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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61화

원경릉의 편지 현대에 전해지다원경릉 엄마는 홱 고개를 돌려 문이를 보고 문이 손에 편지를 보더니 슬픔과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두 손을 난간에서 놓고 몸을 움직였다.이 움직임으로 모든 사람들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으며 소방대원은 뛸 자세를 취하고 있었는데 하마터면 덮칠 뻔 했다. 하지만 원경릉 엄마는 앉은 자세를 고쳤을 뿐 뛰어내리지는 않았다.그러나 원교수는 놀라서 기절했다.여경도 화들짝 놀라 문이를 끌고, “내려가요, 여기서 소리지르지 말고.”문이도 놀라서 울며 몸부림을 치는데, “어머니, 절 믿어주세요, 원경릉이 저에게 편지를 전해달라고 줬어요, 원경릉은 안 죽었어요, 정말 안 죽었다고요, 왜 절 믿지 않으세요? 만약 뛰어내리시면 전 죽을 죄를 짓는 거예요. 원래 한달전에 와서 편지를 드렸 어야 하는데 여동생이 수술을 받아서 계속 병원에서 간병했어요, 내려와서 보시는 게 뭐가 무서우셔요, 보시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잖아요, 그녀 필적을 아시잖아요.”문이는 계속 편지를 흔들었으나 여겅이 그녀를 내려가도록 끌어내자 어쩔 수 없이 젊은 남자에게 소리치며, “원경릉 오빠시죠? 이 편지 보세요, 그리고 제 백팩에 그녀 초상화 있어요, 그녀의 지금 모습이요, 그녀가 가족에게 보내는 선물도 제 백팩에 다 있어요.”문이는 이 말을 하며 가방을 떨어뜨리더니 더이상 여경을 버티지 못하고 엘리베이터로 끌려 내려갔다.원경릉 오빠는 바닥에 꿇어앉아 있다가 문이의 말을 듣고 바닥에 편지와 가방을 보더니 편지를 집어 들었다. 편지를 읽고 경악하며, “맙소사, 경아 필적이야, 엄마, 경아 필적이라고, 경아야.”오빠는 미친듯이 읽어 내려가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더니 다 읽고 나서 가방을 열자 안에 작은 비단 주머니 몇개와 그림이 있어 천천히 펼쳤다.한사코 터트리지 않던 눈물이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주르륵 흘러내렸다.원경릉 엄마가 마침내 감화되어 입술을 바들바들 떨며, “정말이니?”원경릉 오빠가 울면서, “엄마, 정말이야, 봐!”오빠가 엄마에게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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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62화

원경릉의 선물원교수가 휴대폰을 꺼내 받지 않은 전화가 많은 것을 보고 미안해 하며, “어제 아내가 나가서 우리가 전부 걱정하며 찾는 중이었고 찾은 뒤엔 이미 심야라 다시 전화 못 드렸습니다.”원경릉 엄마도 휴대폰을 꺼내 원교수와 번호를 맞춰보고 확실히 문이가 말한 게 사실로, 정말 문이가 자신들에게 전화를 했었다.“편지에 적힌 말이 전부 사실인가요? 경아가 지금 북당이라 불리는 나라에서 태자비로 있고 세쌍둥이를 낳았다는?” 원경릉 오빠는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문이가 흐느끼며, “정말 사실이에요, 만약 제가 조금이라도 거짓말을 하는 거면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질 겁니다. 그녀가 보낸 선물을 다시 한번만 봐주세요, 전 일개 엔지니어에 불과해서 살 수 없는 거예요, 게다가 저와 여러분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이고 설마 제가 사비를 털어서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사서 여러분께 드리겠어요?”테이블 위에 4개의 비단주머니가 놓여 있고 원경릉 오빠가 하나씩 열었다.품질이 뛰어난 비취 팔찌 한 쌍으로 얼음처럼 맑고 투명한데 원경릉 엄마가 비취라는 것을 알아봤는데, 재료만 척 봐도 팔찌 한 쌍이 4000만원은 호가할 듯 싶다.비단 주머니 아래 메모가 한 장 깔려 있는데 위에는 원경릉의 필적으로 ‘엄마의 55세 생신을 축하해요!’라고 써 있다.원경릉 엄마가 우는데 56세 생일이 막 지났는데 경아가 떠날 때 분명 55세 생일을 지나기 전이었다.두번째 비단 주머니에는 거북이 부절(符節:일종의 신표로 활용) 한 쌍이 있는데 새로 만든 것이 분명한 게 조각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거북이 부절은 고대에서는 일종의 신분의 상징으로 3품이상이나 황제의 친척만이 찰 수 있는 일종의 신표다. 이 거북이 부절 아래도 메모 한 장이 깔려 있는데 아빠에게 쓴 것이다.원교수가 천천히 꺼내 손가락으로 순금으로 조각된 것을 매만지며 깊이 숨을 내쉬었다. 눈물을 머금은 한숨이었다.세번째 비단 주머니에 든 것은 금으로 만든 작은 유엽도(柳葉刀)로 외과용 수술 나이프의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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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63화

