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341 - Chapter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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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장

말을 마친 진함은 가방을 챙긴 뒤 그대로 그 곳을 나섰다. 밥을 같이 먹을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 집을 떠난지 꽤 오래 되었는데도 진함을 잘 찾지도 않던 그들이었기에 갑작스러운 초대는 역시 진함의 예상대로였다.강연연은 화가 극에 달한 듯 식탁을 세게 내리쳤다.“온연! 정말 가만두지 않을 거야!”강균성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전의 애교 많던 자신의 딸이 맞는가? 눈빛이 저렇게나 무서울 수가 없었다.…경가 공관, 하람이 경소경의 침대 끝에 앉아 사과를 깎아주며 불평스러운 투로 말했다.“너 말이야. 또 이렇게 맞고 몸 엉망 되면 어떡할래? 우리 집안 후계자도 아직 없는데. 언제쯤 조바심 안 나게 해줄 거니? 언제 결혼할 거야?”경소경이 머리가 지끈거려왔다.“엄마… 그 일은 그만 얘기하면 안 돼요? 내 인생 목표는 경가를 크게 키우는 거고, 제가 만족하기 전까지는 결혼 생각 없어요.”하람이 비웃 듯 대답했다.“우리는 목가네랑은 비교 못하지만 그래도 꽤 괜찮아. 제도에서 알아준다고. 네가 목가를 넘어서면 뭐 어떻게 할 거니? 가업을 이을 자손이 없는데, 한 평생을 일만 할 거야? 그만 농담하고. 내가 봤을 땐 너 하루이틀이면 다 나을 것 같으니까 내가 한 달은 줄게, 그때까지 며느리 못 데려오면 너 못 돌아올 줄 알아. 네 직급 내가 뺄 수 있다는 거 알지? 이렇게 하는 걸로 하자.” 그녀는 말한 대로 행동한다는 것을 경소경은 잘 알고 있었다. 그저 한숨을 쉬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그 때, 보모가 와 하림에게 작은 소리로 말을 걸어왔다.“부인, 진함이라는 분께서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하세요.”하람은 의문이 들었다.“진함? 누군데? 여자 이름 같은데… 만나는 사람이야?”경소경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엄마! 허튼 소리 하지 마세요. 목정침네 장모님 이세요! 먼저 들어오시게 해요, 저는 침대에서 내려가기가 불편해서…”하람은 말실수를 했음을 깨닫고 급히 손으로 입을 가렸다.“그래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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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장

목정침은 오늘 직접 운전을 한다며 진락에게 휴가를 내주었다. 그 뜻은 무슨 일이 생기던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그의 차가 외진 도로에 다다르자 뒤따르던 승용차는 역시나 빠른 속도로 따라붙기 시작하였다. 목정침은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았고, 그를 따라 검은 승용차 또한 지지 않는다는 듯 붙어와 앞뒤로 추격전을 벌이게 되었다.그 때, 앞에서 오던 은색 차량이 조명을 깜빡이며 다가왔고, 빠르게 달리던 목정침이 브레이크를 밟으며 방향을 틀었으나 그는 그제서야 누군가 차에 손을 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명확했다. 이곳에 올 때 까지만 해도 멀쩡했으니 누군가 건들인 것이 확실했다.곧 차는 도로 중앙 분리대와 부딪혔고, 그의 몸은 공중에 붕 떠 측면으로 땅과 맞닿았다.붉은 피가 이마에서부터 눈까지 흘러 들어가 세상이 모두 붉게 보였다. 그의 의식은 점점 흐려져갔다.희미하게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고, 소리를 들으려 정신을 다잡았다. 