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사는 말했다. "빠르면 3~4개월 정도 걸릴 거예요. 늦으면... 음, 정확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그리고 조금 망설이더니 다시 말했다."사모님께서는 나이가 어리시니깐 분명히 잘될 거예요." 이곳으로 오고 난 뒤, 많은 시간이 흘렀고 A 시에 첫 가을비가 내렸다.저녁.진아연은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다.그러고는 침대 쪽으로 다가가 오늘 새로 사 온 수분크림을 피부에 천천히 발랐다."아, 박시준 씨도 제가 좀 발라드릴게요! 요즘 날씨가 많이 건조해졌어요."라고 말하며 박시준의 곁에 다가갔다.침대 가장자리에 걸 터 앉아 손가락에 크림을 살짝 묻혀 그의 얼굴에 천천히 발라주기 시작했다.그런데 갑자기 그의 눈이 번쩍하고 뜨였고, 마주친 그의 눈동자는 보석처럼 깊고 그윽했다.그녀는 그의 눈빛에 정신이 아찔했고 너무 놀라 호흡이 거칠어졌다.비록 매일 이런 일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 그의 눈동자를 마주칠 때마다 적응이 되지 않았다."아... 내가 너무 많이 움직였나? 그렇다고 그렇게 세게 만진 것도 아닌데!" 호흡을 다시 가다듬은 뒤, 그의 뺨을 부드럽게 마사지했다.그러면서 천천히 말을 건넸다."박시준 씨, 인터넷 뉴스에서 보니깐 연애를 안 하신 이유가 건강 때문이라는 말도 있던데... 그러기엔 너무 건강하신데?! 튼튼한 팔... 튼튼한 허벅지..."그녀는 크림을 발라준 뒤, 무심코 그의 팔과 다리를 쓰다듬었다.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고 순수한 호기심으로 살짝 쓰다듬기만 했다.하지만 그 뒤의 그의 반응에 그녀는 순식간에 눈이 커졌다.왜냐하면... 분명 남자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렸던 것이다."박시준씨...? 당신이? 바, 방금 말한 거예요?!" 진아연은 후닥닥 침대에서 튕기듯이 일어났고, 큰 두 눈으로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그 역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예전과 다른 게 있다면 전에 그의 눈빛은 초점이 없어 보였다면, 지금은 그의 눈빛이 그녀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었으며 감정이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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