문이의 말이 믿어진다문이가 원경릉 엄마가 격동하는 모습에 화들짝 놀라서, 멍하니 바라보며, “예, 그렇게 얘기했어요.”원경릉 엄마가 아픔으로 소리 없이 울부짖으며 원교수에게, “아직 기억해요? 어느 날 당신이 퇴근하고 왔는데 제가 딸이 돌아온 걸 봤다고 했잖아요. 걔가 술이 취해서 아이를 낳았다고 나한테 얘기도 했다고, 당신은 내가 환각을 봤다고 했지만 난 환각이 아닌 걸 알았어요. 정말 이었어요. 걔가 정말 돌아왔었던 거예요……”원교수는 생각이 났다. 경아가 시집을 갔고, 아이를 낳았다고도 했었다. 그때는 아내의 병이 심각해 졌다고, 아내는 중증 우울증으로 이 기간에는 환각을 볼 수 있고 딸의 죽음에 항상 마음을 두고 있어서 낮에 생각한 게 밤에 꿈으로 나오는 거라고, 딸을 보는 환각도 정상이라고 생각했다.당시 원교수는 그렇게 결론 내리고 다음날 계속 아내를 데리고 정신과 의사와 상담했는데, 정신과 의사도 환각이 나타났다고 하니 결국 마지막엔 그녀 자신조차 환각이었다고 믿기 시작했다.환각이 나타났으므로 약을 바꿨더니 더욱 적응을 못하고 결국 정말 많은 환각이 나타나 정서가 갈수록 불안정해지더니 서너 번의 자살 미수를 일으키고 어젯밤은 나가서 한동안 찾아다니다 겨우 발견했는데, 딸이 다니던 초등학교에 돌아갔는데, 그 학교가 철거되려고 하자 근처에서 밤새 울고 있었다고 했다.데리고 온 뒤 약을 먹이고 재워서 안정을 되찾은 줄 알았으나 오늘 목숨을 끊으려고 할 줄 몰랐다.이제서야 원씨 집안 세 식구는 비로소 문이의 말이 믿어졌다.하지만 원경릉 오빠가 바로 문제를 제기하며, “당신이 말하는 왕조는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갔다는 거죠? 당신은 시공을 왕래할 수 있는 겁니까? 정말 타임머신이 있나요?”문이가, “타임머신이 아니고, 말하자면 상당히 심오한데, 방금 제가 여동생이 수술을 받았다고 했잖아요, 동생이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혼수상태에 빠졌어요, 제가 절망에 빠졌을 때 누군가가 찾아와서는 ‘어디로 가서 그들이 희귀 금속으로 무기를 만드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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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64화

원경릉 할머니와 희상궁의 한센병잔인하다, 하지만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은 인간에겐 늘 있는 일로 아무리 잔인하다고 해도 결국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 받아들이고 내려 놓는 것이다.문이는 자신이 가지고 온 편지와 선물로 어느정도 원경릉 집안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문이가 돌아가겠다고 인사할 때 원교수가 그녀에게 돈을 주었으나 문이는 비행기표 값만 가져갔다. 그녀는 상당히 긴축재정인 상태로 동생이 퇴원한 뒤 재활치료를 받아야 해서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었다.원교수는 문이의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하고 만약 또 기회가 돼서 그쪽으로 가게 될 때 반드시 알려 달라고 했다.문의가 알았다고 답했으나 이런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인생의 기묘한 기회는 일생에 어쩌면 딱 그 한번 뿐이었을지도 모른다.원교수는 아내를 달래고 병원으로 갔다.원교수의 어머니 소옥의(蘇玉義)는 광원시 한의대 부속 병원 종양내과 노교수로 퇴직 후에 다시 원직에 복직했는데 원경릉 사건이후 상심이 커서 병이 생기는 바람에 사직했다.여러차례 발병하는 바람에 병원 요양재활과에 입원해 있으며 가족이 마주하면 눈물만 나니 본인도 집에서 살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이 주된 이유다.