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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수십 년 동안 친아들로 키웠기 때문에 혈연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그에게 준 사랑은 진심이었다. 인제 와서 그 ‘아들’을 버리라 하는 것은 누구에게 있어서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할머니, 지금은 제가 그를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에요. 김승엽 혼자 이 사실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려 하지 않고 있어요. 나중에 그가 집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할 때 다시 얘기해요.”

이 말을 마치고 김서진은 한마디 더 했다.

“출근 시간이 늦었어요. 전이만 회사로 가볼게요. 할머니는 푹 쉬세요.”

말을 마치고 나갈 때 마침 한소은이 먹을 것을 들고 문으로 들어가 그와 얼굴을 마주쳤다.

“수고해요.”

한소은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못했지만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할머니."

"배고프시겠어요. 우선 뭐 좀 드셔야 해요. 이건 호박 좁쌀죽이에요.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셨으니 한 번에 너무 많이 드시지 말고 천천히 드세요!”

그녀는 쟁반을 들고 침대 옆에 앉아 작은 그릇과 숟가락을 들었다.

그러자 노부인이 그릇을 받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내가 직접 먹으마, 넌 임신한 상태이니 너무 힘들어선 안 돼.”

"그냥 제가 할게요! 저는 아직 몇 달도 안 됐으니 괜찮아요."

한소은이 웃으며 이어 말했다.

“할머니 몸이 좀 좋아지시면 그때 게으름을 피워도 늦지 않아요.”

다투다가 죽이 쏟아질까 봐 노부인도 더 말하지 않고 그녀가 죽을 자기의 입에까지 가져다주는 것을 받아먹었다.

이렇게 큰 변고를 겪고 노부인은 마음과 눈빛까지 달라졌다. 예전에는 그녀를 어떻게 봐도 눈에 거슬렸는데, 지금은 어떻게 봐도 예뻐 보였다.

한소은의 피부는 하얗고 피부 결도 좋았다. 심지어는 여드름 자국이나 점 하나도 없었다. 지금 임신한 상태임에도 몸매가 좋은 것은 감출 수 없었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 조금도 임산부같이 많았다.

눈을 떨구고 그릇에 담겨있는 죽을 볼 때 그녀의 속눈썹이 마치 작은 부채같이 자연스럽게 늘어진다. 김서진이 이렇게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의 말을 잘 듣는 것도 이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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