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321 - 챕터 330

1359 챕터

제321장

그녀는 더는 발버둥 치지 않았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아무도 모르게 비는 그쳤다. 아직 마르지 않은 이슬과 솟아오르는 태양이 무척이나 따사로왔다. 온연은 걱정스러운 맘에 밤새 눈을 붙이지 못했다. 아이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이미 확인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를 원망했다.그녀는 일부러 시끄럽게 씻었다. 피로감과 입덧이 겹쳐 그녀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지금 그녀에게는 바닥에 떨어진 컵조차 주울 힘이 없었다. 원래 그녀에게는 입덧이랄게 없었다. 하지만 목정침이 오고 나서부터 몸이 이상해졌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이상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한바탕 ‘난리’로 인해 목정침이 잠에서 깨어났다. 처음 보는 어색한 공간이 그를 막막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기억해내려 노력해도 어젯밤에 일어났던 일들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가 어젯밤에 했던 말 역시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술을 많이 마시면 머리가 아프기 마련이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 있던 온연을 본 순간 어젯밤 “광란”의 일들이 전부 기억이 났다… 그에게는 옷 한 벌을 이틀 동안 입는 습관이 없었다. 허리에 둘러놓은 수건만이 유일하게 그의 몸을 가려주는 존재가 되어주었다. 그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나 화장실 써야 하는데.”온연은 아무 말도 없이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는 답답한 마음으로 화장실의 문을 닫았다. 한 손으로는 벽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는 허리춤에 둘러놓은 수건을 풀었다. “이런 젠장…” 그는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을 참을 수가 없었다. 왜 참지 못하고 그녀를 찾아 온거지? 진락은 말리지도 않고 날 여기에 버려뒀단 말이야?화장실에서 나온 그는 진락에게 전화를 했다. “옷 한 벌만 가져다줘. 최대한 빨리.”온연은 이미 준비를 다 끝낸 후 나가려고 하던 참이었다. 그녀는 그를 무시해버리고 싶었지만 그게 옳은 행동인 것 같지는 않았다. “나 먼저 출근할게요. 갈 때 문 꼭 닫고 가요.”목정침은 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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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장

”누가 보낸 거에요?” 온연이 물었다.“진락이라는 사람이 주던데요?” 프런트 직원이 대답했다. 진락? 온연은 머리가 아팠다. 오늘 아침 목정침은 무척 별로인 태도로 그녀에게 말을 했었더랬다. 그가 진락을 시켜 먹을 것을 가져다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가 시키지 않으면 진락은 감히 가져다주지 못하니까. 그의 생각을 도무지 읽을 수가 없었다. 요즘은 날씨가 더워 음식 상하기가 쉽다. 유통기한이 오늘까지인 이 많은 음식을 혼자서 다 먹는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전 이만큼만 먹을게요. 다른 건 나눠 드세요. 전 어차피 다 못 먹어요.”직원은 기쁜 마음으로 먹을 것을 나누기 시작했다. 일부러 임립에게 제일 좋은 걸 남겨주기도 했다. 임립은 디저트 박스에 쓰여 있는 브랜드를 보며 혀를 끌끌 찼다. “화해 했나 보네. 먹을 것까지 회사로 가져다주다니…”무슨 말인지 제대로 듣지 못한 직원이 그에게 되물었다. “네? 대표님,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임립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일 보세요.”오후 퇴근 시간. 온연은 진몽요에게 마중을 나오라고 하지 않고 혼자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오늘은 퇴근이 조금 일러 진몽요와 퇴근 시간이 맞지 않았다. 그녀는 진몽요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평소였다면 탕위엔이 마중을 나왔을 텐데… 오늘은 아무런 기척이 없다. 오늘 아침 탕위엔의 물과 사료를 챙겨준 이후로 한 번도 탕위엔을 본적이 없다. 아침에 탕위엔은 우리 안에 무기력하게 엎드려 있었는데. 어젯밤 천둥소리가 탕위엔을 놀라게 했다고 생각해 그녀는 그 일을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그제야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그녀는 탕위엔의 이름을 부르면서 열심히 탕위엔을 찾아다녔다. 탕위엔이 아침과 똑같은 자세로 우리 안에 엎드려있다는 걸 그녀는 발견했다. 눈에서는 생기가 보이지 않았고 기운이 없는 모습은 숨이 끊어질 것만 같았다.탕위엔이 이렇게 된 이유를 모르는 그녀는 황급히 탕위엔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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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장

