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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1화

조어의를 떠보는 적운근래 안왕을 지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정에서 요직을 담당하는 고관대작들로, 이들은 일전에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성은을 입어 어의를 청하곤 했다. 그래서 조어의와 안면을 트고 지내는 사람도 여럿 있는데 그들은 평일에도 가끔 모이곤 했다.이번에 조어의를 술자리에 초대한 사람은, 명원제가 파격적으로 ‘국구(國舅, 황제의 처남)’로 봉한적위명의 장자 적운(狄雲)이다.원래 태후나 황후의 형제만 국구로 봉해지는데, 적운은 3년전 천자를 호위할 때 명원제를 구한 공이 있어 그 자리에서 바로 국구로 봉해졌다.국구 적운의 장모가 전부터 심근경색을 앓아왔는데 항상 귀비의 은혜로 조어의가 몇 번 치료하러 다녔고, 그렇게 왕래하다 보니 국구와 친해졌다.이제 국구가 술자리에 초대하면 조어의는 안 갈 도리가 없었다.하지만 조어의도 바보가 아닌 지라 안왕과 태자 사이에 드리운 암울한 기운의 심각성을 알고, 가기 전에 우문호를 찾아가서 물었다.우문호가, “신경 쓰지 말고 가시게, 만약 술자리에서 희상궁 일을 물으면 희상궁이 확실히 병이 있는데 본인은 치료에 참여하지 않고 태자비가 직접 한다고. 그리고 희상궁이 혼자 따로 살고 있어 아무도 드나들 수 없다고 얘기 잊지 말고.”조어의는 희상궁이 무슨 병인지 모르지만 태자가 신신당부하는 것이 분명 의도가 있을 것이므로 알았다고 했다.적국구와 만난 뒤 예의상의 인사말을 나누자마자 바로 술이 들어왔다.이렇게 속히 술을 권하는 걸 보고 조어의도 마음을 다잡고 술이 세 순배쯤 돌자 상당히 취한 척 했다.적국구가 상황을 보고 술잔을 내려 놓으며 이것저것 주워섬기다가, “맞아, 사람들이 전에 태상황의 시중을 들던 희상궁이 지금은 초왕부에 있다고 하던데, 조어의는 희상궁과 알고 지내십니까?”조어의가 듣고 ‘과연 희상궁 일을 묻는구나’ 싶어 태자의 선견지명에 놀라며, “맞습니다, 희상궁이 확실이 태자비 마마의 시중을 들고 있지요, 저는 희상궁과 우연히 몇 마디 섞어봤을 뿐이라 알고 지낸다고 하긴 어렵군요.”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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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2화

희상궁의 병을 의심하는 적운과 조어의조어의가 이번엔 직접 술을 따라 적국구의 잔을 가득 채우더니 자신의 잔에도 따르고, “오늘밤 국구 나리께서 오직 저를 위해 술자리를 마련해 주셨으니, 제가 국구 나리께 한 잔 올릴 차례입니다.”적국구는 조어의가 이번에 권한 술은 평소처럼 어물어물 넘기지 않고 바로 다 비우더니 술잔을 내려놓고, “그럼 태자비 마마께서는 뭐라고 하셨습니까?”조어의가, “태자비 마마께선 짧은 논평에서 나병에 관해 보시고 소인에게 물어보는 것이라 하셨습니다.”적국구가 당황하며, “논평에 나병에 관해 써 있다고요?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조어의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웃으며, “진짜인지 아닌지 누가 따지겠습니까? 자자, 계속 드십시다.”적국구가 웃으며, “만약 정말 나병에 걸렸으면 어의에게 알릴 리 없었을 테지요.”조어의가, “그야 그렇지요, 태자비 마마시니까요, 하지만 국구 나리 눈은 속일 수 없으니 말씀드립니다. 초왕부 시녀 만아가 약방에서 나병을 치료하는 약을 사더군요, 단지 이것은 기밀사항으로 아무도 알게 해서는 안됩니다.”“정말입니까?” 적국구의 눈이 빛나더니, “확실하지요?”“됐어요, 그만 합시다. 이 일은 저희와 무관하니 자자, 술 드십시다.” 조어의가 입을 다물었다.적국구가 더 캐내기가 뭐해서 대충 몇 잔 더 마시더니 핑계를 대고 일이 있다며 갔다.조어의가 돌아와서 우문호에게 보고하고 적국구가 과연 희상궁 일을 물었다고 했다.우문호가 서탁에 앉더니 얼굴에 화색이 가득 돌며, “잘 됐군, 물어 보다니 잘 됐어.”조어의가 어리둥절해 하며, “왕야, 희상궁이 정말 나병에 걸린 건가요?”우문호가 손을 흔들며, “어찌 그럴 리가? 