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준이 메시지를 보낸 후 진아연이 말했다: "우리 현이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할 지 모르겠네요.""우리 딸 이제 겨우 18살이야...""18살이면 충분히 연애할 수 있는 나이죠. 시준 씨, 라엘이한테 엄격하게 했던 것처럼 현이한테 똑같이 요구하지 마세요. 현이 전에도 고생 많이 하면서 지냈는데 연애하고 싶다면 절대 반대하지 마세요." 진아연은 이 기회를 빌어 남편과 의논하고 싶었다. " 사람 성품 좋고 현이한테 잘해주기만 하면 말리지 맙시다 우리.""여보, 당신 이거 정말 위험한 생각이야. 내가 왜 미래 사위에 대한 조건을 그렇게 까다롭게 제기했는지 알아?" 박시준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왜냐하면 그런 조건을 내세워야만 훌륭한 인재를 찾을 수 있거든...""당신은 왜 한 사람의 성품과 자질이 그런 어처구니 없는 조건들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진아연은 그와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한 사람의 성품은요, 일부는 유전에 따라 결정되고 나머지는 자란 환경과 연관이 있어요, 보통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일지라도, 심지어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일지라도 훌륭한 성품을 지닐 수 있다구요. 우리 현이가 가장 좋은 예겠네요. 그렇게 어렵고 힘든 환경속에서도 씩씩하고 착하게 자랐잖아요."진아연의 말을 들은 박시준은 딱히 뭐라 반박할 수 없었다."좋아! 그럼 현이가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게 되면 데릴사위 하라고 해!" 박시준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나는 우리 딸을 시집 보내서 절대 고생시킬 생각이 없어!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야! 현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면 나도 굳이 반대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 남자애가 진심으로 현이를 사랑하는 거라면 내 요구를 거절하진 않을 거야!"진아연은 순간 얼어붙었다.하지만 박시준이 이렇게 말하는 건 이미 최대한 타협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어쨌든 그에게 평범한 사위를 받아들이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였다.두 딸 모두 그의 보물같은 존재이니, 딸들이 시집 가서 고생하는 건 박시준 뿐만 아니라 진
"우리 집 통조림 공장에서 난 사고, 그쪽 짓이죠?" 어젯밤 아버지에게 한바탕 혼이 난 남자 학생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해 기분이 저조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 해가 밝자마자 문 앞에서 현이를 기다렸다.어젯밤, 아버지가 전화로 그의 집 공장에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몇몇 협력 업체가 공장과 협력을 중지하겠다고 한 것이다.아버지가 이유를 묻자, 상대방은 그가 학교에서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의 본가가 이곳과 가까웠다면, 그의 아버지는 그를 혼쭐내기 위해 어젯밤에 바로 학교로 달려왔을 것이다!그는 최근 자신이 누구를 건드렸는지 생각해 내느라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것은 박현뿐이었다."왜요 통조림 공장이 어떻게 됐는데요?" 현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그쪽 짓이 아니라고요? 최근에 저와 문제가 생긴 건 그쪽 한 사람뿐이에요. 전 다른 사람들과는 모두 사이가 좋다고요." 안경 아래 남자 학생의 얼굴이 분노로 가득했다. "그쪽한테 이런 재주가 있는 줄 몰랐네요. 우리 집 통조림 공장을 건드리다니... 우리 집 통조림 공장의 몇몇 협력 업체가 어젯밤에 하나 같이 우리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렸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요근래 제가 건드린 사람은 그쪽 하나뿐이에요!"그의 말을 듣고 나자, 현이는 대략적인 상황이 이해되었다.아빠가 이번 일에 대해 아는 것이다."아무 말도 없으면 묵인하는 걸로 알게요!" 남학생이 목소리를 키웠다. "앞으로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 말도 걸지 않고, 메시지도 보내지 않을게요. 제발 우리 집 공장은 건드리지 말아줘요!""전 이번 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요. 최근에 또 건드린 여자가 있지는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요!" 현이는 당연히 이번 일을 벌인 것이 자기 집이라는 걸 인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계속 자기를 귀찮게 하는 것도 원치 않았다. "앞으로는 그렇게 무례하게 굴지 마세요! 여자를 만나고 싶으면,
