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한 대학교 안의 남자 기숙사."야! 이도윤, 1층에 있는 101호로 내려가서 내 노트북 좀 가져와!"옆 기숙사에 사는 금발의 남자가 도윤의 방문을 열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그가 던진 천 원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돌아서 가버렸다."아 참, 아래층에 있는 슈퍼에서 생수도 한 병 부탁해!"금발머리를 한 그 학생은 2천 원을 더 던졌고, 이번에도 그 돈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돌아섰다.3천 원 중 2천 원은 생수 값이고, 나머지 천 원은 심부름 값이었다."야, 금발! 너네 기숙사 놈들은 왜 맨날 도윤이한테 심부름을 시키냐? 왜 그렇게 괴롭혀?"도윤의 기숙사 사람들이 쌀쌀맞게 물었다. 그들도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하하하! 이도윤이랑 한 기숙사 살면서 너희는 아직도 걔가 어떤 애인지 파악이 안되니? 쟤는 천 원만 주면 똥을 먹으래도 먹을 놈이야!"도윤은 금발을 한 남자의 말을 못들은 척했지만, 얼굴은 당황으로 인해 붉게 변했다. 그리고는 허리를 숙여 바닥에 떨어진 돈을 주우며 생각했다. ‘이걸로 2천 원은 벌 테니 컵라면 세 개랑 단무지 하나는 살 수 있겠다! 더 이상 배고프지 않아도 돼.’ "도윤아… 가지마! 돈이 부족하면 우리가 빌려 줄게, 안 갚아도 괜찮아!"기숙사 방장은 도윤이 너무 불쌍해서 동정심을 감출 수 없었다.도윤은 고개를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호의는 감사하지만 괜찮아..."대답을 한 뒤 도윤은 돌아서서 기숙사를 빠져나갔다. 모두들 불쌍하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도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사실 도윤도 다른 사람들의 심부름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도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었다.아무 걱정 없이 대학에서 공부만 계속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그러기엔 도윤은 정말 너무나도 가난했다!비록 도윤의 기숙사 사람들은 그에게 매우 친절했지만, 도윤은 그들에게 동정 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도윤에게 기숙사 룸메이트들 말고는 다른 대학 친구들은 없었다. "이도윤, 금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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