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1085화

희상궁은 나병인가?

주재상이 위엄 있게 헛기침을 하니 이 소리에 밖으로 나가려던 사람들이 눌러앉아 뿔뿔이 흩어져 엉거주춤하게 입구를 보다가, 주재상 한번 보고 태자 한번 보고 한다.

잠시 후 탕양이 희상궁을 데리고 나오는 게 보였다.

희상궁은 검은 비단 옷에 은발을 높게 틀어 올리고 위엄 있게 단장하고 얼굴에 분을 발랐는데 60세의 노인 얼굴이 여전히 희고 탱탱한 것이 팔자주름이 약간 깊어지고 눈가의 주름이 좀 더 생긴 것을 빼면 그녀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팔자주름이 깊으면 위엄이 있고 게다가 태상황을 모신지 수년이라 후궁의 지위에 초연하고 초왕부에 와서도 집사역할을 해왔기에 탕양과 함께 오는 모습은 비단의상을 바람에 날리며 패기가 넘친다.

주재상은 자기도 모르게 자부심이 솟아나서 냉랭하게 적위명을 쏘아보았다.

희상궁 뒤에 태자비 원경릉이 있는데 둘 사이 거리가 멀지 않다. 손에는 아이를 안고 있는데 태자비가 마르고 허약해 아이를 안고 천천히 걸으니 희상궁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태자비가 안고 있던 아이를 받아 들고 본관으로 들어왔다.

황태손을 넘겨받아 안고 들어오는 이 행동으로 이미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만약 희상궁이 나병을 앓고 있었으면 태자비가 어떻게 황태손을 안길 수 있겠는가?

희상궁이 본관으로 들어온 뒤 안에 사람들을 살피고 평범하게, “이렇게 많은 대인께서 계시 다니요? 쇤네 황태손을 안고 있는지라 예를 취하기 어려운 점 대인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희상궁이 이렇게 대범하게 서 있자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아무 흔적도 없는 것을 대중이 똑똑히 보았으며 황태손을 안고 있는 두 손도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

현장에 있는 상당수 사람들이 문둥병 환자를 본적이 있는데 얼굴에 반상출혈이 나 있고 손가락 관절이 부어 있거나 독창이 나서, 발병한 환자를 처음 봐도 딱 알아 볼 수 있는데 희상궁에게 지금 문둥병 환자의 모습을 어디 한 구석이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적국구가 일단 놀랐고, 천천히 다가가서 희상궁과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