진아연: 그러렴. 점심은 뭐 먹었니?현이가 점심 식사를 찍어 엄마에게 보냈다.그녀는 오늘 점심으로 계란 볶음면과 갈비탕 한 그릇을 먹었다.현이가 보낸 사진을 보자마자 진아연은 마음이 아팠다: 현이야, 점심에 겨우 이것만 먹고 배가 부르겠어?사실 진아연도 학교에 다닐 때, 종종 아무렇게나 먹곤 했다. 배만 채울 수 있으면 그만이었다.하지만 사람은 보통 자신의 아이에게는 자신과 다른 기준을 세운다.현이: 아침을 많이 먹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배가 안 고파요. 이따가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더 잘 챙겨 먹을게요.진아연: 저녁에 뭐 먹고 싶은 것 있니? 이따가 엄마가 네가 먹고 싶은 걸로 차려 달라고 할게.현이: 전 아무거나 다 좋아요. 집에서 한 건 뭐든 맛있어요.딸이 보낸 메시지를 바라보며, 진아연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현이는 정말 착하고 예의 바른 아이이다. 진아연을 걱정하게 할 행동은 일절 하지 않았다.진아연이 잠시 침묵하더니, 다시 현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현이야, 이번에 엄마 아빠가 언니의 연애를 반대한 게 너무하다고 생각하니? 엄만 네 진심을 듣고 싶어.이런 이야기는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편이 더 나을 테지만, 진아연은 지금 당장 딸과 이야기하고 싶었다.현이가 바로 대답했다: 엄마, 우리 전화로 얘기해요! 저 다 먹었어요.진아연: 그러자.잠시 후, 현이가 식당에서 나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방금 너희 아빠와 이야기를 나눴어. 너희 언니가 이번에 북쪽 나라에 간 건, 상심이 커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기분 전환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아연이 자기 생각을 딸에게 말했다. "일이 이렇게 되어서 엄마도 마음이 아파. 이렇게까지 될 일은 아니었는데.""엄마,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언니는 그저 조금 더 단단해지고 싶은 것뿐이라고 했어요. 언니는 엄마와 아빠를 원망하지 않아요. 저에게 직접 그렇게 말했어요." 현이가 엄마를 위로했다. "저도 엄마와 아빠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세연 아저씨
"네, 가볼게요."이야기가 끝난 후, 모두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다.북쪽 나라는 몹시 추워, 이곳의 사람들은 술 마시는 걸 좋아했다."진 대표님, 이건 이곳에서 아주 유명한 술입니다. 들어 보셨을지 모르겠네요." 협력 업체의 책임자가 술 한 병을 가져와 라엘이에게 건네며 보여주었다.술을 마시지 않는 라엘이는 당연히 술의 브랜드를 잘 몰랐다."이건 백주인가요?" 투명한 색깔의 술을 보고는 라엘이가 물었다."맞아요! 이곳 사람들은 모두 백주를 마신답니다. 마시고 나면 아주 편안해지죠."비서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 "저희 진 대표님께서는 술을 드시지 않으십니다. 여기 맥주는 없나요? 저희는 맥주면 됩니다.""하하, 조금 맛만 보세요. 별일 없을 거예요." 책임자가 술병을 열더니, 빈 잔을 가져와 라엘이에게 술을 조금 따라 주었다.상대방이 자신에게 억지로 술을 강요하지 않기도 했고, 이곳의 명주를 맛보고 싶었던 라엘이가 흔쾌히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한 모금을 마신 뒤, 그녀가 순식간에 눈살을 찌푸렸다."하하하! 진 대표님, 어떠세요?""조금 독하네요...""정말로 술을 잘 못 드시나 보네요. 그럼, 음료수를 드시죠!" 상대방은 그녀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술을 전혀 못 마시는 건 아니에요. 와인은 조금 마실 수 있어요. 맥주도 조금 마실 수 있고요." 라엘이가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입에 넣었다.백주의 맛은 정말 독했다."여긴 여자들도 술을 잘 마셔요. 제 아내는 특히나 술을 잘 마시죠. 저보다도 술을 더 잘 마시거든요." 책임자가 웨이터에게 와인과 맥주를 주문하며 말했다."그럼, 조금만 더 마셔볼게요!" 라엘이가 술잔을 상대방에게 건넸다. "아주 조금만요.""대표님께서 드시고 싶으신 만큼 따라 드시죠." 상대방이 그녀에게 곧바로 술병을 건넸다.비서가 옆에서 작게 속삭이며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 "대표님, 취하시면 안 돼요. 백주는 금방 취해요.""조금은 괜찮을 거예요. 맛 좀 볼래요?"비서가 고개를 저었다: "전 괜찮
