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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081 - 챕터 3090

3882 챕터

3081장

하구천의 안색이 잿빛으로 어두워졌다.하문성은 살기를 드러낸 얼굴로 텐푸 쥬시로를 죽일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하백진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사람처럼 낯빛이 하얘졌다.하구천이 섬나라 사람들과 이렇게 깊고 깊은 관계를 맺었을 줄은 몰랐다.하구천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섬나라 사람들의 지원을 얼마나 많이 받았다는 것인가?하구천을 바라보는 노부인의 시선이 복잡해졌다.더 이상 그를 지지하기는 어려워 보였다.텐푸 쥬시로의 말이 끝나자 용전 항도 정예들이 쟁반 몇 개를 들고나왔다.쟁반들 위에는 사진과 계약서, 장부들이 놓여 있었다.딱 봐도 실질적인 증거들임에 틀림없었다.그렇지 않다면 하현이 일부러 이런 것들을 꺼내왔을 이유가 없었다.하구천의 시선이 쟁반 위의 물건들에 꽂혔고 그의 눈동자가 거침없이 요동쳤다.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던 그는 결국 굳은 얼굴로 변해 버렸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런 하구천의 모습을 예의주시하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하구천, 해명할 말이라도 있어?”“무슨 해명이 필요하겠어!”하구천는 아무런 분노도 표출하지 않았다.그렇다고 이성을 잃지도 않았다.그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냉정을 온몸으로 유지하고 있었다.이윽고 그는 차분한 얼굴로 하문준과 노부인을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제가 섬나라 사람들과 친분이 있었다는 건 인정합니다!”“큰일이 있을 때 섬나라 사람들과 협력한 적이 있어요.”“섬나라 사람들로부터 선물도 받았습니다.”“그게 뭐가 문제된다는 겁니까?”“항성과 도성은 원래 국제 대도시였습니다.”“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은 대하를 등에 지고 세계를 마주 보고 있습니다. 당연히 세계 각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교류해야 합니다!”“게다가 우리 대하와 섬나라는 줄곧 친하게 지내 왔습니다.”“제가 섬나라 황실과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이 대하에서 더욱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모두 제 덕분이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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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2장

”적에게 투항해 나라를 팔아먹은 게 아니란 말, 확실해?”“대하와 섬나라가 어떤 관계인지 보통 사람들은 모른다 쳐도 당신은 대하인으로서 모르지 않을 거야, 안 그래?”“제 2차 세계대전 때 섬나라 사람들이 우리 대하에 저지른 악행을 대하인들도 대하의 역사도 잊은 적이 없어!”하구천은 ‘피식'하며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리고 얼굴 가득 비꼬는 기색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하현, 그렇게 순진한 척하지마!”“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2차 대전 얘기를 꺼내고 그래?”“언제 적 얘기를 자꾸 들먹거리는 거냐고?”“역사의 진위는 둘째치고!”“만약 그 역사가 진실이라고 해도 당신 이런 말도 못 들어봤어?”“케케묵은 원한은 풀어야지. 자꾸 그 원한에 얽매여서는 안 돼!”“오랜 세월이 흘렀어. 우리 대하는 예의지국으로서 그리고 극동의 강국으로서 이웃나라의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할 순 없어?”“극동 지방에 살다 보면 아무래도 옷깃을 여미게 되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어.”“섬나라 사람들이 그동안 우리 대하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어?”“협업한 것도 적지 않잖아?”“이런 배경에 우리가 섬나라 사람들과 협력하지 못할 게 뭐가 있어?”“난 대하를 대표해서 섬나라 사람들과 평화롭게 지내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야!”“옥황상제가 나한테 묻는다고 해도 난 섬나라 사람들과 교류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섬나라 사람들이 무슨 나름의 속셈이 있었다고 해도 난 뭐 생각이 없는 줄 알아? 똑똑히 들어!”“내가 사심이 있었다고 해도 대하의 이익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우리의 이러한 교류는 확실히 서로에게 좋은 거야!”“서로 이웃한 나라끼리 서로 돕고 산다는 게 그냥 말로만 되는 게 아니라구!”“하현, 역사책 몇 권 공부한 걸로 나한테 와서 손가락질하지 마!”“나 하구천이 국제 정세를 연구하고 있을 때 당신은 아직도 진흙 장난이나 하는 수준이라고!”하구천의 궤변을 듣고 있던 하문성은 심호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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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3장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하구천이 정말 외부와 내통했다는 죄를 뒤집어쓴다면 항도 하 씨 가문의 소주가 될 수가 없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앞으로도 다시는 상석에 앉을 기회가 없을 것이다.어찌 되었건 대하 고위층도 이런 사람을 임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오늘 하구천의 측근들은 하구천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린 것이다.노부인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아무 말이 없었다.하문성 일행의 말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결국 사업을 하려면 여러 방면으로 협력을 할 수밖에 없다.지금까지 섬나라 사람들과 깊은 교류를 했다는 건 어찌 보면 하구천의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방증이었다.“할머니, 구천이가 한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혹시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할까 봐 하구천은 얼른 틈바구니를 비집고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만약 할머니도 제가 항도 하 씨 가문을 위해 섬나라와 협력한 것이 잘못되었다 생각하신다면.”“그럼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오늘부터 다시는 섬나라와 어떤 협력도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하겠습니다!”“이렇게 하면 저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섬나라와의 협력 취소로 인해 생기는 손실에 대해서 저 하구천은 결코 책임질 수가 없습니다!”뒷감당은 책임지지 않겠다?섬나라와 협력을 취소하면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순간 모든 사람들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노부인은 덤덤한 눈빛으로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입을 열었다.“구천아, 그게 무슨 뜻이냐?”“지금 우리를 협박하는 것이냐?”“아닙니다, 할머니. 오해십니다.”하구천은 황송한 듯 낯빛이 어두워졌다.“제가 가문을 협박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이 상황에까지 왔으니 저는 반드시 공정하게 시시비비를 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하구천은 쭈뼛쭈뼛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지만 말속에는 분명 가시가 돋쳐 있었다.어쨌든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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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4장