노인이 젊은 사람을 먼저 보내는 고통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어쩌다가 생각이 나면 가슴을 칼로 저미 듯 아프니 소교수 나이에 어떻게 견딜 수가 있을까?며느리가 투신 자살을 기도했다는 일이 인터넷으로 거의 라이브에 가깝게 올라와서 광원시 SNS권역의 사람들은 다 퍼 날랐고, 소교수 본인만 모르고 병원안의 의사와 간호사는 모두 알고 개인적으로 이 일에 대해 얘기했다.소교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동정의 눈빛을 받자 의심이 들기 시작해 간호사에게 물었더니 간호사가 SNS의 라이브방송을 보여주었다. 소교수는 영상을 보다가 돌발적으로 심근경색을 일으켰다.원교수가 도착했을 때 소교수는 이미 응급처치 중이었다.북당, 초왕부탕양과 구사가 연합해서 한차례 조사해 보니 궁중엔 한센병이 들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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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65화

희상궁 보기 작전원경릉이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해보더니, “그럴 리 없다는 말씀이시죠, 결국 재상께서 최근 희상궁의 심기를 건드린 일도 없으니 재상에게 화를 낼 리 없다.”“말하자면 초왕부 사람들 중 누가 희야의 심기를 거슬렀는지 모르겠지만.” 주재상이 진지하게 말했다.원경릉이 웃으며, “그건 더 불가능 합니다. 초왕부에서 심지어 저도 희상궁의 말을 듣는데 누가 감히 희상궁에게 잘못할 수 있겠어요?”주재상이 이 말을 듣고 보니 그도 그걸 것이, 곰곰 생각하더니 미심쩍어 하며, “아픈 거 아닙니까? 감기에 걸렸었는데 나았나요?”원경릉이, “벌써 좋아졌어요, 나은 뒤에 저와 같이 국공부에도 갔었는 걸요.”“국공부에?” 주재상이 생각해보더니 더는 말하지 않고 뒷짐을 지고 나갔다.주재상은 국공부에 가서 주국공과 이것저것 되는 대로 주워섬기다가 비로소 본론에 들어가 그날 태자비가 희상궁을 데리고 왔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주국공은 주재상이 올때부터 그의 심중을 꿰뚫고 있었지만 와서 부인의 병세를 묻는데 감동해서 주재상이 묻는 말에 솔직하게, “태자비가 처음 왔을 때는 아내에게 진통제를 줬으나 당시 나와 가족들이 태자비를 믿지 않아 쫓아 보냈지.”주재상이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고, “쫓아냈다고? 가시라고 배웅한 건가 아니면 나가라고 쫓아낸 건가? 불쾌해 하진 않고?”주국공이 웃으며, “당연히 좀 불쾌해 했지.”주재상이 순간 얼굴이 싹 변하며 탁자를 내리치며 이를 갈더니, “원인을 찾아냈어, 이 늙은이 때문이군!”주국공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뭐 늙은이라고?”주재상이 눈을 부릅뜨고, “늙은이를 늙은이라고 부르는 게 뭐, 이 사리에 어두운 늙다리야, 내가 널 가만 둘 것 같으냐?”주재상이 저녁때 다시 초왕부에 왔는데 원경릉이 보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나 있고 눈가에 검게 멍이 들었는 게 누군가에게 쥐어 터진 것 같다. 걸어가는 폼도 다리를 절름거리는 것이 예전에 구사와 싸웠을 때 우문호와 똑같다.얼굴엔 멍이 들었고 이를 갈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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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66화

희상궁은 창문만 빼꼼 열었다. 마스크를 쓴 희상궁이 창문 밖에서 달려오는 주수보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주수보는 창문이 닫히기 전에 재빠르게 손을 뻗어 희상궁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그는 생각보다 많이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눈 밑이 시커멓고 달려오는 자세도 이상했다. 희상궁은 그런 주수보를 보고 깜짝 놀라서 몸을 뒤로 뺐다. “재상! 나이가 하나 둘도 아닌데, 싸우긴 뭘 싸우고 그래요?” 희상궁이 말했다.주수보는 희상궁을 바라보며 “누구든 당신을 괴롭히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라고 말했다.“세상에 이 상처들 좀 봐!” 희상궁은 눈을 질끈 감으며 탄식했다.