"대표님!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산을 오르신다는 거예요... 호텔로 모셔다드릴테니 돌아가서 쉬세요! 제 말대로 하세요!" 비서가 라엘이의 팔을 잡아끌고 그녀를 호텔로 데려가려 했다.하지만 라엘이가 재빠르게 손을 피했다.술을 마신 덕에 그녀는 지금 온몸에 기운이 넘쳤다.비서는 이런 모습의 라엘이는 처음 보았다.평소 그녀 마음속의 라엘이는 지적과 우아함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지금 라엘이는 그런 환상 속 미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 속 사람으로 변했다.귀여움은 여전했지만, 조금 감당하기 버거웠다.비서가 지쳐 숨을 헐떡이며, 라엘이의 옆에 서서 전화를 거는 라엘이를 지켜보았다.그녀가 누구에게 전화를 거는지도 알 수 없었다.비서는 망설이며 그녀가 전화를 마치기를 기다리다가, 경호원을 불러 그녀를 호텔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만에 하나 이따 그녀가 날뛰며 곧 죽어도 산에 오르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아무리 그녀가 대표님이어도, 비서는 그녀가 그렇게 위험한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그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박씨 가문의 사람이 책임을 물을 것이 분명했다.잠시 신호음이 울린 후, 전화가 연결되었다.전화기 너머 김세연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여보세요, 너 아직 북쪽 나라에 있는 거야?"라엘: "세연 아저씨... 이리 와요... 이리 와서 나랑 같이 설산에 올라요! 아저씨에게 할 말이 있어요... 얼굴을 보고 해야 하는 말이에요... 우리 설산에 오르면서 얘기 좀 해요..."라엘이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술김에 도중에 딸꾹질도 했다.김세연은 그녀의 말투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눈치챘다."라엘아, 너 술 마셨어?""조금 마셨어요... 정말 조금이요... 전 술을 잘 마셔서... 취하지 않았어요." 라엘이가 말을 하는 도중에, 찬 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붉어진 뺨에 와닿았다. 추위를 느낀 라엘이가 곧바로 비서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 비서를 끌어안았다. "올 거예요, 안 올거예요... 안 오면...""라엘아, 너
침실 안의 인기척을 들은 비서가 곧바로 침실 문을 두드렸다.라엘이가 방문을 열었다."대표님, 오늘은 좀 어떠세요? 배 안 고프세요? 뭐 드시고 싶으세요? 물부터 먼저 드세요! 입술이 조금 부르트셨어요." 비서가 물병의 뚜껑을 열어 라엘이에게 건네며 말했다.물병을 건네받은 라엘이가 벌컥벌컥 물을 마셨다."대표님, 앞으로 백주는 다시는 마시지 마세요. 백주는 도수가 너무 높아서, 우리처럼 주량이 평범한 사람에겐 맞지 않아요. 어제 레스토랑에서 나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세요?" 비서가 물었다.라엘이는 물을 반병 마신 다음 뚜껑을 닫았다.위가 요동쳤다. 배가 너무 고팠다."먹을 거 좀 있어요? 너무 배고파요." 침실에서 나온 라엘이가 메뉴판을 찾아 음식을 주문하려 했다."대표님, 제가 아침에 죽을 사 왔어요. 식었는지 보고 올게요." 비서가 메뉴판을 그녀에게 건넨 뒤, 아침 식사의 온도를 확인하러 갔다. "대표님, 아직 따뜻해요.""그럼, 죽부터 먹을래요!" 라엘이가 식탁으로 걸어가 숟가락을 들고 죽을 먹기 시작했다.위의 불편함이 점차 완화되자, 라엘이는 갑자기 아까 비서가 그녀에게 했던 질문이 떠올랐다."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어요?" 멍한 라엘이의 표정에 비서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대표님, 제가 휴대폰을 가져다 드릴 테니, 통화 기록을 확인해 보세요." 이 말과 동시에, 비서는 발걸음을 옮겨 침실에서 라엘이의 휴대폰을 가지고 왔다."통화 기록은 왜요?" 라엘이는 차분하게 다시 죽을 한 입 먹었다. 속은 한결 나아졌지만, 머리는 여전히 어지러웠다.앞으로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다.술은 마실 때도 괴롭고, 마시고 난 다음에도 괴롭다."대표님, 대표님께서 누구에게 전화했는지 보세요." 비서가 그녀에게 휴대폰을 건넸다.그녀가 전화기를 들어 잠금을 풀고 화면을 켰다.통화 기록의 제일 위에 있는 김세연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라엘이가 멍하니 통화 기록을 바라보았다.분명히 어젯밤에 건 전화인 데다, 통화 시간이 5분이