하구천의 궤변을 듣고 난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눈꼬리를 매섭게 치켜올렸다.오늘 하구천을 처음 만난 건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파렴치할 줄은 몰랐다.저런 말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내뱉다니!하구천이 단순히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런 궤변을 늘어놓는 것도 꼴사나운데 하구천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그는 섬나라와 친하게 지냈고 그 사람들을 부모처럼 믿고 따랐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뻔뻔스럽기 그지없었다.제2차 세계대전 때 피눈물을 흘렸던 대하의 역사조차 잊은 듯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하현은 정말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하구천!”하문준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한때 자신의 아들로 입적이 될 뻔했던 항도 하 씨 가문의 인물이었다.그런 하구천을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우리 항도 하 씨 가문 문규를 보면 누구도 이방인과 교류하는 것을 제지하지 않아!”“섬나라 사람과 친하게 지내면 안 된다는 규칙도 없어!”“하지만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은 애초에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정해 놓았지!”“그것은 바로 나라를 위해 나라의 안정을 위해 힘을 다한다는 것이야!”“우리가 외부와 교역하는 것은 확실히 우리의 발전을 위한 것이지만 또 다른 목적은 그들의 행동을 억제해서 우리 대하에서 함부로 세력을 넓히지 못하게 하는 거야!”“우리가 그들과 협력하는 가장 큰 목적은 규제를 위해서, 상생을 위해서, 우리 국민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서야!”“우리 자신의 이익은 일단 배제해 둬야 해!”“그 점을 잘 기억하고 있어?”“아니면 지난 몇 년 동안 혹시 경중이 뒤바뀐 건 아니야?”“소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국익을 팔아넘길 수 있다면!”“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이 몇 년 동안 5대 문벌의 꼴찌였겠는가?”“난 오랫동안 항도 하 씨 가문을 장악해 왔어. 외국 세력에 아무렇게나 이익을 양보하기만 했다면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은 벌써 5대 문벌의 실세로 올렸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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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5장

