인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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