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의 모든 챕터: 챕터 2701 - 챕터 2710

3173 챕터

제2701장

게다가 말에 빈틈이 전혀 보이지 않아 라엘이는 꼼짝 않고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박지성은 누나의 얼굴이 빨개진 것을 보고 바로 누나의 물컵에 물을 한 잔 받아 가져다 주었다.라엘이는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진아연을 향해 바라보았다: "엄마, 엄마 생각은 어때요?"박시준은 끊임없이 아내에게 눈길을 주었다.아내가 자신의 편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진아연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고라엘이의 편에 든다면 박시준이 서운해 할 것이고 박시준의 편에 든다면 라엘이 역시 속상해 할 것이다.잠시 고민한 후 그녀는 끝끝내 아무의 편도 들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기로 결심했다."엄마는 이만 물러날게."라엘, 박시준, 박지성: "........"이래도 되는 건가?"내 소원은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거야." 진아연이 말했다. "방금 아버지가 한 얘기 한 번 잘 생각해봐. 아버지가 한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으면 아버지의 의견을 따르고, 아버지가 방금 한 말이 전혀 설득이 안되면 아버지랑 다시 얘기해봐도 좋아."라엘이는 고개를 떨구었다.푹 쉬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진 못한 것 같았다.머릿속이 텅 빈 백지장처럼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차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저 일단 샤워하러 갈게요." 라엘이는 코를 만지작 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나 윗층을 향해 올라갔다.지성이도 곧바로 누나의 뒤를 따라갔다."지성아, 누나 샤워하러 가는데 왜 쫓아가는 거야?" 박시준은 지성이가 라엘이에게 헛된 아이디어를 말할까봐 걱정되었다."저.... 저도 누나 설득해 볼게요." 박지성이 이렇게 말하니 박시준도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다.박지성은 라엘이를 따라 2층에 올라간 후, 라엘이는 지성이를 노려보았다."나 기분 안 좋은 거 안보여?" 라엘이는 말하며 성큼성큼 자신의 방을 향해 걸어갔다. "조그만게 뭘 설득하겠다는 거야?""난 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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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2장

김세연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저 귀국했어요." 라엘이는 그가 말하기도 전에 먼저 말했다. "방금 아버지랑 얘기 나눠 봤어요."라엘이는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해 상세히 말하지 않았지만 김세연도 잘 알고있을 것이다."아버지는 제가 세연 씨랑 만나는 거 반대하세요." 라엘이는 그의 숨소리를 들으며 말했다. "우린 정말 인연이 아닌가 봐요."김세연은 이 결론을 듣고 심경에 별로 큰 변화가 없었다.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뻔한 결과였기 때문이다."자꾸 인연이 언제 나타날까 하는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살다보면 인연은 언젠가 자연스레 나타날 거야." 김세연은 그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럼 세연 씨의 인연은요? 세연 씨가 계속 인연을 기다리고 생각하고 있어서 여태것 나타나지 않은 거예요?" 라엘이는 그의 말에 반박했다. "제 생각엔 이미 씨도 아주 괜찮은 사람 같던데요.""좋은 사람이지, 그 사람한테 밥 한끼 대접해야 해." 김세연은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김세연은 굳이 결혼을 해야 하는 게 아니였다, 그는 오래 전부터 혼자 사는데 익숙한 상태였다."세연 씨한테 그렇게 큰 도움을 줬는데 밥 한끼로 되겠어요?" 라엘이는 놀리듯 말했다. "너무 쪼잔한 거 아니예요?""밥은 전에 사기로 한 거고. 이번에는 내가 그 사람한테 큰 신세 하나 졌지. 나중에 내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조건없이 도와줘야지.""네." 라엘이는 문득 더 이상 김세연과 할 얘기가 없음을 깨달았다, 두 사람은 이미 서로에 대해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지금 뭐하고 계세요?""책 읽고있어.""무슨 책이요?""최근에는 '백년의 고독' 읽었고 지금은 '사피엔스' 읽고있어.""네.... 밖에도 좀 다니세요! 매일 집에서 책만 읽는 거 답답하지 않으세요?" 라엘이가 말했다.사실 정작 그녀 본인도 집순이였다.특히 일을 시작한 후부터는 더 밖에 나가기 싫었다.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라도 하루종일 회사에 있다보면 체력이 거의 소진되곤 한다. 그래서 퇴근하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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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3장