“걱정 마. 그 어린놈이 나보다 더 크게 다쳤어.”희상궁은 자랑스럽다는 듯 웃는 주수보를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이렇게 얻어맞았으니 앞으로는 절대 그 사람을 찾아가지 마세요!”주수보는 창문의 양쪽을 잡고 올라가려는 자세를 취했다. “근데 왜 여기 숨어있는 거야? 그리고 얼굴에 그건 뭐야? 결핵에 걸린 사람들이 쓰는 걸 왜 네가 하고 있어?”“그…… 제가 몸이 안 좋아서 그렇습니다. 가까이 오지 마십시오!” 희상궁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뒤로 물러났다. “어디가 안 좋아? 무슨 병에라도 걸린 것이야?” 주수보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전과 달라진 희상궁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는 희상궁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어 그녀의 얼굴에 쓴 마스크를 잡아당기려고 했다.“이제 그만 가세요! 지금 제 흉악한 몰골을 당신께 보여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희상궁이 고개를 돌렸다.주수보는 얼굴이 붉어진 희상궁을 보고 웃었다. “바보같이 굴지 마. 지금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얼굴에 신경을 쓰는 거야? 나는 네 얼굴이 어떻든 신경 안 쓴다. 걱정 말고 이 문 좀 열어보거라. 네가 지금 태자비도 보려고 하지 않는 걸 보니 보통 아픈 게 아니야. 내가 네 상태를 좀 봐야겠다.”희상궁은 코맹맹이 소리로 주수보에게 “그나저나 주국공을 찾아가 싸운 겁니까?”라고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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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67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야? 빙빙 돌리지 말고 할 말 있으면 해.” 원경릉이 말했다. 우문호는 밖으로 나가는 원경릉의 뒤를 쫓았다. “무슨 소리야. 난 그저…… 저녁만 되면 내가 그렇게 애원하는데 너는 항상 이런저런 핑계를 대잖아.”“내가 언제 핑계를 댔어? 핑계가 아니라 단도직입적으로 거절을 했지.” 원경릉이 말했다.“그럼 넌 네 행동이 잘 했다는 거야?” 원경릉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우문호를 노려보았다. “너는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인 거야?”“내가 뭐 거창한 거 바랬어?” 우문호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살다 살다 너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 나도 밤에 잠 좀 편하게 자자고!”“뭐? 생각해 봐. 이 혈기왕성한 나이에 너만 보면 벌떡벌떡 일어나는 게 정상이지. 늙은이처럼 밤마다 골골대는 게 정상이야? 나같은 남자가 어딨어? 너 복받은 거야! 다른 여자들은 다 부러워할걸?”“어휴, 됐거든!” 원경릉은 우문호의 말을 듣고 웃음이 터질 뻔한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아이고, 아무리 네가 이래도 네 마음 다 안다. 그럼 이 얘기는 그만하고, 내일 네 부친을 배웅해 드리자.”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고는 그녀를 달랬다. “그래. 근데, 정후 혼자 갈까? 아니면 누군가를 데리고 떠날까?”“장모께서 기어코 따라가려 하시고, 첩 주씨는 경중에 남아 노부인을 모시겠다며 장인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아마 오지에 가서 고생하는 것보다 여기에 남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선 모양이야.”원경릉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경릉의 어머니인 황씨는 지아비를 섬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여성으로 남자가 아무리 못났더라도 그를 어르고 달래는 그런 여성이었다. 그녀는 정후가 밖에서 불미스러운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정후가 그간 힘들어서 참지 못하고 분출한 것이라며 불쌍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정후를 원망하지 않고 그를 용서했다. 원경릉의 모친인 황씨는 대외적으로 정후가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여인들이 정후를 이용한 것이고 정후는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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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68화

