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현실 / 재벌 사위면 될까? / 챕터 3071 - 챕터 3080

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071 - 챕터 3080

3882 챕터

3071장

당난영의 동작은 번개보다 빨랐다.그 누구도 감히 따라나서지 못할 속도였다.순간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하문산의 얼굴을 향해 그녀는 손안에 있던 검을 내리꽂았다.그때 깜짝 놀라며 노부인의 안색이 일그러졌다.무학에 심취해 있던 둘째 아들인 하문산이 당난영의 공격을 막지 못하다니!노부인은 망설일 겨를도 없이 얼른 앞으로 나가 손에 들고 있던 용머리 지팡이를 바로 앞으로 내던졌다.당난영은 갑작스럽게 날아든 지팡이를 미처 막아내지 못했다.노부인이 체면을 구기면서까지 자신을 공격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그러나 당난영은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삼키며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그리고 하문산의 얼굴을 향해 칼을 던졌다.당난영이 그래도 한 가문의 일원임을 생각해 짧은 칼을 썼지만 하문산은 그녀의 칼을 피할 수 없었다.하문산은 그대로 땅바닥에 ‘퍽'하고 쓰러졌다.이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저절로 간담이 서늘해졌다.도저히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두들 할 말을 잃었다.당난영은 하문산에게 일격을 가한 후 하현의 앞으로 돌아와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말했죠. 감히 내 사위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내 시체를 밟고 지나가야 할 거라고.”하문산은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졌고 온몸에서는 식은땀이 흘렀지만 이를 악물고 당난영을 노려보았다.평소 유약해 보이던 당난영에게 이런 능력이 있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노부인의 안색도 어둡게 가라앉았다.“당난영, 넌 정말 무법천지구나!”“감히 시아주버님을 치다니!”“아랫사람으로서 어찌 이런 하극상을 벌일 수가 있느냐?”“반역자다!”“중벌을 받아 마땅한 반역죄를 범한 것이야!”“넷째도 널 지키지 못할 것이다!”당난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머니, 이건 무법천지가 아니라 내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예요.”“사위가 얻어맞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순 없지 않습니까?”하현은 복잡한 심정으로 당난영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
더 보기

3072장

하문준이 위험을 무릅쓰고 하현을 비호하는 것을 보자 하구천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쥐고 있던 술잔을 와그작 깨뜨렸다.주변에 있던 곽영준 등은 하구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하문준이 하현의 편에 섰다는 건 소주의 자리에 변수가 생겼다는 뜻이다.결국 절체절명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 것이 틀림없었다.노부인은 매서운 눈빛으로 하문준을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녀는 갑자기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그래, 좋아. 네가 이렇게 그를 지키고 싶다니 그렇게 하려무나!”“문주의 체면을 봐서 네 귀빈을 저 자리에 있게는 하겠다!”“하지만 난 네가 과거의 약속을 그대로 이행하고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을 위해 정당한 일을 하길 바란다!”“아까도 말했지만 오늘은 내 생일이야. 그러니 난 구천이를 항도 하 씨 가문 후계자로 정해야겠어!”“이 일은 그때 너도 받아들인 일이었어.”“그렇다면 항도 하 씨 가문의 미래를 위해서든 항성과 도성의 안정을 위해서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정하자꾸나!”“내 뜻이 아니라 네 아버지의 뜻이라는 걸 잊지 않았을 거야!”노부인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그러니 넌 구천이를 상석에 앉히고 대국을 주관하게 해야 해!”아버지의 뜻?!하문준의 아버지?전설의 옛 문주 하천성?!순간 연회장은 모두 얼어붙은 듯 고요했다!하천성이 어떤 사람이던가?직접 항도 하 씨 가문을 재건한 거물이었다!게다가 그는 오랫동안 전쟁의 신이었고 줄곧 관문을 닫아걸고 천인합일의 이치에 닿으려고 수양한 사람이었다.하구천이 상석에 앉는 일이 하천성의 뜻이었다고?순간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하문준에게 쏠렸다.하문준이 노부인의 뜻을 거역할 수는 있어도 감히 옛 문주의 말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옛 문주의 명망과 역량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말 한마디면 하문준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는 인물이었다.순간적으로 입을 꾹 다물어 버린 하문준을 바라
더 보기

