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11 - 챕터 1020

3111 챕터

제1011화

갑자기 밖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뭔가 무너진 것 같았다.곧이어,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보고! 만족이 군사를 거느리고 기습했습니다!”“그들은 진 장군을 방패로, 이미 북쪽 성벽의 파손된 곳으로부터, 평녕성까지 쳐들어왔습니다.”이 말을 들은, 방 안 사람들의 안색은 확 바뀌었다.“뭐라고? 성을 공격했다고?”“어떻게 이럴 수가……”두 수장이 아직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부진환의 날카로운 눈빛은 그들 세 사람의 몸에 떨어졌다.“화담은 거짓이었소, 이 기회를 틈타 기습하는 게 진짜 목표였군!”“여봐라, 이 세 사람을 가두고, 엄하게 간수해라!”바로 뒤에, 병사들이 들어와, 세 사람을 경계가 삼엄한 암실 안에 가두었다.“누가 명령을 어기고 함부로 행동한 것이오! 화담이 곧 성공했을 텐데!” 홍소(鴻霄)는 노발대발하여 주먹으로 담벼락을 세게 내리쳤다.“랑심이 아니면 또 누구겠소!” 도금(屠金)은 씩씩거리며 몹시 화를 냈다.“랑심은 왕위를 노리고 있으니, 원응이 담판에 성공하지 못하게 방해할 것이오.”홍소는 깜짝 놀라더니, 몹시 괴로워했다 “방심했소!”“랑심은 지금 우리 만족 전체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요!”낙청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모든 것은 모두 그녀가 예상했던 일이다.랑심은 절대로 낙청연이 담판에 성공하여, 돌아가 왕위를 계승하는 것을 눈뜨고 지켜볼 사람이 아니다.그래서 반드시 담판을 파괴할 것이며, 당연히 이 틈을 타, 성을 공격할 것이다.어젯밤에 행동하지 않은 것은, 사람들이 경계를 늦추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 새벽에 성을 공격한 것이다.“안 돼, 우리는 이 틈을 타 도망쳐야 하오. 아니면 전투가 끝나면 우리를 죽일 것이오.”두 사람은 바로 결정했다.도금은 낙청연에게 말했다: “원응, 우리 함께 뛰쳐나가시오. 당신은 성안의 환경에 익숙하니 먼저 도망가오. 도망갈 수 없으면 일단 숨소.”“우리 둘은 상관하지 마시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함께 도망가는 게 아닙니까?”도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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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만족 각 부락은 즉시 철군하시오!”우렁찬 낙청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손에 든 응익 반지가 햇빛 아래서 은은하게 빛났다.하늘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와, 낙청연의 팔뚝에 내려앉았다.이 광경을 본 만족의 병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저건 왕상의 반지입니다.”“저건 응익신의 명령입니다.”“철수하자고, 모두 철수!”사람들은 잇달아 응익신에게 예를 행하더니, 곧바로 철수했다.랑심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부진환은 고개를 들고 낙청연의 그 가냘픈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 줄기 빛이 그녀의 어깨 위에서 반짝이고 있었다.만족 대군은 낙청연을 향해 예를 행했다.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고 부진환은 낙청연이 정말 신이 아니겠냐는 착각을 가지게 되었다.중생을 내려보는 그 고귀함은 범접할 수 없었다.랑심은 당황했다.부왕은 이미 응익 반지를 낙청연에게 주었다!그러니 지금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전혀 다툴 여지가 없었다.낙청연이 고개를 돌려 랑심을 잡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아주 빠르게 달려와, 랑심의 몸을 휘감아 달아났다.낙청연이 막 쫓아가려는데, 부진환이 이미 활을 들고 랑심을 겨누고 있었다.날카로운 화살이 날아갔다.살기가 몰려오는 그 순간, 노영은 피했다. 하지만 그 예리한 화살은 랑심의 등에 꽂혔다.