”입 닥쳐!”당난영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지 갑자기 책상을 치며 얼굴 가득 노기를 띠었다.“공로가 없어도 노고는 있다?!”“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하구천, 예전에 자네는 그래도 점잖았는데 어째서 이런 말을 함부로 하는 거야?”“게다가 섬나라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은 것이 조금도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야?”“심지어 섬나라 사람들이 자네의 큰 배경이자 후원자라고 생각하는 거야?”하구천은 냉소를 흘리며 입을 열었다.“왜? 안 됩니까?”“섬나라 사람들은 경제도 막강하고 검술도 뛰어납니다. 저에 대한 신임도 두텁습니다!”“섬나라 사람들은 우리한테 아무런 악의도 가지고 있지 않다구요!”“나와 섬나라 사람들은 서로 의지하고 있고 나를 지지하고 있어요!”“그게 제 능력입니다. 능력이요!”“지금 질투 나서 이러시는 겁니까?”“섬나라 사람들을 당신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 있습니까?”“사람이 능력이 있는 것도 죄가 됩니까?”“죄를 뒤집어씌우려면 어떤 구실인들 못 만들겠습니까? 흥!”하구천은 냉소를 흘리며 사나운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만약 이것 때문에 내 공적을 부인하고 날 상석에 못 앉게 한다면!”“나 하구천, 이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섬나라 사람들은 우리한테 악의가 없다고?!”당난영이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멀리 갈 것도 없이 십 년 전 일에 대해 말해 보자구!”“하구천, 자네한테 기회를 주기 위해서!”“그들은 아직 강보에 싸인 갓난아기도 서슴지 않고 죽였어!”“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어. 섬나라 사람들이 우리 대하를 멸망시키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아직도 모르겠어?”“섬나라 사람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대하에서 끊임없이 분란을 일으켰어!”“연경, 대구, 그리고 항성과 도성! 섬나라 사람들이 손 댄 흔적이 없는 곳이 어디 있어?”“섬나라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집안이 문을 닫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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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6장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한 발짝 내딛더니 갑자기 손바닥을 탁 내리쳤다.“탁!”방금까지 제멋대로 날뛰던 하구천은 하현의 뺨을 맞고 멍해져서 아무 반응도 보이지 못했다.“당신은 그 자리에 오를 수 없어!”하현이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항도 하 씨 가문에 입신하는 궁극적인 임무는 대하의 남문을 지키는 일이야!”“기본도 모르면서 상석에 앉으려고?”“뭣 때문에 당신을 막느냐 나한테 물었으니 나도 오늘 확실하게 말해 줄게!”말을 마치며 하현이 다시 한 걸음 내디뎠다.“퍽!”“이 뺨은 당신의 안하무인격 무법천지에 가까운 행동에 대한 대가야!”“윗사람을 존경하지 않는데 어떻게 상석에 오르겠다는 거야? 절대 그럴 수 없어! 꿈 깨는 게 좋을 거야!”“퍽!”“이 뺨은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외부에 흔들린 것에 대한 벌이야!”“섬나라가 망한다고 해도 우리 대하는 죽지 않아. 그런데 당신은 섬나라를 아버지로 섬기고 그 힘을 빌려 상석에 앉으려고 해? 정말 망상도 정도껏이야!”“퍽!”“이 뺨은 우리 조상의 업적과 역사를 존중하지 않는 당신의 무지에 대한 벌이야!”“우리 대하가 입국 초기에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어?”“섬나라 사람들은 나를 욕보이고 모욕을 줄 수는 있지만 우리 대하에는 절대 그럴 수 없어. 한 치의 양보도 한 치의 땅 한 줌도 빼앗기지 않을 거야!”“하구천 당신은 우리 대하 강과 산에 어떤 얼이 맺혀 있는지 알기나 해?”“하구천 당신은 십만 청년 병사들이 뭘 의미하는지 알기나 하냐고?”“하구천 당신은 조국이 어려울 때 선봉에 서야 한다는 것도 몰라?”“아무것도 모르면서 감히 큰소리나 뻥뻥 쳐대다니! 그러고서 서로 협력은 무슨 협력!”“퍽!”하현이 또 한 번 하구천의 뺨을 후려갈겼고 하구천의 몸이 붕 날아갔다.“하구천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선열을 대신해 섬나라 사람들을 용서한다는 거야?”“마찬가지로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대하 경내에서 상석에 오르려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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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7장

