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십 년 동안을 열심히 고심하고 일한 덕분에 우리 집안과 둘째 숙부 집안은 하나가 된 지 오래예요.”“난 섬나라 사람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일찌감치 그들과 이익을 함께 했구요!”“우리 집안과 둘째 숙부 집안에 섬나라 사람들의 지지까지 얻게 된 거죠!”“문주가 날 어찌할 수 있겠습니까?”“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당신을 물러나게 해서 스스로 가문을 장악하는 것쯤 어려운 일도 아니에요.”“하지만 난 항상 문주의 체면을 세워 주었죠. 당신은 항도 하 씨 가문 문주였기 때문이에요. 난 누구보다 이 가문의 소주가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 단지 당신이 나에게 명분을 줄 때까지 기다렸던 뿐이고 당신이 물러나길 기다렸던 것뿐이라고요. 그렇게 되면 난 그 자리에 당당하게 올라갈 수 있죠!”“그런데 당신은 아주 뻔뻔했어요. 외부인을 위해 내 체면과 명분을 깡그리 없애려 했다구요!”“오랫동안 기다려 온 나한테 상석을 내어 주지 않겠다고요?”“그렇다면 잘 들으세요. 내가 오늘 면전에 대고 똑똑히 알려줄 테니까!”“지금 당장 그 자리에서 물려나 나 하구천에게 그 자리를 양보하세요!”“아니면 오늘 쌍방이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어요. 각자의 능력으로 한번 겨뤄 보자구요. 나 하구천이 충분히 준비가 되었는지 아니면 하문준 당신의 대비가 충분했는지 확인해 보자구요!”“하지만 두고 보세요. 난 절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거예요. 죽을힘을 다할 거라구요. 내가 만약 실패하더라도 절대 후회는 없습니다!”“하지만 문주 당신의 사람들은 어떨까요? 흥!”“당신이 어떻게 아랫사람들을 구하고 가문을 지키는지 똑똑히 지켜보겠어요!”하구천은 차가운 눈빛을 가득 머금은 채 오랫동안 숨겨왔던 비장의 카드들을 서슴없이 모두 드러냈다.사실 그는 이런 곳에서 직접 하문준과 사이가 틀어지는 것을 절대 바라지 않았다.그의 계획대로라면 모든 것은 천천히 진행되어야 했다.그는 소주가 된 다음 하문준의 힘을 조금씩 잠식하고 결국 스스로가 상석에 앉는 것이었
하문성 일행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오히려 입을 연 사람은 하구천이었다.“넷째 숙부, 말씀이 참 듣기 거북스럽습니다!”“이치를 깨달으셔야 합니다. 임금이 신하를 몰아세우니 어쩔 수 없이 신하들이 들고일어난 것입니다!”“이제부터 넷째 숙부의 시대는 지나갔어요!”“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잖습니까?”하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하문준은 제멋대로 날뛰는 하구천을 보고 또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하구천, 넌 정말 내가 오랜 세월 동안 가문의 일을 그르쳤다고 생각하느냐? 위로는 노부인에게 압박을 받고 아래서는 소란을 피우며 치고 올라오고 하는 것들이 내가 연약하고 어리석어서라고 생각하느냐?”“아들을 잃고 낙담하여 항도 하 씨 가문의 일은 안중에도 없이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풀이 죽어 사는 사람처럼 보였느냐?”“네가 지난 몇 년 동안 이 자리를 탐내고 몰래 사람을 사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나든 것을 내가 전혀 몰랐다고 생각하는 거냐?”“내가 너의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을 잃었다고 생각하느냐 말이야?”“내가 바로 움직이지 않고 네가 범하는 잘못들을 가만히 지켜본 것은 네가 스스로 깨닫고 천천히 성장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진정한 항도 하 씨 가문 계승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어!”“하지만 현실은 나에게 계속 속삭였지. 하구천 넌 절대 안 된다고! 아니 될 수가 없다고!”“하구천 넌 그럴 자격이 없어!”“노부인의 생신날 감히 섬나라 사람들을 앞세워 여러 사람들을 협박하며 나서다니!”“하구천, 정말 날 실망시키는구나!”“오늘 이 문주가 죽지 않는 한 하구천 넌 영원히 이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아랫사람으로 남게 될 것이야!”“반란을 일으켜 하극상을 만들겠다고? 내가 그렇게 무력해 보이더냐? 넌 무슨 역사 속 독불장군이라도 된 것 같으냐?”하문준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냉랭하고 차가웠다.하지만 그가 한 말에 하문성과 하백진 일행은 정신이 혼미해졌다.하문준이 이렇게 매서운 표정으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구천은 밤의 검은 장막을 뚫고 내려오는 무장 헬기를 보고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어 젖혔다.