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 Chapter 1211 - Chapter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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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1장

젠장!이런 우연이?그는 마치 그녀에게 약점이라도 잡힌 듯, 순간 맥이 탁 풀렸다."내 동료 말로는, 당신은 글렀대요." 최은서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울그락불그락 달아오른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거 말고도, 팁도 주지 않았대요. 더럽게 치사해서 정말.""그 동료 이름이 뭐야! 그 사람 연락처 줘 봐!" 성빈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미칠 지경이었다."그 사람한테 팁이라도 주게요?""너...!""팁은 됐어요. 제가 이 얘기를 한 건, 제 동료를 파는 게 아니라, 그저 당신한테 알려주려는 것뿐이거든요. 난 나쁜 여자예요. 그쪽도 딱히 좋은 남자가 아니고요. 앞으로 당신이 또다시 도덕이니 뭐니, 운운하면서 나한테 따지고 들면, 난 바로 이번 일을 꺼내 들 거예요." 최은서는 협박을 마치고는 즐거운 마음으로 성빈의 집을 떠났다.B국.위정을 배웅한 후, 진아연은 침실로 돌아와 베개 아래의 종이를 꺼냈다.그녀는 처음으로 박시준의 카카오톡에 로그인했다.로그인하자, 아직 확인하지 않은 수많은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그녀가 박시준에게 보낸 메시지도 있었고, 조지운에게서 온 메시지도 있었다.그는 어느 것도 읽지 않았다.그녀는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무거운 마음으로 카카오톡을 종료한 다음, 이어서 그의 이메일에 로그인했다.메일 수신함에 들어가자, 그가 마지막으로 로그인했던 시간과 IP가 보였다.그는 주식을 양도했던 바로 전날 로그인을 했었다.그가 로그인했던 시간을 바라보며, 그녀는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주식 지분이 넘어가던 순간, 그의 마음은 절망으로 찢어질 듯 아팠을 것이다. 그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자, 그녀는 괴로움에 숨을 쉬기도 어려울 지경이었다.같은 시각, Y국, 박시준은 문득 자신의 휴대폰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그의 휴대폰은 이미 며칠째 꺼져있었다.최근 며칠 동안 휴대폰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휴대폰을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비행기를 타기 전에 잃어버린 걸까, 아니면 비행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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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장

다음 날 아침.진아연은 아침에 일어나 병원으로 갔다.오늘 최운석은, 컨디션이 어제보다 훨씬 좋았다.그는 진아연을 보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연 씨, 제 동생은 좀 어때요?"진아연은 그의 병상 옆에 앉아, 아침 식사로 사 온 죽을 떠주며 말했다. "어제 잠깐 깨긴 했는데, 금방 다시 잠들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자고 있고요.""그렇군요. 괜찮아질까요?""그럴 거예요." 진아연은 죽 한 숟가락을 떠,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 "운석 씨, 우선 당분간 B국에 남는 게 어때요? 시은 씨가 퇴원한 후에, 시은 씨와 같이 있어요. 위정이 두 분을 돌봐줄 거예요.""그럼, 아연 씨는요?" 최운석이 물었다."전 시준 씨를 찾으러 갈 거예요. 시준 씨를 찾으면 함께 다시 A국으로 돌아갈 거예요. 괜찮죠?" 진아연이 최운석에게 그의 의견을 물었다."네, 동생과 함께이니, 지루하진 않을 거예요." 최운석은 미래에 대한 환상을 갖기 시작했다.진아연은 그의 얼굴에 걸린 미소를 바라보며, 함께 미소를 지었다.아침 식사가 끝난 후, 그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그녀는 휴대 전화를 꺼내 들었다. 이내, 화면에 떠 있는 '박우진' 의 이름 세 글자를 보자,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박우진은 어제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었다. 하지만 그녀가 답장하지 않자, 조급한 마음에 전화한 것이다.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베란다로 걸어갔다.전화를 받자마자 박우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아연! 어제 왜 내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은 거야? 킥킥, 설마 어디로 잠적해버릴 생각은 아니겠지?!""잠적할 생각이었으면, 네 전화도 받지 않았겠지." 그녀는 창밖의 눈 부신 햇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아직 약속한 기한이 되지 않았을 텐데?""네가 어제 내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는 바람에, 내가 어젯밤 비행기 타고 급하게 날아왔잖아." 여기까지 말하고는 박우진이 물었다. "어느 병원에 있어? 지금 갈게, 가는 김에 삼촌도 돌봐주고."진아연은 긴장감에 가슴이 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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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장