희상궁은 전에 계속 황궁에 있었고, 출궁한 뒤로 초왕부에 있었으며 나병 환자들이 모이는 곳에는 간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아무 이유도 없이 나병에 걸릴 수가 있나?”조어의가 다소 걱정하며, “하지만 희상궁이 이미 한 달이 넘도록 문밖에 나오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우문호가 바깥을 둘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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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3화

희상궁이 나병이라고 조정에서 터트리다이렇게 이틀이 지나고 적국구가 아침 일찍 상소를 올렸는데, ‘희상궁이 나병에 걸렸음에도 태자는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면서 고의로 감추고 개인적으로 나병 환자를 초왕부에 숨겨두었다’는 내용이었다.초왕부에 나병 환자가 있다는 말에 온 조정이 놀라서 술렁거렸다.5년전 역병이 창궐했던 공포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관원들에게 되살아나며 거의 매일 나병 확진자가 나오고 사람들은 불안에 떨며 백성들이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려고 했다.당시 명원제가 등극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으나, 바로 결단을 내려 신속하게 환자를 검사하고 병자들을 문둥산으로 보내 격리시켰다. 그리고 석회가루로 환자가 살았던 곳을 소독하고 환자가 사용한 옷과 일상용품 전부를 태워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막았다.그때 거의 경성 전체에 나병의 그림자가 드리웠는데 병에 걸린 사람은 몸에 병을 앓고,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마음에 병을 앓았는데, 조정에서 이 병은 몇 년의 잠복기를 거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모두 자신이 잠재적인 환자가 아닌가 두려워했다.지금 적국구가 조정에서 나병이란 두 글자를 입에 담으니 어찌 사람이들이 떨지 않을 수 있을까?더욱 두려운 것은 이번에 병에 걸린 사람이 희상궁이라는 점으로 희상궁은 전에 계속 궁에서 시중을 들던 사람인데 만약 희상궁이 환자면 그러니까?순간 문무백관의 눈동자가 전부 높은 자리에 앉은 명원제를 주목했다.명원제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명원제는 당연히 그 공포를 잊을 리가 없는 것이 그 일이 마침 명원제가 등극하자 마자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다.막강한 대국에서 강력한 군대가 쳐들어 왔다면 출병해 맞서 싸울 수라도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악질이란 불치병이 발생해 폭증할 경우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적국구를 바라보고 적국구는 우문호를 바라보고 있다.10월에 하늘에서 내린 용의 아들을 순산한 경조부 부윤이자 황실의 태자 우문호는, 순간 막막한지 무고하다는 맑은 눈빛으로, “희상궁이 나병에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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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4화