“넷째 숙부! 문주! 내가 당신을 얕잡아 봤군요!”“내가 반란을 일으킬 줄 알고 미리 만반의 준비를 했다니!”“내가 오늘 반란을 일으킬 만하군요! 하하!”“정말 대단해요!”“그런데 정말 나랑 그렇게 한 판 붙고 싶은 겁니까?”“우리 둘이 오늘 이런 규모로 싸운다면 항도 하 씨 가문은 문을 닫을지도 모릅니다!”“하문준 당신이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가문을 쌓아 올렸는데 정말 오늘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이 무너지는 꼴을 지켜볼 수 있겠어요?”하구천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하문준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하구천 쪽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다가 자기 쪽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렸다.비록 하문준은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긴다 하더라도 빛바랜 영광이 아닐 수 없었다.분명 이것이 하구천의 가장 큰 저력이었다.그는 감히 하문준이 폭발하지 못할 거라고 계산한 것이다.“그래서 내가 제안 하나 드리죠.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에서 둘 다 다치지 않는 제안이죠!”하구천이 앞으로 나와 손을 흔들자 누군가 팔걸이의자를 들고나와 하구천의 뒤에 놓았다.그는 거만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다리를 건드려가며 실실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지었고 사람들을 쭉 바라보다가 결국 하현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하구천의 시선을 따라 섬나라 고수들의 시선도 함께 하현에게 떨어졌다.하나같이 매섭고 살기 어린 눈빛이었다.하구천이 뭐라고 입을 열기만 하면 섬나라 사람들은 하현을 부리나케 포위할 태세였다.하지만 하구천은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현, 오늘 나랑 한판 벌여보지 않겠어?”“내가 오늘 당신을 위해 고수들을 준비했어. 섬나라 검객을 칠 수 있는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한번 보자구!”“내가 준비한 걸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야!”“그렇다면 난 두말 않고 이 반란의
하백진의 말에 하구천은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일리가 있는 말이에요!”“역시 고모는 항상 일리가 있는 말씀만 하신다니까!”“하현, 나도 당신한테 목숨을 내놓는 이런 판에 들어오라고 강요하지 않아. 무릎 꿇고 머리만 세 번 조아린다면 당신을 놓아줄 수 있다고!”“봐, 내가 얼마나 당신한테 잘해 줘!”“원래 당신과 나 사이의 원한으로 말하자면 오늘 이 자리에서 당신을 칼로 무참히 베어도 시원하지 않을 거야!!“하지만 난 당신한테 삶의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잖아.”“어때? 내가 배포가 좀 크지 않아? 이렇게 패기 넘치고 아량이 넓은 사람 봤어?”하구천은 실실 웃으며 말을 이었다.“물론 당신이 내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어.”“그렇게 되면 섬나라에서 온 저 친구들이 당장 당신한테 달려들 거야! 나도 저들을 막을 수가 없어!”“아마 당신을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 테니까!”하구천이 손짓을 하자 섬나라 고수들이 하나같이 눈에서 살기를 드러내며 하현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들의 눈동자에는 적개심과 원한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섬나라 음류 검객을 죽이고 천 리를 건너와 신당류의 본산을 습격한 두 사건은 섬나라 무하계에 씻을 수 없는 망신을 안겼다.기회가 되기만 한다면 이 사람들은 하현을 난도질하고도 남을 것이다.멀지 않은 곳에서 섬나라 사람들이 하현을 향한 깊은 적개심을 드러내며 탁자를 쾅 하고 치며 말했다.“하 씨 네놈! 이 개자식! 감히 우리 무카이 마키 일가를 멸문시키다니!”“난 오늘 네놈을 갈기갈기 찢어 너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하나하나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야!”가만히 듣고 있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말이었다.섬나라 사람들은 하나같이 분개하며 눈을 희번덕거렸다.눈앞에 빨간 깃발을 흔드는 투우사를 보고 흥분한 수소들처럼 하현을 당장 쳐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났다.섬나라 고수들이 이렇게 떠들어대자 장내는 순식간에 살벌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항성과 도성에서 온 상류층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창백
