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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67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야? 빙빙 돌리지 말고 할 말 있으면 해.” 원경릉이 말했다.

우문호는 밖으로 나가는 원경릉의 뒤를 쫓았다.

“무슨 소리야. 난 그저…… 저녁만 되면 내가 그렇게 애원하는데 너는 항상 이런저런 핑계를 대잖아.”

“내가 언제 핑계를 댔어? 핑계가 아니라 단도직입적으로 거절을 했지.” 원경릉이 말했다.

“그럼 넌 네 행동이 잘 했다는 거야?”

원경릉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우문호를 노려보았다.

“너는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인 거야?”

“내가 뭐 거창한 거 바랬어?” 우문호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살다 살다 너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 나도 밤에 잠 좀 편하게 자자고!”

“뭐? 생각해 봐. 이 혈기왕성한 나이에 너만 보면 벌떡벌떡 일어나는 게 정상이지. 늙은이처럼 밤마다 골골대는 게 정상이야? 나같은 남자가 어딨어? 너 복받은 거야! 다른 여자들은 다 부러워할걸?”

“어휴, 됐거든!”

원경릉은 우문호의 말을 듣고 웃음이 터질 뻔한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아이고, 아무리 네가 이래도 네 마음 다 안다. 그럼 이 얘기는 그만하고, 내일 네 부친을 배웅해 드리자.”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고는 그녀를 달랬다.

“그래. 근데, 정후 혼자 갈까? 아니면 누군가를 데리고 떠날까?”

“장모께서 기어코 따라가려 하시고, 첩 주씨는 경중에 남아 노부인을 모시겠다며 장인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아마 오지에 가서 고생하는 것보다 여기에 남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선 모양이야.”

원경릉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경릉의 어머니인 황씨는 지아비를 섬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여성으로 남자가 아무리 못났더라도 그를 어르고 달래는 그런 여성이었다.

그녀는 정후가 밖에서 불미스러운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정후가 그간 힘들어서 참지 못하고 분출한 것이라며 불쌍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정후를 원망하지 않고 그를 용서했다.

원경릉의 모친인 황씨는 대외적으로 정후가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여인들이 정후를 이용한 것이고 정후는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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