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051 - 챕터 3060

3664 챕터

3051장

하유곤은 건방진 얼굴로 다가서며 말했다.“왜? 설마 당신이 내 차를 들이받고 남은 한 손마저 부러뜨리게?”“자! 어디 한번 해 보시지! 능력이 있으면 한번 부딪혀 보시라고!”“감히 손도 대지 못할 거면서 어디서 거들먹거리고 있어?!”말을 하면서 하유곤은 곧장 앞으로 나가 하현의 오른손을 잡으려고 했다.하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손을 뿌리치며 담담하게 말했다.“어서 꺼져. 괜히 생트집 잡지 말고.”“내가 생트집을 잡았다고?!”하유곤이 비웃으며 하현에게 대들려고 하는 순간 뭔가가 휙 훑고 지나가더니 그의 뺨이 얼얼해지며 코와 입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하유곤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건방진 자식이!”“감히 날 또 때려?!”“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을 뭘로 보는 거야!”“사람 살려요!”“여기 어르신들! 당신들이 보고 판단 좀 해 주세요!”하유곤이 호들갑을 떨며 소리를 치자 순식간에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하수진은 이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하유곤이 다루기 힘든 사람이라는 건 그녀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대낮에 이렇게 뻔뻔하게 소리치며 하현을 공개적으로 몰아붙이는 꼴이라니!하수진은 차에서 내려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하현의 담담한 표정을 보고 망설이다 끝내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의 신분이 신분인지라 역시 이런 일에 끼지 않는 것이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거라고 생각했다.하현은 여전히 아무런 흔들림 없었고 입과 코가 피범벅이 된 처참한 하유곤의 모습을 바라보며 냉소를 떠올렸다.“하유곤, 하문산의 아들이자 무학의 성지 제자인 당신이 생트집을 잡는 이런 유치한 짓까지 하는 거야?”“당신 창피하지 않아? 내가 다 창피해 죽겠어.”하현은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단번에 상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이것은 하유곤이 오랫동안 계획한 복수임이 틀림없다.특히 그는 노부인의 생신이라는 중요한 이벤트를 택해 단번에 하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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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2장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 속에서도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하유곤을 향해 뺨을 때릴 듯 손을 올렸다.바로 그때 어디선가 한바탕 소리가 울려 퍼졌다.“실례합니다. 길 좀 비켜 주세요.”군중을 헤치고 몇 사람들이 만면에 미소를 띤 채 모습을 드러내었다.그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은 하현이 한동안 보지 못했던 도박왕 화풍성이었다.화풍성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화 씨 집안의 아들딸이었다.화옥현, 화소붕 등은 조금 어색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하현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했다.화소혜는 환한 미소로 하현의 팔을 껴안으며 말했다.“하현 오빠, 이게 얼마 만이에요?”화풍성은 눈앞에 늘어선 사람들을 쭉 한번 훑어보았다.대충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늙은 여우답게 그는 누군가 고의로 이런 자리를 만든 게 틀림없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마침 어르신 잘 오셨습니다. 오셔서 저 대신 시시비비를 좀 가려 주십시오.”하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얼른 하유곤이 선수를 치며 일어섰고 의분에 가득 찬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하현이 글쎄 다른 사람 차를 치려고 하는 것도 모자라 날 또 때렸어요.”“완전히 면전에서 날 무시한 거라고요!”“우리 노부인의 체면을 완전히 짓밟은 거나 다름없어요!”하유곤은 괴롭힘당한 사람처럼 보이려 한껏 불쌍한 얼굴로 말했다.그리고 그의 부하들도 덩달아 나서서 하현이 사람을 업신여겨서 죽을 지경이라는 둥 뭐라는 둥 미리 준비한 대사를 읊어 댔다.“하현, 오늘은 큰 경사가 있는 날 아닌가?”“이런 좋은 날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응어리를 잘 풀어야지.”화풍성은 온화한 표정과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하현은 나의 좋은 친구야. 나와 내 가족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어. 이 일은 나를 봐서라도 그냥 넘기면 안 되겠는가?”“물론 자네의 차는 내가 하현을 대신해서 배상하겠네. 망가진 차보다 몇 배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배상하지.”“그리고 위로금 조로 작은 성의도 보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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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3장

