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었지만, 당연하게도, 차가운 시스템 안내음만 들려왔다.그녀는 순간 마음이 아팠지만,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시은 씨, 시준 씨가 지금 바쁜가 봐요. 이따가 다시 전화해 볼게요." 진아연은 차마 시은에게 진실을 알려줄 수 없었다.단 하루만이라도, 시은의 건강이 조금이라도 더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나을 듯싶었다.위정은 그런 진아연을 가만히 바라보았다.그는 진아연이 시은에게 진실을 알려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알았어." 시은의 눈빛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곤 곧이어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오빠가 나를 탓할까? 나한테 화를 낼까?""그렇지 않아요. 시은 씨, 시준 씨는 시은 씨에게 화가 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아주 그리워했죠." 진아연이 시은의 손을 꼭 잡았다. "저를 믿으세요."시은은 일시에 마음이 놓였다. "내가 가장 믿는 사람은 바로 아연이와 위정 씨야. 그리고 우리 오빠도.""잘 회복해서 퇴원하게 되면, 깜짝 놀랄 일이 있을 거예요." 진아연은 시은이 퇴원한 후에 진실을 알리고 싶었다."응. 나 조금 졸려. 좀 자야겠어. 오빠가 오면 꼭 깨워줘." 시은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졌다.시은이 다시 잠이 든 후, 위정과 진아연은 병실에서 나왔다."아연아, 이 문제를 시은 씨가 퇴원할 때 숨기기는 어려울 거야." 위정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은 씨는 적어도 보름은 입원해야 해. 일주일이 지나도 시준 씨를 보지 못하면, 분명 의심하기 시작할 거야.""그럼, 일주일 후에 얘기할게요. 지금 시은 씨는 너무 쇠약해요. 이 일로 충격받아, 컨디션 회복에 해가 될까 걱정이 돼서요." 진아연이 자기 생각을 말했다. "저희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사람이 아플 때 기분이 좋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병이 낫는 걸 원하지 않게 된대요. 그럴 경우, 회복이 아주 더뎌지겠죠. 하지만 환자가 기분이 좋고 긍정적이면, 회복 속도도 훨씬 빨라질 거래요.""그래. 그럼, 지금은 우선 비밀로 해두
"은서 씨, 생각은 해 봤어요?" 진아연이 물었다.이전에, 최은서는 결정을 내리면 그녀에게 말해주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진아연 씨, 왜 성빈 씨에게 말했죠? 성빈 그 늙은 망나니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알아요? 나한테 쌍욕을 퍼부었다고요, 어이가 없어서 정말!" 최은서는 잠시 뒤척거리더니 이내 침대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나한테 아이를 지우라고 강요했어요. 자기가 뭔데, 나한테 그런 강요를 하냐고!"진아연은 잠깐 얼이 빠졌다. "제가 성빈 씨한테 전화했어요. 은서 씨 혼자 수술하러 가면, 제가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요.""좋은 마음으로 그랬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아연 씨의 좋은 마음이 나쁜 결과를 낳았어요. 아연 씨의 절친을 보내줬어도, 성빈 씨 보단 훨씬 나았을 거예요!" 최은서가 투덜거렸다."그래요." 사실 진아연에게는 다른 생각이 있었다.그녀가 성빈에게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전한 건, 최은서의 아이가 성빈의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었다.최은서는 어리고, 생각도 성숙하지 못하니, 성빈에게 이 일을 알려 두 사람이 함께 결정하게 하면, 훨씬 좋을 것 같았다."됐어요, 아연 씨 절친한테도 말할 필요 없어요. 난 다른 사람의 도움 따윈 필요 없어요." 최은서는 다시 침대에 드러누웠다. "전 아직 이 아이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했어요.""아이를 지우고 싶지 않으면, 지우지 않아도 돼요." 진아연이 말했다. "시준 씨가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지 않나요? 부족하면 저도 보태줄게요."진아연의 말을 듣자, 최은서는 마음이 풀렸다. "아연 씨는 왜 이렇게 저한테 잘해주는 거예요? 박시준은 이제 더 이상 ST그룹의 대표도 아니고, 제가 박시준의 동생이긴 하지만, 박시준은 인정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은서 씨가 시준 씨의 동생이라는 사실은, 시준 씨의 신분이나 지위와는 전혀 상관없어요. 말했듯이, 전 힘이 닿는 데까지 최대한 은서 씨를 도울 거예요.""알았어요, 아연 씨 탓은 하지 않을게요." 최은서는 유치
