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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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장

만나보자고? 벌써? 진몽요는 그의 말이 너무 성급하다 생각했다. "너무 성급하진 않나요? 천천히 알아가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주개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우리 모두 성인이고, 이젠 딱 보면 알 수 있지 않나요? 잘 맞을지, 아닐지? 오늘 밤에 약속 있어요? 같이 밥이라도 먹을래요?" 진몽요는 이번 선 자리에서 주도권을 뺏겼다. "그래요…" 갑자기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당황스러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반대쪽으로 걸어갔다. "여보세요?" "너한테 온 편지가 있어. 경비실에 뒀으니까, 까먹지 말고 챙겨." 편지?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서영생이 떠올랐다. 이 일은 온연에게도 그녀에게도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었다. 그녀는 전화를 끊은 후 주개에게 말했다. "저 급한 일이 생겨서 그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저녁에 상황 보고 연락 드릴게요. 그럼 실례할게요!" 주개의 반응이 어떤지 확인할 새도 없이 진몽요는 급히 카페를 떠났다. 편지를 받은 그녀는 무척이나 즐거웠다. 역시 서영생이 보낸 편지가 맞았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택시를 잡아 온연에게 편지를 가져다주었다. 목정침이 공짜로 준 차는 벌써 강령이 가져가 버렸다. 그 차를 팔기에도 다시 돌려받기에도 너무 늦어버렸다. 진몽요는 숨을 헐떡이며 온연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편지, 서영생이 보낸 거야. 얼른 열어봐!" 온연은 그녀에게 물 한잔을 부어주며 느긋하게 편지를 열어보았다. 급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그녀는 괜히 기대를 하고 싶지 않았다. 편지에는 여전히 얼마 되지 않은 내용이 쓰여있었다. '당신이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 난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거에요.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나에게도 지키고 싶은게 있어요. 이 일 더는 파헤치지 말아요. 당신한테 좋은 점이 하나도 없으니까. 그냥 당신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만 알아둬요. 이 편지는 내가 당신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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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장

온연은 그 남자가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괜찮다고 대답했다. "괜찮은데? 한번 만나봐. 네 마음 따르는 거지 뭐." 목정침은 그제야 진몽요도 이곳에 있다는 걸 알아챘다. 데이트를 하는 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갑자기 화장실에서 손님 몇 명이 황급히 뛰쳐나오더니 곧이어 직원 몇 명이 화장실로 뛰쳐들어갔다. 보아하니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진몽요는 주개가 아직 돌아오지 않을 걸 보자 조금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자기가 화장실로 들어가기에는 좀 아닌 것 같아 목정침을 보며 말했다. "선배님, 저 대신 들어가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좀 봐주실래요? 주개가 한참 동안 안 나와서… 무슨 일 생긴 것 같은데." 목정침은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온연의 얼굴에 도무지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는 냉랭한 얼굴로 화장실을 향해 걸어갔다. 인파를 뚫고 들어가자마자 눈에 보이는 바닥의 핏자국에 그는 당황했다. 경소경이 주개를 바닥에 눕혀놓고 거의 죽일 기세로 패고 있었다. 주개는 이미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피범벅이 되어있었다. 목정침은 경소경이 어떤 이유로 그런 행동을 하는 건지 알지 못했다. 그는 앞으로 걸어가 경소경을 잡아당겼다. "소경아, 그만해." 주개가 버둥거리며 바닥에서 일어나 경소경에게 삿대질을 했다. 경소경의 얼굴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겨우 이까짓 레스토랑 주인뿐이면서? 너 딱 기다려! 내가 네 레스토랑 꼭 망하게 한다!" 경소경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는 자신의 정장 외투를 한쪽에 벗어 던지고는 주개를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목정침이 그를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그냥 가게 내버려 둬. 여기서 소란 피우지 말고 나중에 얘기해." 주개는 허겁지겁 도망쳤다. 테이블을 지나칠 때 분명 진몽요를 봤음에도 모른 척하고 가버렸다. 주개의 처참한 얼굴에 진몽요는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 그 짧은 시간 안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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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장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온연이 목정침에게 물었다. "경소경이랑 얘기는 해봤어요? 왜 그런 거래요?" 목정침은 그녀에게 숨기지 않고 말했다. "그 남자 쓰레기니까 진몽요한테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해." 그녀는 그제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눈치챘다. "일찍 좀 알려주지… 몽요한테 말해줄게요. 근데 왜 몽요한테 바로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게 더 나았을 텐데." 그는 마치 바보를 보는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흘겨보았다. "가끔은 바로 알려주는 게 더 바보 같은 짓이야. 뭐든 조금 돌려 얘기하는 게 더 나아." 밤 11시, 백수완 레스토랑은 이미 영업이 끝났다. 경소경은 차키를 들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차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뛰쳐나왔고 그 사이로 주개가 의기양양하게 차에서 내렸다. "새끼, 아까는 네 입맛대로 때리기만 했지?" 경소경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표정도 읽을 수가 없었다. "누가 말리지만 않았어도 넌 지금쯤 병원에 누워있었을 거야." 주개는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더니 바닥에 침을 뱉었다. "말해봐. 때린 이유가 뭐야? 딱히 봐줄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이유는 알고 싶네. 난 너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고작 레스토랑 사장 주제에 무슨 배짱으로 그런 건데?" 경소경이 냉소했다. "주먹질하는데 이유가 없는 스타일이라. 덤벼." 주개가 손짓하자 주위에 있던 열 몇 명의 사람들이 경소경에게로 달려들었다. 주개는 경소경을 봐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경소경이 싸움을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 일부러 전문 격투선수들로 골랐다. 경소경이 아무리 싸움을 잘한다고 해도 그 많은 인원을 상대하기에는 조금 버거웠다. 반 시간 뒤, 경소경은 결국 주개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쓰러트렸다. 하지만 경소경의 몸 상태는 그리 낙관적이지 못했다. 갈비뼈가 적어도 두 대 정도는 골절된 것 같았고 오른쪽 손목도 탈골되었다. 다행히도 아직 서 있을 수는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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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장

