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511 - 챕터 2520

3671 챕터

2511장

음침하고 차가운 소리가 무겁게 깔리며 룸 안에 울려 퍼졌다.모든 사람들은 오싹한 느낌에 휩싸여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잘날 척하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숨죽이고 있었다.진홍두는 이 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라이온 킹! 어르신을 뵐 면목이 없어요.”“이놈이 우리 홍성을 무시하며 협박을 했어요!”“어르신께서 혼을 좀 내주시면 좋겠습니다.”라이온 킹!?항성과 도성 사람들이라면 모두 숨을 헐떡이며 입에 올릴 극강의 인물, 라이온 킹!라이온 킹은 홍성의 최고 고수였다!듣자 하니 홍성이 큰 대가를 지불하고 해외에서 초빙한 고수라고 했다.외부의 습격으로부터 홍성의 고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 초빙했다는 말을 들었다.그런 라이온 킹이 진홍두의 편에 서 있을 줄이야!라이온 킹의 비호로 진홍두는 절대적 안전을 확보했던 것이다.전설에 따르면 이 라이온 킹은 절정의 병왕이며 거의 전쟁의 신급 경지에 가깝다고 했다.그는 하 씨 성을 가진 사람을 반드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아무리 최문성이 옆에서 지킨다고 해도 결국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다.어차피 같은 병왕이라고 하더라도 실력 차이란 것은 엄연히 존재하는 법이었다.라이온 킹 앞에서 최문성이라는 신진 병왕은 그저 한낱 피라미에 불과한 것이다.홍성의 와호장룡을 그리 만만히 봐서는 큰 코 다칠 일만 남는다.“어이, 젊은이. 홍성과 섬나라 음류 사람들은 당신 같은 피라미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지금 기회를 줄게. 네 뺨 열 대 때리고 무카이를 살려낸다면 내가 당신 살려줄게.”“만약 당신이 거절한다면 이 몸이 직접 나서서 먼지가 나도록 패 줄 수밖에 없어.”말투는 담백했지만 내용은 섬뜩했다.마치 저승에서 온 저승사자가 매서운 눈으로 그와 황천길을 갈 사람을 물색하는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보던 사람들은 저절로 손에 땀이 났다.곧이어 라이온 킹은 사람들 속을 헤집고 모습을 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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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장

”이런 방자한 놈!”라이온 킹의 얼굴이 어두워졌다.항성과 도성을 종횡무진 누빈 그녀였다.최고의 가문도 라이온 킹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겸손한 태도를 보여왔다.그 이름만으로 항성과 도성에서는 거칠 것이 없었던 것이다.그런데 젊은 애송이 같은 놈 따위가 감히 눈앞에서 자신을 모욕하다니!라이온 킹도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어서 바람처럼 곧장 앞으로 달려 나와 하현 앞에 섰다.동시에 그녀는 하현의 멱살을 잡고 부숴버리려고 했다.그러나 하현은 조금도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라이온 킹이 발톱을 드러내며 하현의 목에 가까이하려는 순간 날카로운 기운이 솟아올랐다.생각지도 못한 날카로운 기운에 그녀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움찔 놀라 몸을 돌렸고 허공으로 날아올라 오른손으로 칼을 막았다.“촤창!”무서운 파동이 장내로 퍼지면서 모든 사람들의 옷과 머리카락이 펄럭였다.사람들은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최문성이라는 부잣집 도련님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역시 모든 사람이 병왕이라고 불릴 만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전설의 당도대다웠다.도성의 부잣집 도련님이 당도대에 갔다 온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이런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칼 솜씨가 이 정도일 줄은 정말 아무도 몰랐다.최문성은 세 걸음 뒤로 물러난 뒤 하현 앞에 몸을 세우며 당당한 눈빛을 보였다.라이온 킹이 손을 흔들자 그녀의 손에 있던 금장갑이 날카롭고 거북한 마찰음을 내었다.그러자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젊은이, 병왕을 믿고 그를 당신의 경호원으로 삼았나 본데, 자신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내가 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최 씨 가문을 멸망시킨 다음에 네놈의 뼈도 가루로 내 주지!”라이온 킹도 분명 하현의 실력을 모르는 것 같았다.그녀는 젊은 애송이가 무슨 힘이 있으랴 생각했다.최문성의 비호에 의지해 감히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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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3장