Y국.박시준이 이곳에 온 지 벌써 일주일이 다 되었다.김형문은 박시준에게 현재 관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산업에 대해 알려준 후, 술을 마시며 그에게 속마음을 터놓았다."요즘 국내에서 연락해 온 사람 없지?" 김형문이 말하는 '국내의 사람' 은 진아연이었다."휴대폰을 잃어버렸어요." 박시준은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지난번에 얘기했었죠.""그래, 잊지 않았어. 사람을 보내 별장을 여러 번 뒤지기도 하고, 공항에 사람을 보내기도 했지만 찾지 못했어." 김형문이 솔직하게 터놓았다. "아마 휴대폰을 두고 비행기를 탄 것 같아.""아까 하신 질문에 답할게요." 박시준은 술잔을 내려놓고, 테라스 멀리 펼쳐진 야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누구와도 연락하지 못했어요.""하하하! 그거야 네가 마음만 먹으면, 까짓거 휴대폰 하나 잃어버려도 국내에 있는 사람과 연락할 방법은 많았겠지. 내가 사람을 보내 새 휴대폰을 사 오게 하지 않았던가? 진아연 씨 번호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을 테고. 연락하려면 언제든 할 수 있었겠지." 김형문이 그를 놀리며 말했다.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진아연 씨가 지금 널 찾고 있어.""형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박시준은 그의 잘생긴 눈썹을 잔뜩 찡그렸다.그는 사생활을 침해받는 것도 싫지만, 뒷조사를 당하는 건 더 싫었다.김형문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네 사생활은 뒷조사한 적 없어. 단지 성빈 씨에게 전화해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야. 성빈 씨가 네 걱정을 많이 하더라. 그리고 널 만나지 않았냐고 나를 떠보길래, 만난 적 없다고 했지. 그리고 내가 진아연 씨가 최운석이라는 멍청이와 함께 도망이라도 갔느냐고 물었더니..."여기까지 말하곤, 김형문은 일부러 시간을 끌어 그의 궁금증을 자아내었다.박시준은 그가 술잔을 잡는 것을 보고는, 술잔을 들어 그와 함께 술잔을 부딪혔다."성빈 씨 말로는, 진아연 씨가 널 찾고 있고, 만회하길 바란다더군." 김형문은 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시
"물 한 잔 주세요." 박시준은 소파에 앉았다.집사는 곧바로 물 한 컵을 가져다가 그에게 건넸다.그는 컵을 받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수술 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이전에, 그는 이런 생각을 전혀 해보지 않았다.오늘 밤 김형문이 그에게 한 말은, 이미 절망으로 가득 찬 그의 마음에 증오의 불을 붙였다.그는 원래 이 정도로 몰락할 일이 없었다.도대체 그는 왜 이토록 무너져내린 것인가?그의 인생은, 정말 이렇게 아무런 의미도 없이 낭비되고 마는 것인가?그는 내키지 않았다.그가 박시준이든 최경규의 사생아이든, 누구도 그의 인생을 망가뜨리거나, 함부로 정의할 수는 없다.그는 누군가의 존중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감히 올려다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그는 물잔을 내려놓은 뒤, 집사에게 말했다. "펜 한 자루와 메모장 좀 주세요."집사는 즉시 그에게 펜과 메모장을 가져다주었다.그는 펜과 메모장을 들고 침실로 돌아와 방문을 잠갔다.침실의 불을 켠 후, 그는 책상 옆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만약 이 수술을 하게 된다면, 그는 몇 가지 주요 정보들을 기록해둬야 한다.만에 하나 수술 후에 정말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훗날, 이 메모장이 어떤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글을 쓰기 전, 그는 몇 초간 망설였다.그리고 어떤 것들을 기록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정리한 뒤, 빠른 속도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나에게는 세 아이가 있다. 진지한, 라엘, 지성.부모님은 두 분 다 돌아가셨고, 아끼는 사람도 모두 세상을 떠났다.여기까지 쓰고는, 그는 갑자기 멈칫했다.가슴에 날카로운 통증에 전해졌다.마치 더 이상 기록할 것이 남지 않은듯했다.세 아이 외에, 그가 가장 아끼는 사람은 바로 시은이다. 하지만 시은은 이미 죽었다.그리고 진아연... 그는 그녀의 이름을 떠올리기도 싫었고, 그 이름을 기록하는 것은 더욱 싫었다.그녀의 얼굴을 떠올리거나 그녀의 이름을 보면, 그는 마치
