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샹들리 아래에 누워있는 박시준의 눈빛은 흑요석처럼 깊게 빛났고, 그 모습은 매력적이고도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환자처럼 보이지 않는 그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 충분했다.그런 모습을 본 박우진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고 주춤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아... 아연아. 아! 아니. 숙모님! 그러고 보니 시간이 너무 늦었네. 그, 그럼 둘이 좋은 시간 보내세요!" 박우진은 식은땀을 흘리며 비틀대다 침실을 빠져나왔다.진아연은 갑자기 당황해하며 못 볼 것을 본 사람처럼 몸을 떨며 나가는 그의 모습을 지켜봤다.설마... 박시준이 일어난 건가? !그럴 리가...! 시한부라고 하지 않았나?!그녀는 그에게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가까이서 보고 싶었지만 두 발은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엄청난 두려움이 그녀를 덮쳐오는 거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아래층으로 달려갔다!"이모님...! 박시준 씨가 깨어났어요! 눈을... 눈을 뜨고 있어요!" 이모님은 그 말을 듣고는 서둘러 위층으로 올라갔다."사모님, 사실 매일 같이 눈을 뜨세요. 그렇다 해서... 정신이 온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에요. 보세요. 우리가 이렇게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반응이 없으시잖아요."이모님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날 확률은 극히 낮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진아연은 뭔가 두려웠다. "저... 밤에 불을 켜도 될까요? 조금 무서워서요." "물론이죠. 그럼 얼른 주무세요! 내일 아침 일찍 본가로 넘어가야 할 거예요. 그럼 내일 아침에 깨우러 올게요." "네." 이모님을 보낸 후, 진아연은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그리고 그녀는 그의 옆에 앉아 잘 생긴 박시준의 얼굴을 바라보며 손을 뻗어 그의 얼굴 앞에서 손을 휘저었다."박시준씨,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그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갑자기 슬퍼졌다.
모두의 관심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아연이는 내가 알기로는 아직 학교에 다닌다고 들었는데? 만약 임신을 하면 학업에 지장이 있을 텐데..." 박한의 아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리고 박한이 한술 더 떠 말했다 "그러니깐! 아연이는 지금 공부할 나이인데. 집에서 애를 키우고 싶진 않겠지!" 장남과 큰 며느리의 생각을 뻔히 다 알고 있는 노부인은 아들 박시준의 후손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아연아, 네 생각이 중요하단다. 우리 시준이의 아이를 낳아주겠니?"노부인은 그녀에게 솔직하게 말했다."네가 시준이의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시준이의 모든 재산은 그 아이가 상속받게 된단다. 시준이의 재산이라면 아연이 너와 아이들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아도 될 정도로 많고." 진아연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우진이 박시준의 재산을 빼앗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그 정도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또한 그녀가 거절을 한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강제로라도 아이를 낳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컸다.그녀의 대답을 들은 노부인은 매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잘 생각했다. 역시 아연이가 현명하구나. 모두들 시준이가 죽을 사람이라 얻는 게 없을 거라 생각하던데... 호호!" 그렇게 가족 모임이 끝난 뒤, 진아연은 본가에서 나와 박시준이 있는 별장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그런 그녀를 박우진이 붙잡았다.뜨거운 태양이 견디기 힘들다는 듯 매미들이 울어대기 시작했다...진아연은 자신을 붙잡은 박우진의 얼굴을 보니 짜증이 났다.그녀는 이모님에게 바로 말했다. "이모님, 먼저 선물들을 가지고 가주세요." 이모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선물들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박우진은 주변을 살피더니 아무도 없자 말을 꺼냈다. "아연아! 너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나랑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같이 있을 때는 만지지도 못하게 하더니... 어떻게 네가 삼촌의 아이를 낳겠다고 하는 거야.