박우진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운석 씨를 돌보러 오겠다고 한 건 당신이잖아, 고작 이 정도도 감수하지 못하는 건 아니겠지?" 진아연이 비웃었다."그냥 신장 조금 뗀 거 아니었어? 근데 소변줄까지 필요해?" 박우진이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네 신장을 좀 떼다가 실험해보는 건 어때?" 진아연이 빈정거렸다. "못 하겠으면 그냥 호텔로 돌아가. 일주일 후에 퇴원할 때 그때 다시 오던지."박우진은 굳이 고생스럽게 최운석을 돌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진아연이 이토록 자기를 보내려는 걸 보자, 남아서 최운석을 돌보기로 결심했다.박우진이 끝까지 고집을 부리자, 진아연은 병실에서 나왔다.최운석은 퇴원하기 전까지는 안전할 것이다.이제 박우진에게 최운석을 빼앗기지 않을 확실한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그녀는 병원 사무실에서 위정을 만나, 모든 상황을 위정에게 말했다."박우진 이제 자기의 야심을 숨길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네.""맞아요. 저한테 직접 말했어요. 운석 씨를 데리고 돌아가면, ST그룹은 이제 자기 손바닥 안이라고요. 절대 그 사람이 운석 씨를 데려가게 두진 않을 거예요." 진아연이 눈살을 찌푸렸다. "박우진 말로는, A국에서 경호원을 여럿 데려왔대요. 지금 병원 근처에 있을 거예요.""아연아, 걱정하지 마. 여기는 병원이야, 그의 경호원이 함부로 들어올 순 없어." 위정이 진아연을 안심시켰다. "B국에는 접근 금지 명령 제도가 있어. 우린 이 제도를 활용하는 수밖에. 접근 금지 명령이 떨어지면, 박우진이 운석 씨 근처에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어.""접근 금지 명령에 대해선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죠?" 진아연의 머리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위정이 대답했다. "박우진이 최운석 씨를 해치려 한다는 증거를 판사에게 제출하기만 하면 돼.""하지만 박우진은 운석 씨를 해치려 하지 않을 텐데요.""그럼, 우리가 그 증거를 만들면 돼." 위정이 침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박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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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장

전화를 걸었지만, 당연하게도, 차가운 시스템 안내음만 들려왔다.그녀는 순간 마음이 아팠지만,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시은 씨, 시준 씨가 지금 바쁜가 봐요. 이따가 다시 전화해 볼게요." 진아연은 차마 시은에게 진실을 알려줄 수 없었다.단 하루만이라도, 시은의 건강이 조금이라도 더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나을 듯싶었다.위정은 그런 진아연을 가만히 바라보았다.그는 진아연이 시은에게 진실을 알려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알았어." 시은의 눈빛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곤 곧이어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오빠가 나를 탓할까? 나한테 화를 낼까?""그렇지 않아요. 시은 씨, 시준 씨는 시은 씨에게 화가 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아주 그리워했죠." 진아연이 시은의 손을 꼭 잡았다. "저를 믿으세요."시은은 일시에 마음이 놓였다. "내가 가장 믿는 사람은 바로 아연이와 위정 씨야. 그리고 우리 오빠도.""잘 회복해서 퇴원하게 되면, 깜짝 놀랄 일이 있을 거예요." 진아연은 시은이 퇴원한 후에 진실을 알리고 싶었다."응. 나 조금 졸려. 좀 자야겠어. 오빠가 오면 꼭 깨워줘." 시은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졌다.시은이 다시 잠이 든 후, 위정과 진아연은 병실에서 나왔다."아연아, 이 문제를 시은 씨가 퇴원할 때 숨기기는 어려울 거야." 위정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은 씨는 적어도 보름은 입원해야 해. 일주일이 지나도 시준 씨를 보지 못하면, 분명 의심하기 시작할 거야.""그럼, 일주일 후에 얘기할게요. 지금 시은 씨는 너무 쇠약해요. 이 일로 충격받아, 컨디션 회복에 해가 될까 걱정이 돼서요." 진아연이 자기 생각을 말했다. "저희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사람이 아플 때 기분이 좋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병이 낫는 걸 원하지 않게 된대요. 그럴 경우, 회복이 아주 더뎌지겠죠. 하지만 환자가 기분이 좋고 긍정적이면, 회복 속도도 훨씬 빨라질 거래요.""그래. 그럼, 지금은 우선 비밀로 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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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장