하현의 뒤편에는 몇몇 용전 항도 지부 정예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홍성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만약 정예들이 한꺼번에 발사를 시작한다면 상대는 아마 80% 이상 피해를 입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용전 항도 지부 정예들은 사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저들은 속으로 하현을 건방지고 오만한 사람이라고 은근히 비방하고 있었다.그들은 홍성이 용전과 같이 규칙과 이치를 따지는 집단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이 총 몇 자루로 홍성을 제압하려고 하다니?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탕탕탕!”양측에서 동시에 수십 발의 총성이 마주쳤다.라이온 킹은 갑자기 얼굴빛이 변하며 몸에 지니고 있던 칼을 꺼냈다.그녀는 땅바닥에 몸을 굴려 최문성 쪽으로 다가갔고 매서운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 솟구쳤다.이윽고 그녀는 단번에 휘둘렀다.그녀의 칼은 아무렇게나 공격하는 것 같지만 최문성의 가장 큰 허점을 노리며 공중에서 칼춤을 추었다.서슬 퍼런 살기가 뱀의 혓바닥처럼 칼 위에 넘실거렸다.날카로운 칼은 최문성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을 정도였다.라이온 킹은 극강의 스피드로 최문성에게 칼을 휘두른 것이다.보통 사람들은 이 수법을 피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놀라서 그저 혼비백산할 것이다.하지만 최문성은 더욱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양손에 칼을 쥔 채 단칼에 내려쳤다.그래, 함께 죽어 보자구!만약 라이온 킹이 계속 이런 식으로 공격해 나온다면 그녀가 최문성을 죽임과 동시에 최문성의 칼이 그녀를 두 동강 낼 것이다.현란하지 그지없는 최문성의 칼솜씨에 라이온 킹은 소름이 끼쳤고 순간 안색이 급변하며 하현을 힐끔 쳐다보았다.그녀의 눈에 이글이글 살의가 불타올랐다.최문성은 이전에 이 정도 실력까지는 아니었다.그러나 하현이 몇 가지 충고해 준 것을 제대로 파악하자 최문성은 훨씬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최문성은 지금 죽기로 덤비고 있지만 그녀는 그렇지 못했다.그녀는 홍성의 고수였다.매일 호화로운 차와 유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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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4장

장내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모두들 정신이 혼미해져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눈앞에서 보고도 도저히 이 광경이 믿기지가 않았던 것이다.눈앞의 모든 일들이 도무지 현실적이지가 않았다.세상의 모든 오만함과 의기를 다 모은 듯 당당하게 등장했던 라이온 킹이 하현의 뺨 한 대에 처참한 몰골이 되었다니!라이온 킹이 누구던가?보통 사람이 아니라 바로 홍성의 고수다!도성과 항성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닌 홍성의 고수!그런 고수가 초주검이 되어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다.이런 굴욕적인 장면이 또 있을까!하현의 뺨 한 대는 라이온 킹뿐만 아니라 홍성의 얼굴을 무참히 짓밟아 놓았다.총을 쥐고 있던 홍성 정예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복수의 의지로 활활 타오르던 그들은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총을 잡고 있는 자신들의 손이 더없이 차가워지고 있음을 느꼈다.겨울바람 같은 매서운 기운이 그들을 지배했고 지금 당장이라도 하현을 향해 총알 세례를 퍼부을 참이었다.“죽여! 죽여 버려!”“마구 쏴 버려! 라이온 킹을 위해 복수해!”잠시 후 상황을 알아차린 진홍두가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질렀다.그녀는 오늘 밤 이 광경이 그녀의 인생을 망쳐 놓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후루타가 죽은 것도 치명적이었는데 라이온 킹에 무카이까지 이 지경이 되다니, 그야말로 절망적이었다.오늘 일어난 일 하나하나 그녀에게는 모두 엄청난 손실이었다.하현이 죽지 않는다면 그녀 또한 죽은 목숨이 될 것이다.그러나 안타깝게도 홍성의 정예들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서 하현을 향해 감히 총을 겨누지 못했다.방금 라이온 킹을 제압하는 하현의 손놀림은 그들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용전 항도 지부 사람들도 충격을 받긴 마찬가지였다.그들은 하현의 실력이 이렇게까지 무시무시할 줄은 추호도 생각지 못했다.순간 그들은 하현이 어떻게 항성과 도성을 진압하고 용전 항도 지부에서 하백진을 물러나게 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라이온 킹에게 휘두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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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5장