여의사는 말했다. "빠르면 3~4개월 정도 걸릴 거예요. 늦으면... 음, 정확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그리고 조금 망설이더니 다시 말했다."사모님께서는 나이가 어리시니깐 분명히 잘될 거예요." 이곳으로 오고 난 뒤, 많은 시간이 흘렀고 A 시에 첫 가을비가 내렸다.저녁.진아연은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다.그러고는 침대 쪽으로 다가가 오늘 새로 사 온 수분크림을 피부에 천천히 발랐다."아, 박시준 씨도 제가 좀 발라드릴게요! 요즘 날씨가 많이 건조해졌어요."라고 말하며 박시준의 곁에 다가갔다.침대 가장자리에 걸 터 앉아 손가락에 크림을 살짝 묻혀 그의 얼굴에 천천히 발라주기 시작했다.그런데 갑자기 그의 눈이 번쩍하고 뜨였고, 마주친 그의 눈동자는 보석처럼 깊고 그윽했다.그녀는 그의 눈빛에 정신이 아찔했고 너무 놀라 호흡이 거칠어졌다.비록 매일 이런 일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 그의 눈동자를 마주칠 때마다 적응이 되지 않았다."아... 내가 너무 많이 움직였나? 그렇다고 그렇게 세게 만진 것도 아닌데!" 호흡을 다시 가다듬은 뒤, 그의 뺨을 부드럽게 마사지했다.그러면서 천천히 말을 건넸다."박시준 씨, 인터넷 뉴스에서 보니깐 연애를 안 하신 이유가 건강 때문이라는 말도 있던데... 그러기엔 너무 건강하신데?! 튼튼한 팔... 튼튼한 허벅지..."그녀는 크림을 발라준 뒤, 무심코 그의 팔과 다리를 쓰다듬었다.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고 순수한 호기심으로 살짝 쓰다듬기만 했다.하지만 그 뒤의 그의 반응에 그녀는 순식간에 눈이 커졌다.왜냐하면... 분명 남자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렸던 것이다."박시준씨...? 당신이? 바, 방금 말한 거예요?!" 진아연은 후닥닥 침대에서 튕기듯이 일어났고, 큰 두 눈으로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그 역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예전과 다른 게 있다면 전에 그의 눈빛은 초점이 없어 보였다면, 지금은 그의 눈빛이 그녀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었으며 감정이 담
진아연은 겁에 질려 주춤 거리며 뒤로 물러났다.확실히 그가 잠들어 있을 때는 전혀 몰랐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그는 마치 한 마리의 야수처럼 사나워보였다.이모님이 방에서 나와 문을 닫았다.겁에 질려 있는 진아연의 모습은 마치 새끼 사슴처럼 가여워 보였다. "사모님, 걱정 마세요. 대표님께서 깨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혼란스러워 그런 걸 거예요. 그러니 오늘 밤은 손님 방에서 주무신 다음 내일 다시 이야기하시죠. 박 사모님 또한 아연 씨를 마음에 들어 하시니 분명 사모님 편이 되어 주실 거예요." 진아연은 머릿속에 폭풍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박시준이 금방 세상을 떠날 거라는 생각만 했지 그가 이렇게 깨어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이모님, 제 물건이 방에 있어서요..." 진아연은 침실 쪽을 힐끗 쳐다봤고 들어가서 자신의 물건을 꺼내오고 싶어 했다.차갑게 자신을 바라보는 박시준의 눈빛은 떠올리며, 분명 그녀를 아내로 받아들일리 없을거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그래서 그녀는 언제든지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해야 했다.이모님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중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그냥 두셔도 돼요! 내일 제가 갖다 드릴게요." 진아연이 말했다. "네. 혹시 이모님도 무서워하시는 건 아니죠?" 이모님은 웃으면 대답했다. "오랫동안 곁에서 대표님을 모셔왔습니다. 차갑고 냉정해 보이셔도 절 곤란하게 만드신 적은 없으셨습니다." 진아연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비록 그녀는 그의 법적인 아내는 맞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가 일어난 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다. 그의 성격이라면 그녀에게 충분히 적대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날 밤, 그녀는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했다.박시준이 일어난 뒤, 그녀의 생활 패턴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다음날.아침 8시, 이모님은 침실에 있던 진아연의 물건을 손님 방으로 가져왔