"은서 씨, 생각은 해 봤어요?" 진아연이 물었다.이전에, 최은서는 결정을 내리면 그녀에게 말해주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진아연 씨, 왜 성빈 씨에게 말했죠? 성빈 그 늙은 망나니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알아요? 나한테 쌍욕을 퍼부었다고요, 어이가 없어서 정말!" 최은서는 잠시 뒤척거리더니 이내 침대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나한테 아이를 지우라고 강요했어요. 자기가 뭔데, 나한테 그런 강요를 하냐고!"진아연은 잠깐 얼이 빠졌다. "제가 성빈 씨한테 전화했어요. 은서 씨 혼자 수술하러 가면, 제가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요.""좋은 마음으로 그랬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아연 씨의 좋은 마음이 나쁜 결과를 낳았어요. 아연 씨의 절친을 보내줬어도, 성빈 씨 보단 훨씬 나았을 거예요!" 최은서가 투덜거렸다."그래요." 사실 진아연에게는 다른 생각이 있었다.그녀가 성빈에게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전한 건, 최은서의 아이가 성빈의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었다.최은서는 어리고, 생각도 성숙하지 못하니, 성빈에게 이 일을 알려 두 사람이 함께 결정하게 하면, 훨씬 좋을 것 같았다."됐어요, 아연 씨 절친한테도 말할 필요 없어요. 난 다른 사람의 도움 따윈 필요 없어요." 최은서는 다시 침대에 드러누웠다. "전 아직 이 아이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했어요.""아이를 지우고 싶지 않으면, 지우지 않아도 돼요." 진아연이 말했다. "시준 씨가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지 않나요? 부족하면 저도 보태줄게요."진아연의 말을 듣자, 최은서는 마음이 풀렸다. "아연 씨는 왜 이렇게 저한테 잘해주는 거예요? 박시준은 이제 더 이상 ST그룹의 대표도 아니고, 제가 박시준의 동생이긴 하지만, 박시준은 인정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은서 씨가 시준 씨의 동생이라는 사실은, 시준 씨의 신분이나 지위와는 전혀 상관없어요. 말했듯이, 전 힘이 닿는 데까지 최대한 은서 씨를 도울 거예요.""알았어요, 아연 씨 탓은 하지 않을게요." 최은서는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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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장

Y국.박시준이 이곳에 온 지 벌써 일주일이 다 되었다.김형문은 박시준에게 현재 관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산업에 대해 알려준 후, 술을 마시며 그에게 속마음을 터놓았다."요즘 국내에서 연락해 온 사람 없지?" 김형문이 말하는 '국내의 사람' 은 진아연이었다."휴대폰을 잃어버렸어요." 박시준은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지난번에 얘기했었죠.""그래, 잊지 않았어. 사람을 보내 별장을 여러 번 뒤지기도 하고, 공항에 사람을 보내기도 했지만 찾지 못했어." 김형문이 솔직하게 터놓았다. "아마 휴대폰을 두고 비행기를 탄 것 같아.""아까 하신 질문에 답할게요." 박시준은 술잔을 내려놓고, 테라스 멀리 펼쳐진 야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누구와도 연락하지 못했어요.""하하하! 그거야 네가 마음만 먹으면, 까짓거 휴대폰 하나 잃어버려도 국내에 있는 사람과 연락할 방법은 많았겠지. 내가 사람을 보내 새 휴대폰을 사 오게 하지 않았던가? 진아연 씨 번호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을 테고. 연락하려면 언제든 할 수 있었겠지." 김형문이 그를 놀리며 말했다.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진아연 씨가 지금 널 찾고 있어.""형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박시준은 그의 잘생긴 눈썹을 잔뜩 찡그렸다.그는 사생활을 침해받는 것도 싫지만, 뒷조사를 당하는 건 더 싫었다.김형문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네 사생활은 뒷조사한 적 없어. 단지 성빈 씨에게 전화해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야. 성빈 씨가 네 걱정을 많이 하더라. 그리고 널 만나지 않았냐고 나를 떠보길래, 만난 적 없다고 했지. 그리고 내가 진아연 씨가 최운석이라는 멍청이와 함께 도망이라도 갔느냐고 물었더니..."여기까지 말하곤, 김형문은 일부러 시간을 끌어 그의 궁금증을 자아내었다.박시준은 그가 술잔을 잡는 것을 보고는, 술잔을 들어 그와 함께 술잔을 부딪혔다."성빈 씨 말로는, 진아연 씨가 널 찾고 있고, 만회하길 바란다더군." 김형문은 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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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장