”빌어먹을 놈!”“개자식!”“감히 우리 도련님에게 그런 불손한 말을 하다니, 죽고 싶어?”하구천 뒤에 서 있던 몇 명의 화려한 복장의 남녀들은 모두 하현을 잡아먹을 듯 독기를 뿜어내었다.하현의 몸놀림이 빨라 라이온 킹을 단번에 제압했지만 항성과 도성의 상류층 거물들에게 하현은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 해도 한낱 싸움꾼에 불과했다.그들의 권력, 배경 앞에서는 별 볼일 없는 것이다!하현이 감히 관청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나 되는가!지금은 한 사람의 칼에 의지해 강호를 헤집고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저런 몸놀림은 요즘 보기 드물지만 단지 보기 드문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하구천은 사람들에게 감정을 가라앉히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그는 하현을 향해 깊은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지금 날 건드리는 거야?”하현이 웃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야?”“몸이 똑바로 서 있으면 그림자가 기울 일이 없잖아. 당신은 항성과 도성의 정의를 대표하는 사람이잖아. 곧 9대 병부 총교관으로 앉게 될 사람인데 내가 어떻게 당신을 건드릴 수 있겠어?”9대 병부 총교관이라는 말을 언급하는 하현의 얼굴에는 흥미로운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하구천이 이 직함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짐짓 궁금했던 터였다.하구천은 하현을 더욱더 유심히 쳐다보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지 않았다.“모두 세간의 소문일 뿐이야.”“그래?”하현은 눈썹을 들썩이며 능청스럽게 말했다.그는 하구천이 스스로 9대 병부 총교관이 될 거라고 말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하구천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영민한 하구천은 이 기세로 자신을 항도 하 씨 후계자 자리에 올려놓고 말 것이다.아마도 그는 가까운 시일 내에 실제로 그 자리에 올라 새로운 세대의 항도 하 씨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그의 계획과 계산에 의하면 허무맹랑할지언정 9대 병부 총교관이라는 호피를 끌어들여 자신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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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6장

10여분 후, 총을 든 수사팀장 일행들이 몰려들어 모든 사람들을 통제했다.그 외에도 열두 명 이상의 언론 기자들이 몰려왔다.모두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오늘 밤 이 뉴스는 항도 하 씨 가문과 홍성, 섬나라 음류 등에 관한 것이었다.어떤 전개로 흐르는 이야기든 뉴스의 헤드라인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이렇게 많은 거물들이 엮인 일이라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기 때문이다.항성 경찰서도 감히 사익을 위해 법을 어기며 사건을 처리할 수 없었고 반드시 공적으로 일을 잘 처리해야 했다.항성과 도성에서 그 누구에게도 비길 데 없는 신분인 하구천도 꼼짝없이 걸려들고 말았다.이 순간 도저히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언론의 감독 하에 항성 경찰서의 수사관은 어떤 조사든 간에 공평함과 정의를 위시해야 했다.곧이어 백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두 구룡성 경찰서로 보내졌다.한 사람 한 사람 심문을 시작했다.이미 중상을 입고 죽어 가는 사람들도 놓치지 않았다.하현은 구룡성 경찰서로 연행되었다.그러나 경찰서로 오는 내내 그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그는 하구천에게 일격을 가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일을 벌였다.항도 하 씨 가문이 항성과 도성에서 얼마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항성과 도성의 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혹시 법 위에 또 다른 법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보기 위함이었다.다음날 아침 일찍 최영하는 향기로운 차향을 풍기며 취조실로 들어왔다.하현 앞에 찻잔을 내려놓으며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하현, 어젯밤 전화 한 통으로 벌집을 쑤셔 놓았군!”“항도 하 씨 가문 사모님이 발끈해서 전화를 하셨어. 항성 관청 최고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하구천을 왜 억류했느냐고 몰아세웠지.”하현은 경찰서에서 제공해 준 아침을 먹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 전설의 항성 관청 청장이 겁 좀 먹었겠는데?”“겁은 무슨 겁을 먹어? 밖에 얼마나 많은 기자들이 깔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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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7장

