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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9장

그의 몸은 이미 폭설에 짓눌렸고

라엘이와 마주 보고 있지만, 등은 눈에 짓눌려 움직일 수 없었다!

"김세연 씨!" 라엘이는 고개를 들어 그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말을 이었다. "김세연 씨, 안으로 들어와요! 조금 안으로 들어와요! 저는 괜찮아요!"

아무래도 공간이 너무 좁은 탓에 라엘이는 그를 안쪽으로 끌어당기려고 팔을 들었지만, 주위의 돌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

"...괜찮아... 괜찮아." 김세연의 목소리는 방금보다 낮아졌고 힘없이 말을 이었다. "잠깐만 있어봐. 눈사태가 아직 멈추지 않았어."

"김세연 씨, 왜 이렇게까지 제게 잘해주는 거예요? 제가 엄마의 딸이어서 그러는 거예요? 오로지 그 이유뿐이에요?" 갑자기 어두워진 탓에 라엘이는 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거칠어진 그의 숨결은 느낄 수 있었다. "김세연 씨, 죄송해요. 저는 이대로 당신과의 인연을 끝낼 수 없어요."

"라엘아, 우리 다른 얘기 하자!" 김세연은 점점 힘이 빠지는 몸 때문에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몰랐다.

"만약 우리 모두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저희 결혼해요." 라엘이는 그가 무슨 말을 하든 계속해 말을 이었다. "김세연 씨, 만약 당신이 죽고 저 혼자 살아남게 된다면 전 평생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라엘아, 그런 소리 하지 마. 사실 난 오래전부터 죽은 목숨이었지만, 네 엄마가 나를 살렸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열심히 일하고 내 자신을 뛰어넘는 이유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야. 지금은 너만 살 수 있다면 난 후회하지 않아."

"당신은 후회하지 않겠지만, 당신이 죽으면 제가 평생 고통 받을 거예요." 라엘이는 이런 생각에 다시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울지마."

"더는 참을 수 없어요."

김세연은 한숨을 내쉬면서 라엘을 위로했다. "그럼 내가 노래 불러줄까?"

"싫어요." 라엘이는 급히 그를 말렸다. "노래 부르지 마요. 체력만 소모되잖아요. 저희 그냥 조용히 구조대를 기다려요."

"그럼 그만 울어."

"알았어요."

30분 후, 라엘이는 이마를 김세연의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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