탕위엔을 꼭 안고 있는 그녀의 초췌한 모습을 보자 그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고양이 한마리한테 이렇게 정을 주다니… 나한테만 관심이 없는 건가?온연은 감히 차에 오르지 못했다. 그에게 결벽증이 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탕위엔의 털이 그의 차에 떨어질까봐 두려웠다. “사실… 이렇게 안 와도 되는데… 오늘 맞을 주사는 이미 다 맞았어요. 그냥 집에서 혼자 약 먹이기가 좀 버거울 뿐이에요… 내일 또 병원에 주사 맞으러 와야 해요.”목정침은 차에서 내려 탕위엔이 들어가있는 컨넬을 차 안으로 던져버렸다. “쓸데없는 얘기할 시간 없으니까, 빨리 타.”그의 행동이 온연을 깜짝 놀라게 했다. 탕위엔을 차 안으로 던진 것에 대해 화내고 싶었지만 감히 그러지는 못했다. 안그래도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은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목정침은 정장을 벗어 소파에 던져버렸다. 그가 셔츠 소매를 걷으며 말했다. “빨리.”온연은 감히 밍기적대지도 못했다. 그녀는 바로 탕위엔의 약을 꺼냈다. “저기… 내가 다리를 잡을 테니까 당신이 약을 먹일래요? 아님 역할을 바꿔도…”기운 없이 새근대는 탕위엔을 보자 그는 역할을 바꾸기로 했다. 그의 손이 탕위엔의 몸에 닿자마자 탕위엔이 뭔가를 눈치챈 듯 쏜살같이 소파 아래로 숨어버렸다.온연이 최대한 침착하게 탕위엔을 달래봤지만 아무리 불러도 탕위엔은 나오지 않았다. 임신한 상태라 그녀는 오래 쪼그려 있을 수 없었고 하는 수 없이 허리를 숙여 소파에 몸을 지탱하며 열심히 탕위엔을 달래기 시작했다. 목정침은 바로 그녀의 근처에 앉아있었다. 그녀가 허리를 숙일 때마다 언뜻 보이는 속살이 그를 생각에 잠기게 했다. 많이 컸구나…“너 옷 좀 단단히 입을 수 없어?”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속살을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의 마음이 불편해졌다. 온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뭐라고요?”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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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장

잠을 자기 전 그녀는 일부러 침실 문을 닫지 않았다. 이러면 거실의 온도가 조금이라도 낮아질 것이다. 지금 이 상태로 목정침은 절대로 잠에 들지 못할 것이다.요 며칠간의 피로가 한데 몰려 온연은 대낮이 될 때까지 잠에 빠져있었다. 화장실이 급하지만 않았어도 그녀는 계속 잘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로 들어선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목정침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등지고 서 있긴 했지만 그래도 소리는 선명하게 들렸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고 뒤를 돌았다. “문 좀 닫을 수 없어요?”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잠을 잘 못 자서인지 그의 말투에 짜증이 섞여 있었다. “안돼. 너무 더워.”고작 몇 분 문 닫는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그의 말에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그가 빨리 일을 끝내기를 바랐다. 더 참다가는 방광이 터질 것만 같았다… 임신을 하기 전에는 이렇게까지 못 참지는 않았는데. 그가 볼일을 끝내자마자 그녀는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그를 밀치고 들어가 버렸다. 그녀가 변기에 앉자마자 그가 화장실의 문을 열어 그녀에게 물었다. "아침으로 뭐 먹을래?" 그녀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그를 쳐다보았다. 급했던 일도 막혀서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먹을 것이라니? 저 사람이 깔끔 떨던 목정침이 맞나? 목정침은 뭔가 알아챈 듯 다시 문을 닫았다. 온연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변기에서 일어나 문을 단단히 잠궜다. 조금 전까지는 잠이 덜 깨 비몽사몽 했는데 지금은 정신이 완전히 또렷해졌다. 화장실에서 나온 그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에게 물었다. "탕위엔은 뭐라도 먹었어요? " "먹지는 않았어. 물은 마셨고." 목정침이 대답했다. 그녀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어느새 진함이 아침을 보낼 시간이 되었다. 그녀가 문을 열어 주위를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음식이 걸려있었다. 이번에는 야채류의 물건들도 걸려있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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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장

