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Chapter 31 - Chapter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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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내일부터 주말이니까 다음 주 월요일에 이혼하러 가요!" 진아연은 이어서 말했다.그녀의 초조한 표정을 본 그는 천천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진아연은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없어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설마 이혼을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이혼을 원한다면서 왜 이렇게 냉담한 태도인 거지.이혼을 강요하기 위해 다시 진아연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내가 바람을 피웠는데도 참을 수 있는 거예요? 내가 당신이라면 나같은 사람은 절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무조건 이혼해야 맞는 경우가 아닌가요! 그렇지 않으면 평생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는 생각에 참을 수 없을게예요!"박시준은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깊은 눈으로 그녀가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강진과 만났나 보네요? 화가 많이 났을 거 같은데? 화내세요! 제가 그렇게 하라고 알려줬으니까요! 그저 당신을 화나게 하기 위해!"진아연은 더욱 그를 자극 했다.이모님이 옆에서 들으면서 심장이 떨려 죽을 거 같았다.진아연아 정말 죽고 싶은 건가?아이를 지워서 충격을 먹은 건가?계속 이렇게 나가면 박시준이 그녀를 죽일 수도 있다.이모님은 어쩔 수 없이 말을 꺼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이렇게 얘기하신 건 다 홧김에... 너무 슬퍼서 그러신 거 같아요... 결혼하고 나서 계속 집에 있으셨어요. 결혼 후 항상 최선을 다하셨다고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박우진 씨와 연락 하지 않으셨어요."진아연은 다급해서 얼굴까지 빨개졌다. "이모님은 그만 들어가서 쉬세요! 이건 저와 이 사람 사이의 문제에요. 제가 알아서 해결할게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이모님은 그래도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대표님을 화나게 하지 마세요! 사모님께 도움 될 게 하나도 없어요! 사모님, 제 얘기를 듣고 대표님에게 얼른 사과하세요...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실 거예요."진아연은 고집을 부렸다. "저는 그 사람의 용서를 바라지 않아요. 이혼만 원하고 있어요." ......박시준은 독수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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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주말.진아연과 부회장은 회사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아연아, 빨리 금고를 열어야 해. 하준기 쪽에서 계속 우리에게 회답을 재촉하고 있어. 그에게 진실을 말할 수는 없잖아. 그렇다고 감히 거짓말을 할 수도 없고... 손에 쥐고 카드가 없으니 원!"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젯밤에 아버지께서 비밀번호로 사용할 만한 숫자 몇 개를 적어 봤어요. 문제는 비밀번호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예요."부회장은 그녀에게서 메모지를 받아 적힌 숫자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어디 한번 입력해 보자꾸나."두 사람은 비밀통로로 들어가 금고 앞에서 숫자를 조합해 하나씩 시도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일은 생각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수없이 실패를 거듭하자, 아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왕은지는 알고 있지 않을까요? 우리 집 도어록 비밀번호가 아버지와 왕은지의 생일을 조합한 거예요. 아버지가 아프시기 전에 왕은지에게 엄청 잘해주셨죠."부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왕은지가 우리 새 시스템의 가치를 알았다면 이미 챙기고 떠났겠지."아연은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금고 안에 있는 물건 말인데요. 혹시 이미 누군가가 가져간 건 아니겠죠?"그 말을 들은 부회장의 표정은 순식간에 크게 바뀌었다. "절대 그럴 리 없어! 여기에는 전용 CCTV가 있어. 매일 지켜봤는데 우리 말고는 아무도 온 적 없어.""그래요? 비밀번호 없이 이 금고를 열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을까요? 메모지에 적은 이 숫자들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데."부회장은 생각에 잠긴 듯 방안을 왔다 갔다 하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완전히 열 수 없는 건 아니야. 비밀번호가 없다면, 금고를 부술 수밖에 없지. 