진몽요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 찼다. "잠시만요, 당신이… 경소경의 어머님? 어머님 안녕하세요. 제가 경소경이랑 아는 사이인 건 사실이에요. 제 회사 대표님이기도 하고, 제 친구 남편의 친구이기도 해요. 하지만 이번 일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는 일이에요." 하람은 가방에서 글자가 빽빽하게 적힌 서류를 꺼냈다. "설명하기 귀찮으니 알아서 봐요. 내가 알게 된 모든 사실이에요." 진몽요는 조금 긴장이 되었다. 그녀는 서류를 받아들어 꼼꼼히 읽어보았다. 그녀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서류에는 사건의 기승전결이 자세하게 적혀있었다. 어제 경소경이 백수완 레스토랑에서 주개를 폭행한 사실부터 그 후에 일어난 모든 사실까지. 그녀의 마음이 착잡해졌다. 경소경이 나 때문에 주개를 때린 건가? 보복까지 당하고… "어머님, 죄송해요… 제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 경소경이 주개를 때렸을 때는 무슨 일 때문에 그런 건지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지금 어느 병원에 있나요? 제가 한번 가볼까요?" "한번 가본다고? 보기만 하면 끝이에요? 소경이 파혼하게 만든 것도 당신이죠? 왜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굴어요? 내 아들이 좋다면 집안이고 뭐고 다 상관없으니까 부담감 느낄 필요 없어요. 오늘부터 병원에서 소경이 좀 보살펴 줘요. 두 사람이 잘 된다면 그쪽이 내 며느리가 되겠지만 만약 아니라면 위자료를 물어야 할 거예요." 하람의 직설적인 말에 진몽요는 그만 얼어버렸다. 진몽요에게도 말로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있다. 진몽요는 해명하기를 포기했다. 지금 진몽요에겐 경소경이 어떤지 확인하는 게 더 급한 일이었다. 강령이 집에 없는 게 정말 다행이었다. 강령이 있었다면 오르지 못할 나무에 오르겠다고 안간힘을 썼을 것이다. 하람이 직접 진몽요를 '압송' 했다. 병원에 가는 길 내내 진몽요는 편히 앉아있지 못했다. 하람은 그녀를 병원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하람에게는 진몽요랑 같이 병원에 들어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난 안 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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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장

