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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제 말은 당신이 돈을 많이 벌어야 나한테 비싼 드레스와 구두를 선물할 수 있지 않겠어요?" 슬리퍼를 갈아 신은 뒤, 아연은 시준의 앞으로 가서 한마디 더 했다. "이렇게 비싼 옷과 신발을 신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시준이 답했다. "그것참 안 됐네."

얇은 입술로 이 한마디를 내뱉고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아연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사실 아직 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

그녀는 그가 돈을 물 쓰듯 낭비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오뜨꾸뛰르 드레스를 벗고 욕실에 들어가 샤워기를 켰다.

따뜻한 물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모든 감각이 무뎌지고 모호해졌다.

다음날.

아연은 아침 일찍 진명그룹에 왔다.

오전 10시, 회의실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진아연입니다. 오늘 이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제가 어젯밤에 납치되었기 때문입니다."

진아연은 사람들의 얼굴을 한 번씩 훑어봤다.

"정말요?! 아연 씨, 괜찮으세요?!" 누군가는 놀라며 말했다.

"네, 저는 괜찮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을 이 자리에 모신 건 여러분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아연은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말했다. "지금 회사 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이 우리 회사 프로젝트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그저 저렴한 가격으로 회사를 인수할 생각만 하고 있죠. 회사의 부채액 역시 꽤 많아, 인수 가격으로는 부채만 겨우 갚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사실 이제는 우리 회사에서 개발한 슈퍼 브레인 시스템을 이제 세상에 공개할 때가 되었습니다! 시스템을 발표하고 기자 회견을 열어 투자자들에게 새 시스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분명히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의견을 제안했다.

다른 사람들도 몇몇 맞장구를 쳤다.

"우선 아버지께서 회사 매각을 원하지 않으셨다는 건 아마 여러분들도 다 아실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스템은 아직 미완성 상태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만큼 가치가 있지는 않을 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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