다만 금고를 부수면 안에 들어있는 것도 파괴될 수 있어. 리스크가 꽤 크지."진아연은 대답하지 않았다.부회장이 다시 말했다. "좀 더 생각해 보자! 정말로 열 수 없을 경우에 최후의 수단으로 금고를 부수도록 하자."진아연은 무언가를 생각하며 답했다. "네.""아연아,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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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부회장은 왕은지에게 사진을 보낸 후 오늘은 비밀통로에 계속 남아있기로 했다. 왕은지가 의외의 선물을 가져다 줄지 모르니까.만약 왕은지가 올바른 비밀번호를 제공한다면 아연을 바로 아웃시킬 예정이었다.그녀가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도록.약 30분 후 왕은지가 전화를 걸어왔다. "당신들이 시도했던 비밀번호 외에 나도 더 그럴듯한 숫자 조합이 생각나지 않아요. 하지만 적힌 걸 보니 장희원의 생일은 주민등록증에 있는 생일이더군요. 장희원의 진짜 생일은 주민등록증과 달라요. 진짜 생일 날짜로 바꿔서 하나씩 시도해 보세요.""알겠습니다!"두 시간 뒤...딸깍 소리와 함께 금고 문이 열렸다.왕은지의 추측이 맞았다. 장희원의 생일은 주민등록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일을 사용했어야 했다.진준이 설정한 비밀번호의 앞 세 자리는 장희원의 생일이고 마지막 세 자리는 아연의 생일이었다.정확한 비밀번호는 이 비밀통로에 있는 유일한 가족사진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그것은 진준이 그들 모녀를 생각하던 마음과 보상이었던 것이다.부회장과 왕은지는 그동안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다.금고가 열리는 것을 본 왕은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진준. 이 나쁜 자식! 나랑 그렇게 오랫동안 같이 있었는데! 금고 비밀번호는 장희원과 진아연의 생일로 설정해?! 젠장, 그이가 죽지만 않았다면 기필코 한바탕 싸웠을 거예요!"금고를 연 부회장은 흥분하여 손이 떨렸고 눈에서는 빛이 났다.왕은지의 불평 따위는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금고는 두 겹으로 이루어져있었다.밖은 암호식 자물쇠였고,안은 열쇠 혹은 얼굴인식을 통해 열수 있도록 되어있었다.열쇠는 비밀통로에 있었고 부회장과 다른 두 기술자는 그 위치를 알고 있었다.부회장은 열쇠를 꺼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하지만...크나큰 금고 안은 텅 비어 있었다.그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던 것이다!먼지 한 톨 없이 깨끗했다."씨X! 이게 뭐야?!" 부회장은 자기도 모르게 주먹으로 금고를 내리쳤고, 몰려오는 고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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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별장.아연이 거실로 들어오자 이모님은 바로 그녀에게 소파에 앉으라고 했다."대표님께서 사모님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셨어요."이모님이 탁자 위의 흰색 선물 상자를 열었고 그 안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색드레스가 나타났다."그 사람이 준 거 맞아요?" 드레스를 보며 아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네. 저녁에 디너 파티가 있는데 같이 참석하셔야 할 거예요. 신발도 있어요!" 이모님이 또 다른 상자를 들고 와서 열었다. 그 속에는 예쁜 구두가 들어 있었다.집어든 한쪽 신발의 킬힐을 보며 아연은 근심이 앞서기 시작했다."왜 절 데려가려는 거죠? 그쪽 사람들과 잘 알지도 못하는데. 체면이 깎일 걱정은 안 되나 보죠?"이모님이 답했다. "회장님께서 사모님을 데려가시는 데는 다 이유가 있으실 거예요. 사모님, 지나간 일은 이제 그만 생각하세요. 앞으로 회장님과 잘 지내시면 되잖아요."아연은 고개를 들어 이모남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이 정말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고 생각하시나요? 날 데리고 참석하려는 진짜 목적이 뭔지는 아직 몰라요!""사모님, 전에 임신한 게 정말 박우진 씨의 아이예요? 전 사모님께서 그러실 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아연은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에요. 더는 얘기하지 마세요."그녀는 상자에서 드레스를 꺼냈다."입어 볼게요.""네, 그래요."그날 저녁.프란힐스.흰색드레스를 입은 진아연이 1층 연회장에 나타났다.거대한 수정 샹들리에 아래에 선 그녀는 요정처럼 눈부셨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저 여자는 누구지?" 엄청 미인이네요. 처음 보는 얼굴 같은데요?""진아연인 거 같아요. 그 파산 직전에 놓인 진명그룹의 장녀, 진아연!""아! 기억나요! 여기는 왜 왔죠? 누가 여기에 초대했지? 근데 저 드레스는 샤넬의 최신 오뜨꾸뛰르인 거 같은데. 그룹이 파산하게 생겼다면서 돈은 어디서 난 걸까요?"여자들은 진아연을 보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아연이 연회장을 둘러보았지만 박시준은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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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아연은 맞장구쳤다. "네, 돈 엄청 많아요. 