3073장

”넷째 오빠, 정말 우리 가문 전체를 싸움판으로 만들 작정이야?”“아니면 오빠는 처음부터 구천이한테 자리를 내줄 마음이 없었던 거야?”“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제대로 말하지 않고 지금까지 기다린 거야?”“설마 정말 하현을 내세워 우리 가문의 지금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현재로서 하현을 소주에 앉히는 일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문주로서 오빠의 처사는 온당치 않아!”“앞으로 항도 하 씨 가문은 오늘부로 뿔뿔이 흩어질지도 몰라.”“넷째 오빠, 정말 가문의 역적이 될 생각이야?”하백진은 말을 마치며 하현을 힐끔 쳐다보았다.그녀는 하현을 정말로 눈엣가시처럼 여겼다.갑자기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고 딱 그 꼴이었다.하현만 없었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자신들에게 끼친 피해가 여간 적지 않았다!무슨 짓을 해서라도 진작에 하현을 죽이지 못한 게 후회스러울 따름이었다. 하현을 죽였으면 오늘날 이런 꼴은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무슨 말을 해도 늦었다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자신의 형들과 여동생의 말에 하문준은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마음에 씻지 못할 생채기를 내며 지나갔다.하문준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잠자코 있자 당난영이 갑자기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앞으로 나섰다.“여러분, 오늘은 어머님의 기쁜 날입니다.”“어쨌든 축하부터 하죠.”“소주를 정하는 일은 나중에 다시 얘기하는 걸로 해요. 어떻습니까?”“당난영, 당신이 뭘 알아요?”하백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당난영을 쳐다보았다.“기왕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니 오늘 속전속결로 처리해야 나중에 일이 커지지 않고 찜찜한 마음도 없죠.”“그러니까 넷째 오빠는 오늘 이 자리에서 도망갈 수 없어요!”“도대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확실하게 우리한테 설명해야 해요!”“넷째 오빠, 대세에 순응해서 하구천을 등극시킬 거야?”“아니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고집을 부려 하현을 상석에
더 보기

3074장

텐푸 쥬시로라는 말을 듣고 사람들이 눈꼬리를 움찔거리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많은 사람들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칼날을 매단 것처럼 날카로워졌다.특히 하문성과 하문산 두 사람의 낯빛이 극도로 험악해졌다.텐푸 쥬시로라는 이름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들은 분명히 알고 있는 듯했다.그들 사이에는 절대로 발설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던 것이다.특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입 밖으로 내어서는 안 되었다.그렇지 않으면 상상할 수 없는 재앙과 맞닥뜨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하현, 또 뭘 하려고 그러는 거야?”노부인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했지만 왠지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자네는 우리 항도 하 씨 가문 사람이 아닌데 왜 자꾸 끼어들어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정말 내가 자네를 죽이지 못할 성싶은가?”“게다가 자네는 지금 우리 넷째의 데릴사위도 아닐 뿐더러 데릴사위라고 해도 난 절대 자넬 상석에 앉힐 마음이 없어!”“외부인이 어떻게 항도 하 씨 가문 소주가 될 수 있겠어?”하문준은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머니, 하현은 소주 자리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어요.”“제가 미리 말씀을 못 드렸군요!”“난 그가 그 자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에게 문주 자리를 물려주고 싶은 거고요.”이 말을 들은 노부인은 흠칫 놀라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노부인은 하문준이 하현에게 자리를 물려줄지언정 하구천에게는 절대로 물려주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을 줄은 몰랐다.그녀 앞에서는 착하고 고분고분한 하구천이 도대체 하문준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나온단 말인가?정신을 가다듬은 노부인은 냉정을 되찾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넷째야, 너희들이 왜 섬나라 사람을 데리고 나오는지 모르지만 다른 일로 얼버무리려 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이 일로 네 아버지를 불러낸다고 해도 날 원망하지 말거라!”“그리고 잊지 마라!”“네 아버지가 진정한 태상황이라
더 보기