부진환이 다시 활을 쏘려고 보니, 그 그림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가슴에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부진환은 목구멍까지 올라온 그 비린 냄새를 억지로 억눌렀다.낙청연은 빠른 걸음으로 부지환의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이번에 랑심이 화담을 망쳤으니, 만족인은 결코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부진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돌아섰다.“여봐라, 낙청연을 잡아 가두거라.”낙청연은 깜짝 놀랐다.입을 열려고 하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낙청연과 다른 두 수장도 다시 잡혀갔다.평녕성의 위기는 사라졌다.곧이어, 낙청연은 문에 엎드려 진천리가 구조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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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잠깐 망설이더니 말했다: “만약 네가 진천리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본왕은 승낙할 수 있다.”“그러나 처음 화담 때 승낙했던 조건은 안 된다.”“말과 소 그리고 양은 예전 조건대로 줄 수 있다. 하지만 평녕성의 대문은 너희에게 열어줄 수 없다.”“그리고 본왕도 조건이 하나 있다.”“랑심의 머리를 가져오너라.”이 말을 들은 뭇사람은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곧바로 응했다 “좋습니다! 일단 저에게 진천리를 보여주십시오.”“저들을 데려가 가두어라.” 부진환은 냉랭하게 명령했다.바로 뒤에 부진환은 낙청연을 데리고 자리를 옮겼다.--방안에 들어왔다.낙청연은 그 철장을 보았다.매우 좁은 철장이었다. 진천리의 사지는 모두 쇠사슬에 묶여 있었으며, 이미 초라한 나머지 사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이 모습을 본, 낙청연은 랑심에 대한 증오가 또 몇 배로 늘어났다.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가 그의 손목을 잡았다.하지만 의식이 흐리멍덩한 진천리는 그녀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손을 뻗어 낙청연을 힘껏 잡으려고 했다.그 순간, 부진환은 낙청연의 어깨를 뒤로 끌어당겨, 진천리를 피할 수 있었다.낙청연은 이 틈을 타, 진천리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옷을 젖히자, 손목의 검은 선은 팔 반쯤 번져 있었다.“이 고는 아직 깊지 않습니다. 심맥까지 번지지 않았기 때문에 진천리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랑심은 아마도 그에게 신경을 혼란시키는 약물을 많이 써, 그의 의지를 무너뜨려, 그를 자기 노예로 만들려고 한 것 같습니다.”“먼저 이 처방으로 그를 진정시키겠습니다.”곧바로 낙청연은 약 처방을 부진환에게 건네면서 물었다 “성안에 약재는 아직 있습니까? 만약 부족하다면, 담판의 조건으로 만족에게 요구해도 됩니다.”“필경 지금 저와 랑목 둘 다 당신의 손에 잡혀 있으니, 만족은 승낙할 겁니다.”그러나 부진환은 약 처방을 받더니, 쌀쌀하게 돌아섰다.“이건 본왕의 일이다.”낙청연은 순간 멍해졌다.이건 그의 일에 참견한다고 탓하는 건가?마음은 약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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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도금, 홍소, 당신들은 지금 반란을 일으키려는 것이오? 빨리 낙청연을 잡으시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그럴 리가 없다.만왕은 싸움을 이어 나갈 생각이 없었다. 설사 어쩔 수 없이 그들을 포위한 군대를 저항하라고 시켰을지는 몰라도, 왕위는 절대 랑심에게 물려줄 리가 없다.랑목이 성안으로 달려와 그녀를 구하다가 잡힌 것도, 어쩌면 랑심의 짓인지도 모른다.랑심의 목적은 바로 이 위기의 시각에, 자신이 유일한 계승자로 남아있는 것이다.도금과 홍소는 서로 마주 보더니, 매서운 눈빛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랑심,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왕상은 이미 왕위를 원응에게 물려주었다. 