하지만 둘째 오빠가 집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자신이 직접 해결할 수 있다고 현이더러 학교에 가라고 했다. 그리고 설사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다투지는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왜냐하면 여태껏 심각하게 싸운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현이는 둘째 오빠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엄마도 그녀에게 다투지 않고 평화롭게 잘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현이는 그냥 학교로 왔다.하지만 둘째 오빠가 보낸 메시지를 보고 현이는 여전히 많이 속상했다.둘째 오빠한테서 누나가 포기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현이가 속상한 이유는 전에 언니가 김세연을 얼마나 많이 좋아하는지 여러 번 말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나가 포기했어'라는 메시지를 보았을 때 현이는 언니도 많이 속상했겠다고 예상할 수 있었다."현이 씨, 안녕하세요? 혹시 친구 해도 될까요?" 안경을 쓰고 젊잖아 보이는 한 남자애가 현이의 앞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현이는 상대방을 흘끗 보았다.이번 수업은 전공수업이라 이 남자애도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학생일 것이다.현이는 이 남자애의 얼굴이 낯설지 않았다, 오다가다 우연히 몇 번 마주친 적 있었던 것 같았다."안녕하세요, 오늘은 집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미안해요." 현이는 상대방과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그녀가 자고자대하여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였다. 다만 대학에 진학한 후 같은 과 몇 명의 여학생들과 친구를 사귀었을 뿐 남학생들에게는 항상 경계심을 지니고 다녔다.우선 그녀는 대학에 다니는 동안 연애할 계획이 없었다.다음으로는 그녀는 이성관계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잘 몰랐다.여태껏 살아오며 그녀는 서은준을 제외한 기타 이성과 많은 얘기를 나눈 적이 한 번도 없었다.처음 서은준과 접촉했을 때도 친구사이가 아닌 주인과 하인의 관계였기 때문에 현이는 많은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그럼 일단 연락처 교환하고 친구 추가해요! 시간 있을 때 같이 놀아도 되잖아요! 같이 운동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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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4장

현이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해도 괜찮아요. 메시지 보낼 때마다 답장 안하고 무시하면 그 학생도 무슨 뜻인지 이해할 거예요. 이런 작은 일로 아버지 귀찮게 할 필요 없어요.""이 자식이 자기 분수도 모르고 감히 누구한테 연락처를 달라고 대시하는 거야?" 장 기사님은 욕을 퍼부으며 말했다."저 학생은 제 가정상황에 대해서 몰라요. 그냥 제가 예뻐서 연락처 달라고 한 거예요.""그래도 자기 분수 모르는 거지! 그 자식이 너한테 계속 메시지 보내면서 귀찮게 할가봐 걱정되네. 계속 귀찮게 하면 참지 말고 직접적으로 얘기해. 얘기해도 소용 없으면 바로 아저씨한테 말하고." 장 기사님은 현이가 마음이 약해질가봐 걱정되였다. 교문까지 따라나오게 한 것만 봐도 현이의 성격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네. 언니는 어떻게 됐어요?" 현이가 물었다."내가 나올 때 언니 방안에 있었어. 다투진 않았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네, 둘째 오빠가 얘기해 줬어요. 그래도 언니 마음 속으로는 힘들어 할 것 같아요.""네가 돌아가서 잘 타일러 봐. 고작 남자 하나 때문에 가족들이랑 다투고 할 필요는 없잖아."현이는 장 기사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이 감정 없는 기계가 아닌지라 괴로움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집에 돌아온 현이는 신발을 갈아신고 바로 2층 언니의 방으로 향했다.그녀는 문을 두드리며 언니를 불렀다.라엘이는 동생의 목소리를 듣고 바로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열었다."오늘 왜 이렇게 일찍 돌아왔어?" 다행히 라엘이의 표정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현이는 가방에서 사탕을 한 웅큼 꺼내가 라엘이에게 주었다: "점심에 산 건데요. 이런 사탕이 시큼하고 달달해서 식욕도 돋구고 맛있어요.""그래! 한 번 먹어볼게. 사탕 먹어본 지도 오래됐네." 라엘이는 사탕 한 알을 꺼내며 껍질을 벗기고 입에 넣었다. "확실히 좀 시큼하네.""처음에는 좀 신데 신맛 지나가면 달콤해요." 현이도 한 알 벗겨서 입속에 넣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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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5장