노인은 백전백승의 달인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자신의 앞에 우뚝 선 하현의 모습이 보이자 겨우 정신을 차리며 제대로 선 노인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서려고 했다.다만 그가 물러나는 속도보다 하현이 손바닥을 뻗치는 속도가 좀 더 빨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하현은 바로 노인에게로 가서 그의 손바닥을 노인의 얼굴에 쓸어내렸다.노인은 이를 악물고 두 손을 가슴에 대고 하현의 공격을 막으려고 했다.하지만 막을 틈도 없이 하현의 손바닥이 그의 얼굴에 떨어졌다.“촥!”낭랑하고 찰진 소리와 함께 노인의 몸이 붕 날아올랐고 땅에 떨어지는 순간 그의 입가에선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완전한 KO 패였다!최고의 병왕 고수로서 이렇게 쉽게 패하다니!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노인의 곁을 스쳐 지나쳤고 비틀거리며 일어선 하구천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날 건드려?!”“감히 날 쳐?”“하현, 겨우 네까짓 놈이 날 건드려?!”“도저히 살려둘 수가 없군!”하구천은 자신의 얼얼한 얼굴을 감싸며 잡아먹을 듯 차가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아직 내가 손도 뻗지 못했는데 감히 날 먼저 쳐?!”“하현, 요 며칠 항성과 도성에서 주먹깨나 썼다고 아주 기고만장한 모양이군!”“아주 항성과 도성에서 뭐라도 된 것 같지?”“그렇다면 내가 제대로 당신 정신 교육시켜 주겠어! 당신의 그 태도가 얼마나 어리석고 무지했는지를 알려 주겠다고!”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구천은 사납게 웃으며 손뼉을 쳤다.“귀한 시간 내어 여기 모이신 여러분! 저를 위해 저 쓰레기 같은 놈을 청소해 주십시오!”말을 마치며 하구천은 연회장 구석을 응시했고 거의 백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군중을 헤치고 걸어 나왔다.이들은 입고 있던 양복을 훌훌 벗어던지더니 미리 입고 있던 섬나라 전통 의상을 드러내었다.“섬나라의 음류, 무카이 집안이 하 소주를 축하드립니다!”“섬나라의 귀족 가문이 하 소주를 축하하며 하 소주의 앞날에 무한한 성공이 함께하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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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8장

”내가 십 년 동안을 열심히 고심하고 일한 덕분에 우리 집안과 둘째 숙부 집안은 하나가 된 지 오래예요.”“난 섬나라 사람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일찌감치 그들과 이익을 함께 했구요!”“우리 집안과 둘째 숙부 집안에 섬나라 사람들의 지지까지 얻게 된 거죠!”“문주가 날 어찌할 수 있겠습니까?”“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당신을 물러나게 해서 스스로 가문을 장악하는 것쯤 어려운 일도 아니에요.”“하지만 난 항상 문주의 체면을 세워 주었죠. 당신은 항도 하 씨 가문 문주였기 때문이에요. 난 누구보다 이 가문의 소주가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 단지 당신이 나에게 명분을 줄 때까지 기다렸던 뿐이고 당신이 물러나길 기다렸던 것뿐이라고요. 그렇게 되면 난 그 자리에 당당하게 올라갈 수 있죠!”“그런데 당신은 아주 뻔뻔했어요. 외부인을 위해 내 체면과 명분을 깡그리 없애려 했다구요!”“오랫동안 기다려 온 나한테 상석을 내어 주지 않겠다고요?”“그렇다면 잘 들으세요. 내가 오늘 면전에 대고 똑똑히 알려줄 테니까!”“지금 당장 그 자리에서 물려나 나 하구천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세요!”“아니면 오늘 쌍방이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어요. 각자의 능력으로 한번 겨뤄 보자구요. 나 하구천이 충분히 준비가 되었는지 아니면 하문준 당신의 대비가 충분했는지 확인해 보자구요!”“하지만 두고 보세요. 난 절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거예요. 죽을힘을 다할 거라구요. 내가 만약 실패하더라도 절대 후회는 없습니다!”“하지만 문주 당신의 사람들은 어떨까요? 흥!”“당신이 어떻게 아랫사람들을 구하고 가문을 지키는지 똑똑히 지켜보겠어요!”하구천은 차가운 눈빛을 가득 머금은 채 오랫동안 숨겨왔던 비장의 카드들을 서슴없이 모두 드러냈다.사실 그는 이런 곳에서 직접 하문준과 사이가 틀어지는 것을 절대 바라지 않았다.그의 계획대로라면 모든 것은 천천히 진행되어야 했다.그는 소주가 된 다음 하문준의 힘을 조금씩 잠식하고 결국 스스로가 상석에 앉는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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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9장