간호사는 기분이 나빴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병실을 나갔다. 환자에겐 이미 보호자가 있었고 그렇게 된다면 간호하는 일은 자기랑은 별 상관없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몇 분 뒤, 진몽요의 팔이 저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 소변이 안 나오면 카테터라도 꽂아요. 괜히 무리하지 말고...”그녀의 말에 경소경의 얼굴이 불그락푸르락했다. “당신 정말… 당신은 지금 이 상황이 부끄럽지도 않아요? 아무리 전에 아버지를 간호한 적이 있다고 해도… 그래도 딸인데 그건 좀 아니지 않아요? 어머니도 계시잖아요…”진몽요가 자조적으로 웃었다. “우리 엄마요? 우리 엄마가 기댈만한 사람이었다면 우리 아빠가 그렇게 고생하지는 않았겠죠. 우리 엄마는 먹고 노는 것만 할 줄 알지, 다른 건 아무것도 몰라요. 아마 내가 쓰러져도 매일 울기만 할걸요? 아무리 부끄러워도 내가 할 수 밖에 없죠. 우리 아빠가 쓰러졌을 땐 이미 간병인 부를 돈도 없을 때였거든요. 근데 당신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 아까 간호사는 잘만 부르더니… 간호하라고 불러놓고 이렇게 부끄러워하면 어떻게요? 내가 당신 취향이 아니라서 그런 거에요?”왜 진몽요한테만 그렇게 부끄러움을 느끼는 건지 경소경도 이유를 알지 못했다. 직업이랑 상관있어서 그런 건가? 진몽요가 전문적인 간호사도 아니고… 경소경은 진몽요가 자신을 간호하는 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다.겨우 볼일을 끝낸 그는 우울감에 빠져있었다. 우울감에 그는 더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진몽요는 털털하게 화장실로 들어가 소변기를 씻었다. 그녀는 심지어 입으로 노랫소리를 흥얼거리기까지 했다. 그가 이를 갈며 소리쳤다. “조용히 해!”화장실에서 진몽요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전해졌다. 그렇다. 그녀는 그를 비웃고 있었다. 경소경은 보름이라는 시간 동안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고 진몽요는 그런 그를 보름이나 되는 시간 동안 보살폈다. 그를 보살피는 동안 진몽요는 조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결국 경소경도 포기하고 현실을 받아들였다. 예전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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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장

그녀는 실망감을 느끼는 자신에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 내가 실망하고 있는 거지? 애초부터 희망을 가질 것이 아니라 예전과 같이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그녀는 생각했다.점심 식사 시간, 회사 입구 앞 한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식당으로 향하던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어 가며 눈에 띄는 그를 흘끔거리며 바라보았고, 그는 도시락통을 손에 쥔 목정침이었다.그가 누구인지 알 턱없는 회사의 신입 사원들은 그를 두고 누구의 애처가인지 추측하였고, 곧 온연의 자리로 향하는 목정침에 그를 흘끔거리던 이들은 우왕좌왕하다 이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하였다.“무슨 일로 오셨어요?”매우 놀란 듯한 온연이 그에게 질문했다.“밥 먹어.”그는 군말없이 도시락 뚜껑을 열고는 온연에게 젓가락을 쥐여주었고, 그가 가져온 국과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입맛이 도는 듯하였다.그의 주시 아래 온연은 별 말없이 식사를 시작하였으나 곧 적지 않은 양을 남긴 채 젓가락질을 멈추었다. 그 모습에 목정침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어왔다.“유씨 아주머니께 부탁한 건데, 입에 안 맞아?”“아니요… 꽤 싱거운 듯 해서요. 그리고 굳이 회사까지 갖다 주실 필요 없어요, 식당에서 때우면 돼요.”온연은 매일같이 식사를 챙겨오는 그를 견디기 힘들 것이고, 그것이 그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일 뿐이라면 더욱 불필요한 짓이었다. 다른 이를 시켜 전달만 해도 충분히 칭찬받을 수 있을 것이다.“내가 하겠다는 게 아니고, 아주머니께서 부탁하셔서 온 것뿐이야. 옳고 그른 거 판단 잘 해.”목정침은 늘어진 도시락을 정리하며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말했다.그의 태도에 온연의 마음 속 초조했던 감정들이 다시금 차올랐고, 홍수라도 난 것처럼 이내 터뜨려버리고 말았다.“언제부터 그렇게 유씨 아주머니 말을 잘 들으셨어요? 목가네 주인은 당신이고, 어찌됐건 아주머니는 하인일 뿐이잖아요? 그렇게 남들 눈 신경 쓸 거 없어요. 전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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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장