”참, 하현. 내가 자리에 오르면 가장 먼저 관문을 열 거야. 섬나라 사람들과 본격적으로 협력을 하는 거지.”“그럼 내가 아주 눈에 거슬리겠네?”“당신은 내가 섬나라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서 상석에 오를 자격이 없다고 말했지?”“그럼 자! 얼른 내 목을 베!”하구천은 다시 팔걸이의자에 앉았다.하문준은 하구천의 도발에도 꿈쩍하지 않고 무시했다.지금 하구천은 말할 수 없이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하지만 당신은 그럴 배짱도 없는 것 같은데!”말을 마치자마자 하구천은 혼자 낄낄거리더니 손짓을 하며 냉담하게 말했다.“저놈을 죽여! 내 일에 걸리적거리지 않게!”섬나라 사람 몇 명이 한 발짝씩 내딛더니 너 나 할 것 없이 허리에 찬 섬나라 장도를 꺼내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다가갔다.섬나라 사람들은 하현을 난도질해 죽일 작정인 듯 보였다.하구천이 상석에 오르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누가 뭐래도 하현이었다.“하구천.”이때 하현이 마침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까 나랑 한 판 놀아 보자고 했잖아?”“아직도 당신이 그 마음 그대로라면 좋아! 내가 같이 놀아 줄게!”“그런데 감히 혼자 감당할 수 있겠어?”“당신 전신이라며?”“그런데 방금 나한테 뺨 몇 대 맞아서 설마 그 자리를 되찾을 용기조차 없어진 건 아니지?”하현이 일부러 하구천의 약점을 들추며 그의 화를 돋우었다.하구천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이때 얼굴에 문신을 새긴 중년 남자가 나오더니 하구천을 향해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하 소주, 왜 당신이 직접 나서려고 하는 거야?”“난 줄곧 우리 홍성에 맞서는 저놈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어. 얼마나 힘이 대단하길래 저렇게 날뛰는지!”“드디어 오늘 그런 기회가 왔군. 내가 하 소주를 대신해 저놈을 잡아 보겠어!”“저 사람은 홍성 교관 진홍성이야!”“진태유와 진홍두의 생부!?”“홍성이 막 발전하기 시작했을 때 진홍성이 손에 식칼을 들고 남규 거리를 쓸어버렸
하현의 손이 진홍성의 얼굴을 후려쳤다!?홍성 교관이?항성과 도성의 태산과도 같은 진홍성이?전설의 거물 진홍성이 등장하자마자 하현에게 한 방을 맞고 바로 날아갔다고?!게다가 진홍성은 죽지만 않았다 뿐이지 거의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사람처럼 널브러졌다.노부인의 생신 현장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함만이 가득했다.숨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제멋대로 날뛰던 하구천과 하백진은 이 모습을 보고 눈동자가 그대로 얼어붙었다.하현이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강할 줄은 몰랐다.많은 사람들 앞에서 진홍성을 때려눕히다니!소란스럽게 거들먹거리던 섬나라 사람들은 순간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의기소침해졌다.“이럴 수가!?”항성에서 내로라하는 집안 부인들은 충격에 휩싸인 듯 고운 얼굴에 잿빛 그늘이 가득했다.진홍성의 명성은 너무나 컸다.그녀들의 눈에 진홍성이 몸을 날렸다는 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무적의 힘을 뜻한다.하현이 최근에 아무리 유명해졌다고는 해도 진홍성을 만나면 찍소리도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그녀들이었다.하지만 하현이 손을 쓰자마자, 그것도 뺨 한 대로 진홍성이 이렇게 고꾸라질 줄은 몰랐다.그야말로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 사건이었다.특히 허민설을 비롯한 하구천의 추종자들은 한동안 넋이 나간 채 미동도 하지 못했다.“하, 하현이 진홍성을 때려눕혔다고?”“이곳에는 수많은 총이 하현을 겨누고 있었고 수많은 섬나라 고수들이 칼날을 치켜세우고 있었는데...”허민설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이것이 꿈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려는 듯 연신 자신의 뺨을 때렸다.“어떻게 이런 일이?”“저 칼날이 두렵지도 않은 건가? 여기서 어떻게 맨몸으로 진홍성에게 맞설 수가 있지?”오히려 동리아와 최영하 일행은 예상했다는 듯 의미심장한 눈빛을 띨 뿐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그녀들은 이미 하현의 힘이나 스타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손을 쓰지 않았다면 모를까,