값 비싼 검정 구두 한 켤레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으나,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으나 고개를 드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저를 쫓아오던 검정 승용차의 주인 일 것이다.“목정침, 너도 오늘 같은 날이 오는구나. 한 평생 편히 살아왔으니, 바뀔 때도 됐지.”…퇴근을 한 온연이 돌아왔을 때는 왜 인지 분위기가 침울해져있었다. 저택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의식해왔었기에 이런 어두운 분위기는 생길 일이 거의 없었다. 평소였으면 웃으며 식사를 챙겨주었을 유씨 아주머니조차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연아, 씻고 어서 밥 먹어...”온연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바로 아주머니에게 질문했다.“무슨 일이에요 아주머니? 임집사님도 그렇고 왜 그래요?”유씨 아주머니는 긴장 가득한 두 손을 치마에 슥슥 문지르며 대답했다.“도련님… 사고나셨어. 입찰에 가셨다가 회사로 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어, 차까지 망가질 정도로…”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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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장

”어떻게 된 거예요?”한참이 지나서 가라앉은 온연이 그제야 제 목소리를 되찾았다.“나도 잘 몰라. 어제 오후 두 시 정도에 너희 어머니가 날 찾아오셔서 나한테 서류를 한 더미 주셨어. 목정침의 회사랑 관련된 문서들이였어. 난 정침네 회사에서 걔를 기다리려고 갔는데 잠시 외출했다 하더라고, 그 오는 길에서 사고가 난 거야. 어쩌다 사고가 난 건지는 몰라. 목격자를 찾긴 했어, 그런데 사람들이 말하기를 정침이 과속를 하다 갑자기 통제가 안돼서 분리대를 들이 받은 거래.”경소경이 가라 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과속? 온연은 그를 잘 알았다. 그는 항상 침착하고 냉정한데, 과속이라니?온연은 무의식적으로 진함에게 책임을 돌렸다.“그 사람이 무슨 유용한 자료를 줘요? 강가네를 나와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목정침을 돕는다고요?!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정상적인 상황에 목정침이 과속을 한다는 게 말이 돼요? 그걸 믿어요? 다들 친구 잖아요, 친구라면 당연히 알잖아요, 그 때 무슨 일이 있던 게 아닌 이상 그렇게 행동할 사람이 아니라는 거!”경소경은 착잡하다는 듯 말했다.“냉정히 생각 해. 받은 자료들 내가 다 확인해봤는데 사람을 고용해서까지 조사한 거였어. 정말 목정침을 돕고 싶어하셔. 안 좋게 생각하지는 마. 교통사고 관해서는 나도 생각 해봤어. 나도 단지 회사에 빨리 가려고 과속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을 거야. 내가 자세히 알아볼게. 일단 지금은 정침이 깨어나기를 기다려야 확실한 걸 아니까 기다리자. 널 오라고 한 이유는 일단 안심하라고 널 부른 거야. 우선은 돌아 가. 네 몸부터 챙겨야지.”그는 말을 마친 뒤 진몽요에게 눈짓을 하였다. 진몽요는 곧 온연의 손을 붙잡고는 말했다.“연아, 내가 데려다 줄게. 기다렸다가 목정침이 깨면 다시 오자. 너한테 제일 먼저 소식 알릴게. 네 몸 상태로는 여기 오래 있기 좋지 않아. 나한테 맡겨 여기는.”온연은 말이 없었다. 눈물을 글썽이며 유리창 너머의 목정침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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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장

