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몸은 이미 폭설에 짓눌렸고라엘이와 마주 보고 있지만, 등은 눈에 짓눌려 움직일 수 없었다!"김세연 씨!" 라엘이는 고개를 들어 그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말을 이었다. "김세연 씨, 안으로 들어와요! 조금 안으로 들어와요! 저는 괜찮아요!"아무래도 공간이 너무 좁은 탓에 라엘이는 그를 안쪽으로 끌어당기려고 팔을 들었지만, 주위의 돌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괜찮아... 괜찮아." 김세연의 목소리는 방금보다 낮아졌고 힘없이 말을 이었다. "잠깐만 있어봐. 눈사태가 아직 멈추지 않았어.""김세연 씨, 왜 이렇게까지 제게 잘해주는 거예요? 제가 엄마의 딸이어서 그러는 거예요? 오로지 그 이유뿐이에요?" 갑자기 어두워진 탓에 라엘이는 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거칠어진 그의 숨결은 느낄 수 있었다. "김세연 씨, 죄송해요. 저는 이대로 당신과의 인연을 끝낼 수 없어요.""라엘아, 우리 다른 얘기 하자!" 김세연은 점점 힘이 빠지는 몸 때문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몰랐다."만약 우리 모두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저희 결혼해요." 라엘이는 그가 무슨 말을 하든 계속해 말을 이었다. "김세연 씨, 만약 당신이 죽고 저 혼자 살아남게 된다면 전 평생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라엘아, 그런 소리 하지 마. 사실 난 오래전부터 죽은 목숨이었지만, 네 엄마가 나를 살렸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열심히 일하고 내 자신을 뛰어넘는 이유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야. 지금은 너만 살 수 있다면 난 후회하지 않아.""당신은 후회하지 않겠지만, 당신이 죽으면 제가 평생 고통 받을 거예요." 라엘이는 이런 생각에 다시 울먹거리기 시작했다."울지마.""더는 참을 수 없어요."김세연은 한숨을 내쉬면서 라엘을 위로했다. "그럼 내가 노래 불러줄까?""싫어요." 라엘이는 급히 그를 말렸다. "노래 부르지 마요. 체력만 소모되잖아요. 저희 그냥 조용히 구조대를 기다려요.""그럼 그만 울어.""알았어요."30분 후, 라엘이는 이마를 김세연의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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