그러니 절대 너에게 물려줬을 리가 없다!”랑심은 눈가에 독기를 품더니 말했다: “원응, 원응! 당신들, 설마 미친 거 아니요? 어떻게 천궐국 승상의 천금을 만왕의 딸로 인정하는 것이오?”“저 여인은 낙청연이요! 섭정왕비란 말이요!”“좋소, 당신들은 이미 낙청연을 왕으로 받아들였으니, 내가 동족의 정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마시오.”“여봐라! 함께 잡아라!”노영도 전투에 뛰어들었다.그들은 겹겹이 둘러싸여 있었다. 낙청연은 긴박하게 대처하며, 둘러싸인 포위를 뚫고 막사 안으로 들어가 만왕의 상황을 확인하고 싶었다.그런데 랑심이 그녀의 의도를 눈치챘다.랑심은 한발 먼저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낙청연이 뒤따라 막사 안으로 달려 들어갔을 때, 랑심은 검을 만왕의 어깨 위에 놓고 있었다.낙청연은 놀라서 순간 굳어버렸다. “너 제정신이냐? 저분은 너의 아버님이시다!”랑심은 피식 웃더니 말했다 “아버지? 이 사람은 나의 아버지가 아니다.”“그렇지 않으면, 왜 왕위를 너에게 물려줄지언정, 나에게 물려주지 않았겠느냐?”“나는 원래부터 이 사람의 친딸이 아니기 때문이다!”랑심의 두 눈은 증오로 가득했다.이 사실은, 오늘 랑심이 이곳에 왔을 때, 만왕이 직접 말해준 것이다.만왕은 눈을 감고 있었다. 보기에 몹시 초췌해 보였다.랑심은 낙청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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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비록 너는 나의 친딸이 아니지만, 오랜 세월 동안 나는 너를 섭섭하게 대한 적이 없다.”“또한 나는 너를 줄곧 나의 친딸로 생각했다.”만왕의 눈빛은 약간 슬퍼 보였다.랑심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자신은 그의 손바닥 안에서 놀고 있었다는 것을.랑심은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피식 웃더니 말했다: “그렇습니다! 나는 그저 당신이 데려온 대체품일 뿐입니다.”“그래서 저에게 아직 살길이 있긴 한 겁니까? 저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건 모두 당신 때문입니다!”랑심은 어릴 적부터 알고 있었다. 부왕에게는 먼저 떠난 딸이 있다는 사실을.부왕의 거처에는 온통 원응의 초상화가 걸렸 있었고, 곳곳에서 원응의 물건을 찾아볼 수 있었다.랑심도 질투할 줄 안다. 랑심은 항상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여 충분히 강대해지면 부왕은 원응을 잊고, 마음속에 그녀밖에 없을 줄 알았다.하지만 오늘 알게 되었다. 자신은 애초부터 부왕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그래서, 그녀의 모든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그녀는 영원히 이미 죽은 원응을 이길 수 없다.만왕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모든 건 다 너의 선택이다. 누구도 너를 강요한 적 없다.”“네가 연라를 음해했을 때도 나는 너에게 기회를 주고 있었다.”“그러나 너는 나의 기대를 저버렸다.”만왕은 연라에게 눈짓했다.그러자 연라는 바로 사람을 거느리고 랑심을 잡으려고 했다.노영은 필사적으로 랑심이 도망갈 수 있게 도왔다. 하지만 연라가 그의 목을 덥석 잡더니 단번에 꺾어버렸다.낙청연은 그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등골이 오싹했다.랑심은 도망갈 수 없었다.바로 잡히고 말았다.연라가 바로 랑심을 죽이려고 하자, 낙청연이 다급히 제지했다.“잠깐만!”낙청연은 만왕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번에 랑심이 담판을 망쳐 놓았습니다. 그래서 부진환은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는데, 바로 랑심의 목숨입니다.”“만약 랑심의 목숨을 살려 둘 생각이 없으시다면, 랑심을 거래조건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지금 각 부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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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아—”처절한 비명과 함께 우지직 소리가 울려 퍼졌다.