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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장

그녀는 실망감을 느끼는 자신에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 내가 실망하고 있는 거지? 애초부터 희망을 가질 것이 아니라 예전과 같이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점심 식사 시간, 회사 입구 앞 한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식당으로 향하던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어 가며 눈에 띄는 그를 흘끔거리며 바라보았고, 그는 도시락통을 손에 쥔 목정침이었다.

그가 누구인지 알 턱없는 회사의 신입 사원들은 그를 두고 누구의 애처가인지 추측하였고, 곧 온연의 자리로 향하는 목정침에 그를 흘끔거리던 이들은 우왕좌왕하다 이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매우 놀란 듯한 온연이 그에게 질문했다.

“밥 먹어.”

그는 군말없이 도시락 뚜껑을 열고는 온연에게 젓가락을 쥐여주었고, 그가 가져온 국과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입맛이 도는 듯하였다.

그의 주시 아래 온연은 별 말없이 식사를 시작하였으나 곧 적지 않은 양을 남긴 채 젓가락질을 멈추었다. 그 모습에 목정침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어왔다.

“유씨 아주머니께 부탁한 건데, 입에 안 맞아?”

“아니요… 꽤 싱거운 듯 해서요. 그리고 굳이 회사까지 갖다 주실 필요 없어요, 식당에서 때우면 돼요.”

온연은 매일같이 식사를 챙겨오는 그를 견디기 힘들 것이고, 그것이 그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일 뿐이라면 더욱 불필요한 짓이었다. 다른 이를 시켜 전달만 해도 충분히 칭찬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하겠다는 게 아니고, 아주머니께서 부탁하셔서 온 것뿐이야. 옳고 그른 거 판단 잘 해.”

목정침은 늘어진 도시락을 정리하며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말했다.

그의 태도에 온연의 마음 속 초조했던 감정들이 다시금 차올랐고, 홍수라도 난 것처럼 이내 터뜨려버리고 말았다.

“언제부터 그렇게 유씨 아주머니 말을 잘 들으셨어요? 목가네 주인은 당신이고, 어찌됐건 아주머니는 하인일 뿐이잖아요? 그렇게 남들 눈 신경 쓸 거 없어요. 전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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