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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Author: 젠모

제1장

Author: 젠모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오늘은 A 시의 상류층 자제 진아연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평범한 결혼식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결혼식에 가장 중요한 사람인 신랑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신랑 박시준.

그는 반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현재 식물인간 상태이다.

의사는 그런 그가 이번 연말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 말했다.

그의 어머니 박 사모님께서는 큰 절망에 빠졌고 그런 자신의 아들이 죽기 전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사실 박 씨 집안은 A 도시에서 매우 잘나가는 부자였지만 시한부 남편과 결혼할 여자를 찾기란 매우 어려웠다.

...

화장대 앞.

진아연의 메이크업이 방금 막 끝이 났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는 그녀의 우아한 몸매가 드러나게 살포시 감싸주었고, 눈처럼 하얀 그녀의 피부를 더욱 눈부시게 받쳐주었다.

신부 메이크업은 그녀의 오목조목한 얼굴을 더 돋보이게 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마치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의 붉은 장미처럼 화사했다.

다만 그녀의 눈빛은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결혼식 20분 전, 그녀는 초조하게 답장을 기다리며 애꿎은 휴대폰 화면만 만지작거렸다.

사실 그녀는 박시준과 결혼하기 전 사귀던 남자 친구가 있었다.

그녀의 남자 친구는 바로 박시준의 조카 박우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둘의 사이가 공개된 적은 없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결혼식 전날 밤 우진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내심 그가 자신을 데리고 A 도시에서 도망쳐 주기를 바랐다.

밤새 기다렸던 그의 메시지는 오지 않았고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을수 없어 의자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손에 쥐고 핑계를 대며 잠시 대기실에서 나왔다.

그러다 복도를 가로질러 라운지를 지나가던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라운지의 문은 열려 있었고 그녀의 여동생인 진희연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우진아. 우리 어리석은 언니가 널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거야! 지금이라도 가서 좀 달래주지 그래. 혹시 후회하고 결혼 안 한다고 하면 어쩌려고 그래?"

박우진은 희연을 안으며 그녀의 가느다란 목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오늘이 결혼식 당일인데 결혼 안 한다고 말한다 한들. 그게 마음대로 되겠어? 후회한다고 도망치면 우리 집 경호원들이 끌고 가서라도 결혼 시킬걸!"

그 말에 신이 난 듯 크게 웃는 희연의 웃음소리가 거슬렸다.

"진아연이 나랑 당신이 매일 밤 같이 보내는 걸 알면 분해서 제 명에 못 살 거야. 호호호!"

그 말에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기분이 들었다.

진아연은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했고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웨딩드레스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으려 애썼다.

사실 얼마전 아버지 회사의 투자가 갑자기 중단되며 자금 압박이 들어왔고 결국 아버지께서는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셨다.

그래서 재혼한 계모 왕은지가 자신의 이속을 크게 챙기기 위해 아연과 박시준 집안을 정략결혼 시켜버린것이다.

그러면서 아연에게는 모두 진 씨 가문을 위해 그런 것이라 말했지만 정확하게는 아연을 집에서 내쫓기 위한 계획이라는 것쯤은 아연도 이미 예상했었다!

하지만 사랑한다고 달콤하게 속삭이던 그가 오래전부터 자신을 배신하고 있었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쩐지 박우진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에게 아무 의미 없는 결혼이라고 하면서 박시준이 죽고 난 뒤, 다시 자신과 결혼을 해도 늦지 않다며 설득한 게 다 이런 이유였다니.

모두가 그녀를 속인 것이다!

그녀의 평화롭고 아름답다고 느꼈던 삶의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고, 이런 상황이 너무 기가 막혀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이제 방해꾼이 사라졌다고 생각한 듯. 방 안 두 사람의 소리는 점점 격해졌다. 두 사람이 격해질수록 아연의 눈빛은 점점 차갑게 식어갔다.

이 모든 일은 자신의 어리석음이 불러일으킨 것이라 생각했다. 그저 아버지가 힘들어하실까 봐 새엄마와 이복동생의 괴롭힘을 꾹 참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바보처럼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원래 그녀의 몫이었던 것들. 빼앗긴 그녀의 모든 것들을 다시 되찾아 올 것이다!

그렇게 결혼식은 시작됐다.

진아연은 하얀 면사포를 뒤집어쓴 채 부케를 들고 로맨틱한 선율에 맞춰 식장으로 천천히 걸어들어 왔다.

혼자 결혼 맹세를 하고, 결혼반지를 꼈다.

자리에 참석한 귀빈들 모두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지금부터 아연은 박 사모님이라 불릴 것이며, 누구든 그녀를 쉽게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

다만 그녀의 남편이 된 남자. A 시를 움직일 수 있는 그 사람이 얼마 살지 못한다는 점이 신경쓰였을 뿐이다.