다만 늙고 못생겼고, 몸도 좋지 않아요."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뭐라고???"늙고 못생기고 몸도 허약한 부자라... 누구일까?"진 아가씨, 2층으로 모시겠습니다." 웨이터가 다가와 그녀에게 알렸다.진아연은 고개를 들었다.건물 안은 모두 아트리움 식으로 디자인되어 있었다.아연이 있는 1층에서 2층 난간을 볼 수 있었다.박시준의 경호원이 난간 안쪽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아연은 웨이터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방금까지 아연을 조롱하던 사람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오늘 디너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상류층이었다.다만 상류층 안에도 계급이 나누어진다.예를 들자면 오늘 밤 일반 부자들은 1층 연회장에 머물 수 있으며.사회에 영향력이 거대한 사람들만 2층으로 갈 수 있었다."진아연이 2층에 올라가다니. 스폰서가 대체 누구인 거죠?!""저도 몰라요! 우리는 2층으로 갈 수 없잖아요. 진아연 저 여자 능력 하나는 좋네요! 아무리 스폰서가 늙고 못생겼다 해도, 이건 대박인데!""제가 알기론, 오늘 참석한 분들 중에 연세 있으신 분은 없는데요!""그럼 방금 진아연이 지금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 건가요?"모두 일제히 2층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2층.여기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큰 원탁에는 10명 남짓 앉아 있었는데 다 남자였다.진아연은 박시준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테이블은 진수성찬으로 가득했다.진아연은 그를 바라보았다. "설마 식사하자고 절 여기까지 부른건 아니죠?"박시준은 찌푸린 표정의 그녀를 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우진이도 올 거야. 나 출장 갔을 때 둘이 몰래 만나지 않았어? 정정당당하게 만나라고 여기로 데려온 거야."아연은 그가 이런 이유로 자신을 부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그녀가 박우진과 여전히 매일 함께하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한 것 같았다.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저녁을 먹지 않았던 탓에 아연은 너무 배고파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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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네. 계속 거실에 있었는데 사모님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박시준은 눈빛이 어두워졌다.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럼 그녀는 어디로 간 것인가?논문을 쓰러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그에게 거짓말을 했다?"사모님한테 연락해 볼게요." 이모님은 빠른 걸음으로 거실을 나갔다.한편.진아연은 프란힐스에서 나올 때 누군가에게 납치되었다.차에 끌려간 후 누군가가 그녀에게 안대를 씌우고 두 손을 묶었다.이후 차는 1시간 가량 달리다가 멈췄다.그녀는 방으로 끌려갔고 의자에 앉혀졌다.안대가 풀리면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 아가씨, 죄송합니다. 저는 청부를 받아 당신을 여기로 데려왔습니다. 협조만 하시면 당신을 해치지 않겠습니다."아연은 새하얀 방을 둘러보았고, 시선은 눈앞의 낯선 남자의 얼굴에 멈췄다.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하지만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나를 해치지 않는다면 저도 최대한 협조할게요. 단 불법적인 일은 안 할 거니까, 강요해도 소용없어요." 진아연은 그와 협상하기 시작했다.낯선 남자는 껄껄 웃더니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당신 같이 힘없고 작은 체구로 무슨 불법적인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그는 진아연의 묶인 손을 풀고 거짓말 탐지기를 그녀의 몸에 연결했다."거짓말 탐지기입니다. 몇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단 진실만을 말해야 합니다. 거짓은 바로 들통나니까요. 거짓말을 하는 순간, 당신은 오늘 밤 이곳을 무사히 떠나지 못할 것입니다. 알겠습니까?"아연은 거짓말 탐지기를 보고는 잠시 침묵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세요! 거짓말은 안 해요.""좋아요 눈치가 빠르군요!" 남자는 그녀의 태도에 매우 만족했고 심문을 시작하였다. "이름이 무엇입니까?""진아연.""당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려줬습니까?""아니요." 진아연은 솔직하게 대답했다.그녀가 대답한 후, 남자는 모니터 화면을 보았다.그녀의 여러 수치들은 모두 정상 범위 내에 있었고, 거짓이 아님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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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박우진, 미안하게 됐어!하지만 누군가는 이 ‘죄’를 뒤집어써야 했다.