B국.병원, 입원 병동.최운석은 잠에서 깨어 눈을 뜨고는 병실 안의 박우진을 발견했다. 그러자 따뜻했던 최운석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진아연은 그에게 박우진을 공기처럼 대하라고 말했었다.지금 그는 환자이니, 그가 박우진을 무시하더라도 박우진은 그에게 화를 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삼촌, 일어났어?" 최운석이 눈을 뜬 것을 발견한 박우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우리 삼촌을 위해 보양식을 사 왔어. 보온 도시락에 넣어뒀는데, 지금 가져다줄게. 혼자 먹을 수 있겠어? 아니면... 먹여줘야하나?"박우진은 당연히 먹여주고 싶지 않았다.박우진이 보기에 최운석은 단지 신장 한쪽을 제거했을 뿐, 두 손은 멀쩡하니, 먹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최운석은 냉랭한 눈으로 박우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배 안 고파?" 박우진이 딱딱하게 웃으며 최운석을 설득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자느라 아무것도 못 먹었으니, 어떻게 배가 안 고프겠어, 그렇지? 식사를 거르면 회복이 늦어질 거야."박우진은 최운석이 이른 시일 내 퇴원하길 바랐다. 그래서 그를 잘 돌봐줘야 했다.최운석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정말로 배가 고프지 않은 거야, 아니면 내가 먹여주는 게 싫은 거야?" 박우진은 수척한 모습의 최운석을 보며 방법을 고민했다. "아니면, 진아연을 불러서 좀 먹여달라고 할까?"최운석이 고개를 끄덕였다.박우진은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머저린 줄 알았더니, 시중들어줄 사람 고를 줄도 아네.'박우진은 보온 도시락을 내려놓고, 휴대폰을 들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아연이 병실로 돌아왔다."넌 우선 나가 있어." 그녀가 병상 옆에 앉으며 박우진에게 말했다. "네가 여기 있으면 내가 불편해.""하하하! 진아연, 넌 정말 재밌어. 삼촌에게 지분을 양도한 건 박시준 본인이야. 내가 칼로 협박이라도 한 게 아니라고." 박우진이 이 일을 꺼낸 건, 일부러 그녀의 신경을 긁기 위해서였다. "앞으로 또 나한테 그렇게 쌀쌀맞게
그는 휴대폰을 가지고 성큼성큼 문으로 걸어갔다. 인터폰 스크린 속의 최은서의 얼굴을 보자, 불화가 치밀어,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그는 이미 대문의 비밀번호를 바꿨는데, 최은서는 도대체 어떻게 그의 마당 안에 들어와 있단 말인가?!벽을 넘은 것 외에 다른 가능성은 생각할 수 없었다!그는 이 부분을 확실히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그녀는 곧바로 캐리어를 들고 그의 집 거실 안으로 들어왔다.성빈: "!!!"그녀가 이토록 서슴없이 그의 집에 다짜고짜 난입하는 걸 지켜보며, 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최.은.서!" 성빈이 분노해 소리쳤다. "너 이게 뭐 하는 짓이야?!""저 방 뺐어요." 그녀는 소파에 앉아 두 손으로 캐리어를 안은 채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어젯밤에 누군가 계속 우리 집 문을 두드렸어요. 오늘 아침에 CCTV를 확인해보니 어떤 남자더라고요, 게다가 변태였어요... 그래서 더 이상 그 집에서 살 수가 없겠더라고요."성빈은 순간적으로 화를 거두고 그녀 곁에 다가가 물었다. "경찰에 신고는 했어?"최은서가 고개를 저었다. "이미 방을 빼버린걸요. 생각해 봤는데...""일단 울지 마. 새집을 구해줄게." 성빈이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애원했다. "이 미모에, 어디서 살던 다 그런 변태랑 마주치지 않겠어요? 안 그래도 어려서부터 변태가 자주 꼬였다고요."성빈: "...""생각해 봤는데, 당신이 너무 싫긴 하지만, 당신 집은 큰 편이고 치안도 좋으니, 여기서 살면 괜찮겠다 싶었죠." 그녀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았다. "안심해요. 월세는 낼 테니. 우리 오빠가 매달 저에게 주는 생활비, 저한테 줄 필요 없어요. 월세인 셈 쳐요."성빈은 어리둥절했다. "아니... 언제는 둘째 오빠가 주는 돈은 필요 없다며?""지금 제 상황이 이런데, 우리 둘째 오빠가 주는 제 생활비를 그렇게 깐깐하게 굴 생각이 들어요?" 최은서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내가 깐깐하기는 무슨... 아이를 낳기로