최영하는 입을 가리고 가볍게 웃었다.만약 이 일이 단순히 관리자에게만 보고되었다면 흑막이 짙어졌을 것이다.하지만 천지에 이 일이 다 알려졌으니 아마 공정하게 처리될 것이다.“뚜벅뚜벅.”두 사람의 말이 거의 끝나갈 무렵 제복을 입은 항성 경찰서 형사 한 명이 걸어 들어왔다.늠름한 자태의 단발머리 여형사였다.혼혈 미인으로 오똑한 콧날과 깊은 눈두덩이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그녀의 가슴팍에는 동리아라는 이름표가 걸려 있었다.동리아는 하현을 유심히 쳐다본 후 최영하를 곁눈질로 흘끔거리며 차갑게 말했다.“이 사람을 보석으로 풀어 주셔도 됩니다!”“하지만 보름 동안에는 이곳 항성을 떠나지 못하고 항성 경찰서에서 또 소환할 때까지 기다리십시오.”최영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경찰서에서 철저히 조사하는데 그가 힘을 보탤 거예요.”“증거가 있으면 증거대로, 물증이 있으면 물증이 있는 대로 조사가 이루어질 겁니다.”최영하의 말에 동리아는 차갑게 대꾸했다.그녀는 하현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 있는 것 같았다.동리아는 차가운 눈길로 그를 한번 힐끔 쳐다본 후 서류철을 하현 앞에 놓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서명하고 돌아가시면 됩니다.”하현은 펜을 집어 들었지만 서둘러 사인하는 대신 동리아를 향해 흥미로운 듯한 시선을 보냈다.“이 경찰관님은 내가 처음 보는 것 같은데요.”“내가 당신한테 뭐 잘못한 거라도 있나요?”동리아는 냉담한 표정만 지을 뿐 아무런 말이 없었다.최영하가 대신 나섰다.“하현, 당신은 동리아한테 잘못한 거 없어. 미움을 산 일도 없고. 하지만 항성 관청 최고 책임자인 동리아의 아버지는 당신한테 감정이 좀 있지.”하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동리아가 왜 자신을 불쾌하게 대했는지 알 것 같았다.결국 어젯밤 일은 그와 일면식도 없는 항성 관청 일인자를 난처하게 만든 셈이었다.동리아는 차갑고 오만한 점이 없진 않았지만 교양은 있는 사람이었다.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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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8장

십여 분 후 하현은 구룡성 경찰서를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시선을 떨어뜨렸다.몇몇 홍성 건달들이 자신을 바라보며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하현은 경찰서 현판을 한번 쳐다보고는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다.“이 항성 최고 책임자 참 재미있는 사람이군.”“사람의 직위나 신분에 관계없이 저지른 일에 대해 잘 따져야지. 항도 하 씨 가문 때문에 법의 잣대를 사사로이 대지 않은 건 정말 잘한 일이야.”최영하도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이번에는 그가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서 항도 하 씨 가문, 섬나라 음류, 홍성의 미움을 톡톡히 받고 있어.”“앞으로 항성 최고 책임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적잖은 문제가 터질 것 같아.”하현은 웃으며 말했다.“항성은 도성에 비해 훨씬 더 골이 깊은 것 같아. 그 항성 최고 책임자라는 사람이 누구야?”최영하가 바로 대답했다.“동정감.”“동정감이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은 그가 이미 얼마나 많은 뒷배를 가지고 있는지를 말해 주고 있는 거야.”“항도 하 씨 가문도 그를 쉽게 건드리지 못해.”하현은 손을 뻗어 최영하의 어깨를 두드리려 했지만 이전에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애매한 상황이 떠올라 그대로 손을 움츠렸다.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기회를 봐서 그 항성 최고 책임자와 만날 수 있게 자리 좀 마련해 줘.”“아마 그 사람도 날 만나고 싶어 할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손뼉을 치며 떠날 준비를 했다.이때 멀지 않은 주차장에서 도요타 엘파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요란스럽게 달려들었다.“하현 오빠!”보아하니 화소혜는 어젯밤 여기서 밤을 지새운 것 같았다.심지어 많은 인맥을 동원해서 말이다.그녀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하현에게 달려들었다.“정말 나왔구나! 너무 다행이에요!”어젯밤 그녀는 하현이 홍성과 섬나라 음류들에게 당해서 죽었을까 봐 적잖이 걱정했다.어쨌든 홍성은 이곳 항성에서 뿌리가 깊은 조직이었고 항성 관청과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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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9장