온연은 그만하라는 뜻으로 진몽요를 꼬집었다. 진몽요는 입을 다물었지만, 여전히 목정침의 얼굴을 살폈다. 목정침의 시선은 계속 노트북을 향해있었다. "그러죠 뭐. 차는 그냥 선물로 줄게요. 디자인이 맘에 안 들어서." 진몽요는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진짜죠? 솔직히 말해서 차는 필요가 없어서. 며칠 몰지도 않았고, 진짜 주실 거면 팔아도 돼요? 돈이 너무 없어서요. 거지한테 차가 가당키나 하나요~" 목정침은 이미 주기로 한 물건을 팔든 어쩌든 신경 쓸 사람이 아니었다. "마음대로 해요." 진몽요가 기쁜 마음으로 대답했다. "그럼 저 먼저 가 볼게요. 엄마가 기다리고 있어서. 좀 이따 둘이서 같이 가든가 해요. 연이 지금 임신 중이니까 밥 꼭 챙겨 먹게 하고요.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 굶고 있는 거니까! 맞다, 곧 산전검사 해야 하니까 시간 되면 같이 가는 게 어때요?" 진몽요가 자신을 이렇게 '팔아'버릴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목정침은 아직 일이 바빴고, 그녀는 혼자 사무실에서 멍을 때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 심심했던 그녀는 탕위엔과 놀려고 했다. 아직 탕위엔을 만지지도 않았는데 목정침이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듯 그녀에게 말했다. "배 속의 아이는 장식이야? 만지지 마." 그녀는 의식적으로 손을 거두었다. 참지 못하고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밥 먹을 때 손 씻잖아요… 주의만 하면 만지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미신 너무 믿지 마요." 그는 그녀에게 뭐라하기 귀찮았다. 하지만 시선은 계속 그녀에게 향했다. 그는 그녀가 탕위엔을 만지려고 할때 마다 막아섰다. … 기쁜 마음으로 빌딩을 나오던 진몽요는 강연연과 마주치고 말았다. 온연이 목정침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온연의 뱃속에 목정침의 아이가 있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 상황에 강연연이 그들 앞에 나타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강연연이 이렇게 짧은 치마와 배가 드러나는 옷을 입었을 때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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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장

좋았잖아? 그 말을 들은 온연의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비록 목정침이 온연에게 다시는 강연연과 연락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일을 지키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떤 일들은 보고도 못 본 척 눈 감는 게 마음이 더 편하다. 그녀에게는 목정침에게 뭐라고 따질 자격이 없었다. 그녀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해도 심개와 같은 침대에 누워있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으니까. 게다가 목정침에게 걸리기까지 했으니 그녀에게는 더욱 자격이 없었다.목정침은 주위의 뜨거운 열기에 조금 짜증이 났다. “강연연, 잘못 들은 거 아니고 나도 딱히 누구 때문에 너한테 그런 말 한거 아니야. 용건 없으면 회사로 찾아오지 마. 연락하지 말자고 벌써 말하지 않았었나? 내 말이 장난 같아?”강연연은 줄곧 자기가 이긴 줄 알고 있었다. 일전에 목정침이 더 이상 연락하지 말자고 한건 사실이다. 하지만 온연과 심개의 일이 터진 후 목정침도 딱히 그녀의 관심을 거절하지 않았고 확실히 둘 사이의 분위기도 좋았으니 그럼 그전에 했던 말은 없던 일이 돼야 하는 게 아닌가? 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정침 오빠… 제발 이러지 마… 나 말 잘 들을게… 오빠가 찾아오기 전에 먼저 귀찮게 찾아오지도 않을게…”목정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머지않은 곳에 세워져 있는 차로 똑바로 걸어갔다. 진락이 차에서 내려 그를 도와 차 문을 열어주었다. 온연도 곧바로 그를 따라 걸어갔다.살짝 불러온 온연의 배에 강연연의 시선이 내려앉았고 그녀는 문득 뭔가를 알아챘다. 목정침이 차에 올라탄 것을 이미 확인한 후에야 그녀는 온연의 손을 낚아챘다. 깔린 목소리로 그녀가 온연에게 말했다. “네가 임신을 해서 그랬던 거였구나. 괜찮아. 내가 네 첫 번째 아이도 죽였는데 두 번은 못 죽일까. 너처럼 더러운 년은 정침 오빠 옆에 설 자격 없어. 그 애, 정침 오빠 애인지 아닌지 확실하지도 않은데…”첫 번째 아이를 유산하게 했던 교통사고 장면이 온연의 머릿속으로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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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장