적위명 초왕부에 들이닥치다기왕 엄밀히 조사하기로 했으니 어의 몇 명을 관원과 함께 보내야 했다.하지만 나병인지라 관원들은 감히 가려고 들지 않고 서로 얼굴만 바라보며 아무도 이 난관을 해결하려고 들지 않았다.주재상이 나와서 목소리를 깔고, “소신이 어의와 함께 가 보길 원합니다.”적위명이 이 얘기를 듣자마자, “소신 부자도 함께 가 보길 원합니다.”주재상이 희상궁과 태자를 얼마나 감싸고 도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어찌 주재상 혼자 어의와 가게 둔 말 말인가? 주재상은 지금 일인지하 만인지상으로 어의도 주재상의 말을 들을 것이라 나병 진단이 나면 주재상이 어의에게 함구하라는 엄명을 내릴 지도 모른다.주재상과 적위명 대장군의 대열을 따라 조정의 다수의 관원들도 흩어져서 따라 가는데 어쨌든 가긴 가지만 희상궁과 접촉한다고 하지는 않았으니 초왕부에 앉아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면 되고 다행히 주재상 일행과 같이 가는 형식이다.이렇게 여럿이 모여 시너지를 얻은 관원들과 망연자실한 태자가 보무도 당당하게 초왕부로 갔다.가는 길에 태자 우문호는 백치미를 드러내며 계속 적국구에게, “도대체 누가 희상궁이 나병에 걸렸다고 한 겁니까? 이거 뜬 소문 아닌가요? 만약 희상궁이 알면 분개하지 않겠어요?”적국구는 우문호를 상대하지 않았지만, 다른 관원들은 태자를 이렇게 거북스럽게만 하기도 곤란해서 ‘이 일은 어쩌면 누군가가 작심하고 초왕부와 태자 전하를 목표로 유언비어를 퍼트렸을 수 있다’고 위로했다.원래는 그냥 적당히 위로하려던 심산이었는데 이 말에 주재상도 고개를 끄덕이며, “초왕부를 목적으로 삼은 유언비어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군.”그래서 가는 길에 관원들 사이에 이 얘기가 퍼지며 ‘희상궁이 정말 나병이 아니면 누군가 고의로 초왕부를 격리해서 폐쇄하려고 유언비어를 퍼트린 것’ 처럼 되었다.적위명 부자가 이 얘기를 듣고 마음 속으로 쓴 웃음을 지었다. 때가 되면 유언비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우문호가 아닌 척을 하지만 척하는 게 무슨 소용이야? 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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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5화

희상궁은 나병인가?주재상이 위엄 있게 헛기침을 하니 이 소리에 밖으로 나가려던 사람들이 눌러앉아 뿔뿔이 흩어져 엉거주춤하게 입구를 보다가, 주재상 한번 보고 태자 한번 보고 한다.잠시 후 탕양이 희상궁을 데리고 나오는 게 보였다.희상궁은 검은 비단 옷에 은발을 높게 틀어 올리고 위엄 있게 단장하고 얼굴에 분을 발랐는데 60세의 노인 얼굴이 여전히 희고 탱탱한 것이 팔자주름이 약간 깊어지고 눈가의 주름이 좀 더 생긴 것을 빼면 그녀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팔자주름이 깊으면 위엄이 있고 게다가 태상황을 모신지 수년이라 후궁의 지위에 초연하고 초왕부에 와서도 집사역할을 해왔기에 탕양과 함께 오는 모습은 비단의상을 바람에 날리며 패기가 넘친다.주재상은 자기도 모르게 자부심이 솟아나서 냉랭하게 적위명을 쏘아보았다.희상궁 뒤에 태자비 원경릉이 있는데 둘 사이 거리가 멀지 않다. 손에는 아이를 안고 있는데 태자비가 마르고 허약해 아이를 안고 천천히 걸으니 희상궁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태자비가 안고 있던 아이를 받아 들고 본관으로 들어왔다.황태손을 넘겨받아 안고 들어오는 이 행동으로 이미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만약 희상궁이 나병을 앓고 있었으면 태자비가 어떻게 황태손을 안길 수 있겠는가? 희상궁이 본관으로 들어온 뒤 안에 사람들을 살피고 평범하게, “이렇게 많은 대인께서 계시 다니요? 쇤네 황태손을 안고 있는지라 예를 취하기 어려운 점 대인들께 양해를 구합니다.”희상궁이 이렇게 대범하게 서 있자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아무 흔적도 없는 것을 대중이 똑똑히 보았으며 황태손을 안고 있는 두 손도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현장에 있는 상당수 사람들이 문둥병 환자를 본적이 있는데 얼굴에 반상출혈이 나 있고 손가락 관절이 부어 있거나 독창이 나서, 발병한 환자를 처음 봐도 딱 알아 볼 수 있는데 희상궁에게 지금 문둥병 환자의 모습을 어디 한 구석이라도 찾아볼 수 없었다.적국구가 일단 놀랐고, 천천히 다가가서 희상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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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6화

