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내민 시계를 본 온연은 숨이 턱 막히며 하얗게 질릴 수밖에 없었다. 그 시계는 온연에게 매우 익숙하였다. 확실히 목정침이 평소에 차던 시계였다. 어젯밤 목정침이 돌아왔을 때, 그의 손목이 어딘가 허전 했었다. 그 말은… 그가 저택으로 돌아오기 전 강연연과 함께 있었다는 것을 의미했다.온연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발견한 강연연은 자만하듯 시계를 온연의 앞에 내려놓았다.“정침 오빠 탓하지는 마. 요즘 스트레스도 심한데 네가 임신까지 했잖아, 얼마나 불편하겠어… 내가 아니였으면 다른 여자가 있었을 거야. 속상하겠지만 내가 네 의무를 대신해주는 거잖아? 고맙다는 말은 됐어~”온연은 시계를 집어 들고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더 할 말없으면 그만 가볼게.”이걸로 강연연은 목적을 모두 달성하였고, 그녀 역시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는 없었다.“그래. 임립 오빠한테 내 안부도 좀 전해줘. 새 회사 아주 멋지다고, 잘되길 기원한다고.”온연은 곧바로 사무실로 돌아왔다. 가져온 시계를 바라보고있자니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곧 시계를 챙겨 넣은 온연은 일에 집중하기로 한다. 어쨌든 목정침의 물건이었기에 그에게 다시 돌려줘야만 했다.그날 저녁, 저택에 돌아오니 유씨 아주머니의 따뜻한 반찬들이 준비 되어있었다.“연아, 씻고 어서 밥 먹어. 저번에 도련님께서 네가 싱거워 했다고 알려주셔서 이번에는 고추를 좀 더 넣어봤어. 임산부가 신 걸 좋아하면 아들이고 매운 걸 좋아하면 딸이라 던데, 여자애 둘인가보다!”온연은 농담을 주고받을 기분이 아니었다. 가방 속 시계가 마치 시한폭탄처럼 느껴졌다.“아주머니, 목정침도 돌아와서 같이 식사하나요?”유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내저었다.“전화해봤는데, 같이 식사 못 하신대. 너 밥 챙기고 일찍이 자게 하라고 하시더라. 기다릴 필요 없어, 그래도 네가 여기 있으니까 늦게라도 꼭 들어오실 거야.”식사를 마친 후 온연은 탕위엔을 잠시동안 놀아준 뒤 바로 방으로 돌아왔다. 샤워를 하니 한결 편안 해졌으나
기분이 정말 괜찮았다. 온연은 탕위엔을 안아 올리며 대답했다.“어차피 늦은 거, 점심 먹은 뒤 오후에 출근 해야겠어요.”그 때, 그녀의 뒤에서 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온연은 의식적으로 탕위엔을 내려 놓았다. 그가 목정침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고양이랑 오래 있지 말고. 먼저 출근할게, 나갈 일 있으면 임집사한테 바래다 달라고 해.”목정침의 걸음은 급했고, 양복 단추마저 이제야 급히 채우고 있었다. 아침의 금빛 햇살이 그에게 내리 쬐었고, 어딘가 신성한 느낌이 들어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였다.온연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주방으로 자리를 옮겼고, 유씨 아주머니를 찾아 먹을 것을 부탁하였다. 곧 배고파 쓰러질 것 같았다.강가네 별장.강연연은 오전 내내 주방에서 바삐 지냈다. 다른 이유는 없었고, 오후에 진함이 와 식사를 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강균성은 소파에 앉아 수심에 찬 얼굴을 한 채였다. 이혼 후, 그는 회사에 힘을 쓸 여력이 없었다. 결혼 후 몇 년간 진함의 도움을 받아 일을 처리 했었기에 그 혼자서는 거의 손을 놓은 것이나 다름없었다.결혼 전에는 집안에 큰 어른도 계셨고, 회사 역시 걱정할 것이 없었기에 그의 자존감은 하늘을 찔렀었다. 당연히 진함이 자신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믿은 것이다. 이제 와 점점 깨닫게 되었다. 그는 그 세월 동안 무능력자가 되어있었고, 진함이 떠난 시점부터 고난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두 부녀는 서로 다른 속셈을 가진 채였다. 강균성은 그녀와의 이혼을 만회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강연연은 진함을 가장 잘 알았고, 그녀가 강가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잘 알았다. 강연연은 진함의 재산을 원할 뿐이었다.11시가 지났을 무렵, 진함은 이혼 후 처음으로 강가네 대문을 열었다. 강균성은 그녀를 의식하며 비싼 양복으로 갈아입고, 머리부터 발 끝까지 빈틈없이 치장하였다. 진함이 가장 좋아한다 말 했던 모습이었다. 수년 간을 제멋대로 하던 그가 이제서야 그녀의 의견을 들어준 셈이었다.