...

그날 밤.

진아연은 박시준의 별장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가 있는 이 저택은 도시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부유층이 제일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집값이 천억이 훨씬 넘는 곳이라고 들었다.

아연은 이곳 별장 구조를 둘러보기도 전에 장 이모님에 의해 침실로 안내를 받았다.

그녀는 바로 침대에 누워 있는 남자에게 시선이 끌렸고 천천히 침대 옆으로 걸어가 누워있는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이목구비가 매우 입체적이었고 양미간은 타고난 귀족 기질이 다분했다.

오랫동안 실내에 누워있어서 피부는 유난히도 창백했지만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잘 생겼다.

아마 그가 이렇게 아프지 않았더라면 그의 신부가 될 수는 없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큰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기 전에 그는 엄청난 능력과 권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가 경영하는 ST그룹은 A 시에서 10위 안에 꼽힐 정도로 대단했다.

소문에 의하면 그는 무자비한 폭군이었으며, 그를 배신한 자들은 모두 비참한 결말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이런 대단한 남자와 결혼을 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생각에 빠져있을 때, 침실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박우진이였다!

"아연아, 미안해! 오늘 진짜 일이 너무 바빠서 겨우 빠져나왔어."

박우진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아연에게 다가와 사과를 했다.

하지만 진아연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 당신 삼촌과 결혼한 사람이야. 아직도 날 아연이라 부르다니. 어떻게 불러야 할지 가르쳐줘?"

"아연아, 나한테 많이 화났구나. 사실 당신을 데리고 도망칠 수도 있었는데... 그러면 당신이 너무 힘들잖아. 그게 나는 싫었어. 삼촌은 신경 쓰지 마. 뭐... 거의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으니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삼촌을 잘 보내드린 다음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도록 내가 유명한 변호사를 붙여 줄게!"

아무것도 모르는 박우진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신나게 말했다.

"그러고 나면 이 모든 것들이 우리 것이 되는 거야!"

아연은 갑자기 그와 진희연이 함께 있던 장면이 떠올라서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졌다.

"이거 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그의 손을 떨쳐냈다.

아연의 외침에 박우진은 잠시 당황해했다. 자신이 알던 진아연이 맞는 건가 하며 바라봤다.

예전의 착하고 바보처럼 웃기만 하던 진아연은 단 한 번도 자신에게 큰 소리를 친 적이 없었다.

혹시 그녀가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약간의 죄책감을 느낀 우진이 그녀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하려던 찰나. 순간 그는 믿기지 않는 듯 진아연의 뒤쪽을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사, 삼촌..."

잠깐이었지만 침대에 누워있던 박시준이 눈을 떴다.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양지은
저는 177화를 보고있었는데 갑자기 왜 처음으로 돌아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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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이 열리자 박 사모님이 문어구에 서서 방안을 들여다보았다.방안에는 진아연이 무릎을 두 손으로 꼭 껴안은채 고개를 숙이고 벽에 기대어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녀의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는 망연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문쪽으로 돌렸다."아, 아연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이니?!" 박 사모님은 진아연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아연아... 상태가 왜 이러니? 설마... 시준이가... 이렇게 만들었니?"박 사모님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가까이 가서 보니 진아연은 며칠 전보다 많이 말라있었다.얼굴에는 핏기가 조금도 없었고 입술은 수분 부족으로 메말라 있었다.오랜만에 사람의 온기가 느껴져서 그런지 가슴속으로부터 뭔가 벅차올랐지만 소리를 낼 힘이 없었다.이모님이 바로 따뜻한 우유 한 잔을 가지고 와서 건넸다. "사모님... 어서 마시세요... 이제 박 사모님께서 오셨으니 다 괜찮으실 거예요. 얼른 음식을 가져다드릴게요..."박 사모님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이게 다 무슨 일이니? 시준이가... 설마 아연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고 한 거야? 어쩐지... 아연이가 갑자기 너무 말랐다고 했어! ... 아연이를 굶겨 죽일 셈인 거야?!"진아연의 모습은 박 사모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그래서 그녀는 재빨리 거실로 나가 아들에게 말했다."시준아. 아연이는 내가 어렵게 데려온 네 아내야. 근데... 네가 이렇게 아연이를 괴롭히면 엄마 마음은 어떻겠니?""잘못을 했다면 벌을 받아야죠.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제가... 그녀를 제 집에 두지 않았을 겁니다." 그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함 그 자체였다."이틀 굶은건 저 여자가 한 짓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 여자가 마음대로 집안을 돌아다녔고. 선까지 넘었는데 어떻게 그냥 둡니까?""뭐라고? 아연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박 사모님이 알고 있는 진아연은 착하고 눈치빠른 아이여서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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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7장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6장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5장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4장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3장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2장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1장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70장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제3169장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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