매우 처참했다.낙청연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인두를 내려놓았다. 랑심의 피투성이 된 얼굴에 한 글자가 더해졌다.노.“너는 다른 사람을 너의 노예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느냐? 그럼, 지금부터 네가 노예가 된 기분을 좀 느껴 보아라.”“네가 진천리에게 한 모든 것은 배가 되어 너에게 돌아올 것이다.”랑심은 두 눈이 벌겋게 되어, 몸부림치자 쇠사슬 소리가 들렸다.“낙청연, 나를 죽이지 않으면, 너는 언젠가 반드시 나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낙청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너에게 그런 기회는 없을 것이다.”낙청연은 장검을 들었다.장검은 칼집에서 나와 유유히 랑심의 손목에 떨어졌다.칼날은 랑심의 손목을 찔러 천천히 그녀 손목의 힘줄을 끊어버렸다.이 과정에, 감방 안은 비참한 비명으로 가득 찼다.연이어, 낙청연은 랑심의 손발의 힘줄을 모두 끊어버렸다.그리고 또 손을 들어 랑심의 두 어깨를 일장으로 세게 가격하였다. 그러자 끊어지는 소리가 쟁쟁하게 들려왔다.투둑—랑심은 피를 내뿜었다.사람은 삽시에 초라해져 미워할 힘조차 없었다.낙청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진천리에게 그런 짓을 할 때부터, 너는 이날이 올 거라는 것을 생각했어야 했다.”“나는 너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네가 영원히 이 ‘노’ 자를 달고 폐인이 되어, 이 세상에서 살아가게 할 것이다.”“남은 생을 너는 이런 모욕과 괴롭힘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실컷 당해보거라.”낙청연은 말을 마치고 돌아서 가버렸다.등 뒤에서 랑심의 고함이 들려왔다 “낙청연! 나를 죽이지 않으면, 언젠가 너는 나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 오늘 당한 이 고통을 너에게 천만 배로 갚아주겠다!”“나의 손에 잡히지 않길 기도하거라!”랑심은 목이 찢어질 듯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지금 날은 이미 밝았다.낙청연은 바로 가서 랑목을 풀어주었다.랑목은 낙청연을 보더니, 감격하여 앞으로 달려와 말했다: “누이……”낙청연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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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낙청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었다.낙청연은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만왕이 이미 그녀에게 만왕의 자리를 물려준다고 선포했기 때문에, 랑목은 이 결과를 바꿀 힘이 없으니,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이렇게 변한 것일까?어쨌든 솔직히 말하면 그들도 그전에 원한을 맺은 적이 있다.그때 낙청연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날이 어두워지자, 대오는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머무를 천막을 지었다.사냥하는 사람도 있었고, 밥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전체 주둔지는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낙청연은 한가로이 거닐다가 마침 온천을 보고 목욕을 하고 싶었다.십여 일 동안 성을 지키면서부터 지금까지, 그녀의 몸은 이미 자신도 역겨울 정도로 냄새가 났다.주위에 사람이 없자, 낙청연은 슬그머니 물속으로 들어갔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위에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남자 몇 명이 이쪽으로 물을 뜨러 왔다.“저기, 사람이 있는 것 같소.”낙청연은 물속에 숨에 감히 얼굴을 드러내지 못했다.“내려가 보자고! 혹시 적이라도 있을 수 있으니까!”낙청연은 흠칫 놀랐다.바로 이때, 어떤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들, 뭐 하는 겁니까?”“우리는 이곳에서 목욕할 터이니, 당신들은 일단 자리를 비켜주세요.”그리하여 그 남자들은 자리를 떴다.