"물 한 잔 주세요." 박시준은 소파에 앉았다.집사는 곧바로 물 한 컵을 가져다가 그에게 건넸다.그는 컵을 받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수술 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이전에, 그는 이런 생각을 전혀 해보지 않았다.오늘 밤 김형문이 그에게 한 말은, 이미 절망으로 가득 찬 그의 마음에 증오의 불을 붙였다.그는 원래 이 정도로 몰락할 일이 없었다.도대체 그는 왜 이토록 무너져내린 것인가?그의 인생은, 정말 이렇게 아무런 의미도 없이 낭비되고 마는 것인가?그는 내키지 않았다.그가 박시준이든 최경규의 사생아이든, 누구도 그의 인생을 망가뜨리거나, 함부로 정의할 수는 없다.그는 누군가의 존중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감히 올려다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그는 물잔을 내려놓은 뒤, 집사에게 말했다. "펜 한 자루와 메모장 좀 주세요."집사는 즉시 그에게 펜과 메모장을 가져다주었다.그는 펜과 메모장을 들고 침실로 돌아와 방문을 잠갔다.침실의 불을 켠 후, 그는 책상 옆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만약 이 수술을 하게 된다면, 그는 몇 가지 주요 정보들을 기록해둬야 한다.만에 하나 수술 후에 정말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훗날, 이 메모장이 어떤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글을 쓰기 전, 그는 몇 초간 망설였다.그리고 어떤 것들을 기록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정리한 뒤, 빠른 속도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나에게는 세 아이가 있다. 진지한, 라엘, 지성.부모님은 두 분 다 돌아가셨고, 아끼는 사람도 모두 세상을 떠났다.여기까지 쓰고는, 그는 갑자기 멈칫했다.가슴에 날카로운 통증에 전해졌다.마치 더 이상 기록할 것이 남지 않은듯했다.세 아이 외에, 그가 가장 아끼는 사람은 바로 시은이다. 하지만 시은은 이미 죽었다.그리고 진아연... 그는 그녀의 이름을 떠올리기도 싫었고, 그 이름을 기록하는 것은 더욱 싫었다.그녀의 얼굴을 떠올리거나 그녀의 이름을 보면, 그는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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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장

B국.병원, 입원 병동.최운석은 잠에서 깨어 눈을 뜨고는 병실 안의 박우진을 발견했다. 그러자 따뜻했던 최운석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진아연은 그에게 박우진을 공기처럼 대하라고 말했었다.지금 그는 환자이니, 그가 박우진을 무시하더라도 박우진은 그에게 화를 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삼촌, 일어났어?" 최운석이 눈을 뜬 것을 발견한 박우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우리 삼촌을 위해 보양식을 사 왔어. 보온 도시락에 넣어뒀는데, 지금 가져다줄게. 혼자 먹을 수 있겠어? 아니면... 먹여줘야하나?"박우진은 당연히 먹여주고 싶지 않았다.박우진이 보기에 최운석은 단지 신장 한쪽을 제거했을 뿐, 두 손은 멀쩡하니, 먹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최운석은 냉랭한 눈으로 박우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배 안 고파?" 박우진이 딱딱하게 웃으며 최운석을 설득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자느라 아무것도 못 먹었으니, 어떻게 배가 안 고프겠어, 그렇지? 식사를 거르면 회복이 늦어질 거야."박우진은 최운석이 이른 시일 내 퇴원하길 바랐다. 그래서 그를 잘 돌봐줘야 했다.최운석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정말로 배가 고프지 않은 거야, 아니면 내가 먹여주는 게 싫은 거야?" 박우진은 수척한 모습의 최운석을 보며 방법을 고민했다. "아니면, 진아연을 불러서 좀 먹여달라고 할까?"최운석이 고개를 끄덕였다.박우진은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머저린 줄 알았더니, 시중들어줄 사람 고를 줄도 아네.'박우진은 보온 도시락을 내려놓고, 휴대폰을 들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아연이 병실로 돌아왔다."넌 우선 나가 있어." 그녀가 병상 옆에 앉으며 박우진에게 말했다. "네가 여기 있으면 내가 불편해.""하하하! 진아연, 넌 정말 재밌어. 삼촌에게 지분을 양도한 건 박시준 본인이야. 내가 칼로 협박이라도 한 게 아니라고." 박우진이 이 일을 꺼낸 건, 일부러 그녀의 신경을 긁기 위해서였다. "앞으로 또 나한테 그렇게 쌀쌀맞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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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장