우문호는 즉시 탕양을 혜민서로 보내 다섯 달 내 문둥병 환자의 기록을 찾아보라고 했다. “문둥병 환자가 길거리를 마음대로 다니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데……” 주수보가 말했다.“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병에 걸렸지만 가난해서 병원에 가지 못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환자가 자신이 문둥병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심한 두드러기 정도로 여겼을 겁니다.” 원경릉이 말했다.“아니 그럴 가능성은 적어. 문둥병은 혜민서에서 엄격하게 관리를 하기에 일 년에 적어도 세 번은 각 가구를 돌며 문둥병 환자가 있는지 순찰을 하거든 그때 발각되면 즉시 격리시켜 전염을 예방해.” 우문호가 말했다. ‘그 부인은 손에 문둥병이 번질 정도로 심각했는데 혜민서 순찰에서 발견하지 못했다? 병세가 심각했으니 한눈에 문둥병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을 텐데……’원경릉은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런데 북당의 혜민서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지 않았어? 매년 문둥병 때문에 세 번의 순찰을 하려면 인력 낭비가 심할 텐데? 이렇게 인력낭비가 심한 국가사업을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혹시 경중에는 문둥병 발병률이 높아?” “5년 전 한번 크게 문둥병이 돌았어. 그때 백성 수천 명이 걸렸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 그 이후로 북당은 문둥산을 만들어 환자를 격리하기 시작했고, 매년 세 번의 순찰을 하기로 했지. 문둥병은 너도 알다시피 걸리자마자 바로 발병하는 병이 아니라 잠복기가 있으니 추적 조사가 필요해.” 우문호가 대답했다.원경릉은 우문호의 말을 듣고 왜 순찰을 세 번씩 하는지 이해가 됐다.“그럼 문둥병 환자들은 지금 모두 문둥산에 있는 거야?”“응. 아마 삼백 명 정도가 문둥산에 있을 거야.” 우문호가 말했다. 본래는 수천 명의 환자들이 있었으나 지금은 다 죽고 삼백여 명이 남아있다. 문둥병은 걸리자마자 바로 죽는 병이 아니기에 병을 안고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 원경릉은 문둥산에서 죽을 날만 기다릴 환자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두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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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69화

“희상궁을 내가 치료해도 된다는 거야?” 원경릉의 눈빛이 반짝였다. 우문호는 원경릉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반대를 해도 그렇게 할 거잖아. 나는 가끔 네가 다른 사람보다 너 자신을 먼저 돌보고 아꼈으면 좋겠어. 내 기억 속의 문둥병은 정말 끔찍한 병이거든. 내가 이렇게 허락을 해도 아마 부황을 포함해 조정의 문무백관들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야. 너는 그냥 왕비가 아니라 태자비니까. 다들 이 병이 불치병이라고 여기고 있고, 병에 걸린 사람은 무조건 격리해야 한다고 믿고 있어. 지금의 편견과 맞서 싸우는 게 쉽지는 않을 거야.”원경릉은 그 말을 듣고 화를 버럭 냈다. “환자들이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렸겠어? 환자들을 가엽게 여겨도 모자랄 판에 격리해야 마땅하다고 여긴다니! 환자들과 입장 바꿔 생각을 해 봐. 하루아침에 몹쓸 병에 걸렸다고 핍박을 받고 격리까지 당해. 그 사람들이 억울하지 않겠어?”