전화가 끊겼고, 진몽요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이것도 나쁘지 않네. 도망 갈 수도 없을거고, 남의 가게에서 행패 부리지도 않을 테니까. 내가 말한 거 잊으면 안 돼,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온연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고, 차는 곧 바이올렛 카페 건너 길목에 정차하였다.진함은 이들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았고, 20분이 채 되지 않아 카페의 입구에 도착하였다.진함은 급히 오며 우산도 챙기지도 않은 채 차문을 열고나왔다. 하얀 오피스룩은 다 젖었으며, 정돈되었던 머리는 모두 헝클어져버렸다. 다소 보기 좋지는 않았지만 온연을 보자마자 되려 활짝 웃으며 말했다.“네가 날 먼저 찾아 줄 줄은 몰랐어.”세 사람은 마주 앉았고, 온연은 무표정으로 진함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찾아보려 했지만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진함은 그런 온연에 불안해하며 물었다.“왜 그러니?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온연이 이를 악 물고는 대답했다.“누구 아이디어죠? 당신? 강연연? 아님 둘 다?”진함은 어리둥절 한 듯 보였다. 얼굴에 띄운 웃음기가 점차 없어졌다.“무슨 일 생긴 거야? 네가 무슨 말 하는지 이해가 안 돼. 온연, 우리 사이에 이런 태도로 교류할 필요 없잖아. 뭐든 괜찮으니 말 해봐.”입을 열기도 전, 온연의 감정은 또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누가 보더라도 망가지기 직전의 모습이었다. 진몽요는 그 모습을 발견하고는 온연 대신 말을 건넸다.“경소경을 찾아 갔던 거 맞죠? 자료들을 줬다던데, 목정침네 회사랑 관련된 자료들이요. 경소경이 목정침을 찾아 회사로 갔고, 그 때 목정침은 회사에 없었어요. 회사로 돌아가던 길에 교통사고가 난 거죠. 지금 중환자실에 누워있어요, 의식도 없고요. 온연 혼자 아이 둘을 떠안게 되면 어떻게 하죠?”진함은 한참 동안 이 말의 뜻을 소화하고는 대답했다.“그래서, 온연 네 생각으로는 내가 목정침을 해치려고 이를 설계했다는 거니? 자료를 건넨 거랑 사고가 우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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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장

유서라는 두 글자를 듣자마자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다.“죽지도 않았잖아요. 유서 받을 필요 없어요. 그냥 버려버리세요!”임집사와 경소경, 임립과 진락이 한 자리에 모여 이 자리가 몹시 무섭고 엄중하다는 듯 느껴졌다. 정말 목정침이 죽기라도 한 분위기였다.의사는 급히 해명했다.“부인, 너무 흥분 마세요. 유서는 정말 높은 확률로 쓸모 없어질 겁니다. 저는 목대표님의 담당 의사입니다, 호전되는 상태가 매우 선명했기 때문에 그저 전달 드렸을 뿐입니다.”말을 마친 뒤 의사는 가운 안에서 흰 종이를 꺼내 들었다. 당시는 급한 상황이었기에, 대충 처방전 위에 허술히 써낸 빈약한 모습이었다.온연의 두 손이 떨려왔다. 종이 한 장을 천근의 무게라도 되는 듯 무겁게 받아 들었고, 그 위 써진 글자를 눈에 담는 순간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만약 내가 죽는다면, 통제 가능한 모든 재산을 내 본처 온연에게 넘기기를 경소경에게 위탁합니다.’본처, 그의 눈에 자신은 그의 아내였다. 평생 구금하려는 장난감이나 죄인이 아니였다. 평생 모아온 것을 가장 원망스러운 사람에게 물려줄 이는 없을 것이다.경소경은 그의 상태가 안정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걱정되었던 마음이 편해져 장난을 칠 여유까지 생겼다. 그는 온연의 손에서 유서를 빼앗아 들었다.“정침이 유서에 뭐라고 썼나 한 번 볼까…”글자를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 느긋한 표정에서 근엄한 표정, 마지막으로는 허탈한 웃음까지 나왔다.“죽어서도 나를 안 놓아줄 생각이었나보네. 쟤가 가진 걸 모두 현금화하려면 꽤 오래 바빴을텐데 괜찮다니까 다행이다, 시간 허비하면서 대신 일 안 해줘도 되겠어.”임립 역시 흘끗 읽어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마땅히 받을 벌 받았네 뭐, 형수님 안심해요. 별 일 없다니까.”온연은 속이 매우 상했었으나 잔뜩 놀려대는 통에 얼굴이 자연스레 붉게 달아올랐다.임집사는 헛기침을 두어번 하며 그들에게 말했다.“도련님들, 저희 도련님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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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장