나병인가 아닌가원판이 비교적 자세히 검사하더니 희상궁의 얼굴을 오랫동안 뚫어지게 쳐다보고 다시 두 손의 관절을 살피고 이 외에도 먹고 마시고 배설한 것도 정확히 물은 뒤 원판이 일어나, “제가 검사한 결과 희상궁은 악질을 앓은 적이 없습니다.”이 말이 떨어지자 적국구의 얼굴이 험악해 지며, “정확히 검사 한 것이 맞는가?”원판이 고개를 끄덕이고, “나병에 걸린 사람은 얼굴과 손과 신체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관절과 뼈에 변형이 오며 맥이 침착하지 못하고 어지럽습니다. 하지만 희상궁에겐 이런 정황이 없고, 맥도 상당히 안정적이며 관절과 뼈도 변형이 없고 반점이나 문드러진 부분은 더군다나 볼 수 없습니다.”원판이 말을 마치고 잠시 후 담담하게, “희상궁은 나병 흔적이 전혀 없으며 희상궁이 나병에 걸렸다고 헛소문을 퍼트린 사람은 참으로 태자비 마마께서 말씀하신 미친 사람이 틀림없습니다.”만조백관이 이 말을 듣고 전부 안심한 것이 희상궁이 만약 나병에 걸린 거면 놀라 자빠질 것이 그 말은 곧 황실에 나병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특히 희상궁은 태상황의 시중을 들던 사람이다.적국구는 믿고 싶지 않아 희상궁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희상궁의 얼굴에서 분홍빛 붉은 자국이 약간 보이는 걸 발견하고 얼른 날카로운 목소리로, “아니야, 이걸 보라고, 희상궁 얼굴을 봐요, 얼굴에 반점이 있지 않습니까, 나병의 붉은 반점이랑 똑같아요, 어서 봐요.”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놀라서 쳐다봤다.수십개의 눈이 일제히 희상궁을 뚫어지게 주목했다.희상궁이 탁자를 치며 분노로 전신을 부르르 떨며, “쇤네는 60세로 어릴 때부터 태상황 폐하의 시중을 들며 이 나이를 먹었는데, 나이가 들어 얼굴에 반점이 생긴 게 뭐 어쨌다는 겁니까? 한 명씩 제 얼굴을 샅샅이 살펴야 겠습니까? 쇤네가 나병에 들었다고 하시니 절 잡아서 문둥산에 격리 시키시면 되겠습니다.”원경릉도 화가 나서 차갑게, “나도 줄곧 희상궁을 연장자로 여겨와서 초왕부에서 희상궁에게 이토록 불경한 사람이 없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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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7화

희상궁의 결백주재상이 서릿발처럼 차갑게, “내의원의 원판이 어의 몇명을 데리고 함께 회진을 했으면 충분히 신중한 것이 아닌가?”적국구가 주재상의 힐문에 마음이 켕기며 갑자기 조어의가 떠올라 얼른, “초왕부에 어의가 한 명 더 있지 않습니까? 같이 불러서 여쭤보는 게 좋겠습니다.”“일단 급하지 않네.” 주재상이 손을 뻗어 앉히더니, “말해보게, 자네 오늘 상소에 희상궁이 나병에 걸렸다고 했는데 어디서 나온 소식인가? 그리고 어떤 조사를 했지? 무릇 상소를 올릴 때는 명문규정이 있기 때문이야,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지, 헛소리는 상소로 올릴 수 없네.”적국구가, “아니 땐 굴뚝인지 아닌지는 아직 판가름이 난 게 아니지요.”적국구는 고개를 돌려 우문호에게, “전하 송구하오나 조어의를 나오라고 해 주십시오.”우문호가 웃으며, “좋소!”우문호가 손을 들어 조어의를 불러오도록 명했다.잠시 후 조어의가 약상자를 메고 거들먹거리고 오다가 본관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예를 취하더니 의심스럽게, “서일, 희상궁이 병이 나서 나더러 와서 진찰해 달라는 거 아니었어? 대인들은 왜 여기 계시지?”적국구가 조어의를 보더니 구세주를 본 것처럼 얼른 붙들고 물으며, “조어의 마침 잘 왔네, 전에 내가 자네와 술을 마실 때 희상궁이 병을 얻어 태자전하께서 집에 가둬 두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태자비께서 오셔서 문둥병에 대해 물어보셨다고? 또 태자비 마마께서 시녀를 시켜 약방에서 문둥병을 치료하는 처방으로 약을 지어오라고 했다 하지 않았는가?”조어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습니다. 그렇게 말한 게 맞습니다.”