말을 마친 진함은 가방을 챙긴 뒤 그대로 그 곳을 나섰다. 밥을 같이 먹을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 집을 떠난지 꽤 오래 되었는데도 진함을 잘 찾지도 않던 그들이었기에 갑작스러운 초대는 역시 진함의 예상대로였다.강연연은 화가 극에 달한 듯 식탁을 세게 내리쳤다.“온연! 정말 가만두지 않을 거야!”강균성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전의 애교 많던 자신의 딸이 맞는가? 눈빛이 저렇게나 무서울 수가 없었다.…경가 공관, 하람이 경소경의 침대 끝에 앉아 사과를 깎아주며 불평스러운 투로 말했다.“너 말이야. 또 이렇게 맞고 몸 엉망 되면 어떡할래? 우리 집안 후계자도 아직 없는데. 언제쯤 조바심 안 나게 해줄 거니? 언제 결혼할 거야?”경소경이 머리가 지끈거려왔다.“엄마… 그 일은 그만 얘기하면 안 돼요? 내 인생 목표는 경가를 크게 키우는 거고, 제가 만족하기 전까지는 결혼 생각 없어요.”하람이 비웃 듯 대답했다.“우리는 목가네랑은 비교 못하지만 그래도 꽤 괜찮아. 제도에서 알아준다고. 네가 목가를 넘어서면 뭐 어떻게 할 거니? 가업을 이을 자손이 없는데, 한 평생을 일만 할 거야? 그만 농담하고. 내가 봤을 땐 너 하루이틀이면 다 나을 것 같으니까 내가 한 달은 줄게, 그때까지 며느리 못 데려오면 너 못 돌아올 줄 알아. 네 직급 내가 뺄 수 있다는 거 알지? 이렇게 하는 걸로 하자.” 그녀는 말한 대로 행동한다는 것을 경소경은 잘 알고 있었다. 그저 한숨을 쉬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그 때, 보모가 와 하림에게 작은 소리로 말을 걸어왔다.“부인, 진함이라는 분께서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하세요.”하람은 의문이 들었다.“진함? 누군데? 여자 이름 같은데… 만나는 사람이야?”경소경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엄마! 허튼 소리 하지 마세요. 목정침네 장모님 이세요! 먼저 들어오시게 해요, 저는 침대에서 내려가기가 불편해서…”하람은 말실수를 했음을 깨닫고 급히 손으로 입을 가렸다.“그래그래,
목정침은 오늘 직접 운전을 한다며 진락에게 휴가를 내주었다. 그 뜻은 무슨 일이 생기던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그의 차가 외진 도로에 다다르자 뒤따르던 승용차는 역시나 빠른 속도로 따라붙기 시작하였다. 목정침은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았고, 그를 따라 검은 승용차 또한 지지 않는다는 듯 붙어와 앞뒤로 추격전을 벌이게 되었다.그 때, 앞에서 오던 은색 차량이 조명을 깜빡이며 다가왔고, 빠르게 달리던 목정침이 브레이크를 밟으며 방향을 틀었으나 그는 그제서야 누군가 차에 손을 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명확했다. 이곳에 올 때 까지만 해도 멀쩡했으니 누군가 건들인 것이 확실했다.곧 차는 도로 중앙 분리대와 부딪혔고, 그의 몸은 공중에 붕 떠 측면으로 땅과 맞닿았다.붉은 피가 이마에서부터 눈까지 흘러 들어가 세상이 모두 붉게 보였다. 그의 의식은 점점 흐려져갔다.희미하게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고, 소리를 들으려 정신을 다잡았다. 값 비싼 검정 구두 한 켤레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으나,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으나 고개를 드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저를 쫓아오던 검정 승용차의 주인 일 것이다.“목정침, 너도 오늘 같은 날이 오는구나. 한 평생 편히 살아왔으니, 바뀔 때도 됐지.”…퇴근을 한 온연이 돌아왔을 때는 왜 인지 분위기가 침울해져있었다. 저택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의식해왔었기에 이런 어두운 분위기는 생길 일이 거의 없었다. 평소였으면 웃으며 식사를 챙겨주었을 유씨 아주머니조차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연아, 씻고 어서 밥 먹어...”온연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바로 아주머니에게 질문했다.“무슨 일이에요 아주머니? 임집사님도 그렇고 왜 그래요?”유씨 아주머니는 긴장 가득한 두 손을 치마에 슥슥 문지르며 대답했다.“도련님… 사고나셨어. 입찰에 가셨다가 회사로 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어, 차까지 망가질 정도로…”교통사고?!
