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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6-30 12:31:10
그녀는 더는 발버둥 치지 않았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모르게 비는 그쳤다. 아직 마르지 않은 이슬과 솟아오르는 태양이 무척이나 따사로왔다. 온연은 걱정스러운 맘에 밤새 눈을 붙이지 못했다. 아이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이미 확인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를 원망했다.

그녀는 일부러 시끄럽게 씻었다. 피로감과 입덧이 겹쳐 그녀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지금 그녀에게는 바닥에 떨어진 컵조차 주울 힘이 없었다. 원래 그녀에게는 입덧이랄게 없었다. 하지만 목정침이 오고 나서부터 몸이 이상해졌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이상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한바탕 ‘난리’로 인해 목정침이 잠에서 깨어났다. 처음 보는 어색한 공간이 그를 막막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기억해내려 노력해도 어젯밤에 일어났던 일들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가 어젯밤에 했던 말 역시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술을 많이 마시면 머리가 아프기 마련이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 있던 온연을 본 순간 어젯밤 “광란”의 일들이 전부 기억이 났다…

그에게는 옷 한 벌을 이틀 동안 입는 습관이 없었다. 허리에 둘러놓은 수건만이 유일하게 그의 몸을 가려주는 존재가 되어주었다. 그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나 화장실 써야 하는데.”

온연은 아무 말도 없이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는 답답한 마음으로 화장실의 문을 닫았다. 한 손으로는 벽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는 허리춤에 둘러놓은 수건을 풀었다. “이런 젠장…” 그는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을 참을 수가 없었다. 왜 참지 못하고 그녀를 찾아 온거지? 진락은 말리지도 않고 날 여기에 버려뒀단 말이야?

화장실에서 나온 그는 진락에게 전화를 했다. “옷 한 벌만 가져다줘. 최대한 빨리.”

온연은 이미 준비를 다 끝낸 후 나가려고 하던 참이었다. 그녀는 그를 무시해버리고 싶었지만 그게 옳은 행동인 것 같지는 않았다. “나 먼저 출근할게요. 갈 때 문 꼭 닫고 가요.”

