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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모두의 관심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연이는 내가 알기로는 아직 학교에 다닌다고 들었는데? 만약 임신을 하면 학업에 지장이 있을 텐데..." 박한의 아내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박한이 한술 더 떠 말했다 "그러니깐! 아연이는 지금 공부할 나이인데. 집에서 애를 키우고 싶진 않겠지!"

장남과 큰 며느리의 생각을 뻔히 다 알고 있는 노부인은 아들 박시준의 후손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아연아, 네 생각이 중요하단다. 우리 시준이의 아이를 낳아주겠니?"

노부인은 그녀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네가 시준이의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시준이의 모든 재산은 그 아이가 상속받게 된단다. 시준이의 재산이라면 아연이 너와 아이들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아도 될 정도로 많고."

진아연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우진이 박시준의 재산을 빼앗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그 정도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녀가 거절을 한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강제로라도 아이를 낳게 될 가능성이 매우 컸다.

그녀의 대답을 들은 노부인은 매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잘 생각했다. 역시 아연이가 현명하구나. 모두들 시준이가 죽을 사람이라 얻는 게 없을 거라 생각하던데... 호호!"

그렇게 가족 모임이 끝난 뒤, 진아연은 본가에서 나와 박시준이 있는 별장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그런 그녀를 박우진이 붙잡았다.

뜨거운 태양이 견디기 힘들다는 듯 매미들이 울어대기 시작했다...

진아연은 자신을 붙잡은 박우진의 얼굴을 보니 짜증이 났다.

그녀는 이모님에게 바로 말했다. "이모님, 먼저 선물들을 가지고 가주세요."

이모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선물들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

박우진은 주변을 살피더니 아무도 없자 말을 꺼냈다.

"아연아! 너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나랑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같이 있을 때는 만지지도 못하게 하더니... 어떻게 네가 삼촌의 아이를 낳겠다고 하는 거야."

"왜? 아이를 낳으면 그의 전 재산을 내게 준다는데. 내가 못할 이유가 있어?" 그녀는 일부러 그를 더 자극했다.

그런 그녀의 생각은 적중했다.

"아연아, 나쁘지 않은 생각인거 같긴 해! 하지만 이렇게 하는게 더 낫지 않을가. 내 아이를 가져서 그냥 삼촌의 아이라고 말해. 나 역시 박 씨 집안사람이고. 물론 이 사실을 할머니께서 알게 된다면 엄청 화를 내시겠지... 하지만 낙태까진 하라고 하시진 않을거야."

진아연의 얼굴은 점점 굳어져갔다.

"박우진. 그래. 네 야망? 인정해. 하지만 정도껏 욕심부려. 야망만 가득하고 머리는 텅 비어있는건 정말 위험한 일이야. 그리고 너 어디 가서 그런 바보 같은 말 하지 마."

진아연은 다시 그를 일깨워줬다.

"박시준 씨의 사람들. 하나같이 엄청 무서운 사람들이라는 거 알지. 그가 이렇게 멀쩡히 숨을 쉬고 있는 한 그의 부하들은 그가 일어나기만 기대하고 있을 거야. 그런 그들이 내가 네 아이를 임신했다는걸 알게 된다면? 널 그냥 가만히 놔둘 거 같아?"

진아연의 말을 들은 박우진은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하고 들었다.

누구보다 그는 삼촌의 부하들이 얼마나 무자비한 인간들인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삼촌이 그렇게 된 후, 그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다 해서 그들이 없어졌다는 것은 아니다.

"노... 농담 좀 한 거야! 뭐... 아무튼 네가 내 아이를 낳든 삼촌의 아이를 낳든 간에. 모, 모두 우리 집안사람이지. ... 사, 삼촌이 떠난 뒤에는 내가 아빠가 돼서 친자식처럼 대할 수 있다... 뭐 그런 말이지." 박우진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진아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랑 시준 씨의 아이는 같은 촌수라는 거 잊지 마."

그 말을 들은 박우진은 벌레를 삼킨 것 마냥 안색이 더 안 좋아졌다.

"아연아... 이제 그만. 우리 삼촌이 죽을 때까지 이 문제로 이렇게 다투지 말자."

진아연은 무심코 물었다. "그가 죽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고 날 계속 기다려 줄 수 있어?"

그녀의 질문에 박우진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아연은 대답을 하지 못하는 그를 보며 비웃었다.

"그럼 이만 가볼게. 어머님께서 의사를 집으로 부르셔서 난 이만 네 삼촌 집으로 가봐야 될거 같아."

......

그렇게 진아연은 다시 별장으로 돌아왔고 곧바로 의사 두명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검진을 받았다.

검사를 통해 난자가 성숙한 상태라면 바로 그 난자를 체외로 빼낼 것이고, 만약 그게 아니라면 배란 주사를 맞아야 한다.

"박 사모님,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금 아프실 수도 있지만 박 대표님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신다면 집안에서 사모님의 위치가 확고해지실 거예요." 여의사는 그녀를 위로했다.

진아연은 침대에 누웠고 심장 박동 소리가 자신의 귀에까지 들리는 듯했다.

"얼마나 걸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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