”화풍성, 똑똑히 들으세요! 능력이 있으면 뜻대로 해 보시죠. 능력이 안 되거든 여기서 함부로 짖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하현 이 개자식은 이미 며칠 전에 내 손을 부러뜨렸다구요!”“오늘 한술 더 떠서 내 뺨까지 때렸어요!”“내가 특별히 체면을 봐서 도박왕이라고 불러드리죠! 그러니 지금 내 체면을 세워 주지 않으면 당신은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의 하인이 될 겁니다!”“잊지 마세요. 아무리 도성에서 날아다니는 귀족이라도 우리 항도 하 씨 가문 눈엔 피라미 새끼로 보이니까!”“우리 가문은 오늘 당신을 도박왕으로 만들었다가 내일은 알거지로 만들 수도 있어요!”“그러니 여기서 꺼지세요!”하유곤이 자신의 면전에서 완전히 미쳐 날뛰자 화풍성을 비롯한 그의 일행들의 얼굴에 험악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들은 여차하면 덤벼들 태세였다.그러나 화풍성은 옅은 미소를 지었고 담담하게 손을 내저으며 그들을 제지했다.그런 다음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유곤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다.“항도 하 씨 가문은 확실히 항성과 도성의 지배자이긴 하지. 우리 같은 최고 가문들도 항도 하 씨 가문에 의존해서 밥을 벌어먹고 산다고 할 수 있어.”“그래서 당신네 항도 하 씨 가문 앞에서는 우리 도성 화 씨 집안도 명함을 못 내밀긴 하지.”“이 도박왕 늙은이도 마찬가지야. 별로 가치가 없겠지.”“하지만 하유곤, 잊지 말고 잘 들어두게. 난 당신 아버지 연배야.”“만약 우리가 여기서 소란을 피우면 모르는 사람들은 나더러 어린 애송이와 실랑이를 벌인다는 말을 할 거야.”“하지만 잊지 말게. 자네는 어른을 공경하지 못하고 열등하다는 평판을 얻게 될 거라는 걸.”“지금은 자네가 상석에 올라갈 가능성이 없지만 자네한테 그런 기회가 혹시라도 찾아왔을 때 이 일이 자네의 발목을 잡게 될지도 모르네.”“무엇보다 중요한 건 일이 어떻게 되었건 간에 스스로 생각이 있냐 없냐 하는 거야. 자네 생각이 있는 건가?”“일을 이리 크게 만들다니. 노부인이 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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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4장

화풍성의 말투는 온화했지만 분명 본질을 가리키는 말이었다.하유곤은 자신의 힘을 믿고 하현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듯 보였던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노부인이 아무리 막무가내로 나온다고 해도 온 세상 사람들 앞에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만약 그렇다면 오늘 이 생신날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주변의 구경꾼들은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수군거리며 반응하기 시작했다.자세히 보다 보니 그들은 하유곤이 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어쩐지 처음부터 끝까지 하현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침착하더라니.진작에 하유곤의 계략을 눈치챈 것임이 틀림없었다.“좋아요. 화풍성 당신의 호의 고맙게 받을게요. 만약 항도 하 씨 가문이 당신한테 이 은혜를 갚지 않으면 공작산장에서 반드시 갚을 겁니다!”하유곤은 이를 깨물며 음흉한 눈빛을 반짝였다.순간 그는 손을 뻗어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그리고 나서 분노에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하현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말했다.“하 씨! 오늘은 이분이 당신을 살렸군. 이분의 체면을 봐서 오늘은 봐주겠어!”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몸을 돌려 얼른 차 안으로 들어갔다.“가자.”하유곤의 부하들과 일행들은 모두 하현을 향해 노려보는 것을 잊지 않으며 과격한 몸짓을 보이다가 차 안으로 들어갔다.하현은 뒷짐을 지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가도 된다고 했어?”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화풍성이 다가와 하현 앞을 가로막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아직 갈 길이 멀어. 이럴 때는 통 크게 보내는 게 나아. 노부인의 체면을 세워 줄 필요도 있잖아, 안 그래?”“게다가 오늘은 큰일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가?”“우리들은 구경꾼일 뿐이야. 굳이 주인공이 될 필요는 없지.”“나서 봐야 본전도 못 뽑아.”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잠시 후 고개를 끄덕였다.오늘은 정말 중요한 날이었다.만약 자신이 하문준의 거사를 망치게 된다면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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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5장