그는 휴대폰을 가지고 성큼성큼 문으로 걸어갔다. 인터폰 스크린 속의 최은서의 얼굴을 보자, 불화가 치밀어,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그는 이미 대문의 비밀번호를 바꿨는데, 최은서는 도대체 어떻게 그의 마당 안에 들어와 있단 말인가?!벽을 넘은 것 외에 다른 가능성은 생각할 수 없었다!그는 이 부분을 확실히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그녀는 곧바로 캐리어를 들고 그의 집 거실 안으로 들어왔다.성빈: "!!!"그녀가 이토록 서슴없이 그의 집에 다짜고짜 난입하는 걸 지켜보며, 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최.은.서!" 성빈이 분노해 소리쳤다. "너 이게 뭐 하는 짓이야?!""저 방 뺐어요." 그녀는 소파에 앉아 두 손으로 캐리어를 안은 채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어젯밤에 누군가 계속 우리 집 문을 두드렸어요. 오늘 아침에 CCTV를 확인해보니 어떤 남자더라고요, 게다가 변태였어요... 그래서 더 이상 그 집에서 살 수가 없겠더라고요."성빈은 순간적으로 화를 거두고 그녀 곁에 다가가 물었다. "경찰에 신고는 했어?"최은서가 고개를 저었다. "이미 방을 빼버린걸요. 생각해 봤는데...""일단 울지 마. 새집을 구해줄게." 성빈이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애원했다. "이 미모에, 어디서 살던 다 그런 변태랑 마주치지 않겠어요? 안 그래도 어려서부터 변태가 자주 꼬였다고요."성빈: "...""생각해 봤는데, 당신이 너무 싫긴 하지만, 당신 집은 큰 편이고 치안도 좋으니, 여기서 살면 괜찮겠다 싶었죠." 그녀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았다. "안심해요. 월세는 낼 테니. 우리 오빠가 매달 저에게 주는 생활비, 저한테 줄 필요 없어요. 월세인 셈 쳐요."성빈은 어리둥절했다. "아니... 언제는 둘째 오빠가 주는 돈은 필요 없다며?""지금 제 상황이 이런데, 우리 둘째 오빠가 주는 제 생활비를 그렇게 깐깐하게 굴 생각이 들어요?" 최은서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내가 깐깐하기는 무슨... 아이를 낳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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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장

"시준아, 그냥 사인해!" 김형문이 그의 옆에 서서 부추겼다. "이미 300번의 임상 실험이 있었고, 모두 성공했어.""김 대표님, 정확히 말하면 301건의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도 이 수술을 받으셨다는 거, 잊으셨습니까?" 의사가 미소를 지었다.박시준이 김형문을 바라보았다.김형문이 큰 소리로 웃었다. "물론 잊지 않았죠. 얘기하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는 말을 하면서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혹시 키미라고, 아나? 나와 20년을 함께한 골든 레트리버라고 하더군.""압니다. 병으로 죽었다죠.""맞아,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더군. 난 수술로 키미에대한 기억을 모두 지워버렸어. 그래서 지금은 키미에대한 감정조차도 기억나지 않아." 여기까지 말하더니, 김형문은 약간 얼굴을 붉혔다. "내가 강아지 한 마리에게 이렇게 깊은 감정을 가지게 될 줄 몰랐어. 말을 하자니 영 체면이 안 서서, 나도 수술받았다는 이야기를 너에게 굳이 꺼내지 않은 거야.""정말 키미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박시준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김형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렇게 밝게 웃는 게 연기 같나? 난 이제 개를 아주 싫어해. 절대 개를 기르지 않을 거야. 개한테 느꼈던 감정에 관한 이야기도 꺼내지 않을 거고."박시준은 그의 얼굴에 걸린 미소를 바라보았다. 연기 같아 보이진 않았다.뒤이어, 박시준은 위험 고지서에 서명했다.시간이 흘러 3일이 지났다.하루만 더 지나면 이제 최운석은 퇴원할 수 있었다.박우진은 정신이 맑고 의기만만했다. 박우진은 오늘 최운석에게 호화로운 점심을 대접했다.점심이 병원으로 배달되자, 그는 곧바로 진아연을 불러 최운석에게 먹여주도록 했다.박우진은 이제 최운석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일수록, 최운석의 안전을 더욱 확보해야 했다.그는 진아연이 최운석을 자신에게 돌려보내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더욱이 진아연으로부터 최운석을 지켜내야 했다."아연 씨,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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