그녀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화가 난 온연은 몸을 돌려 침실로 들어갔다. 문을 닫으려고 하였으나 그가 에어컨 바람을 쐬었으면 해서 그러지는 않았다.얼마나 지났을까, 진락이 음식을 가지고 집으로 찾아왔다. 백수완 레스토랑에서 사 온 것 이라는 걸 포장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진락이 떠나자 목정침은 침실을 향해 소리쳤다. “밥 먹어.”그의 말을 온연은 듣고도 못 들은 척 무시해버렸다.가운만 걸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정침은 너무 더웠다.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다. “너 먹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안 먹을 거면 버리고.”그녀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온연은 그가 자신을 귀찮게 하려고 일부러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두 사람은 앙숙이 분명하다.그는 몸을 일으켜 침실로 들어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온연을 안아 거실 소파에 내려놓았다. “나 성격 그렇게 좋진 않거든? 빨리 밥이나 먹어!”그녀는 말없이 포장지를 뜯어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침실의 에어컨이 거실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온연은 금세 더워졌다. 입맛도 없었던지라 밥도 다 먹지 못했다.목정침은 그녀보다 더 참을 수가 없었다. “너 이 후진 집에서 얼마나 더 지낼 건데?”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난 이사갈 생각 없어요. 살기 꽤 편해요.”그가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조금 더 차가워진 말투로 말했다. “심개는 돌아오지 않아. 그렇게 잘났으면 여기서 평생 살든가!”온연은 그를 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잠시 침묵하다 그녀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심개랑 그만 엮으면 안 돼요? 그게 아니라…” 그녀는 말을 마저 다 하지 않았다. 아니 말하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그녀도 설명하기가 귀찮았다.또 한 번의 찝찝한 만남이었다. 밤에는 무척이나 더웠다. 목정침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파에서 침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 김에 탕위엔과 탕위엔의 집도 같이 침실 앞에 옮겨놓았다. 온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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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장

다음날 아침 그녀는 참을 수 없는 더위에 잠에서 깼다. 목정침의 팔은 바로 그녀의 가슴 위에 놓여있었다. 어쩐지 숨 쉬는 게 불편하더라니, 너무 더워 땀이 흐른 탓에 머리카락이 얼굴에 붙었다.그의 얼굴이 그녀의 목덜미를 향해 숨을 쉬고 있었다. 모든 이불은 전부 그녀에게 덮어져 있었고 그는 이불은 하나도 덮지 않은 상태였다. 안 더운 게 이상하지!그녀는 자신의 몸에 뭐가 찐득찐득하게 붙는 걸 제일 싫어했다. 그와 이불의 속박에서 벗어난 온연은 몸을 일으켜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에서 나온 그녀는 한결 상쾌해진 걸 느꼈다. 문득 탕위엔이 우리에 없다는 걸 발견한 그녀는 소리를 내 탕위엔을 불렀다. 탕위엔이 뒤뚱거리며 소파에서 내려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며칠 사이에 포동포동 했던 탕위엔이 반쪽이 되었다. 하지만 병세가 호전되었으니 다행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생기가 없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잘 걸을 수 있으니 실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아픈 마음에 탕위엔을 안으려던 그때 목정침이 언제 깬 건지 이미 침실 문 앞에 서있었다. “만지기만 해봐.”어젯밤의 일 때문에 그녀는 더 이상 목정침의 신경을 긁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오늘 토요일이라 출근 안 해도 돼요. 내가 탕위엔 데리고 병원에 갈 테니까 당신은 일 보세요.”그는 잠이 덜 깼는지 좋지 않은 기분으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녀의 말에 대꾸조차 해주지 않았다.그가 화장실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그녀는 세면을 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양치를 할 때 계속 헛구역질이 났다. 하지만 저번에 임신했을 때 보다 심하지는 않다는 사실만으로 그녀는 이미 만족하고 있었다. 집으로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를 들은 목정침은 몇초간 머뭇거리더 발길을 옮겨 문을 열었다. 목정침을 보자 진함은 의아함에 빠졌다.그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진함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가운을 입고 문을 열다니, 아무리 자기가 목정침의 ‘장모님’이라고 해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목정침은 이런 일에 신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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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장