3075장

”제가 지금부터 할 얘기는 원래 생신날과 같은 경사스러운 날에는 어울리지 않는 얘깁니다.”“그런데 이 일에 관련된 사항들이 너무 어마어마합니다.”“그렇기 때문에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십 년 전 항도 하 씨 가문 문주인 하문준의 친아들이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마리아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바로 그날, 아기의 안전을 위한다며 당난영 부인과 아이는 따로따로 다른 차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그리고 돌이키지 못할 사건이 일어났죠!”“하문주의 친아들이 교통사고로 죽게 된 것입니다!”“이 일은 문주와 문주 부인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으로 남았습니다!”“두 분은 십 년 동안 이 사건을 조사했습니다!”“그런데 며칠 전 문주께서 드디어 이 사건의 주범을 확인했습니다!”“섬나라 신당류 검객, 텐푸 쥬시로!”“그리고 그에게는 또 다른 정체가 있었습니다. 바로 킬로 조직 ‘비명횡사'의 우두머리 ‘이의평'입니다!”“저와 문주는 천 리를 건너 섬나라를 습격해 그를 잡은 뒤 마침내 그로부터 자백을 받았습니다.”“이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 그리고 섬나라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음모를 알게 되었지요!”하현은 손뼉을 쳤다.“저는 여기 계신 여러분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섬나라 사람들의 음모가 우리 대하에서 실현되도록 놔둘 수 있겠습니까?”“십 년 전 사건의 진실을 정말 알아냈어?”“정말로 섬나라까지 가서 텐푸 쥬시로를 데려왔다고?”“소문으로만 듣던 그 조직이 십 년 전에 자취를 감췄는데 어떻게 그 우두머리를 잡고 신원까지 확인했다는 거야?”“신당류 검객이 킬러 조직이었다고? 분명 그 일에는 엄청난 배후가 있을 거야!”많은 하객들은 모두 저마다 의견을 쏟아내었다.동시에 오늘 노부인의 생일날 또 다른 국면이 펼쳐질 것임을 직감했다.모두들 흥분과 호기심, 기대로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다만 그중에 유난히 얼굴색이 어두워진 사람들이 있었다.특히 텐푸 쥬시로가 자백했다는 말을 듣자 그들의 눈동
더 보기

3076장

하구천에게 더없이 중요한 순간에 하현이 등장한 것을 두고 노부인의 마음속엔 원망과 차디찬 분노로 가득 차올랐다.하문준을 억누를 방법이 있었더라면 하현이 이렇게 날뛰는 걸 가만히 두고 보진 않았을 것이다.하문준 역시 이 점을 간파한 것이 분명하다.그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어머니, 그리고 항도 하 씨 고위층 여러분들. 결국 일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니 어쨌건 결말이 나야겠죠?”“게다가 십 년 전 사건에 대해 다들 궁금한 것이 많으시잖아요?”“오늘 우리는 모든 것을 공개할 것입니다!”“한 번에 확실하게!”“모든 것을 다 말입니다!”하문준의 말을 들은 당난영은 심호흡을 하고 억지로 냉정을 되찾으려고 애쓰며 하현을 바라보았다.“하현, 당신이 무엇을 하든 난 끝까지 당신을 지지할 거야.”하현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하수진과 눈빛을 교환했다.그리고 나서 그는 텐푸 쥬시로 앞에 가서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오늘 당신이 잘 협조하기만 한다면, 그리고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솔직하게 말해 준다면.”“약속대로 당신은 여기서 떠날 수 있어!”“하현, 걱정하지 마. 나한테 이런 기회를 주었으니 당연히 모든 것을 항도 하 씨 가문 사람들에게 알릴 책임이 있어.”텐푸 쥬시로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하현이 살길을 마련해 주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는 비록 다량의 안정제를 투여받았지만 전반적으로 꽤나 활기가 있어 보였다.텐푸 쥬시로는 일어서서 시선을 한 바퀴 돌린 후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오늘 정말 많이들 모이셨군요.”“얼굴이 낯익은 사람도 많으시고.”“거물급 인사도 적지 않군요.”“그런데 무슨 그런 쓸데없는 말들을 많이 하십니까?”줄곧 침착하게 냉정을 유지하던 하구천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와 텐푸 쥬시로를 가리켰다.“당신은 섬나라 검객 텐푸 쥬시로야.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알아보는 건 두말할 나위 없지.”“하지만 섬나라 사람들에 대한 신뢰는 글쎄... 썩 좋다고 보긴 어렵지.”“길가의
더 보기