그날 밤, 망설이던 온연은 이내 목정침에게 문자를 전송하였다.‘바쁘세요? 듣자 하니 회사 일 때문에 외국에 가셨다 던데...’한밤 중에 그에게 문자를 보낸 것은 시차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온연의 배려가 없었더라면 둘의 관계에서 원활한 상호 작용은 없었을 수도 있다.약 5분이 지나고 목정침에게서 답장이 도착했다.‘내 일로 신경 쓸 필요 없어. 스스로 몸부터 잘 챙겨.’온연은 한참 동안 핸드폰 화면 위의 글자들을 뚫어져라 쳐다보았으나 보면 볼수록 답답해지기만 했다. 기꺼이 물어보았으나 이런 그의 태도를 마주하니 물어보지 않는 것이 나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다.이튿날, 목정침의 해외지사에 관한 뉴스들은 계속하여 보도되었고 인터뷰를 통해 지사의 폐쇄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해외 지사 뿐만 아니라 국내의 목가 산업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의 명예에 손실을 초래한 것이다.목가 산하의 보석점에서 가짜 보석을 샀다든가, 세금 탈루 의혹이 불거지며 국내외로 의견들이 분분하였다.이 소식을 들은 온연은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목정침은 신이 아닌 사람이었다. 결국은 그 역시도 할 수 없는 일이 있을 것인데 돌연 이런 일이 생기다니, 과연 어떻게 수습할 것일까?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온연은 곧 동료들에게 둘러싸였고, 모두가 그녀에게 제각기 질문을 해댔다.“집에 무슨 일 있는 거예요? 들어보니까 가짜를 샀다고 하던데, 정말 가품이었어요? 회사 재정에 문제라도 생겼나요? 그렇게 돈이 많은데 탈세라니… 거짓이죠?”온연은 매우 거슬리는 눈치였다. 다른 이들이 목정침을 모독하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었다.“아시는 것처럼 다 추측일 뿐이에요. 집안이며 사업이며 커다란 규모에 평판도 좋은데, 왜 굳이 그런 손해보는 짓을 했겠어요? 돈이 떨어졌다는 거야 말로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예요. 만약 정말 그 사람이 손을 써서 모조품을 비싼 값에 팔았다 해도 그건 명백히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짓인데, 그 사람은 절대 그렇게 못할 걸 저는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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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장

온연은 이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어딘가 기묘한 감정이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목정침이었으나 그가 한창 바쁠까 두려워 우선 진몽요에게 이 소식을 전하기로 하였다.진몽요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니 온연의 눈꺼풀은 점점 감겨왔고,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다.잠든 지 얼마나 지났을까, 희미하게 누군가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혼미한 정신이었으나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며 항상 경계심을 가졌었기에 온연은 놀라며 깰 수밖에 없었다.“누구야?!”방 안이 조명으로 인해 일순간 밝아졌다. 그 자리에 서있던 이는 목정침이였고, 매우 피곤한 듯 나른한 얼굴이었다.“나야, 다시 자도 돼. 난 먼저 씻으러 가볼 거야.”온연은 안도하며 숨을 폭 내쉬었고, 다시금 자세를 바로잡은 뒤 천천히 눈을 감았다.목정침은 그녀가 다시 누운 것을 확인하고서야 욕실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방금 상황은 그 역시 놀랐다. 분명 충분히 기척없이 들어왔다 생각했는데, 온연이 놀라며 깨어날 줄은 예상도 하지 못했다.온연은 샤워실에서 들리는 물소리에 쉽게 잠이 들 수 없었다. 그가 오늘 밤 돌아올 것이라 생각도 못 했을 뿐더러 당분간은 해외에서 지낼 것 이라 알고있었기 때문이다.샤워 후 욕실에서 나온 목졍침은 눈을 뜨고있는 온연의 모습에 잠시 멍할 수밖에 없었다.“난 서재로 갈게, 그게 편할 테니까. 알아서 자도록 해.”온연은 피곤함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그의 눈을 보았다. 곧 몸을 뒤척이며 자리를 옮겨 한사람이 누울 자리를 만든 온연이 말했다.“바쁜 건 내일 하고, 오늘은 우선 자요.”“아니야… 불편할 거야.”목정침은 서있던 그 자리에서 꿈쩍 않은 채 말했다. 온연의 부른 배를 보니 두려움이 생겼다. 혹시라도 잠을 자다 배를 건드릴까, 상상도 하기 싫었다. 게다가 온연 역시 자신이 조금이라도 뒤척이면 편히 잠들지 못 할 것이었다. 그의 뜻을 깨달은 온연이 무언가 핑계를 만들어냈다.“허리가 시큰거려서… 잘 수가 없어요.”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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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장