하현은 조심스레 선물 포장을 뜯어보았다.안에는 원래 표구된 격자무늬 그림이 들어 있었다.그런데 열어 보니 그림 뒷면에 오래된 당도 한 자루가 들어 있었다.이를 본 하현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며 입을 열었다.“총교관이 차던 칼?”“이건 이미 그때 누가 가져가지 않았나?”“어떻게 여기 들어와 있지?”이 칼은 예전에 삼계호텔 경매장에서 장묵빈 일행이 큰돈을 주고 낙찰받은 것이었다.나중에 그들이 떠났을 때 누군가에게 칼을 빼앗겼다고 들었는데 오늘 여기에서 볼 줄 누가 알았겠는가?화풍성은 얼굴이 굳어지며 조용히 말했다.“하현, 우리가 속은 것 같아.”“하유곤이 방금 생트집을 잡아 난리를 피운 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동정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의를 분산시켜 우리를 유인한 다음에 훔친 물건을 여기 놓고 자네한테 그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이 칼이 가진 가장 큰 상징성은 총교관의 칼이었다는 점이야. 상징하는 바가 너무 커.”“그리고 누군가 칼을 훔쳐 가고 나서 계속 행방이 묘연했었지!”“만약 자네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노부인에게 그대로 선물을 전달했다면!”“아마 자네는 황하에 뛰어들어도 다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되는 거야!”“심지어 노부인은 그것을 핑계로 자네한테 참수에 버금가는 큰 벌을 내릴 수도 있어!”여기까지 말한 후 화풍성의 눈빛이 갑자기 험악하게 변했다.“개자식! 어린 나이에 악랄한 수법만 익혀 가지고는!”하수진도 옆에서 화풍성의 얘기를 듣다가 화를 참지 못하게 눈썹을 잔뜩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이제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면 좋을까요?”“잠시 차에 두고 가도 될까요? 그러다 혹시라도 들키면...”하수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굉음을 울리며 차량이 돌진해 왔다.경찰차였다.경찰차는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어 순식간에 롤스로이스 앞을 가로막았다.차 문이 열리는 순간 장묵빈이 싸늘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이번 판은 분명 그들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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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6장

하수진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몰라 멍한 눈을 껌뻑이고 있는 하수진을 두고 갑자기 하현은 차창을 열고 손을 살짝 흔들며 손바닥 안에 있던 산산조각 난 칼 조각들을 흩뿌렸다.다른 이들에게는 상징하는 바도 크고 가치도 높아 우러러보는 총교관의 칼을 날려 버린 것이다!그러나 하현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칼이었다!이 칼은 당시 망가져서 전쟁터에 아무렇게나 버린 칼이었다.누가 주워왔는지 모르지만 자신을 모함하기 위해 가져온 것임에 틀림없다고 그는 생각했다.정말 헛웃음이 나오는 광경이었다.아무런 흔들림 없는 담담한 하현의 얼굴을 보고 하수진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가 깊은숨을 내쉬었다.그녀는 하현이 총교관의 칼을 산산조각 낸 순간 자신들이 이겼다는 걸 알게 되었다.두 사람은 담담한 표정으로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장묵빈 일행에게 다가간 화풍성은 그들 앞에 서서 심드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장묵빈, 이게 무슨 뜻인가?”“말했다시피 이 차는 내 차야.”“당신들이 내 차에 올라와 수색까지 하려 들다니 날 뭘로 보고 이러는 건가?”“언제부터 장 씨 집안이 우리와 얼굴 붉히는 일을 이렇게 자처하고 나섰지?”장묵빈은 냉랭한 기색을 띠며 냉소를 흘렸다.“화풍성 어르신, 우린 모두 항성과 도성에서 뿌리를 박은 사람들인데 평소라면 이럴 일이 없죠.”“하지만 총교관이 누굽니까? 어르신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총교관의 칼은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가치가 있는 물건입니다.”“만약 누군가가 총교관의 칼을 빼앗았다면 그 죄가 어디 가볍다 할 수 있겠습니까?”“그래서 저희는 정확한 첩보를 입수했고 전에 우리가 잃어버린 총교관의 칼이 이 차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차를 대동해 여기 온 겁니다!”“어서 수색하세요! 어르신께서는 기껏해야 체면을 좀 잃게 되는 것뿐입니다.”“하지만 총교관의 칼을 훔친 자가 어르신의 방해로 도망을 쳤다면 말이죠.”“그건 총교관에 대한 불경을 저지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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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7장