경소경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일회성이라고 할 수 있지. 한 번에 200만, 자세한 거라면… 내 친구 어머니가 여자친구를 좀 데려오라고 재촉 하시나봐. 걔는 결혼은 싫다하고. 그래서 연기해 줄 사람을 찾아 달라 하더라고. 그저 연기일 뿐이야. 스킨쉽이야 조금은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지나치지는 않을 거야. 만약 그 가족이 마음에 안 들어한다면 일회성으로 치는 거고, 만족 했다면 다음이 있겠지. 가격이 마음에 안 든다면 다시 조율할 수 있어.”가짜 여자친구 행세를 해주면 200만원이라고? 진몽요는 더 이상 오래 생각하지도 않고 대답했다.“급여도 괜찮네, 근데 잘 말해둬. 스킨쉽은 어느 정도여야 할 거야, 조금이라도 지나치면 당신 찾아가서 그만큼 받아낼 거야.”두 사람은 죽이 잘 맞았다. 진몽요는 기뻐하며 밥을 얻어 먹은 후 집으로 돌아와 못 잔 잠을 보충했다.오후 5시 반, 경소경은 제 시간에 그녀에게 연락을 취해왔고 그녀에게 옷까지 보내왔다. 심플한 흰 와이셔츠에 검은 스커트였다. 옷의 라벨은 제거되지 않았고, 가격을 발견한 그녀의 심장이 한참 동안 두근거렸다. 이렇게나 비싼 옷이라니, 한참 동안을 건들이지도 못하였다.옷을 갈아입은 진몽요는 사이즈가 딱 맞아 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허리와 가슴 부분이 몸에 맞게 붙어 몸매가 부각되는 효과가 좋았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는 돌려줘야 할 옷이기에 감히 상표를 뜯어내지도 못하였다.1층으로 내려오니 경소경이 있었고, 그는 진몽요를 한 번 쭉 훑어보는 듯 했다. 눈빛이 매우 반짝이고 있었다, 만족한 모습이였다.“자, 타.”진몽요는 건성건성 걸어 가 조수석에 몸을 실었다.“어떻게 직접 데리러 와? 나랑 같이 그 친구 집에 가는 거야? 민망하지 않겠어? 그 친구 자료있으면 먼저 줘, 집에 갔는데 뭐라고 부를지도 모르면 안 되잖아. 내 출신도 속여야 하나? 어서 정해놓자고, 잘 돼서 장기로 이어지면 나야 좋으니까.”경소경은 두어번 헛기침을 하더니 얼굴 표정이 굳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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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장

곧 경가네 공관에 도착 하였고, 진몽요는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집은 제도에서도 비싼 편일 것이다, 세세하게 역사의 흔적이 스며있어 돈을 주고 살 수 있는지도 의문인 곳이였다. 마당의 백 년은 족히 넘은 듯한 고목나무는 그녀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이 나무만 하더라도 가치가 어마어마 할 것이다.“마음에 들면 자주 오면 되겠네.”경소경은 옅은 웃음을 띈 채 능글능글한 어조로 농담을 던졌다.“누구 취향이 이렇게 희한하냐?”진몽요는 그를 흘끗 째려보고는 하이힐을 신은 채 큰 보폭으로 걸어 나갔다. 일부러 동작을 과장하였다. 하람의 눈에 못나 보일수록 그녀에게는 이득이였다.문을 열고 들어서니 하람은 거실에 앉아 차를 마시던 때 였다. 품 안에는 회색 빛깔의 푸들이 있었다. 그녀는 진몽요를 한 번 보고는 웃는듯 아닌 듯한 얼굴로 말했다.“자기 집에 오는 듯 하는구나. 가식이 아닌 것 같아서 좋네.”진몽요의 머리로는 그녀가 반어를 하는 것인지 말 그대로 진실인지 뜻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곧장 걸어 가 하람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강아지가 정말 예뻐요, 신경 많이 쓰시나봐요?”