3077장

하구천도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하현, 텐푸 뉴시로가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지 못하면 그가 한 말은 아무 가치도 없어.”하현의 표정이 냉랭해졌다.그때 텐푸 쥬시로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하구천, 내 신분을 증명하는 건 간단해.”“내가 조직의 수장이라는 증거를 댈 수는 없지만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나대신 내 신분을 증명해 줄 수 있어.”그러자 텐푸 쥬시로의 시선이 하백진의 얼굴에 떨어지더니 엷은 미소를 지으며 그가 말했다.“항도 하 씨 가문 고명딸, 하백진. 용전 부인 맞지?”하백진이 순간 안색이 살짝 일그러졌고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대하에는 4대 주춧돌인 용문, 용옥, 용위, 용전이 있지...”“대하 건국 초기부터 용전의 존재는 대외에서 일어나는 모든 전쟁으로부터 대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어.”“용전의 권세는 다른 4대 초석 중 가장 강하다고 할 수 있어.”“그래서 상부는 용전에서 일어날 수 있는 통제 불능의 상황을 억제하기 위해 한 사람을 용전 전주가 되도록 했지.”“그야말로 중재자를 둔 거야.”“그러나 용전 전주가 된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남자 중의 남자였어!”“그는 항도 하 씨 가문의 딸과 결혼했고 집안을 용전 천하로 만들기 위해 하 씨 가문을 흔들기 시작했지.”“그러나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어. 그의 아내가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할 줄은 아무도 몰랐던 거야.”“그러던 어느 날 수많은 사람들의 보호를 받던 용전 전주가 뜻밖에 차에 치여 병원에 실려 가게 되었어!”“죽지는 않았지만 모든 능력을 잃게 되었지!”“그때 일은 내가 수행한 것이 아니지만 난 그 내용을 알고 있었어.”이 말을 듣고 모두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장내는 순식간에 싸늘한 분위기가 감지되었다.그 당시 용전 전주가 당한 사고가 뜻밖에도 ‘비명횡사'와 관련이 있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물론 우리가 이 임무를 맡았을 때 교통사고를 내는 것이
더 보기

3078장

하문준의 명령에 수십 명의 문주 호위대들이 나와 용전 항도 정예들 옆에 섰다.하문준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텐푸 쥬시로가 모든 진실을 밝히도록 하고야 말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 같았다.텐푸 쥬시로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문성 앞에 다가와 말했다.“어르신, 이제 우리 당신 얘기 좀 합시다.”“십삼 년 전, 당신은 항도 하 씨 가문의 자금을 가지고 흑주의 석유 광산에 투자하러 갔다가 미국의 경쟁자들을 만났죠.”“그때 항도 하 씨 가문의 자금은 미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죠.”“당신은 그때 엄청난 공을 세워 항도 하 씨 가문 내부에서 빨리 자리잡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어요.”“그래서 궁리 끝에 우리 ‘비명횡사'를 불렀어요!”“그때 일은 미제 사건으로 남았고 왜 미국 재벌들이 아무 생각도 없이 바다에 뛰어들게 되었는지 아무도 몰랐죠.”“당신은 그 기회를 잡아 석유 광산을 손에 넣고 항도 재단을 설립했죠! 정말 놀라워요!”“역시 세상 사람들 말이 하나도 틀리지가 않아요. 모든 부자들은 마음이 시커멓다니까.”“닥쳐!”하문성의 안색이 순간 험악해졌다.“텐푸 쥬시로! 네가 일대의 검객이고 넷째가 지금 널 비호한다고 함부로 지껄이지 마!”“증거도 없는 헛소리 자꾸 지껄이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수가 있어!”그러나 하문성은 아무리 침착하려고 애를 써도 그의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은 숨길 수가 없었다.“그리고 다음은 당신! 하문산!”텐푸 쥬시로는 매서운 눈빛으로 하문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듣자 하니 당신은 영춘뿐만 아니라 팔극권도 수련했다더군요.”“무학의 성지에서 공공연한 비밀 아닌가요?”“그런데 당초 마침 무학의 성지 제자들 몇 명이 나와 강호를 누비다가...”텐푸 쥬시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문산은 책상을 탁 치며 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텐푸 쥬시로 이놈!”“우리는 네놈이 ‘비명횡사'의 수장 이의평이라는 걸 알고 있어!”“그러니 지금 당장 십 년 전 그 일에 대해
더 보기