화풍성이 모든 일을 떠맡으려 할 때였다.차에 타고 있던 하현이 갑자기 차창을 내리고는 입을 열었다.“화풍성 어르신, 우린 선량한 시민입니다. 저는 표창장도 있어요.”“경찰서에서 수색을 하겠다니 수색을 하도록 내버려 두시죠. 우린 떳떳하니까요!”“선량한 시민으로서 경찰의 수사에 협조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차창을 내린 하현을 보고 화풍성은 어리둥절했다.하현이 먼저 나서서 수사를 받겠다고 자처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하지만 화풍성은 하현을 매우 신뢰하고 있었다.하현이 이렇게 말한 이면에는 뭔가 궁리를 다 해 두었을 거라 짐작했고 결국 화풍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말이야. 당신들이 수사를 하기에 앞서 내가 한마디 할게.”“당신들이 소위 총교관의 칼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나한테 어떻게 이 일을 설명할 거야?”하현은 차에서 나와 두 손을 뒷짐진 채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어쨌든 난 항도 하 씨 가문 귀빈이고 밖에서는 문주를 대표한다고도 할 수 있어.”“내 차를 수색한다는 것은 문주의 차를 수색하는 거나 마찬가지야.”“아무런 대가도 없이 그냥 막 수색을 할 수는 없지 않아?”장묵빈은 조곤조곤 따지고 드는 하현을 바라보다 눈썹을 치켜세우며 언짢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만약 물건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결백하다는 뜻이 돼!”“당신은 입만 열면 선량한 시민이네 어쩌네 하는데 경찰의 수색에 협조하는 게 선량한 시민으로서 가장 마땅한 일 아니겠어?”“더 이상 할 말 있어?”하현은 싱긋 웃으며 되받아쳤다.“찾아내면 날 도둑이라 몰 것이고 안 나오면 그냥 결백하다는 게 증명이 되었다? 그걸로 끝?”“어쩐지 내가 손해 보는 것 같은데?”“게다가 난 어쨌든 항도 하 씨 가문 귀빈이야. 내 시간, 내 명성, 내 정신적인 피해에 대해 만족스러운 설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내가 그렇게 만만해?”“당신의 이론대로라면 당신이 내 가보를 훔쳤다고 생각해서 내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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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8장

십여 분 만에 롤스로이스는 거의 분해되다시피 되었다.그러나 피비린내를 맡은 구미호처럼 달려들던 경찰들의 얼굴이 점점 창백하게 변했다.가장 선두에 서 있던 수사팀장은 장묵빈에게 돌아와 낮은 목소리로 소곤거렸다.“저기, 안에 아무것도 없는데요!”장묵빈은 눈썹을 날카롭게 치켜세웠다.“말도 안 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장묵빈은 직접 차로 달려들어 하현의 격자무늬 그림을 집어 들었다.한바탕 소란스럽게 뒤적거리던 장묵빈은 화가 나서 하현을 향해 소리쳤다.“총교관의 칼은?”“칼은 어디 있는 거야?”“없을 리가 없어!”장묵빈에게 있어 총교관의 칼은 이제 가치를 넘어서서 그 자리에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물건이 되었다.하현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이유 외에도 잠시 후에 벌어질 일에 대한 또 다른 역할이 있었던 것이다.정말로 칼을 찾지 못한다면 그는 머리가 날아갈 각오를 해야 했다.“내가 말했잖아. 난 당신이 당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니까! 칼은 무슨 칼! 난 아무것도 몰라! 관심도 없어!”“내가 그림 속에 물건을 숨겼다는 게 웃기지 않아, 안 그래?”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일관했다.“아침에 나왔을 때 골동품 가게에 들러 그림을 샀을 뿐이야. 설마 골동품 가게에서 그런 좋은 물건을 덤으로 줄 리 없잖아?”“자, 이제 당신들은 내 차를 분해하다시피 해서 뒤졌지만 원하는 걸 찾지 못했어.”“장묵빈, 이제 나한테 설명해 보시지?”화풍성은 의아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그러다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방금 하현이 차창 밖으로 뭔가를 날리던 모습이 떠올랐다.순간 화풍성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게 가능하다고?그는 벌렁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하현, 이 개자식아!”“당신은 내 총교관의 칼을 훔쳤어!”“그런데 설명은 무슨 설명?”장묵빈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연신 고함을 질렀다.“어서 물건 내놔!”“그렇지 않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총교관의 칼은 분명히 아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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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9장