한참 후,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또 다른 여인이 걸어오더니, 강 옆에 옷 한 벌을 내려놓았다.곧이어 두 사람은 돌아섰다.“원응 공주, 이건 랑목 왕자께서 당신을 위해 준비한 옷입니다. 다 씻으면 이 옷으로 갈아입으시면 됩니다.”“우리가 이곳에서 지킬 터이니, 누구도 오지 않을 겁니다.”낙청연은 순간 멍해졌다. 랑목?설마 랑목이 몰래 그녀를 지켜보고 있는 건가?랑목과 정면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목욕을 끝내고, 낙청연은 랑목이 가져온 옷으로 갈아입었다.그녀의 옷은 냄새가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랑목이 가져온 옷은 자주색 빛의 이국적인 긴 치마로 정교하면서도 화려했으며, 신비롭고 아름다웠다.그녀가 좋아하는 색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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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그렇게 우리에게 조금의 시간을 벌어, 도망쳐 나온 것이오.”“누이는 나 때문에 상처를 입고 며칠을 고열에 시달리면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소. 그런데 누이는 혼미 상태에서도 신신당부했소. 의원에게 절대 부왕과 모후에게 진실을 말하지 말라고 했소.”“그래서 결국 누이의 다친 일을 숨겼소.”“그 때문에 내가 벌을 면할 수 있었소.”“나중에 누이가 죽고, 나도 따라가고 싶었소.”“그런데 부왕이 말씀하시길, 대단한 제사장이 있는데, 누이를 부활할 수 있다고 했소.”“그 뒤에 나에게 랑심이 생겼소.”“부왕은 랑심이 바로 부활한 누이라고 했소. 다만 어릴 적 기억은 없어졌다고 하길래 나는 믿었소.”“비록 그녀의 성격은 예전과 달랐지만, 나는 여전히 최선을 다해 그녀에게 보상하고 싶어서 그녀에게 잘해주었소.”“어쩌면 나는 줄곧 나 자신을 속이고 있었소. 나의 죄책감을 덜어내기 위해서.”랑목의 어투는 무거웠다.낙청연은 랑목의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러니 랑심은 확실히 만왕의 친딸이 아니었다. 랑심의 존재는 단지 만왕이 랑목을 속여 랑목이 살아가게 하는 버팀목이었을 뿐이다.어쩐지 랑목은 전혀 야심이 없었으며, 랑심과 왕위를 쟁탈할 생각도 전혀 없었다.낙청연은 또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래서 원응의 죽음은, 그녀가 살을 벤 원인과 관련이 있는 것이냐?”랑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일을 감췄기 때문에, 누이의 상처는 제때 치료받지 못했소.”“후에 병이 나서, 상처가 악화 되었소. 다시 구할 때는 이미 늦었소.”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럼, 왜 감춘 것이냐?”랑목이 대답했다 “누이가 태어난 날, 하늘은 이상한 현상을 보여서, 족인들은 누이를 신녀로 추앙했소. 모두 누이가 왕위를 계승할 적임자라고 했소.”“족인들은 누이를 나보다 훨씬 중시했소.”“만약 나 때문에 누이가 다친 걸 알게 되면 그들은 나를 때려죽였을 것이오.”“하지만 훗날 누이가 죽자 나는 차라리 맞아 죽고 싶었소.”이 말을 듣고 낙청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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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여기까지 들은 낙청연은 깜짝 놀라 말했다 “무슨 뜻이냐?”랑목은 생각에 잠기더니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우리 만족은 지금 보이는 부락 외에 다른 흩어진 부락들도 있소. 우리에게 귀순하지 않았고, 우리의 명령을 듣지도 않소.”“변경에서 물자를 뺏기 위해 천궐국 사람들을 습격한다고 들었소.”“랑심도 그런 일을 했었소.”“몇 년 동안 진천리는 평녕성에 주둔하면서 랑심과 싸워왔소. 랑심은 진천리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증오도 섞인 것 같소.”“진천리를 적으로 생각하면서 정복하려 했지만 진천리는 쉽게 굽히지 않았소.”“연모가 집착이 되고, 랑심은 엄가와 손을 잡았소. 그저 진천리를 잡기 위해 말이오.”“랑심이 진천리한테 자신에게 복종하면 부군으로 맞아 천궐국에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소.”“하지만 진천리는 승낙하지 않았고, 그렇게 랑심은 홧김에 진천리를 못살게 구는 것이오.”