적국구는 조어의도 배반할 까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긍정하는 말을 들으니 기뻐서 대중들을 둘러보고 높은 목소리로, “만약 악질에 걸린 게 아니라면 어째서 한달이 넘도록 격리해야 했으며, 어째서 문둥병 처방을 약을 사오게 시켰을까요? 태자비 마마 설명해 주시지요.”원경릉이 보니 적국구가 수탉이 벼슬을 치켜세우고 우쭐거리는 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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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8화

적위명은?적국구가 근거 없는 뜬소문으로 초왕부가 악질에 걸린 환자를 사적으로 감췄다고 상소했기 때문에 다음날 명원제는 조정에서 적국구에게 주의를 주고 벌로 일년의 녹봉을 감했으며 계급을 두 단계 낮추었다.녹봉을 제하거나 계급을 낮춘 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자매가 귀비로 궁에 있고 아버지가 대장군이니 승진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하지만 명원제는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하는 일 없이 오직 적국구에게만 벌을 내렸고 적위명에게는 쓴 소리 한마디 없었다.하지만 적씨 집안은 바로 알아차렸다. 주재상에게 미운 털이 박혔다는 것을 말이다.주재상도 처음 ‘공적으로 사적인 복수를 하는’ 의미로 적위명을 태상황 앞에 끌고 가 적위명이 적국구와 같이 희상궁이 악질에 걸렸다고 모함했으며, 이는 초왕부를 격리하고 태자를 사회적으로 매장해 북당의 근간을 동요할 목적이었다고 했다.태상황은 자기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주재상의 언사가 격렬해, 혈압이 급격히 높아져 혈관이 터질 듯한 조짐이 보였다. 태상황은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고, 적위명은 건곤전에서 죽으면 죽으리라 배짱이다.태상황이 곤란해서 적위명에게, “봐, 이 일은 확실히 자네 부자가 잘못 했어,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적위명의 마음은 진노하고 격분하기 그지 없었다. 이 일에 죄를 묻는다면 적위명에게 물어서는 안된다. 어쨌든 이건 적운이 한 일이다.하지만 지금 태상황은 바로 그들 부자가 잘못했다고 적위명을 싸잡아 말했다.적위명이 격분하여 무릎을 꿇고, “태상황 폐하, 소신은 처음부터 이 일은 알지 못했고,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조정에서 비로소 알았습니다. 적운을 지지한 것은 5년전 악질이 다시 퍼지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에 세세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일념으로, 생각이 짧아 초왕부의 명성에 해를 입히고 말았습니다. 소신은 절대 다른 목적이 없었으며 태자 전하를 사회적으로 매장하거나 국가의 근간을 흔들다니, 더더군다나 말할 가치도 없습니다. 하지만 소신이 이번에 확실히 경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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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9화

적위명 물러나다귀영위의 사령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귀영위의 수장은 신비하기 그지 없는 군대를 통솔하는 자로, 이 군대의 능력은 가히 놀랄 정도로 침투와 전투가 모두 가능하다. 앞으로 태상황이 필요 없다고 하면 이 군대는 새로운 주인을 맞아들일 때까지 일정 기간동안 오직 수장만이 최고 존엄이 될 것이며, 그 수장이 적위명이란 사실이 안왕이 전반적인 정국을 통제하고 안정시키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그런데 지금 이렇게 대충 적위명을 수장의 자리에서 파면한다고?“응? 어째서 아직 성은에 감읍하지 않는 것이냐?” 태상황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투에 불쾌함이 묻어나기 시작했다.