하람이 경소경을 째려보고는 대답했다.“저 놈이 날 심심하게 하니, 강아지를 기를 수밖에 없었지. 만난지는 얼마나 됐나?”진몽요는 아무렇게나 말을 뱉었다.“얼마 안 됐어요. 아직 깊게 교류는 못 한 상태에요.”경소경은 단박에 진몽요가 자신을 골탕 먹이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위층으로 피신을 갈 수밖에 없었다.“엄마 나 일 좀 처리할 게 있어서, 좀 이따 다시 내려올게. 몽요랑 애기 나누고 있어요.”몽요? 진몽요는 그가 자신을 몽요라고 부르는 것을 처음 들었다. 이는 연기임에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경소경이 올라간 후, 하람은 강아지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진몽요의 곁으로 자리를 옮겼다.“방금 아직 깊게 교류는 못 했다고 했는데, 그럼 아직이라는 건가?”뭐가 아직이냐는 거야?! 진몽요의 머릿속에서 천둥 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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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장

식탁에서 그녀는 고의적으로 한 쪽 발을 의자에 올려 놓는가 하면, 음식이 입에 든 채로 말을 하며, 반찬을 집은 집게는 꼭 하람의 앞으로 늘어뜨려 놓았다. 알려져 있는 식탁에서의 온갖 혐오스러운 행동은 다 실천하며, 그 와중에 어리숙하다는 듯 일부러 하람의 눈치는 살펴댔다.10분쯤 지난 후, 안색이 어두워진 하람은 젓가락을 식탁위에 내려놓았다. 진몽요는 깜짝 놀라 하던 짓을 멈추고 다리는 곱게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경소경, 너 죽었니? 몽요 좀 도와서 반찬 좀 집어주지? 그게 그렇게 어려워?!”“…???”“알았어요, 마저 드세요. 챙겨 주면 되잖아요…”하람은 대답을 듣고 서야 식사를 이어가다 다리를 곱게 내려놓은 진몽요에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올려놔도 돼. 그게 편하면 그렇게 하는 거지. 외부 사람도 없는 걸, 집처럼 생각 해. 격식 차리는 건 낯선 사람들 끼리나 하면 되지, 집안에서 그럴 필요 있니? 밖에서나 좀 조심하면 돼.”진몽요는 무너져 내렸다. 하람에게서 패배를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진몽요는 더 이상 과장하기도 지쳤고 원래 제 모습대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성격이 원래 털털하긴 했지만 좋은 환경에서 잘 자랐고, 기본 예의범절은 갖춘 그녀였다.하람의 눈에 웃음기가 떠올랐다. 반평생을 살며 온갖 사람들은 다 만나본 그녀였고, 진몽요가 잔꾀를 부린다는 것은 진작에 꿰뚫어 보았다.공관에서 나온 진몽요는 곧장 경소경에게 손을 내밀었다.“돈이나 줘.”경소경은 눈썹을 찡그리며 대답했다.“우리 사이에 이렇게 삭막해야 하나? 안 그래도 난 네 사장인데, 내가 그걸 안 줄까봐?”진몽요는 돈을 받아갈 생각에 기쁠 뿐이었다.“현실적이면 좋지 뭐, 우리는 각자 필요한 걸 취하고 있잖아. 그리고 이 옷, 벗어서 돌려주려 했는데 네가 라벨도 다 떼어버렸으니 상관없는 걸로 한다?”“벗어 준다고? 여기서? 정말로?”경소경은 제 특유의 웃음을 지어보였다.“꺼져, 꺼져! 어쩜 이렇게 뻔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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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장