“랑심이 부왕에게 천궐국을 치자고 매달렸소. 그래서 결국 부왕도 마지못해 승낙한 것이오.”“이 전쟁은, 랑심의 사심으로 일어난 것이오.”“진짜 누이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면 절대…”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그제야 사건의 경위를 알게 되었다.“랑심은 자격이 없다.” 낙청연이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랑목은 제 발 저려하며 말없이 옆에 있었다.필경 이번에도 랑목은 랑심을 도와주었기 때문이다.낙청연은 그런 랑목의 마음을 한 번에 꿰뚫었다.그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엄가와 어떻게 연락을 했는지, 평녕성의 첩자는 누구인지, 경도에서 너희를 내보내 준 사람은 누군지 빠짐없이 말해주면 용서해주마.”이 말을 들은 랑목은 두 눈을 반짝였다.“정말이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랑목은 기뻐하며 낙청연을 끌어당겼다 “그만 드시오, 내가 다 적어주겠소.”낙청연은 랑목을 따라 막사로 들어갔다. 랑목은 모든 경과를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말해주었으며, 접촉해왔던 사람들을 모두 적어주었다.아주 명확하게 말이다.낙청연은 그 명부를 보며 저도 모르게 흥분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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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궁궐이었다!천궐국처럼 금빛 찬란한 궁궐이 아니라 여국의 고요하고 청아한 느낌의 궁전이었다.사부님이 살았던 곳이랑, 완전히 똑같았다!심지어 궁전의 장식, 걸려 있는 서화와 놓여있는 소장품까지도 완전히 똑같았다.이곳에 들어오니 오랜만에 익숙한 느낌이 몰려와 낙청연의 마음에는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복잡한 기분이었다.“오래전에 지어진 곳 같습니다.”만왕은 뒷짐을 짊어지고 웃으며 말했다 “여긴 내가 그녀를 위해 지은 곳이지. 여국의 집과 똑같다고 하더군.”“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해줬지. 집이 그리울까 봐 똑같이 지어줬네.”“이곳의 장식, 심지어는 상과 의자까지 모두 내가 직접 만들었지.”낙청연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만왕께서 만든 것이란 말입니까?”“대체 무슨 사이였습니까?”“설마 두 분…”만왕은 침울한 눈빛으로 안타까운 듯이 말했다 “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 연모가 아니라면 어떻게 서로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겠는가.”“하지만 난 그녀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었네.”“다 내 잘못이네.”“하지만 내 동생에게 시집갈 줄은 생각도 못 했네.”말을 마친 만왕은 마음이 아파 눈시울을 붉혔다.“낙영의 모든 비밀은 이곳에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게.”그렇게 만왕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만왕의 발걸음은 유난히 무겁고 허약해 보였다.만왕이 떠나고 나서야 낙청연은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정말 예전에 살았던 곳과 똑같았다.낙청연은 앞으로 걸으며 침궁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창가의 상에는 진달래가 놓여 있었다.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가 화분을 움직였다. 그러자 벽에서 기계의 움직임이 들리더니 문이 열렸다.역시나 밀실도 똑같게 만들었다.사부님은 이곳에 오랫동안 살았던 게 확실했다.낙청연은 불안한 마음으로 밀실에 들어섰다.밀실은 크지 않았지만 벽 가까이 서가가 있었고 흑단 태사의가 놓여 있었다.태사의를 만지니 눈앞에 사부님이 위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이곳은 구석마다 사부님의 기운이 넘쳤다.사부님이 이곳에 살았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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