적위명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개 숙여 성은에 감사하며, “소신 태상황 폐하의 성은에 감사드립니다.”주재상은 다소 달갑지 않은 지, “태상황 폐하께서는 적위명을 감싸시는데 희상궁이 폐하의 시중을 든 기간이 적위명이 폐하와 함께 한 시간보다 오랩니다. 폐하께서 이토록 적위명을 감싸시니 희상궁이 마음으로 납득하기 힘들겠습니다.”“나중에 태자비가 몇 마디 위로하면 그뿐, 희상궁도 사리가 분명한 사람이니 대장군이 나라를 세우기 위해 피땀을 흘리며 공을 세웠는데 과인도 당연히 아낄 수 밖에 없다는 걸 알 거야” 태상황이 아주 사적으로 정을 주는 듯한 모습으로 적위명을 보고, “자, 귀영위의 병부를 내 놓으시게.”적위명이 하마터면 피를 토할 듯 전신이 분노로 덜덜 떨렸으나 간신히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비틀거리며 귀영위의 병부를 내놓고 고개를 숙여 절한 뒤 물러났다.건곤전을 나와 비로소 자신이 맞닥뜨린 건 두 마리의 늙고 교활한 여우였으며, 사전에 아무 조짐도 없었고 심지어 귀영위 사람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병부를 뺏기듯이 내놓았다.귀영위에서의 몇 년 동안 조금의 수확도 없이 병부를 내놓고 보니 분명 나장군 놈을 수장으로 임명할 게 분명하다. 이 사람은 원래 귀영위 수장으로 소집 명령과 연락 방법을 조정할 것이 분명했다. 적위명은 다시는 귀영위를 볼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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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90화

우문호와 원경릉의 생일태상황이 멈칫하더니 곧 탁자를 치며, “맞아, 짐의 고모 경대공주(慶大公主)가 있지, 이제 98세가 되셨는데 아직 결혼을 안 하셨어, 있다가 고모를 꼬드겨 여아홍을 파내서 과인에게 가져와봐.”상선이 혀를 내밀어 술을 약간 찍어 먹더니 입에 침이 마르도록 향을 칭찬한 뒤, “태상황 폐하, 얼른 단념하시는 게 어떠십니까, 경대공주 본인이 술을 좋아해서 여아홍은 벌써 파내서 다 드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있다가 궁중 창고에 가서 좀 물어봐, 경대공주가 술을 파냈는지 말이야.” 태상황이 말했다.상선이 ‘예’하고 대답한 뒤 천천히 술을 마시고 만족스럽게 나갔다.건곤전엔 두 사람 뿐으로 술잔을 내려놓고 서로 마주보며 주재상이, “이번에 태자의 계략으로 적위명에게서 수장자리를 빼앗아 적씨 가문 쪽은 진압한 셈이니 당분간 좀 여유로울 수 있겠습니다.”태상황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 좀 느긋한 것도 좋지, 3년가량이면 태자가 전열을 가다듬기 충분할 테고, 우리가 대주의 무기를 제련하기도 충분해. 과인이 벌써 사람을 보내 홍엽공자를 주시하고 있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경성을 떠나지 않는 게 아마도 속셈이 있는 게 분명해.”“폐하 생각엔 무슨 속셈인 거 같습니까?” 주재상이 물었다.태상황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빛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큰 애를 만나던지 넷째를 만나겠지. 이런 종류의 사람은 반드시 실속을 챙기는 법이야, 일단 호랑이 굴에 들어갔으면 빈 손으로는 안 나오거든.”주재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흠, 분석이 일리가 있네요, 태자가 일찌감치 사람을 시켜 홍엽공자를 주시하고 있던데, 보아하니 할아버지와 손자 생각이 같은 듯 싶습니다.”태상황이 물처럼 고요한 얼굴로, “이렇게 일견 태평성대인 듯 보일 때일수록 위험하지. 태자가 신중하게 구는 건 맞아, 하지만 어떨 때 보면 태자는 미숙해. 이 늙은이가 아직은 좀더 붙잡아 줘야 겠어, 다른 사람들이 걸었던 길로 가지 않게 말이야.”주재상이, “흠, 알겠습니다.”초왕부.탕양이 이날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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