라엘: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나 내일부터 출근하면 본가에 돌아오지 않을 거야."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도 주말에는 돌아오는 거죠!""물론이지. 비록 아버지랑 협상이 잘 끝나진 않았지만 이 일 때문에 여태껏 받아온 아버지의 사랑을 부정할 순 없어." 라엘이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현아, 언니 너무 걱정 안해도 되. 네 말대로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 질 거야.""언니, 저랑 같이 산책하러 가요! 지금 밖에 덥지도 않고 좋아요." 현이는 창밖을 내다보며 지금 나가서 신선한 공기도 마실겸 산책하기 딱 좋다고 생각했다."그래. 사탕 몇 개 더 줘봐. 꽤나 맛있는데?" 라엘이는 현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현이는 모든 사탕을 언니에게 다 주었다: "원래부터 언니 주려고 산 거예요."두 자매는 집에서 나와 동네에서 천천히 걸었다."언니, 오늘 수업 끝나고 어떤 남학생이 제게 연락처 달라고 했어요." 현이는 일부러 화제를 돌리며 언니의 관심사를 돌렸다.이 말을 들은 라엘이는 바로 표정이 바뀌더니 물었다: "잘생겼어? 그 학생에 대한 첫인상은 어때?"현이: "전 남학생과 친구 사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요. 근데 그 학생이 교문까지 계속 따라왔어요, 마침 장 아저씨도 교문에서 기다리고 있고 해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그냥 연락처 알려줬어요."라엘: "그 학생이 계속 귀찮게 하면 어쩌려고 그래? 관심없는 사람한테는 차라리 너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는 게 좋아. 다음에 또 쫓아다니면 그냥 꺼지라고 해."아마도 여태껏 자라온 현이의 환경이 현이를 이렇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녀의 할머니가 어려서부터 늘 다른 사람을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참을 수 있으면 참으라고 가르쳤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는 언니가 말한 것처럼 상대방에게 꺼지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상상조차 해본 적 없었다."다음에 또 쫓아오면 그때는 제대로 거절할게요." 현이가 말했다."그래. 두려울 것 없어. 우리 가족 모두가 너의 든든한 방패니까 아무도 감히 널 함부로 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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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6장

라엘이는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는 동생을 보며 웃픈 느낌이 들었다."네가 작성한 글 보니까 나도 막 숨 막히는 기분이 드네, 그 남학생도 보고 질겁하겠는걸."현이: "계속 자기 집에 돈 있다고 하면서 또 서로 집안 형편이 비슷해야 한다고 했으니까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라엘이는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말했다: "좋은 방법인 것 같은데. 근데 학교에서 막 소문내고 다니면 어떡해?""그럼 더 잘됐죠! 그렇게 하면 오히려 불필요한 사회생활도 안해도 되고 귀찮은 일도 많이 없어질 것 같아요." 현이는 메시지를 보낸 후 상대방이 계속 입력 중인 것을 보았다, 하지만 결국 어떤 메시지도 없었다.아마 그 남학생도 망설이며 깊은 고민에 빠졌나보다.현이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언니의 손을 잡고 동네 입구로 향해 걸어갔다."언니, 우리 쇼핑하러 갈까요?" 현이는 개학한 후 여태껏 쇼핑한 적이 없었다."걸어서 가자고?" 라엘이는 쇼핑하러 가려면 돌아가 차를 가지러 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시내로 가려면 택시 타고 가도 되구요." 현이가 말했다. "아니면 우리 동네 근처로 갈려면 걸어서 가도 되고요.""그래! 그럼 걸어서 가자! 어차피 계속 집에만 있어서 별로 힘도 없었는데 오히려 나와 걸으니까 정신도 맑아진 거 같은데.""집에서 매일 우울한 생각만 하니까 더 힘이 빠지고 맥이 없는 거예요. 이렇게 나와서 바깥 공기도 마시고 운동도 하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하면 분명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현이야, 넌 정말 내 소울 메이트야.""언니, 난 언니가 매일매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그럴게."이틀 뒤.라엘이는 본가로 돌아온 후 저녁을 먹으며 자신이 곧 출장할 거라는 소식을 가족들에게 알렸다."북쪽 나라는 너무 먼데, 그리고 엄마 기억 속에는 아주 추웠던 거 같아." 진아연은 딸이 북쪽 나라로 출장간다는 소식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금 쯤이면 한창 눈 내리고 있을 걸."박시준은 휴대폰을 꺼내 북쪽 나라의 날씨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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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7장