온연은 그녀에게 냉수 한 잔을 건네주었다. “자, 시원하게 물 좀 마셔. 맛있는 음식이 있는 자리에 어떻게 널 빼놓겠어. 너도 나 항상 챙겨주잖아.”진몽요는 부끄러운 듯 살짝 웃어 보였다. “넌 말도 참… 이러면 내가 몸 둘 바를 모르겠잖아. 맞다, 너 목정침이랑은 어떻게 됐어? 강연연이 회사에 못 들어가게 하려고 저번에 내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막았는데. 난 걔 같은 년이 제일 꼴 보기 싫더라. 정말 염치도 없지!” 온연의 가슴속에 감동이 물밀듯 몰려왔다. "나도 알아… 고마워 몽요야. 근데… 나랑 목정침 그냥 그래. 그 사람 요즘 우리 집에서 지내면서 탕위엔 돌보는 거 도와주고 있어. 계속 말다툼만 하는 것 같아. 아무래도 전생에 원수였나 봐. 성격도 안 맞고. 세대 차이가 너무 나서 그런 건지도 몰라. 내가 그 사람보다 열 살이나 어리잖아." 진몽요가 손을 휘적거렸다. "성격이 안 맞고 세대 차이가 난다는 게 무슨 말인데. 헛소리 그만해. 그럼 너보다 나이도 어린 강연연은 어떻게 벌써부터 네 남자 뺏을 생각하는 건데? 다 네 문제야. 넌 어떻게 해야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모르잖아. 그 남자가 사로잡을 만한 남자인지 아닌지 중요하긴 하다만. 그 사람, 너 대신 탕위엔 돌봐주는 것부터 이미 괜찮은 것 같은데. 그 사람이 누구야, 평범한 남자가 아니라 목정침이잖아. 고양이 하나 돌봐준다고 그 비좁은 아파트에서 사는 거 너 하나 보고 그런 거 아니야? 그 사람이 미친 건 아닐 거잖아." 어젯밤 자기 전에 했던 짓이 떠오르자 온연의 얼굴이 자기도 모르게 빨개졌다. 온연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몽요야, 너 옛날에 전지 좋아했을 때 엄청 가까이서 마주 보면 이상한 느낌 들지 않았어?" 진몽요는 자세히 생각해 보고는 말했다. "설마 지금 갑자기 두 눈이 마주쳐서 몸이 달아올라 키스하는 그런 얘기 하는 건 아니지? 그냥 찌릿찌릿한 느낌이지 뭐. 가슴에서 설레는 감정이 느껴질 거야.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거 말이야. 어떻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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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장

경소경은 눈썹을 들썩였다. "십 년 동안 일편단심이었는데 그걸로도 부족해요? 전 반년 이상 옆에 둔 여자가 없어요. 길어봤자 일 년이고요. 정침이 정도면 순애보 맞는데." 진몽요는 그의 생각에 동의할 생각이 없었다. "뭐가 십 년인데요? 그땐 연이 아직 어릴 때였잖아요. 결국 목정침도 바람피우지 않았나요? 일편단심은 무슨, 당신네들은 버리지만 않으면 일편단심이라고 생각하나 보죠? 순애보라는 건 몸과 마음이 같아야 하는 거예요.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된다고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불편함을 느꼈다. "미안해 연아… 내가 말을 잘못했어…" 온연은 전혀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괜찮아. 강연연이랑 그 사람 일 말하는 거 아니야? 그 일에 대해서 말하는 거 전혀 신경 안 써. 괜찮아. 진짜로." 그녀가 그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진몽요와 경소경은 그 화제를 그만두었다. 다른 사람의 아픈 곳을 들먹이는 것에 흥미가 있는 사람은 없다. 밥을 다 먹은 후 경소경은 책임을 다해 온연을 아파트까지 데려다주려고 했다. 날씨가 더운 탓에 온연도 여기저기 돌아다닐 생각이 없었기에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진몽요가 황급히 말했다. "그럼 나 가는 길에 태워주면 안 돼요? 좀 이따 빈해로에 갈 일이 있는데 마침 지나가는 길이라." 온연을 집에다 데려다준 후 경소경과 진몽요 두 사람만이 차에 남았다. 경소경은 곧은 시선으로 정면만 주시하며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빈해로에는 뭐 하러 가는데요?" 진몽요는 한숨을 쉬었다. "엄마가 선자리을 마련했어요. 안 가면 죽을 시늉까지 하더라고요. 그냥 편하게 살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한번 가 보죠 뭐. 똥차가 아니라 왕자님이 기다리고 있을지 누가 알아요? 전 당신이랑 달라요.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어요." 경소경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에게 팩폭을 했다. "데이트를 점심시간 이후에 잡는 사람은 짠돌이일 가능성이 커요. 첫 만남 부터 이렇게 성의가 없는데 무슨 왕자님을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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