하지만 출혈이 있기 때문에 유산의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의사의 말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진아연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선생님, 만약에 제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면요...?" 현재 그녀는 박시준과 이혼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아이의 문제는 다시 한번 고민해야 했다.의사는 그녀를 한번 훑어보며 말했다. "왜 원하지 않으시죠?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지 아십니까?" 그녀는 생각에 잠긴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근데 남편은 왜 같이 안 왔죠?" 의사는 "아이를 원하지 않더라고 남편과 먼저 상의하세요."라는 말했다.진아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난처해하는 그녀와 의료 기록서를 번갈아 쳐다보던 의사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겨우 21살이군요! 결혼은 안 했나요?" 진아연: "결... 결혼은... 하지 않은 거나 다름없죠!" 이제 곧 이혼을 하니깐 말이다."낙태 수술이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에요. 아연 씨가 결정한다 해서 오늘 바로 해드릴 수도 없어요. 우선 집에 돌아가서 좀 더 고민해 봐요. 남자친구와의 지금 관계가 어떻든 아이에게는 잘못이 없어요." 의사는 그녀에게 의료 기록을 보여줬다. "지금 약간 출혈이 있는 상태여서, 만약의 경우에 잘못된다면 앞으로 아이를 살릴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려워요." 진아연은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선생님... 그럼 아이는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죠?" 의사는 다시 그녀를 쳐다봤다. "낙태하려는 거 아니었어요? 왜요? 마음이 좀 그러세요? 음, 이렇게 예쁜 엄마라면 아이도 분명 엄마를 닮아 예쁠 거예요. 우선 제가 약을 처방해 드릴 테니 일주일 정도 푹 쉬신 다음, 일주일 뒤에 다시 병원에 오세요." ......그녀는 병원에서 나왔고 눈부신 햇살때문에 제대로 두 눈을 뜰 수도 없었다. 하지만 등 뒤로는 식은땀이 흘렀고, 발걸음은 납덩이처럼 무거웠다.그녀는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와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매
다행이라 해야 할지 그는 암호를 설정하지 않았다.게다가 컴퓨터 속도도 엄청 빨랐다.그녀는 마치 나쁜 짓을 하는 사람처럼 심장박동이 빨라졌다.심호흡을 하고 USB를 그의 컴퓨터에 연결한 뒤, 소셜 계정에 로그인했다.로그인 후, 재빨리 문서를 선배에게 발송했다.순조롭게 일은 진행됐다.선배 역시 12시 이전에 성공적으로 고객에게 발송했다.불안한 마음에 그녀는 1초도 더 서재에 머물고 싶지 않았고, 재빨리 종료 버튼을 누르려다 실수로 다른 것을 클릭했다.그리고 한 폴더가 갑자기 열렸다.호기심이 동한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폴더의 내용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5분 후, 그녀는 서재에서 나왔다.이모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보세요. 대표님께서는 이 시간에 안 돌아오신다니깐요."서재에서 나온 진아연의 마음은 매우 복잡했다. 박시준의 비밀 하나를 알아버렸다.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의 컴퓨터를 사용하지 말 걸 하며 후회했다."이모님, 혹시 그의 서재에 뭐... CCTV나 뭐 그런 감시 장치가 있나요?""음, 서재 밖에 있기는 해요."진아연은 온몸의 피가 '슥'하고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그럼... 제가 서재에 들어간 건 아시겠네요.""대표님께서 돌아오시면, 그때 먼저 말씀드리세요. 아마 괜찮다고 하실거예요. 10분도 안 걸렸고 문서만 보냈는데 이해하실 거예요." 이모님은 그녀를 위로했다.'띠링-'하는 소리와 함께 휴대폰이 울렸다.진아연은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했다.선배 이름으로 그녀에게 입금된 40만 원의 은행 메시지.생각지도 못한 돈이었다. 단 2시간 만에 40만 원을 벌다니!입금 문자는 순식간에 그녀의 두려움을 잠재워줬다.사실 고의로 그의 컴퓨터를 사용한 것도 아니었고, 특히나 훔쳐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그가 돌아오면 제발 화를 내지 말고 그녀의 말을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이미 그녀는 그와 이혼하기로 합의하였고, 이혼 후에는 다시는 만날 일 없을 것이다.그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든 앞으