”개자식! 거기 서!”하현이 붉은 카펫이 깔린 문으로 들어가려 하자 화려한 옷차림을 한 하백진이 걸어 나왔다.그녀는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을 대동하고 냉담한 표정으로 하현의 길을 막았다.“하 씨, 과거의 원한은 말하지 않겠어.”“하지만 오늘은 우리 노부인의 생신이야.”“당신은 하객으로서 조금도 신중하지 못하고 우리 항도 하 씨 가문 구역에서 소란을 벌였어!”“아는 사람은 생신을 축하하러 참석한 줄 알겠지만.”“모르는 사람은 일부러 잔칫날을 망치러 온 줄 알겠어.”“오늘 당신이 여기에 무슨 마음으로 왔는지, 전에 다른 사람들과 왜 싸웠는지 일체 상관하지 않겠어!”“하지만 오늘 당신이 우리 항도 하 씨 가문 체통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한다면 우리도 당신의 체면 따위 안중에 둘 필요없지!”“지금 당신은 우리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어! 그러니 썩 꺼져! 더 이상 한 발짝도 들여놓지 마!”“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은 당신을 환영하지 않아!”하백진은 겨울바람이 쌩쌩 부는 얼굴로 말했다.그녀의 뒤에는 항도 하 씨 가문 큰 아들네와 둘째 아들 가족이 서 있었다.모두들 하현을 바라보는 눈에 가시가 가득 돋쳐 있었다.항도 하 씨 가문 사람들에게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았다.그들은 오로지 체면을 중시할 뿐이었다.이전에 한 짓이든 오늘 한 짓이든 하현이 한 모든 행동은 항도 하 씨 가문에 반항하는 것이었다.간단히 말해 항도 하 씨 가문 사람들은 제멋대로 함부로 구는 사람들은 많이 봤지만 하현처럼 이렇게 위아래 없이 아무 거리낌 없이 반기를 드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하 씨! 아주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야!”“문주가 뒤에서 받쳐주고 귀빈 대접해 주니까 아주 함부로 날뛰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섬나라 황실, 중동 왕자, 북유럽의 공주님도 우리 가문에선 함부로 날뛰면 안 되는 거 몰라?”“무학의 성지, 10대 최고 가문, 5대 문벌들도 모두 오늘 같은 날은 공손히 참석해야 한다고!”“네까짓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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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0장

양측이 팽팽한 기싸움을 계속 벌이고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 하수진이 갑자기 앞으로 나와 웃으며 말했다.“고모님, 오늘은 하현이 생일잔치에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왜냐하면 오늘부터 하현은 항도 하 씨 가문 사위가 되었거든요. 항도 하 씨 가문 소주가 된 거죠!”하수진의 말은 천둥소리처럼 장내를 울렸다.사람들은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져서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었다.“항도 하 씨 가문 사위?! 소주?!”하백진은 눈 밑이 파르르 떨렸고 눈앞의 모든 것이 뒤틀려 보이기 시작했다.도저히 그녀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하문준이 감히 노부인의 생일날 이런 일을 벌이다니!어젯밤 노부인 앞에서 하문준은 하구천의 후계자 계승 건을 두고 하문성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하문성 측은 하문준이 충분한 이익을 얻기만 한다면 쉽게 모든 것을 내려놓을 거라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지금은...그렇지 않아도 하현 때문에 안색이 좋지 않던 하구천과 하유곤은 말할 수 없이 얼굴이 일그러졌고 어떤 반응도 할 수 없었다.동시에 하현에게서 말할 수 없는 위기감을 느꼈다.하구봉, 하민석, 곽영준 등도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거짓말을 들은 사람처럼 홀 입구에 우두커니 서서 하현을 바라보았다.하문준만이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나머지 모두는 어안이 벙벙하다 못해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항도 하 씨 가문 사람들도, 노부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온 귀빈들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두 그 어떤 반응도 내놓지 못했다.하현이 항도 하 씨 가문 귀빈이라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었다.그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역량을 이용해 하수진을 돕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어차피 하문준이 요즘 보였던 태도와 무관하지 않았던 일이었다.그래서 오늘 하현을 겨냥해 여기저기 도발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 것이었고 이는 모두들 진작에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던 일이었다.하지만 하문준이 하현을 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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