목정침은 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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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보낸 거에요?” 온연이 물었다.“진락이라는 사람이 주던데요?” 프런트 직원이 대답했다. 진락? 온연은 머리가 아팠다. 오늘 아침 목정침은 무척 별로인 태도로 그녀에게 말을 했었더랬다. 그가 진락을 시켜 먹을 것을 가져다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가 시키지 않으면 진락은 감히 가져다주지 못하니까. 그의 생각을 도무지 읽을 수가 없었다. 요즘은 날씨가 더워 음식 상하기가 쉽다. 유통기한이 오늘까지인 이 많은 음식을 혼자서 다 먹는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전 이만큼만 먹을게요. 다른 건 나눠 드세요. 전 어차피 다 못 먹어요.”직원은 기쁜 마음으로 먹을 것을 나누기 시작했다. 일부러 임립에게 제일 좋은 걸 남겨주기도 했다. 임립은 디저트 박스에 쓰여 있는 브랜드를 보며 혀를 끌끌 찼다. “화해 했나 보네. 먹을 것까지 회사로 가져다주다니…”무슨 말인지 제대로 듣지 못한 직원이 그에게 되물었다. “네? 대표님,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임립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일 보세요.”오후 퇴근 시간. 온연은 진몽요에게 마중을 나오라고 하지 않고 혼자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오늘은 퇴근이 조금 일러 진몽요와 퇴근 시간이 맞지 않았다. 그녀는 진몽요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평소였다면 탕위엔이 마중을 나왔을 텐데… 오늘은 아무런 기척이 없다. 오늘 아침 탕위엔의 물과 사료를 챙겨준 이후로 한 번도 탕위엔을 본적이 없다. 아침에 탕위엔은 우리 안에 무기력하게 엎드려 있었는데. 어젯밤 천둥소리가 탕위엔을 놀라게 했다고 생각해 그녀는 그 일을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그제야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그녀는 탕위엔의 이름을 부르면서 열심히 탕위엔을 찾아다녔다. 탕위엔이 아침과 똑같은 자세로 우리 안에 엎드려있다는 걸 그녀는 발견했다. 눈에서는 생기가 보이지 않았고 기운이 없는 모습은 숨이 끊어질 것만 같았다.탕위엔이 이렇게 된 이유를 모르는 그녀는 황급히 탕위엔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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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위엔을 꼭 안고 있는 그녀의 초췌한 모습을 보자 그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고양이 한마리한테 이렇게 정을 주다니… 나한테만 관심이 없는 건가?온연은 감히 차에 오르지 못했다. 그에게 결벽증이 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탕위엔의 털이 그의 차에 떨어질까봐 두려웠다. “사실… 이렇게 안 와도 되는데… 오늘 맞을 주사는 이미 다 맞았어요. 그냥 집에서 혼자 약 먹이기가 좀 버거울 뿐이에요… 내일 또 병원에 주사 맞으러 와야 해요.”목정침은 차에서 내려 탕위엔이 들어가있는 컨넬을 차 안으로 던져버렸다. “쓸데없는 얘기할 시간 없으니까, 빨리 타.”그의 행동이 온연을 깜짝 놀라게 했다. 탕위엔을 차 안으로 던진 것에 대해 화내고 싶었지만 감히 그러지는 못했다. 안그래도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은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목정침은 정장을 벗어 소파에 던져버렸다. 그가 셔츠 소매를 걷으며 말했다. “빨리.”온연은 감히 밍기적대지도 못했다. 그녀는 바로 탕위엔의 약을 꺼냈다. “저기… 내가 다리를 잡을 테니까 당신이 약을 먹일래요? 아님 역할을 바꿔도…”기운 없이 새근대는 탕위엔을 보자 그는 역할을 바꾸기로 했다. 그의 손이 탕위엔의 몸에 닿자마자 탕위엔이 뭔가를 눈치챈 듯 쏜살같이 소파 아래로 숨어버렸다.온연이 최대한 침착하게 탕위엔을 달래봤지만 아무리 불러도 탕위엔은 나오지 않았다. 임신한 상태라 그녀는 오래 쪼그려 있을 수 없었고 하는 수 없이 허리를 숙여 소파에 몸을 지탱하며 열심히 탕위엔을 달래기 시작했다. 목정침은 바로 그녀의 근처에 앉아있었다. 그녀가 허리를 숙일 때마다 언뜻 보이는 속살이 그를 생각에 잠기게 했다. 많이 컸구나…“너 옷 좀 단단히 입을 수 없어?”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속살을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의 마음이 불편해졌다. 온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뭐라고요?”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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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연은 그만하라는 뜻으로 진몽요를 꼬집었다. 진몽요는 입을 다물었지만, 여전히 목정침의 얼굴을 살폈다. 목정침의 시선은 계속 노트북을 향해있었다. "그러죠 뭐. 차는 그냥 선물로 줄게요. 디자인이 맘에 안 들어서." 진몽요는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진짜죠? 솔직히 말해서 차는 필요가 없어서. 며칠 몰지도 않았고, 진짜 주실 거면 팔아도 돼요? 돈이 너무 없어서요. 거지한테 차가 가당키나 하나요~" 목정침은 이미 주기로 한 물건을 팔든 어쩌든 신경 쓸 사람이 아니었다. "마음대로 해요." 진몽요가 기쁜 마음으로 대답했다. "그럼 저 먼저 가 볼게요. 엄마가 기다리고 있어서. 좀 이따 둘이서 같이 가든가 해요. 연이 지금 임신 중이니까 밥 꼭 챙겨 먹게 하고요.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 굶고 있는 거니까! 맞다, 곧 산전검사 해야 하니까 시간 되면 같이 가는 게 어때요?" 진몽요가 자신을 이렇게 '팔아'버릴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목정침은 아직 일이 바빴고, 그녀는 혼자 사무실에서 멍을 때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 심심했던 그녀는 탕위엔과 놀려고 했다. 아직 탕위엔을 만지지도 않았는데 목정침이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듯 그녀에게 말했다. "배 속의 아이는 장식이야? 만지지 마." 그녀는 의식적으로 손을 거두었다. 참지 못하고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밥 먹을 때 손 씻잖아요… 주의만 하면 만지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미신 너무 믿지 마요." 그는 그녀에게 뭐라하기 귀찮았다. 하지만 시선은 계속 그녀에게 향했다. 그는 그녀가 탕위엔을 만지려고 할때 마다 막아섰다. … 기쁜 마음으로 빌딩을 나오던 진몽요는 강연연과 마주치고 말았다. 온연이 목정침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온연의 뱃속에 목정침의 아이가 있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 상황에 강연연이 그들 앞에 나타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강연연이 이렇게 짧은 치마와 배가 드러나는 옷을 입었을 때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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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잖아? 그 말을 들은 온연의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비록 목정침이 온연에게 다시는 강연연과 연락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일을 지키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떤 일들은 보고도 못 본 척 눈 감는 게 마음이 더 편하다. 