방문이 열리자 박 사모님이 문 앞에 서서 방안을 천천히 들여다보았다.방안에는 진아연이 무릎을 두 손으로 꼭 껴안은채 고개를 숙이고 벽에 기대어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녀의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는 망연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문쪽으로 돌렸다."아, 아연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이니?!" 박 사모님은 진아연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아연아... 상태가 왜 이러니? 설마... 시준이가... 이렇게 만들었니?"박 사모님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가까이 가서 보니 진아연은 며칠 전보다 많이 말라있었다.얼굴에는 핏기가 조금도 없었고 입술은 메말라 거칠어 보였다.오랜만의 사람의 온기가 느껴져서 그런가 가슴속부터 벅차올랐지만 소리를 낼 힘이 없었다.이모님이 바로 따뜻한 우유 한 잔을 가지고 와서 건넸다. "사모님... 어서 마시세요... 이제 박 사모님께서 오셨으니 다 괜찮으실 거예요. 얼른 음식을 가져다드릴게요..."박 사모님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이게 다 무슨 일이니? 시준이가... 설마 아연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고 한 거야? 어쩐지... 아연이가 갑자기 너무 말랐다고 했어! ... 아연이를 굶겨 죽일 셈인 거야?!"진아연의 모습은 박 사모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그래서 그녀는 재빨리 거실로 나가 아들에게 말했다. "시준아. 아연이는 내가 어렵게 데려온 네 아내야. 근데... 네가 이렇게 아연이를 괴롭히면 엄마 마음은 어떻겠니?""잘못을 했다면 벌을 받아야죠.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제가... 그녀를 제 집에 두지 않았을 겁니다." 그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함 그 자체였다."이틀 굶는 건 저 여자가 한 짓이 비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 여자는 마음대로 집안을 돌아다녔고. 선을 넘었는데 어떻게 그냥 둡니까?""뭐라고? 아연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박 사모님이 알고 있는 진아연은 착하고 눈치빠른 아이여서 절대 어리석은 행동으로 박시준을 화나게 만들고
방문이 열리자 박 사모님이 문어구에 서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방안에는 진아연이 무릎을 두 손으로 꼭 껴안은채 고개를 숙이고 벽에 기대어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녀의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는 망연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문쪽으로 돌렸다."아, 아연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이니?!" 박 사모님은 진아연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아연아... 상태가 왜 이러니? 설마... 시준이가... 이렇게 만들었니?"박 사모님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가까이 가서 보니 진아연은 며칠 전보다 많이 말라있었다.얼굴에는 핏기가 조금도 없었고 입술은 수분 부족으로 메말라 있었다.오랜만에 사람의 온기가 느껴져서 그런지 가슴속으로부터 뭔가 벅차올랐지만 소리를 낼 힘이 없었다.이모님이 바로 따뜻한 우유 한 잔을 가지고 와서 건넸다. "사모님... 어서 마시세요... 이제 박 사모님께서 오셨으니 다 괜찮으실 거예요. 얼른 음식을 가져다드릴게요..."박 사모님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이게 다 무슨 일이니? 시준이가... 설마 아연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고 한 거야? 어쩐지... 아연이가 갑자기 너무 말랐다고 했어! ... 아연이를 굶겨 죽일 셈인 거야?!"진아연의 모습은 박 사모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그래서 그녀는 재빨리 거실로 나가 아들에게 말했다."시준아. 아연이는 내가 어렵게 데려온 네 아내야. 근데... 네가 이렇게 아연이를 괴롭히면 엄마 마음은 어떻겠니?""잘못을 했다면 벌을 받아야죠.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제가... 그녀를 제 집에 두지 않았을 겁니다." 그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함 그 자체였다."이틀 굶은건 저 여자가 한 짓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 여자가 마음대로 집안을 돌아다녔고. 선까지 넘었는데 어떻게 그냥 둡니까?""뭐라고? 아연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박 사모님이 알고 있는 진아연은 착하고 눈치빠른 아이여서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