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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4화

적위명 초왕부에 들이닥치다

기왕 엄밀히 조사하기로 했으니 어의 몇 명을 관원과 함께 보내야 했다.

하지만 나병인지라 관원들은 감히 가려고 들지 않고 서로 얼굴만 바라보며 아무도 이 난관을 해결하려고 들지 않았다.

주재상이 나와서 목소리를 깔고, “소신이 어의와 함께 가 보길 원합니다.”

적위명이 이 얘기를 듣자마자, “소신 부자도 함께 가 보길 원합니다.”

주재상이 희상궁과 태자를 얼마나 감싸고 도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어찌 주재상 혼자 어의와 가게 둔 말 말인가? 주재상은 지금 일인지하 만인지상으로 어의도 주재상의 말을 들을 것이라 나병 진단이 나면 주재상이 어의에게 함구하라는 엄명을 내릴 지도 모른다.

주재상과 적위명 대장군의 대열을 따라 조정의 다수의 관원들도 흩어져서 따라 가는데 어쨌든 가긴 가지만 희상궁과 접촉한다고 하지는 않았으니 초왕부에 앉아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면 되고 다행히 주재상 일행과 같이 가는 형식이다.

이렇게 여럿이 모여 시너지를 얻은 관원들과 망연자실한 태자가 보무도 당당하게 초왕부로 갔다.

가는 길에 태자 우문호는 백치미를 드러내며 계속 적국구에게, “도대체 누가 희상궁이 나병에 걸렸다고 한 겁니까? 이거 뜬 소문 아닌가요? 만약 희상궁이 알면 분개하지 않겠어요?”

적국구는 우문호를 상대하지 않았지만, 다른 관원들은 태자를 이렇게 거북스럽게만 하기도 곤란해서 ‘이 일은 어쩌면 누군가가 작심하고 초왕부와 태자 전하를 목표로 유언비어를 퍼트렸을 수 있다’고 위로했다.

원래는 그냥 적당히 위로하려던 심산이었는데 이 말에 주재상도 고개를 끄덕이며, “초왕부를 목적으로 삼은 유언비어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군.”

그래서 가는 길에 관원들 사이에 이 얘기가 퍼지며 ‘희상궁이 정말 나병이 아니면 누군가 고의로 초왕부를 격리해서 폐쇄하려고 유언비어를 퍼트린 것’ 처럼 되었다.

적위명 부자가 이 얘기를 듣고 마음 속으로 쓴 웃음을 지었다. 때가 되면 유언비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우문호가 아닌 척을 하지만 척하는 게 무슨 소용이야? 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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