”어떻게 된 거예요?”한참이 지나서 가라앉은 온연이 그제야 제 목소리를 되찾았다.“나도 잘 몰라. 어제 오후 두 시 정도에 너희 어머니가 날 찾아오셔서 나한테 서류를 한 더미 주셨어. 목정침의 회사랑 관련된 문서들이였어. 난 정침네 회사에서 걔를 기다리려고 갔는데 잠시 외출했다 하더라고, 그 오는 길에서 사고가 난 거야. 어쩌다 사고가 난 건지는 몰라. 목격자를 찾긴 했어, 그런데 사람들이 말하기를 정침이 과속를 하다 갑자기 통제가 안돼서 분리대를 들이 받은 거래.”경소경이 가라 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과속? 온연은 그를 잘 알았다. 그는 항상 침착하고 냉정한데, 과속이라니?온연은 무의식적으로 진함에게 책임을 돌렸다.“그 사람이 무슨 유용한 자료를 줘요? 강가네를 나와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목정침을 돕는다고요?!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정상적인 상황에 목정침이 과속을 한다는 게 말이 돼요? 그걸 믿어요? 다들 친구 잖아요, 친구라면 당연히 알잖아요, 그 때 무슨 일이 있던 게 아닌 이상 그렇게 행동할 사람이 아니라는 거!”경소경은 착잡하다는 듯 말했다.“냉정히 생각 해. 받은 자료들 내가 다 확인해봤는데 사람을 고용해서까지 조사한 거였어. 정말 목정침을 돕고 싶어하셔. 안 좋게 생각하지는 마. 교통사고 관해서는 나도 생각 해봤어. 나도 단지 회사에 빨리 가려고 과속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을 거야. 내가 자세히 알아볼게. 일단 지금은 정침이 깨어나기를 기다려야 확실한 걸 아니까 기다리자. 널 오라고 한 이유는 일단 안심하라고 널 부른 거야. 우선은 돌아 가. 네 몸부터 챙겨야지.”그는 말을 마친 뒤 진몽요에게 눈짓을 하였다. 진몽요는 곧 온연의 손을 붙잡고는 말했다.“연아, 내가 데려다 줄게. 기다렸다가 목정침이 깨면 다시 오자. 너한테 제일 먼저 소식 알릴게. 네 몸 상태로는 여기 오래 있기 좋지 않아. 나한테 맡겨 여기는.”온연은 말이 없었다. 눈물을 글썽이며 유리창 너머의 목정침을 바
전화가 끊겼고, 진몽요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이것도 나쁘지 않네. 도망 갈 수도 없을거고, 남의 가게에서 행패 부리지도 않을 테니까. 내가 말한 거 잊으면 안 돼,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온연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고, 차는 곧 바이올렛 카페 건너 길목에 정차하였다.진함은 이들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았고, 20분이 채 되지 않아 카페의 입구에 도착하였다.진함은 급히 오며 우산도 챙기지도 않은 채 차문을 열고나왔다. 하얀 오피스룩은 다 젖었으며, 정돈되었던 머리는 모두 헝클어져버렸다. 다소 보기 좋지는 않았지만 온연을 보자마자 되려 활짝 웃으며 말했다.“네가 날 먼저 찾아 줄 줄은 몰랐어.”세 사람은 마주 앉았고, 온연은 무표정으로 진함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찾아보려 했지만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진함은 그런 온연에 불안해하며 물었다.“왜 그러니?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온연이 이를 악 물고는 대답했다.“누구 아이디어죠? 당신? 강연연? 아님 둘 다?”진함은 어리둥절 한 듯 보였다. 얼굴에 띄운 웃음기가 점차 없어졌다.“무슨 일 생긴 거야? 네가 무슨 말 하는지 이해가 안 돼. 온연, 우리 사이에 이런 태도로 교류할 필요 없잖아. 뭐든 괜찮으니 말 해봐.”입을 열기도 전, 온연의 감정은 또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누가 보더라도 망가지기 직전의 모습이었다. 진몽요는 그 모습을 발견하고는 온연 대신 말을 건넸다.“경소경을 찾아 갔던 거 맞죠? 자료들을 줬다던데, 목정침네 회사랑 관련된 자료들이요. 경소경이 목정침을 찾아 회사로 갔고, 그 때 목정침은 회사에 없었어요. 회사로 돌아가던 길에 교통사고가 난 거죠. 지금 중환자실에 누워있어요, 의식도 없고요. 온연 혼자 아이 둘을 떠안게 되면 어떻게 하죠?”진함은 한참 동안 이 말의 뜻을 소화하고는 대답했다.“그래서, 온연 네 생각으로는 내가 목정침을 해치려고 이를 설계했다는 거니? 자료를 건넨 거랑 사고가 우연이