하문성 일행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오히려 입을 연 사람은 하구천이었다.“넷째 숙부, 말씀이 참 듣기 거북스럽습니다!”“이치를 깨달으셔야 합니다. 임금이 신하를 몰아세우니 어쩔 수 없이 신하들이 들고일어난 것입니다!”“이제부터 넷째 숙부의 시대는 지나갔어요!”“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잖습니까?”하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하문준은 제멋대로 날뛰는 하구천을 보고 또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하구천, 넌 정말 내가 오랜 세월 동안 가문의 일을 그르쳤다고 생각하느냐? 위로는 노부인에게 압박을 받고 아래서는 소란을 피우며 치고 올라오고 하는 것들이 내가 연약하고 어리석어서라고 생각하느냐?”“아들을 잃고 낙담하여 항도 하 씨 가문의 일은 안중에도 없이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풀이 죽어 사는 사람처럼 보였느냐?”“네가 지난 몇 년 동안 이 자리를 탐내고 몰래 사람을 사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나든 것을 내가 전혀 몰랐다고 생각하는 거냐?”“내가 너의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을 잃었다고 생각하느냐 말이야?”“내가 바로 움직이지 않고 네가 범하는 잘못들을 가만히 지켜본 것은 네가 스스로 깨닫고 천천히 성장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진정한 항도 하 씨 가문 계승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어!”“하지만 현실은 나에게 계속 속삭였지. 하구천 넌 절대 안 된다고! 아니 될 수가 없다고!”“하구천 넌 그럴 자격이 없어!”“노부인의 생신날 감히 섬나라 사람들을 앞세워 여러 사람들을 협박하며 나서다니!”“하구천, 정말 날 실망시키는구나!”“오늘 이 문주가 죽지 않는 한 하구천 넌 영원히 이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아랫사람으로 남게 될 것이야!”“반란을 일으켜 하극상을 만들겠다고? 내가 그렇게 무력해 보이더냐? 넌 무슨 역사 속 독불장군이라도 된 것 같으냐?”하문준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냉랭하고 차가웠다.하지만 그가 한 말에 하문성과 하백진 일행은 정신이 혼미해졌다.하문준이 이렇게 매서운 표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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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0장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구천은 밤의 검은 장막을 뚫고 내려오는 무장 헬기를 보고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어 젖혔다.“넷째 숙부! 문주! 내가 당신을 얕잡아 봤군요!”“내가 반란을 일으킬 줄 알고 미리 만반의 준비를 했다니!”“내가 오늘 반란을 일으킬 만하군요! 하하!”“정말 대단해요!”“그런데 정말 나랑 그렇게 한 판 붙고 싶은 겁니까?”“우리 둘이 오늘 이런 규모로 싸운다면 항도 하 씨 가문은 문을 닫을지도 모릅니다!”“하문준 당신이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가문을 쌓아 올렸는데 정말 오늘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이 무너지는 꼴을 지켜볼 수 있겠어요?”하구천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하문준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하구천 쪽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다가 자기 쪽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렸다.비록 하문준은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긴다 하더라도 빛바랜 영광이 아닐 수 없었다.분명 이것이 하구천의 가장 큰 저력이었다.그는 감히 하문준이 폭발하지 못할 거라고 계산한 것이다.“그래서 내가 제안 하나 드리죠.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에서 둘 다 다치지 않는 제안이죠!”하구천이 앞으로 나와 손을 흔들자 누군가 팔걸이의자를 들고나와 하구천의 뒤에 놓았다.그는 거만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다리를 건드려가며 실실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지었고 사람들을 쭉 바라보다가 결국 하현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하구천의 시선을 따라 섬나라 고수들의 시선도 함께 하현에게 떨어졌다.하나같이 매섭고 살기 어린 눈빛이었다.하구천이 뭐라고 입을 열기만 하면 섬나라 사람들은 하현을 부리나케 포위할 태세였다.하지만 하구천은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현, 오늘 나랑 한판 벌여보지 않겠어?”“내가 오늘 당신을 위해 고수들을 준비했어. 섬나라 검객을 칠 수 있는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한번 보자구!”“내가 준비한 걸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야!”“그렇다면 난 두말 않고 이 반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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