하구천의 표정은 냉랭했다.자신감도 충만했다.하현의 말에 속을 만큼 바보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했다.어찌 되었건 하현은 미야타 신노스케를 죽이고 이걸윤을 제압하고 텐푸 쥬시로를 생포하고 천도를 죽인 사람이다...이것만은 확실했다.그러나 비록 하구천이 당당하게 큰소리는 쳤지만 하현과 직접 맞붙을 의도는 없었다.그가 해야 할 일은 보다 쉽게 하현을 죽이고 항도 하 씨 가문을 장악한 뒤 무한한 명성을 쌓는 것이었다.굳이 하현과 끝까지 죽기 살기로 싸울 마음은 없었다.생각에 이에 미치자 하구천은 팔걸이의자에 앉아 하현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했다.“오늘은 노부인의 생신날이야. 아주 경사스러운 날이지. 당신한테 힘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난 당신을 손대지 않을 거야!”“그러니 여기서 자꾸 시간 끌지 말고 얼른 무릎이나 꿇어!”“그렇지 않으면 당신 험한 꼴 보게 될 거야! 내 명령 한 마디만 이 뒤에 있는 고수들이 단번에 당신을 때려눕힐 수 있어!”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백 명에 가까운 고수들이 앞으로 나왔다.항도 하 씨 가문 고수들 이외에도 섬나라 고수들까지 더해 그 규모는 실로 엄청났다.이미 이 사람들의 마음속은 하현에 대한 분노로 들끓은 지 오래였다.비록 하현의 실력이 그들을 두렵게 만들었지만 한번 제대로 걸리기만 한다면 그들은 섬나라의 원흉인 하현을 죽이는 일에 절대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하구천의 반응을 살피던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하구천, 어쨌든 당신은 오랜 세월 동안 항성과 도성 젊은 세대를 이끄는 인물이라고 칭송받았지.”“항성과 도성에서 상석에 앉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었고.”“그랬더니 이거 너무 뻔뻔해졌는 걸!”“내가 무서워서 덤벼들지 못하겠으면 직접 말로 해.”“능력 없으면 내 앞에서 뻔뻔하게 거들먹거리지 마. 당신은 그럴 자격 없어! 적어도 아직은!”그러자 하현은 다시 섬나라 고수들을 실눈으로 바라보며 냉랭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당신이 데려온 섬나
비아냥거리는 하현의 표정이 냉랭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섬나라 사람들의 귀를 후벼팠고 섬나라 사람들과 하구천과의 친밀한 관계를 사정없이 부추기고 있었다.섬나라 사람들은 자신들이 음류든 염류든 다른 어떤 세력이든 자존심이란 게 있는 고수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분노가 달아올랐다.섬나라 사람들은 항상 스스로를 최고라고 여기고 극동지역에서 가장 고귀한 민족으로 여겼다.오늘 그들은 하구천이 상석에 앉는 것을 도우러 왔다.스스로를 하구천의 뒷배이자 든든한 조력자라고 생각해서 온 것이나 그의 싸움꾼이 되려고 온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하현에게 이런 자존심 구기는 말을 듣고 보니 어느새인가 그들은 하구천을 그들의 우두머리로 생각해 온 것 같았다.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섬나라 사람들은 모두 눈가에 경련이 일어나서 눈동자에 붉은 기운이 떠올랐다.“저 자식이!”하구천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섬나라 사람들 중 무카이 마오가 제일 먼저 버럭 하며 일어섰다.그는 허리춤에 있던 섬나라 장도를 칼집에서 꺼내더니 순식간에 하현이 있는 곳을 향해 기세 좋게 걸어 나갔다.“개자식! 오늘 다 죽여 버리겠어! 이 빌어먹을 놈!”“네가 내 형님을 죽이고 내 조카딸을 죽인 것도 모자라 섬나라 음류 고수들을 죽였어!”“오늘 내가 네놈을 산산조각 내어 산허리에 뿌리고 말 테야!”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당신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같이 보내줄 테니까!”“이! 이놈이! 이 쳐 죽일 놈!”무카이 마오는 양손에 칼을 쥔 채 분노로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누가 말릴 사이도 없이 하현 앞으로 돌진했다.하구천은 그를 말려 보려고 했지만 분노에 휩싸인 무카이 마오의 얼굴을 보고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하구천은 그저 목소리를 낮추어 조용히 타이를 수밖에 없었다.“무카이 마오, 하현은 함부로 덤벼들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음험하고 아주 교활한 놈이라니까! 조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