그녀가 내민 시계를 본 온연은 숨이 턱 막히며 하얗게 질릴 수밖에 없었다. 그 시계는 온연에게 매우 익숙하였다. 확실히 목정침이 평소에 차던 시계였다. 어젯밤 목정침이 돌아왔을 때, 그의 손목이 어딘가 허전 했었다. 그 말은… 그가 저택으로 돌아오기 전 강연연과 함께 있었다는 것을 의미했다.온연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발견한 강연연은 자만하듯 시계를 온연의 앞에 내려놓았다.“정침 오빠 탓하지는 마. 요즘 스트레스도 심한데 네가 임신까지 했잖아, 얼마나 불편하겠어… 내가 아니였으면 다른 여자가 있었을 거야. 속상하겠지만 내가 네 의무를 대신해주는 거잖아? 고맙다는 말은 됐어~”온연은 시계를 집어 들고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더 할 말없으면 그만 가볼게.”이걸로 강연연은 목적을 모두 달성하였고, 그녀 역시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는 없었다.“그래. 임립 오빠한테 내 안부도 좀 전해줘. 새 회사 아주 멋지다고, 잘되길 기원한다고.”온연은 곧바로 사무실로 돌아왔다. 가져온 시계를 바라보고있자니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곧 시계를 챙겨 넣은 온연은 일에 집중하기로 한다. 어쨌든 목정침의 물건이었기에 그에게 다시 돌려줘야만 했다.그날 저녁, 저택에 돌아오니 유씨 아주머니의 따뜻한 반찬들이 준비 되어있었다.“연아, 씻고 어서 밥 먹어. 저번에 도련님께서 네가 싱거워 했다고 알려주셔서 이번에는 고추를 좀 더 넣어봤어. 임산부가 신 걸 좋아하면 아들이고 매운 걸 좋아하면 딸이라 던데, 여자애 둘인가보다!”온연은 농담을 주고받을 기분이 아니었다. 가방 속 시계가 마치 시한폭탄처럼 느껴졌다.“아주머니, 목정침도 돌아와서 같이 식사하나요?”유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내저었다.“전화해봤는데, 같이 식사 못 하신대. 너 밥 챙기고 일찍이 자게 하라고 하시더라. 기다릴 필요 없어, 그래도 네가 여기 있으니까 늦게라도 꼭 들어오실 거야.”식사를 마친 후 온연은 탕위엔을 잠시동안 놀아준 뒤 바로 방으로 돌아왔다. 샤워를 하니 한결 편안 해졌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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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장

기분이 정말 괜찮았다. 온연은 탕위엔을 안아 올리며 대답했다.“어차피 늦은 거, 점심 먹은 뒤 오후에 출근 해야겠어요.”그 때, 그녀의 뒤에서 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온연은 의식적으로 탕위엔을 내려 놓았다. 그가 목정침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고양이랑 오래 있지 말고. 먼저 출근할게, 나갈 일 있으면 임집사한테 바래다 달라고 해.”목정침의 걸음은 급했고, 양복 단추마저 이제야 급히 채우고 있었다. 아침의 금빛 햇살이 그에게 내리 쬐었고, 어딘가 신성한 느낌이 들어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였다.온연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주방으로 자리를 옮겼고, 유씨 아주머니를 찾아 먹을 것을 부탁하였다. 곧 배고파 쓰러질 것 같았다.강가네 별장.강연연은 오전 내내 주방에서 바삐 지냈다. 다른 이유는 없었고, 오후에 진함이 와 식사를 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강균성은 소파에 앉아 수심에 찬 얼굴을 한 채였다. 이혼 후, 그는 회사에 힘을 쓸 여력이 없었다. 결혼 후 몇 년간 진함의 도움을 받아 일을 처리 했었기에 그 혼자서는 거의 손을 놓은 것이나 다름없었다.결혼 전에는 집안에 큰 어른도 계셨고, 회사 역시 걱정할 것이 없었기에 그의 자존감은 하늘을 찔렀었다. 당연히 진함이 자신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믿은 것이다. 이제 와 점점 깨닫게 되었다. 그는 그 세월 동안 무능력자가 되어있었고, 진함이 떠난 시점부터 고난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두 부녀는 서로 다른 속셈을 가진 채였다. 강균성은 그녀와의 이혼을 만회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강연연은 진함을 가장 잘 알았고, 그녀가 강가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잘 알았다. 강연연은 진함의 재산을 원할 뿐이었다.11시가 지났을 무렵, 진함은 이혼 후 처음으로 강가네 대문을 열었다. 강균성은 그녀를 의식하며 비싼 양복으로 갈아입고, 머리부터 발 끝까지 빈틈없이 치장하였다. 진함이 가장 좋아한다 말 했던 모습이었다. 수년 간을 제멋대로 하던 그가 이제서야 그녀의 의견을 들어준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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