부회장이 금고의 내용물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으니 말이다.그녀가 부회장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으면 자신이 공격을 받을 게 뻔했다.그리고 갑자기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남자는 핸드백을 열어 휴대폰을 꺼냈다.발신자는 "박씨 유선전화"라고 되어있었다."정말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군요! 박시준 쪽 사람이니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겠습니다. 가세요!" 박 씨 가문은 건드릴 수 없다는 걸 남자는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의뢰인이 청부한 일도 이미 완료했으니 말이다.아연은 풀려난 뒤, 바로 이모님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사모님, 방금 전에는 왜 끊으셨어요? 아직 안 들어오셨길래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 거세요?" 이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아연은 주변을 둘러보았다.외딴곳이라 가로등은 매우 어두웠고, 길 양쪽은 마치 쩍 벌린 야수의 입처럼 어두컴컴한 숲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소름이 끼쳤다."이모님, 혹시 기사님 지금 쉬고 계시나요? 저 지금 밖에 있는데... 택시가 안 잡혀서요." 드레스만 입고 있는 아연이었는지라 가을바람이 불어오자 추워서 이가 막 떨렸다."방금 전에 회장님을 모시고 들어오셨어요. 어디에 계신지 알려주세요. 사모님 모시러 가라고 할게요.""알겠어요."아연은 자신의 위치를 이모님 휴대폰으로 발송했다.위치를 확인한 이모님은 바로 기사님에게 전달했다.기사가 아연을 데리러 출발한 뒤, 이모님은 박시준에게 가서 말했다. "사모님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요. 지금 교외에 있더라고요. 이 시간에 혼자 교외에 가셨다는 게 아무래도 수상해요."시준은 이모님 휴대폰을 받아 아연의 위치를 확인했다.그곳은 매우 외딴곳이라 낮에도 사람이 없는 곳이었다.박시준은 바로 경호원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금 몇 명 데리고 그곳에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약 3시간 후, 진아연이 집으로 돌아왔다.기사는 차를 정원에 세우고 차에서 내렸다.이모님은 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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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제 말은 당신이 돈을 많이 벌어야 나한테 비싼 드레스와 구두를 선물할 수 있지 않겠어요?" 슬리퍼를 갈아 신은 뒤, 아연은 시준의 앞으로 가서 한마디 더 했다. "이렇게 비싼 옷과 신발을 신어본 적이 없었거든요."시준이 답했다. "그것참 안 됐네."얇은 입술로 이 한마디를 내뱉고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아연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사실 아직 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그녀는 그가 돈을 물 쓰듯 낭비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오뜨꾸뛰르 드레스를 벗고 욕실에 들어가 샤워기를 켰다.따뜻한 물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모든 감각이 무뎌지고 모호해졌다.다음날.아연은 아침 일찍 진명그룹에 왔다.오전 10시, 회의실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진아연입니다. 오늘 이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제가 어젯밤에 납치되었기 때문입니다." 진아연은 사람들의 얼굴을 한 번씩 훑어봤다."정말요?! 아연 씨, 괜찮으세요?!" 누군가는 놀라며 말했다."네, 저는 괜찮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을 이 자리에 모신 건 여러분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아연은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말했다. "지금 회사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이 우리 회사 프로젝트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그저 저렴한 가격으로 회사를 인수할 생각만 하고 있죠. 회사의 부채액 역시 꽤 많아, 인수 가격으로는 부채만 겨우 갚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사실 이제는 우리 회사에서 개발한 슈퍼 브레인 시스템을 이제 세상에 공개할 때가 되었습니다! 시스템을 발표하고 기자 회견을 열어 투자자들에게 새 시스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분명히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겁니다!"누군가는 자신의 의견을 제안했다.다른 사람들도 몇몇 맞장구를 쳤다."우선 아버지께서 회사 매각을 원하지 않으셨다는 건 아마 여러분들도 다 아실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스템은 아직 미완성 상태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만큼 가치가 있지는 않을 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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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진아연은 말했다. "응. 