3079장

”그러니까 당신 말은 천도가 당신 스승이란 거지!”“내 손자를 죽인 자도 천도이고?”노부인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증거는? 있고?”“네!”텐푸 쥬시로가 손뼉을 치자 용전 항도 정에들이 오래된 녹음펜을 들고 왔다.“저 안에 천도가 명령한 녹취록이 있습니다. 노부인께서 그에 대해 잘 알고 계시니 들으면 바로 그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섬나라 고위층의 직접적인 명령이 아니었기에 일부러 녹취록을 남겨두었지요.”“혹시라도 나한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울 때를 대비해서요.”노부인은 안색이 말도 못 하게 일그러졌지만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짓했고 누군가가 녹음펜을 들고 노부인의 곁에 다가갔다.노부인은 스스로 녹음펜을 집어 들고 들어보려는 듯하다가 갑자기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녹음펜을 분질러 부러뜨렸다.그녀는 스스로 증거를 인멸한 것이다.하문준은 순간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하현도 아주 흥미로운 눈빛으로 노부인을 쳐다보고 있었다.그때 노부인이 갑자기 벌벌 떨며 일어선 뒤 하현이 있는 쪽을 향해 절을 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하현.”“내가 사람을 잘못 봐서 십 년 전 그 끔찍한 일이 일어난 거야.”“내 손자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내 아들을 고통 속에 살게 했어.”“자네가 천도를 죽인 것은 아무 잘못이 없네. 오히려 큰 공로이고 고마워해야 할 일이야.”“오늘부터 자네는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의 귀빈이야!”“자네의 지위는 항도 하 씨 가문 문주와 동등하네!”“문주를 대하듯 자네를 대해야 할 것이야!”“항도 하 씨 가문 사람들 모두는 자네의 명을 받들 것이네!”“이를 어기는 자는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니 명심들 해!”순간 노부인이 오른손에 힘을 주자 ‘탁'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들고 있던 지팡이가 산산조각이 났다.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노부인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정말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이 많은 사람들
더 보기

3080장

감히 노부인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지금의 하구천의 지위가 섬나라 사람들의 도움 때문이라니?!게다가 아까 밝혀졌듯이 천도는 하문준의 친아들을 죽인 사람이었다.이 모든 일들과 뒤섞여 음모의 낌새가 여기저기 감지되자 사람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소름이 쫙 끼쳤다.노부인의 낯빛도 갑자기 어두워졌다.비록 그녀도 이미 짐작한 바였지만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하현에게 항도 하 씨 가문에서의 고위층 지위를 준 것은 더 이상 이 일을 추궁하지 않도록 하현을 입막음하려는 의도였다.그런데 하현이 이렇게 자신의 말을 무시하면서 이 일을 폭로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이때 하문준은 눈살을 약간 찌푸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텐푸 쥬시로를 응시했다.“텐푸 쥬시로, 할 말이 있으면 어서 해 봐!”“당신이 진실만을 말하기만 한다면 우린 당신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장해 줄 거야!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텐푸 쥬시로는 미소를 가볍게 띠며 말했다.“사실, 큰일도 아닙니다.”“하구천이 우리 섬나라에 와서 몇 번의 큰 성공을 거둔 것도 뒤에서 다 우리 신당류가 부채질해 줬기 때문이죠. 그래서 항도 하 씨 가문은 손쉽게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고 하구천은 그 공로도 더 높은 지위에 오른 것이죠.”“그리고 하구천이 몇 번 습격을 당한 적이 있죠? 그리고 약속이나 한 듯이 위기에서 무사히 잘 벗어났구요. 그 모든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의도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하구천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무엇보다 하구천이 전신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섬나라 황실이 간직하고 있던 신비의 단약을 삼켰기 때문입니다!”“그 한 알로 단번에 전신으로 거듭난 거죠!”“그러나 그 단약에는 엄청난 결함이 있어요!”“그 단약을 먹고 전신이 경지에 오르면 그 이후에는 한 치도 실력을 향상시킬 수가 없게 됩니다!”“게다가 십 년이 지난 뒤에는 그 단약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지경이 되지요! 장기간 복용을 해야
더 보기
이전
1
...
306307308309310
...
389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