"언니가 전에는 거의 출장을 안 갔었어. 엄마랑 아버지가 언니 힘들까봐 걱정하는 것도 있었고 언니도 부모님의 뜻을 많이 따랐거든. 근데 지금은 확실히 생각이 달라졌어, 세상에 힘들지 않고 편하기만 한 일이 어디 있겠어? 일 뿐만 아니라 생활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 강해지려면 반드시 부모님이 지켜주는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걸 깨달았지."현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언니의 말에 공감을 표현했다.라엘이는 잠들기 전에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하나 올렸다.그녀는 북쪽 나라의 설경 사진과 티켓 사진을 올리며 다음과 같은 글을 첨부하였다: 이번 북쪽 나라 여행 너무 기대되는 걸!인스타그램을 올린 후 라엘이는 잠에 들었다.북쪽 나라로 가는 항공편은 하루에 단 한 번 뿐이였다.이 유일한 비행기는 매일 아침 7시에 이륙한다.라엘이가 내일 아침 6시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박시준의 집에서 공항까지 거의 한 시간 거리였다.그래서 그녀는 늦어도 새벽 5시 전에는 집을 나서야 했다.새벽 5시에 떠나려면 새벽 4시 반까지는 일어나야 했다.그것도 아침 먹는 시간을 포함하지 않는 시간이였다.그녀는 평소에 이렇게 일찍 일어날 일이 거의 없었기에 계속 신경쓰고 있었다.그녀는 휴대폰을 보지 않으려고 최대한 자제했지만 여전히 깊은 잠에 들지 못했다.그녀는 새벽에 몇 번이나 깨어났다 다시 잠에 들었다를 반복했다... 마침내 휴대폰 알림이 울릴 때까지 버텨냈다.그녀는 해탈하듯 이불을 제끼고 일어나 방안의 불을 켰다.알람을 끄면서 그녀는 김세연이 보내온 메시지를 보았다.그는 그녀에게 북쪽 나라에 무엇 때문에 가냐고 물었다.그리고는 지금 북쪽 나라의 기온이 매우 낮다고 귀띔해 주었다.라엘이는 '출장이요'라고 답한 후 휴대폰을 내려놓고 씻으러 갔다.6시에 라엘이는 공항에 도착하여 함께 출장갈 동료들과 만났다.모든 수속을 마친 후 4인은 공항 라운지에서 기다렸다."대표님, 가족분들이 배웅하러 안 오셨어요?""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어. 새벽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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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8장

마지막까지 읽으니 여주인공이 연인이 되지 못한 남성의 모든 연락처를 삭제한 후 자신의 세계에서 그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내용으로 끝났다.결론은 이 세상에 남자든 여자든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상대방에게 헌신하는 사람은 없으니 인연이 되지 못한다면 차라리 완전히 끝내고 마음을 비워내야 진정한 백마탄 왕자를 만날 수 있다는 내용이였다.이 글을 읽은 후 라엘이는 잠시 넋을 잃은 것 같았다.그녀는 함부로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였다.다만 그녀와 김세연의 관계에 대해, 만약에 완전히 끊어내지 못한다면 라엘이는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 같았다.그녀는 자기 자신을 너무 잘 알고있었다.김세연이 그녀의 연락처에 있는 한, 그녀가 인스타그램만 올리면 김세연이 메시지를 보내는데 어떻게 김세연을 잊고 새로운 감정을 시작할 수 있겠는가?김세연과 깨끗하게 끝을 맺고 싶다면 우선 김세연과 제대로 대화를 나눠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일방적으로 김세연을 삭제한다고 해도 김세연이 그녀를 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녀는 알고있다, 김세연에게 앞으로 다시는 연락하지 말고 다시는 만나지도 말자고 얘기 한다면 평생 김세연을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라는 걸 말이다."대표님, 비행기에 탑승할 시간입니다!" 비서는 멍하니 생각에 잠긴 라엘이를 다시 현실로 잡아당겼다.A국에서 북쪽 나라까지 18시간이나 걸렸다.북쪽 나라까지 가는 비행시간이 너무 길어 라엘이는 단 한 번도 북쪽 나라에 가본 적이 없었다.비행시간이 12시간을 초과하면 너무 피곤하기 때문이다.그녀는 많은 나라를 가봤지만 대부분 A국에서 가까운 나라들이였다, 그리고 매년 일정한 시간마다 B국에 다녀오기도 했었다.이번에 북쪽 나라에 출장 가는 것은 그녀에게도 처음으로 먼길을 떠나는 것이였다, 그래서 그녀를 지키던 경호원들도 따라오지 못하게 하였다.그녀는 북쪽 나라에서 이미 경호원들을 고용했고 비행기에서 내리면 공항에 마중나와 있을 것이다.남산대.지난 번 현이가 안경을 쓴 남학생에게 자신의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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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9장