비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그녀의 결정도 이해되었다: "대표님, 대표님은 정말 좋은 분이세요. 대표님께선 분명 대표님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남자를 만나실 거예요.""난 이제 더 이상 연애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초조하지도 않고요." 라엘이가 개운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예전에 내가 그렇게 마음이 초조했던 건, 세연 아저씨와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이거든요."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지금, 라엘이는 오히려 초조함이 사라졌다."대표님, 대표님 같은 분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니, 그렇게 생각하니 저 같은 사람은 걱정해 봐야 아무 소용 없을 것처럼 느껴져요." 비서가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은 고통의 연속인가 봐요."라엘이가 미소 지었다: "그런 말 하지 말아요. 그래도 좋은 일이 나쁜 일보다 훨씬 많은 걸요. 이곳에 온 이후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아픈 감정은 점차 사그라든다는 말이 맞았어요. 시간이 약이에요."비서: "대표님, 어젯밤에 설산을 오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그래서 방법을 찾아 봤어요. 도보로만 설산을 오르면 정말 힘들대요. 그래서 그 방법은 어려울 것 같아요! 설산의 풍경을 보고 싶으신 거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어요. 케이블카를 타고 설산에 올라가 사진을 찍는 거죠. 그런데 케이블카는 우리를 설산의 1,000m까지만 데려다 줄 수 있대요. 전망이 더 높은 곳에서 보는 것보다는 못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이 방법을 선택한대요. 우리도 이렇게 가죠!"라엘이가 잠시 침묵하더니 물었다: "어젯밤에 내가 북쪽 나라로 오라고 한 말에 세연 아저씨가 정말로 알았다고 했어요?"라엘이는 자신이 전화를 건 것은 어렴풋이 기억했다. 하지만 누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못 믿으시겠으면, 김세연 씨에게 전화로 확인해 보세요." 비서에게는 김세연의 연락처가 없었다. 그래서 김세연이 출발을 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라엘이가 휴대폰을 들어 김세연
이런 상황을 몰랐던 현이는, 순간적으로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지성이가 또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사실 네가 그를 무시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어. 나쁜 사람은 아니거든. 그냥 내내 버림받은 것처럼 굴 뿐이야. 난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현이가 물었다: 예전에 언니는 그 사람과 무슨 관계였어요?지성: 밥이나 같이 먹는 친구였을 거야! 누나는 그 사람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은 없었어. 그런데 그 사람이 혼자서 착각을 해버린 거야.몇 초 동안 고민한 끝에 현이가 대답했다: 그 사람, 지금 우리 학교 밖에 와 있다고 해요. 언니의 친구이기도 하고,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만나보고 올게요! 그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볼 겸.지성: 나도 처음에는 너와 같은 생각이었어. 그런데 결국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걸 깨달았지. 그 사람이 널 계속 귀찮게 하면, 너도 바로 그 사람 차단해 버려.현이: 알았어요.한 시간 후, 현이가 미르가 있는 카페에 도착했다.현이는 한눈에 미르를 알아보았고, 미르 역시 현이를 한눈에 알아보았다.미르는 카페 안에 있는 유일한 외국인이었기 때문이다.미르가 현이를 알아본 건, 현이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그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미르가 현이에게 손짓하자, 현이가 곧장 그를 향해 걸어갔다."안녕하세요, 현이 씨. 전 현이 씨 언니의 친구 미르라고 해요. 언니에게 제 얘기를 들으셨을지 모르겠네요." 미르가 웃으며 먼저 말을 걸었다.현이가 고개를 저었다. "언니는 북쪽 나라에 갔거든요.""저도 알고 있어요. 전 정말 아쉬운 마음이 커요. 전 진심으로 라엘이를 좋아하는데, 도저히 라엘이의 마음을 얻을 방법이 없네요.""미르 씨를 좋아하고, 미르 씨에게 고백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데, 미르 씨도 모든 사람의 고백을 받아주지는 않으실 거잖아요." 현이의 대답에 미르는 놀라 입을 다물 수 없었다.오랫동안 그를 괴롭혀 온 문제에 대한 해답을 마침내 찾아낸 것 같았다."현이 씨가 보기에, 저와 현이 씨의 언니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