"시준아, 그냥 사인해!" 김형문이 그의 옆에 서서 부추겼다. "이미 300번의 임상 실험이 있었고, 모두 성공했어.""김 대표님, 정확히 말하면 301건의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도 이 수술을 받으셨다는 거, 잊으셨습니까?" 의사가 미소를 지었다.박시준이 김형문을 바라보았다.김형문이 큰 소리로 웃었다. "물론 잊지 않았죠. 얘기하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는 말을 하면서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혹시 키미라고, 아나? 나와 20년을 함께한 골든 레트리버라고 하더군.""압니다. 병으로 죽었다죠.""맞아,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더군. 난 수술로 키미에대한 기억을 모두 지워버렸어. 그래서 지금은 키미에대한 감정조차도 기억나지 않아." 여기까지 말하더니, 김형문은 약간 얼굴을 붉혔다. "내가 강아지 한 마리에게 이렇게 깊은 감정을 가지게 될 줄 몰랐어. 말을 하자니 영 체면이 안 서서, 나도 수술받았다는 이야기를 너에게 굳이 꺼내지 않은 거야.""정말 키미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박시준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김형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렇게 밝게 웃는 게 연기 같나? 난 이제 개를 아주 싫어해. 절대 개를 기르지 않을 거야. 개한테 느꼈던 감정에 관한 이야기도 꺼내지 않을 거고."박시준은 그의 얼굴에 걸린 미소를 바라보았다. 연기 같아 보이진 않았다.뒤이어, 박시준은 위험 고지서에 서명했다.시간이 흘러 3일이 지났다.하루만 더 지나면 이제 최운석은 퇴원할 수 있었다.박우진은 정신이 맑고 의기만만했다. 박우진은 오늘 최운석에게 호화로운 점심을 대접했다.점심이 병원으로 배달되자, 그는 곧바로 진아연을 불러 최운석에게 먹여주도록 했다.박우진은 이제 최운석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일수록, 최운석의 안전을 더욱 확보해야 했다.그는 진아연이 최운석을 자신에게 돌려보내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더욱이 진아연으로부터 최운석을 지켜내야 했다."아연 씨, 방금
그녀의 몸은 매우 허약했지만 그녀의 정신만은 지난 며칠보다 훨씬 더 맑았다.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본 위정은 즉시 문으로 걸어갔다. "방금 잠들었어. 나가서 이야기해."진아연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의사 당직실로 와서 문을 닫았다."오늘 밤은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진아연이 말했다. "오늘 밤에 꼭 성공해야 해요. 아니면 박우진이 최운석을 데리고 갈거예요.""응.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준비 해놨어. 문제 없을 거야.""집은 최대한 빨리 결정해야 해요." 라며 "그저께 말씀하신 곳은 안전하지 않은 것 같아요." 라고 그녀가 말했다."그럼 네 뜻대로 하지 뭐." 위정이 말했다. "좀 번거롭겠지만 네가 선택한 그 곳이 좀 안전하긴 하지.""네."진아연은 노경민 교수의 고택을 선택했다.노경민 교수가 돌아가신 후 그의 고택은 계속 방치되어 있었다.그의 고택은 의대 근처에 지역 경찰서 바로 옆이였다.진아연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그녀는 엊그제 노경민 교수의 아들에게 전화로 연락을 했다. 그는 최운석을 아버지의 고택에 살게 하는 데 동의했다.저녁.최운석은 갑자기 꿈에서 놀라 깨어 소리를 질렀다.박우진은 바로 보호자 침대에서 일어나 그의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다음날 아침 눈을 뜬 박우진은 두 명의 경찰이 그를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박우진은 자신이 악몽을 꾸고 있는 줄 알고 손을 뻗어 눈을 비볐다."박우진 씨, 저희와 함께 경찰서에 다녀오시죠."낮설고 진지한 목소리에 박우진은 소름이 끼쳤다."뭐하는 거야, 당신들?" 박우진은 침대에서 일어나 최운석의 침대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식은 땀을 흘리며 말했다. "이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는 어디 있어? 어디로 갔냐고?"그가 큰 소리로 묻자 '탈칵' 하는 소리가 나더니 차가운 수갑이 그의 손목을 묶었다."당신은 고의 상해죄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금 체포되었습니다."박우진은 놀라서 멍해졌다.그가 누구를 고의로 다치게 한 걸까?도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