그녀에게는 목정침에게 뭐라고 따질 자격이 없었다. 그녀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해도 심개와 같은 침대에 누워있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으니까. 게다가 목정침에게 걸리기까지 했으니 그녀에게는 더욱 자격이 없었다.목정침은 주위의 뜨거운 열기에 조금 짜증이 났다. “강연연, 잘못 들은 거 아니고 나도 딱히 누구 때문에 너한테 그런 말 한거 아니야. 용건 없으면 회사로 찾아오지 마. 연락하지 말자고 벌써 말하지 않았었나? 내 말이 장난 같아?”강연연은 줄곧 자기가 이긴 줄 알고 있었다. 일전에 목정침이 더 이상 연락하지 말자고 한건 사실이다. 하지만 온연과 심개의 일이 터진 후 목정침도 딱히 그녀의 관심을 거절하지 않았고 확실히 둘 사이의 분위기도 좋았으니 그럼 그전에 했던 말은 없던 일이 돼야 하는 게 아닌가? 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정침 오빠… 제발 이러지 마… 나 말 잘 들을게… 오빠가 찾아오기 전에 먼저 귀찮게 찾아오지도 않을게…”목정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머지않은 곳에 세워져 있는 차로 똑바로 걸어갔다. 진락이 차에서 내려 그를 도와 차 문을 열어주었다. 온연도 곧바로 그를 따라 걸어갔다.살짝 불러온 온연의 배에 강연연의 시선이 내려앉았고 그녀는 문득 뭔가를 알아챘다. 목정침이 차에 올라탄 것을 이미 확인한 후에야 그녀는 온연의 손을 낚아챘다. 깔린 목소리로 그녀가 온연에게 말했다. “네가 임신을 해서 그랬던 거였구나. 괜찮아. 내가 네 첫 번째 아이도 죽였는데 두 번은 못 죽일까. 너처럼 더러운 년은 정침 오빠 옆에 설 자격 없어. 그 애, 정침 오빠 애인지 아닌지 확실하지도 않은데…”첫 번째 아이를 유산하게 했던 교통사고 장면이 온연의 머릿속으로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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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화가 난 온연은 몸을 돌려 침실로 들어갔다. 문을 닫으려고 하였으나 그가 에어컨 바람을 쐬었으면 해서 그러지는 않았다.얼마나 지났을까, 진락이 음식을 가지고 집으로 찾아왔다. 백수완 레스토랑에서 사 온 것 이라는 걸 포장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진락이 떠나자 목정침은 침실을 향해 소리쳤다. “밥 먹어.”그의 말을 온연은 듣고도 못 들은 척 무시해버렸다.가운만 걸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정침은 너무 더웠다.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다. “너 먹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안 먹을 거면 버리고.”그녀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온연은 그가 자신을 귀찮게 하려고 일부러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두 사람은 앙숙이 분명하다.그는 몸을 일으켜 침실로 들어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온연을 안아 거실 소파에 내려놓았다. “나 성격 그렇게 좋진 않거든? 빨리 밥이나 먹어!”그녀는 말없이 포장지를 뜯어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기 시작했다. 침실의 에어컨이 거실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온연은 금세 더워졌다. 입맛도 없었던지라 밥도 다 먹지 못했다.목정침은 그녀보다 더 참을 수가 없었다. “너 이 후진 집에서 얼마나 더 지낼 건데?”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난 이사갈 생각 없어요. 살기 꽤 편해요.”그가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조금 더 차가워진 말투로 말했다. “심개는 돌아오지 않아. 그렇게 잘났으면 여기서 평생 살든가!”온연은 그를 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잠시 침묵하다 그녀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심개랑 그만 엮으면 안 돼요? 그게 아니라…” 그녀는 말을 마저 다 하지 않았다. 아니 말하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그녀도 설명하기가 귀찮았다.또 한 번의 찝찝한 만남이었다. 밤에는 무척이나 더웠다. 목정침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파에서 침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 김에 탕위엔과 탕위엔의 집도 같이 침실 앞에 옮겨놓았다. 온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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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아침 그녀는 참을 수 없는 더위에 잠에서 깼다. 목정침의 팔은 바로 그녀의 가슴 위에 놓여있었다. 어쩐지 숨 쉬는 게 불편하더라니, 너무 더워 땀이 흐른 탓에 머리카락이 얼굴에 붙었다.그의 얼굴이 그녀의 목덜미를 향해 숨을 쉬고 있었다. 모든 이불은 전부 그녀에게 덮어져 있었고 그는 이불은 하나도 덮지 않은 상태였다. 안 더운 게 이상하지!그녀는 자신의 몸에 뭐가 찐득찐득하게 붙는 걸 제일 싫어했다. 그와 이불의 속박에서 벗어난 온연은 몸을 일으켜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에서 나온 그녀는 한결 상쾌해진 걸 느꼈다. 문득 탕위엔이 우리에 없다는 걸 발견한 그녀는 소리를 내 탕위엔을 불렀다. 탕위엔이 뒤뚱거리며 소파에서 내려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며칠 사이에 포동포동 했던 탕위엔이 반쪽이 되었다. 하지만 병세가 호전되었으니 다행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생기가 없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잘 걸을 수 있으니 실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아픈 마음에 탕위엔을 안으려던 그때 목정침이 언제 깬 건지 이미 침실 문 앞에 서있었다. “만지기만 해봐.”어젯밤의 일 때문에 그녀는 더 이상 목정침의 신경을 긁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오늘 토요일이라 출근 안 해도 돼요. 내가 탕위엔 데리고 병원에 갈 테니까 당신은 일 보세요.”그는 잠이 덜 깼는지 좋지 않은 기분으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녀의 말에 대꾸조차 해주지 않았다.그가 화장실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그녀는 세면을 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양치를 할 때 계속 헛구역질이 났다. 하지만 저번에 임신했을 때 보다 심하지는 않다는 사실만으로 그녀는 이미 만족하고 있었다. 집으로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를 들은 목정침은 몇초간 머뭇거리더 발길을 옮겨 문을 열었다. 목정침을 보자 진함은 의아함에 빠졌다.그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진함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가운을 입고 문을 열다니, 아무리 자기가 목정침의 ‘장모님’이라고 해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목정침은 이런 일에 신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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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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