자율 주행 시스템을 현실화한다는 게 너무 꿈같은 얘기인 거 같아. 아무리 첨단 컴퓨터 시스템이라 해도 과연 인간의 두뇌를 능가할 수 있을까? 나 자신도 이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이 안서는데 투자자는 더 말할 것도 없지.""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마. 실용성이 아니라 창의성을 위해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부자들도 많아. 오늘 밤 파티가 있는데 재벌 2세들도 많이 나온데. 나랑 같이 갈래? 누가 알아? 너한테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있을지?" "됐어! 재벌 2세가 무슨 소용이야? 재벌 1세면 몰라도.""재벌 1세도 있다던데. 혹시 모르는 일이잖아." 여소정은 사실대로 말했다. "나도 가기 싫은데 아빠가 억지로 가라고 시켜서 그래. 소개팅 약속하셨데. 불쌍한 중생 구해준다고 생각하고 한 번 만 같이 가줘. 부탁이야. 제에발~"진아연은 그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래 알았어."저녁 7시.여소정은 진아연을 데리고 A시의 한 오래된 5성급 호텔로 들어갔다."아연아, 들어가면 흩어져서 움직이자. 그래야 네가 투자 받아내기도 더 쉬워질 거야."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소개팅한다는 거 잊지 않았거든? 방해꾼은 되고 싶진 않아.""하하, 휴대폰 계속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고. 더 이상 못 참겠다 싶으면 문자할게.""OK." 두 사람은 호텔에 들어가 따로 연회장에 입장했다.아연은 음료 코너로 가서 주스를 받아 구석 쪽 자리를 찾아 앉았다.그녀는 소정의 소개팅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지켜볼 계획이었다.여소정의 집안은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상장회사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꽤 이름있고, 부유한 집안이었다.그런 그녀의 집에서 그녀를 위해 알선한 소개팅이라면 그쪽도 비슷한 집안일 것이다.이제 남은 건 외모, 나이, 성격이었다.얼마 후, 어디서 본 듯한 잘생긴 얼굴이 아연의 눈에 들어왔다.소정의 소개팅 상대가 왜 조금 낯익은 느낌이 드는 걸까?!저 남자, 하준기 같은데?!전에 하준기가 진명그룹에 왔을 때 아연은 그와 만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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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10분 뒤, 진아연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녀는 전화를 받은 후 여소정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서둘러 출구로 향했다.황급히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하준기는 미소를 지었다.진아연 간이 부었나?감히 박시준 몰래 밖에 나와 놀다니.얌전하게 박시준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아?박시준만한 남자가 또 어디 있다고?저 여자의 머릿속엔 뭐가 들어 있는지 정말 모겠다니까.여소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답장을 보냈다. "무슨 일인데? 그렇게 급해?"초비상 사태. 다음에 만나면 얘기하자!"아연에게 전화를 한 건 박시준의 경호원이었다.그는 그녀에게 호텔 정문 앞에서 기다리라고 말했다.거역할 경우 그녀의 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아연은 시준의 경호원에게 트라우마가 있다.그의 경호원들은 매우 무자비했기 때문이다.그것은 박시준이 준 권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두려워했다.그녀가 호텔에서 나와 기다린 지 15분도 되지 않아 검은색 벤틀리가 그녀 앞에 멈췄다.차 창문이 내려지면서 어두운 얼굴의 경호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진아연은 곧바로 뒷문을 열고 차에 올라탔다.부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달리기 시작했다."진 아가씨, 회장님께서 몇 달 동안 키운 야생 짐승도 고마움에 충성을 다 했을 겁니다. 양심에 찔리지도 않습니까?" 경호원이 놀리며 말했다."지금 내가 짐승보다도 못하다는 말인가요?" 아연은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네. 당신은 짐승보다도 못합니다. 그동안 회장님 댁에서 공짜로 먹고 자고 하면서 회장님을 화나게 하는 것 말고는 한 게 뭐가 있습니까?" 경호원의 어조는 혐오로 가득 차 있었다."내가 그 집에서 공짜로 먹고 자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아요? 내가 그렇게 싫으면, 그 사람에게 이혼하라고 설득하지 그래요?" 아연이 경호원에게 되물었다."무슨 바보같은 소리를! 회장님께선 전생에 무슨 잘못을 저지르셨기에 당신같이 멍청한 여자를 좋아하게 된 건지!""당신이야말로 바보 같은데요. 어딜 봐서 그 사람이 날 좋아하는 것 같나요? 시간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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