화소혜가 하현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러 가려고 했을 때 구룡성 경찰서에서 오만한 걸음걸이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역시 거칠 것이 없는 동리아였다.그녀는 화소혜와 이야기하며 큰소리로 웃고 있는 하현을 실눈으로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찌질이 같으니라구!”한바탕 욕을 한 후 동리아는 언짢은 기색으로 하현에게 걸어갔다.최영하와 화소혜의 시선이 동시에 동리아에게 떨어졌다.항성 관청의 일인자의 콧대 높은 딸이 왜 또 갑자기 접근해 오는 걸까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설마 경찰서 쪽에서 하현을 보석으로 풀어준 것을 후회하는 걸까?하현도 의아한 표정으로 동리아를 쳐다보았다.그러나 그는 다시 경찰서에 들어간다고 해도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어쨌든 지금 자신은 스스로 경찰서에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였고 가장 골치가 아픈 사람은 절대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동리아는 유심히 하현을 쳐다본 후 입을 열었다.“하현,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하현은 웃으며 대답했다.“아니요. 여기 있는 사람은 모두 내 식구나 다름없는 사람들이니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 여기서 말해요. 난 상관없으니까.”잠시 침묵이 흐른 뒤 동리아는 머뭇거리다가 겨우 입을 떼었다.“아버지가 당신을 좀 보고 싶어 하셔요. 괜찮으시면 아침 식사라도 같이 했으면 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조금 어리둥절했다.동정감이 스스로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그러자 하현도 거절하지 않고 최영하에게 화소혜의 안전을 부탁하고는 동리아의 포르쉐 차량에 올라탔다....30분 후 하현은 항성 태평산 기슭에 있는 저택에 도착했다.드넓은 마당을 아우르고 있는 저택은 그냥 보기에도 매우 부지가 넓었다.남태평양 바다까지도 바로 한눈에 들어왔다.묵진하고 끈적끈적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정원의 꽃들을 이리저리 흔들어 놓으며 마당 가득 은은한 향내를 풍겼다.하와이풍의 반바지와 반팔을 입은 항성 관청 최고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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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0장

”솨아! 솨아!”바람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렸다.동리아는 이미 예상한 듯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덤덤하게 하현을 쳐다보았다.마치 하현이 허둥지둥거리는 모습을 기대하는 표정이었다.하지만 결국 그녀는 예상하는 그림을 얻지 못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손을 들고 그 자리에서 나뭇가지가 자신을 스쳐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었고 이후 나뭇가지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만 들렸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정감을 바라보았다.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동정감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역시 보통 인물이 아니야!하현이 마음속으로 감탄하고 있는 동안 동정감은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옆에 있던 아내에게 건네주었다.그리고 나서 그는 손수건을 꺼내 손바닥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좋아! 좋아!”“눈앞에서 태산이 무너져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젊은 나이에 그런 마음가짐을 가졌으니 어젯밤 당신이 내 큰 코를 다치게 할 만하구만.”“내가 어제 당한 일이 그리 억울해 보이지는 않는군.”동정감은 하현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말했다.방금 일어난 일은 분명 동정감이 하현의 실력을 가늠해 보기 위해 시도한 것이다.어젯밤 자신의 뒤통수를 친 젊은이가 얼마나 위세가 대단한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그런데 하현이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이런 일격을 무심히 감당할 줄 아는 것에 동정감은 적잖이 놀랐다.역시 자신이 잘못 보지 않았음을 알고 동정감은 하현을 더욱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적어도 항성과 도성에 이 정도 실력과 담력의 젊은이는 그리 많지 않다.하현은 동정감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다만 어르신께 손해를 끼쳤다는 말은 어디를 두고 하시는 말씀이신지요?”“어젯밤 제가 신고한 일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전 시민으로서 관청이 공정하고 정의롭게, 합당하고 합법적으로 처리해 줄 거라 생각해서였습니다.”동정감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입을 열었다.“재미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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