"그만 좀 따라오시죠? 지난 번처럼 계속 따라오면 경비실에 알리는 수밖에 없어요." 현이는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했다.남학생은 잠시 멍하니 서있었다, 현이가 이렇게 단호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그럼 여기서 얘기해요!" 남학생은 안경을 콧등에 밀며 말했다. "혹시 지난 번에 제가 답장하지 않아서 화난 거예요? 저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어요. 이틀동안 곰곰히 생각해봤고 현이 씨랑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어서요.""저랑 친한 척 좀 하지 마세요. 전 그쪽이랑 만날 생각 전혀 없어요, 그냥 친구도 싫다구요." 현이가 자신의 입장을 밝힌 후 남학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역시 제가 답장 안해서 화나셨나 보네요." 남학생은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우리 일단 만나보고 현이 씨 집의 빚은 천천히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거였어요..."그의 말을 해석해보면 어차피 지금 당장 결혼할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많이 생각할 필요는 없으니 빚은 일단 신경쓰지 말고 연애부터 하자는 뜻이였다.아직 둘 다 학생이기도 하고 결혼 얘기를 꺼내기엔 이른 건 사실이였다."제 여자친구가 되어주면 현이 씨 생활비는 제가 낼게요." 안경을 쓴 남학생의 말은 들은 현이는 화가 치밀어 올라 바로 정색하며 말했다."한 마디만 더 하면 당장 선생님께 전화해서 저 귀찮게 한다고 이를 거예요!"현이가 이렇게 말하자 남학생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현이는 태도는 매우 분명했다.그냥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아마 자신보다 더 나은 조건의 이성이 그녀를 쫓아다니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자신이 제시한 조건을 무시할 수 있겠는가?대학을 다니면서 한 달에 생활비가 적어도 50만 원 정도는 들 것이다, 그는 현이에게 매달 백만 원도 써줄 수 있는데 굳이 자신을 거절하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멀지 않은 곳에서 어떤 중년 남성이 몰래 사진을 찍어 박시준에게 보내주었다.사진을 찍은 사람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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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0장

박시준이 메시지를 보낸 후 진아연이 말했다: "우리 현이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할 지 모르겠네요.""우리 딸 이제 겨우 18살이야...""18살이면 충분히 연애할 수 있는 나이죠. 시준 씨, 라엘이한테 엄격하게 했던 것처럼 현이한테 똑같이 요구하지 마세요. 현이 전에도 고생 많이 하면서 지냈는데 연애하고 싶다면 절대 반대하지 마세요." 진아연은 이 기회를 빌어 남편과 의논하고 싶었다. " 사람 성품 좋고 현이한테 잘해주기만 하면 말리지 맙시다 우리.""여보, 당신 이거 정말 위험한 생각이야. 내가 왜 미래 사위에 대한 조건을 그렇게 까다롭게 제기했는지 알아?" 박시준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왜냐하면 그런 조건을 내세워야만 훌륭한 인재를 찾을 수 있거든...""당신은 왜 한 사람의 성품과 자질이 그런 어처구니 없는 조건들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진아연은 그와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한 사람의 성품은요, 일부는 유전에 따라 결정되고 나머지는 자란 환경과 연관이 있어요, 보통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일지라도, 심지어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일지라도 훌륭한 성품을 지닐 수 있다구요. 우리 현이가 가장 좋은 예겠네요. 그렇게 어렵고 힘든 환경속에서도 씩씩하고 착하게 자랐잖아요."진아연의 말을 들은 박시준은 딱히 뭐라 반박할 수 없었다."좋아! 그럼 현이가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게 되면 데릴사위 하라고 해!" 박시준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나는 우리 딸을 시집 보내서 절대 고생시킬 생각이 없어!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야! 현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면 나도 굳이 반대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 남자애가 진심으로 현이를 사랑하는 거라면 내 요구를 거절하진 않을 거야!"진아연은 순간 얼어붙었다.하지만 박시준이 이렇게 말하는 건 이미 최대한 타협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어쨌든 그에게 평범한 사위를 받아들이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였다.두 딸 모두 그의 보물같은 존재이니, 딸들이 시집 가서 고생하는 건 박시준 뿐만 아니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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