우문호는 그녀를 잡아당겨 의자에 앉혔다. “네 말 뜻은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지금 시대가 그래. 사람들이 문둥병이라고 하면 얼마나 칠색 팔색 하는데! 사람들은 5년 전에 겪은 대규모의 감염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너는 이 많은 사람들의 편견을 깰 자신이 있어? 그리고 부황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들을 치료하러 간다는 건 반역이고 대역 죄야.”“첫 번째, 지금 시대가 어떻든 사람들의 편견이 뭐든. 문둥병은 고칠 수 있는 병이야.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그냥 두는 건 용납할 수 없어. 너는 희상궁이 죽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있어?”그가 아무리 그녀를 설득하려고 해도 설득이 되지 않자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가끔은 말이야. 나도 날 모르겠어. 머리로는 네 고집을 꺾어야 한다는 걸 아는데, 네 당찬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너를 지지하게 돼.”“참나, 뭐라는 거야 갑자기.” 원경릉이 웃었다. 우문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그녀의 머리를 쓸었다. “그래 나도 모르겠다. 뭐…… 부황께 욕 몇 마디 먹겠지.”“부황께 욕을 먹더라도 수백 명의 인명을 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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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70화

“문둥산에 있는 환자들은 이미 그곳에 적응했습니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그들을 자극하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입니다. 태자비께서 약이 있다면 추후에 새로운 환자가 생겼을 때 사용하는 게 어떻습니까? 5년 전에 감염이 됐지만 아직 잠복기인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탕양은 우문호를 설득하기 위해 애썼다.“탕양, 눈앞에 있는 사람도 구하지 않는데 아직 아프지도 않은 사람을 구하겠다니. 참으로 어불성설이지 않은가? 문둥병에 걸렸다고는 하나 그 사람들도 북당의 귀한 백성이네. 본왕도 태자비가 문둥산의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했을 때 탕양과 같은 반응이었지만, 생각해 보니 그녀의 말이 맞아. 수백 명의 백성을 구하는 게 그게 맞다.”탕양은 우문호의 말을 듣고 하마터면 설득당할 뻔했지만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수백의 사람을 구하는 것 좋죠. 하지만 겨우 백관들의 마음을 사셨는데, 이번 일로 또 눈밖에 나실까 전 그게 걱정입니다.”“본왕이 백관들의 마음을 얻어야 할 이유가 뭐가 있나?”“당연히 이후 북당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백관들하고 좋은 관계를 갖는 게 좋죠.”“탕양, 네 생각엔 현 북당의 책임자는 누구냐?”“황상이시죠.”우문호는 웃었다. “그럼 앞으로 그 책임자가 얼마나 더 북당을 다스릴 것 같으냐?”탕양은 우문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전하, 그런 건 함부로 입 밖에 내셔서는 안됩니다!”“말을 해보래도?”“부황께서는 마흔이 좀 넘으셨으니, 아마…… 한참 남으셨습니다.”“그렇지? 부황께서 아직 북당의 책임자를 나에게 물려주실 기미가 없는데, 내가 지금부터 백관들의 눈치를 볼 이유가 뭐 있겠느냐? 나 이 일로 태자 직위를 잃어도 금세 되찾을 자신이 있다. 먼 미래를 걱정하느라 눈앞에 문제를 보지 못하는 것보다 멍청한 것이 어디 있겠느냐?”탕양은 우문호의 말이 일리는 있지만 그래도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우문호가 태자가 아닌 초왕이었다면 그가 무슨 일을 해도 탕양은 말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이미 결정한 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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