유서라는 두 글자를 듣자마자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다.“죽지도 않았잖아요. 유서 받을 필요 없어요. 그냥 버려버리세요!”임집사와 경소경, 임립과 진락이 한 자리에 모여 이 자리가 몹시 무섭고 엄중하다는 듯 느껴졌다. 정말 목정침이 죽기라도 한 분위기였다.의사는 급히 해명했다.“부인, 너무 흥분 마세요. 유서는 정말 높은 확률로 쓸모 없어질 겁니다. 저는 목대표님의 담당 의사입니다, 호전되는 상태가 매우 선명했기 때문에 그저 전달 드렸을 뿐입니다.”말을 마친 뒤 의사는 가운 안에서 흰 종이를 꺼내 들었다. 당시는 급한 상황이었기에, 대충 처방전 위에 허술히 써낸 빈약한 모습이었다.온연의 두 손이 떨려왔다. 종이 한 장을 천근의 무게라도 되는 듯 무겁게 받아 들었고, 그 위 써진 글자를 눈에 담는 순간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만약 내가 죽는다면, 통제 가능한 모든 재산을 내 본처 온연에게 넘기기를 경소경에게 위탁합니다.’본처, 그의 눈에 자신은 그의 아내였다. 평생 구금하려는 장난감이나 죄인이 아니였다. 평생 모아온 것을 가장 원망스러운 사람에게 물려줄 이는 없을 것이다.경소경은 그의 상태가 안정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걱정되었던 마음이 편해져 장난을 칠 여유까지 생겼다. 그는 온연의 손에서 유서를 빼앗아 들었다.“정침이 유서에 뭐라고 썼나 한 번 볼까…”글자를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 느긋한 표정에서 근엄한 표정, 마지막으로는 허탈한 웃음까지 나왔다.“죽어서도 나를 안 놓아줄 생각이었나보네. 쟤가 가진 걸 모두 현금화하려면 꽤 오래 바빴을텐데 괜찮다니까 다행이다, 시간 허비하면서 대신 일 안 해줘도 되겠어.”임립 역시 흘끗 읽어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마땅히 받을 벌 받았네 뭐, 형수님 안심해요. 별 일 없다니까.”온연은 속이 매우 상했었으나 잔뜩 놀려대는 통에 얼굴이 자연스레 붉게 달아올랐다.임집사는 헛기침을 두어번 하며 그들에게 말했다.“도련님들, 저희 도련님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
경소경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일회성이라고 할 수 있지. 한 번에 200만, 자세한 거라면… 내 친구 어머니가 여자친구를 좀 데려오라고 재촉 하시나봐. 걔는 결혼은 싫다하고. 그래서 연기해 줄 사람을 찾아 달라 하더라고. 그저 연기일 뿐이야. 스킨쉽이야 조금은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지나치지는 않을 거야. 만약 그 가족이 마음에 안 들어한다면 일회성으로 치는 거고, 만족 했다면 다음이 있겠지. 가격이 마음에 안 든다면 다시 조율할 수 있어.”가짜 여자친구 행세를 해주면 200만원이라고? 진몽요는 더 이상 오래 생각하지도 않고 대답했다.“급여도 괜찮네, 근데 잘 말해둬. 스킨쉽은 어느 정도여야 할 거야, 조금이라도 지나치면 당신 찾아가서 그만큼 받아낼 거야.”두 사람은 죽이 잘 맞았다. 진몽요는 기뻐하며 밥을 얻어 먹은 후 집으로 돌아와 못 잔 잠을 보충했다.오후 5시 반, 경소경은 제 시간에 그녀에게 연락을 취해왔고 그녀에게 옷까지 보내왔다. 심플한 흰 와이셔츠에 검은 스커트였다. 옷의 라벨은 제거되지 않았고, 가격을 발견한 그녀의 심장이 한참 동안 두근거렸다. 이렇게나 비싼 옷이라니, 한참 동안을 건들이지도 못하였다.옷을 갈아입은 진몽요는 사이즈가 딱 맞아 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허리와 가슴 부분이 몸에 맞게 붙어 몸매가 부각되는 효과가 좋았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는 돌려줘야 할 옷이기에 감히 상표를 뜯어내지도 못하였다.1층으로 내려오니 경소경이 있었고, 그는 진몽요를 한 번 쭉 훑어보는 듯 했다. 눈빛이 매우 반짝이고 있었다, 만족한 모습이였다.“자, 타.”진몽요는 건성건성 걸어 가 조수석에 몸을 실었다.“어떻게 직접 데리러 와? 나랑 같이 그 친구 집에 가는 거야? 민망하지 않겠어? 그 친구 자료있으면 먼저 줘, 집에 갔는데 뭐라고 부를지도 모르면 안 되잖아. 내 출신도 속여야 하나? 어서 정해놓자고, 잘 돼서 장기로 이어지면 나야 좋으니까.”경소경은 두어번 헛기침을 하더니 얼굴 표정이 굳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