온연은 한마디 대꾸한 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몸을 이리저리 뒤척여 댔다.그렇게 3시간이 지났고, 진락의 차가 저택으로 들어서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는 시선을 달력으로 돌렸다. 오늘은 금요일이었고 진몽요가 출근하지 않는 날 이였다. 곧바로 그녀에게 문자를 전송했다.‘나 병원에 가서 목정침 상태 좀 보고싶어. 듣기로는 의식을 찾았다 던데, 괜찮으면 나 데려다 줄 수 있겠어? 미안해, 이렇게 늦었는데 신경 쓰이게 해서.’답장은 곧 바로 도착하였다.‘나한테 이렇게 공손히 할 건 또 뭐야? 금방 갈게, 기다려.’온연은 방긋 웃는 이모티콘을 하나 보낸 뒤 옷을 갈아입었다. 이런 늦은 밤에 진락이나 임집사에게 부탁하기는 애매했고, 방금 그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자신이 보였던 반응도 신경이 쓰였다.온연은 사실 갈등하고 있었다. 그를 보러 가고 싶었으나 그가 깨어 있을 때는 피하고 싶었다. 그와 마주치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기에 그가 잘 때라면 덜 어색할 것 같았다. 그의 유서가 그녀의 머릿속을 스쳤고, 다시금 침울한 기분이 들었다.진몽요는 금방 도착하였고, 저택의 현관까지 들어오면 안 된다 주의 했었기에 좀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였다. 온연은 곧 차에 탔고, 진몽요의 질문이 들려왔다.“이 밤에 무슨 일로 병원에 가? 나 정말 너 같은 임산부는 처음 본다. 이 야밤에 안자고 병원에 가다니. 내가 네 남편이었으면 너 때문에 기절했다.”온연은 괜시리 치맛자락을 만지며 대답했다.“이따 병원 도착하면 너무 길게 대화하지 말자. 그 사람 시끄러운 걸 안 좋아해.”진몽요는 수상한 냄새를 맡은 듯 질문해왔다.“연아, 솔직히 말해봐. 너 목정침 많이 좋아하지?”온연은 곧바로 반박했다.“무슨 소리야! 절대 아니야! 내 눈에 그 사람은 그저 가족일 뿐이야, 중요한 가족. 유일한 가족이기도 하잖아.”“그런건가… 너랑 목정침이 알고 지낸 지가 몇 년 째이고, 넌 심개를 좋아했으니까.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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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장

온연은 어딘가 긴장이 되어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요! 전 그냥… 무서웠어요. 중환자실에 있었잖아요, 정말 죽은 사람 같았거든요… 그런 모습은 처음이였어요, 너무 무서웠다고요…”그의 입꼬리가 얕게 올라갔다.“…그래, 알았어.”온연은 긴장을 풀기 위해 다른 화제를 찾아 질문하였다.“어쩌다가 사고가 나신 거에요?”그는 자세한 경위를 그녀에게 알리기 싫었다. 그녀에게 알려봤자 좋을 게 없었다. 그녀에게 심리적 부담감만 더 안기게 될 것이였다.“물어보지 마. 알아도 별 소용없을 거야.”그는 말을 이었다.“진함이 준 자료들은 정말 유용했어, 도움이 될 거야. 네가 생각했던 그런 건 아니야. 내 사고랑은 연관 없어. 이전에는 강가네를 위했겠지만 지금은 널 위하고 있어. 날 해치는 건 그 사람에게 아무런 의미 없어.”온연은 진함의 이야기를 화제로 삼기 싫었다.“알았어요.”“그리고 강연연이랑도 만난 적 없어.”그가 갑자기 화제를 돌렸고 온연은 잠시 멍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화제의 이야기는 온연을 어색하게 만들었다.“해명 할 필요 없어요… 듣고 싶지도 않구요.”“그래, 알겠어.”그의 한마디 후 또 다시 침묵이 흘렀으나 온연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고, 무료함을 느끼지도 않았다. 어둑어둑한 조명 아래 온연은 굳이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고, 그저 묵묵히 그의 옆에 앉아있었다.그렇게 20분쯤 지났을까, 목정침은 더 이상 인기척이 없었다. 잠든 듯하였다. 그의 상태는 정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보였다. 방금 그녀와 조금 나눈 대화로 체력이 모두 소진된 듯했다. 온연은 그가 잠에 들었음에도 그에게 한마디조차 할 수 없었다.온연은 그에게 이불을 잘 덮어준 뒤 조심스레 그곳을 벗어났다. 진몽요는 밖에서 기다리다 잠에 들 기세였다.“마님, 이제 갈까요?”온연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미안, 갑자기 깼길래 얘기 좀 나눴어.”진몽요는 온연을 탓하지 않았다.“다행이네, 안 깼으면 괜히 왔던 거잖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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