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분 후, 총을 든 수사팀장 일행들이 몰려들어 모든 사람들을 통제했다.그 외에도 열두 명 이상의 언론 기자들이 몰려왔다.모두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오늘 밤 이 뉴스는 항도 하 씨 가문과 홍성, 섬나라 음류 등에 관한 것이었다.어떤 전개로 흐르는 이야기든 뉴스의 헤드라인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이렇게 많은 거물들이 엮인 일이라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기 때문이다.항성 경찰서도 감히 사익을 위해 법을 어기며 사건을 처리할 수 없었고 반드시 공적으로 일을 잘 처리해야 했다.항성과 도성에서 그 누구에게도 비길 데 없는 신분인 하구천도 꼼짝없이 걸려들고 말았다.이 순간 도저히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언론의 감독 하에 항성 경찰서의 수사관은 어떤 조사든 간에 공평함과 정의를 위시해야 했다.곧이어 백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두 구룡성 경찰서로 보내졌다.한 사람 한 사람 심문을 시작했다.이미 중상을 입고 죽어 가는 사람들도 놓치지 않았다.하현은 구룡성 경찰서로 연행되었다.그러나 경찰서로 오는 내내 그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그는 하구천에게 일격을 가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일을 벌였다.항도 하 씨 가문이 항성과 도성에서 얼마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항성과 도성의 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혹시 법 위에 또 다른 법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보기 위함이었다.다음날 아침 일찍 최영하는 향기로운 차향을 풍기며 취조실로 들어왔다.하현 앞에 찻잔을 내려놓으며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하현, 어젯밤 전화 한 통으로 벌집을 쑤셔 놓았군!”“항도 하 씨 가문 사모님이 발끈해서 전화를 하셨어. 항성 관청 최고 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하구천을 왜 억류했느냐고 몰아세웠지.”하현은 경찰서에서 제공해 준 아침을 먹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 전설의 항성 관청 청장이 겁 좀 먹었겠는데?”“겁은 무슨 겁을 먹어? 밖에 얼마나 많은 기자들이 깔렸
최영하는 입을 가리고 가볍게 웃었다.만약 이 일이 단순히 관리자에게만 보고되었다면 흑막이 짙어졌을 것이다.하지만 천지에 이 일이 다 알려졌으니 아마 공정하게 처리될 것이다.“뚜벅뚜벅.”두 사람의 말이 거의 끝나갈 무렵 제복을 입은 항성 경찰서 형사 한 명이 걸어 들어왔다.늠름한 자태의 단발머리 여형사였다.혼혈 미인으로 오똑한 콧날과 깊은 눈두덩이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그녀의 가슴팍에는 동리아라는 이름표가 걸려 있었다.동리아는 하현을 유심히 쳐다본 후 최영하를 곁눈질로 흘끔거리며 차갑게 말했다.“이 사람을 보석으로 풀어 주셔도 됩니다!”“하지만 보름 동안에는 이곳 항성을 떠나지 못하고 항성 경찰서에서 또 소환할 때까지 기다리십시오.”최영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경찰서에서 철저히 조사하는데 그가 힘을 보탤 거예요.”“증거가 있으면 증거대로, 물증이 있으면 물증이 있는 대로 조사가 이루어질 겁니다.”최영하의 말에 동리아는 차갑게 대꾸했다.그녀는 하현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 있는 것 같았다.동리아는 차가운 눈길로 그를 한번 힐끔 쳐다본 후 서류철을 하현 앞에 놓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서명하고 돌아가시면 됩니다.”하현은 펜을 집어 들었지만 서둘러 사인하는 대신 동리아를 향해 흥미로운 듯한 시선을 보냈다.“이 경찰관님은 내가 처음 보는 것 같은데요.”“내가 당신한테 뭐 잘못한 거라도 있나요?”동리아는 냉담한 표정만 지을 뿐 아무런 말이 없었다.최영하가 대신 나섰다.“하현, 당신은 동리아한테 잘못한 거 없어. 미움을 산 일도 없고. 하지만 항성 관청 최고 책임자인 동리아의 아버지는 당신한테 감정이 좀 있지.”하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동리아가 왜 자신을 불쾌하게 대했는지 알 것 같았다.결국 어젯밤 일은 그와 일면식도 없는 항성 관청 일인자를 난처하게 만든 셈이었다.동리아는 차갑고 오만한 점이 없진 않았지만 교양은 있는 사람이었다.하현
십여 분 후 하현은 구룡성 경찰서를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시선을 떨어뜨렸다.몇몇 홍성 건달들이 자신을 바라보며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하현은 경찰서 현판을 한번 쳐다보고는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다.“이 항성 최고 책임자 참 재미있는 사람이군.”“사람의 직위나 신분에 관계없이 저지른 일에 대해 잘 따져야지. 항도 하 씨 가문 때문에 법의 잣대를 사사로이 대지 않은 건 정말 잘한 일이야.”최영하도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이번에는 그가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서 항도 하 씨 가문, 섬나라 음류, 홍성의 미움을 톡톡히 받고 있어.”“앞으로 항성 최고 책임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적잖은 문제가 터질 것 같아.”하현은 웃으며 말했다.“항성은 도성에 비해 훨씬 더 골이 깊은 것 같아. 그 항성 최고 책임자라는 사람이 누구야?”최영하가 바로 대답했다.“동정감.”“동정감이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은 그가 이미 얼마나 많은 뒷배를 가지고 있는지를 말해 주고 있는 거야.”“항도 하 씨 가문도 그를 쉽게 건드리지 못해.”하현은 손을 뻗어 최영하의 어깨를 두드리려 했지만 이전에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애매한 상황이 떠올라 그대로 손을 움츠렸다.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기회를 봐서 그 항성 최고 책임자와 만날 수 있게 자리 좀 마련해 줘.”“아마 그 사람도 날 만나고 싶어 할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손뼉을 치며 떠날 준비를 했다.이때 멀지 않은 주차장에서 도요타 엘파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요란스럽게 달려들었다.“하현 오빠!”보아하니 화소혜는 어젯밤 여기서 밤을 지새운 것 같았다.심지어 많은 인맥을 동원해서 말이다.그녀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하현에게 달려들었다.“정말 나왔구나! 너무 다행이에요!”어젯밤 그녀는 하현이 홍성과 섬나라 음류들에게 당해서 죽었을까 봐 적잖이 걱정했다.어쨌든 홍성은 이곳 항성에서 뿌리가 깊은 조직이었고 항성 관청과 항
화소혜가 하현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러 가려고 했을 때 구룡성 경찰서에서 오만한 걸음걸이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역시 거칠 것이 없는 동리아였다.그녀는 화소혜와 이야기하며 큰소리로 웃고 있는 하현을 실눈으로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찌질이 같으니라구!”한바탕 욕을 한 후 동리아는 언짢은 기색으로 하현에게 걸어갔다.최영하와 화소혜의 시선이 동시에 동리아에게 떨어졌다.항성 관청의 일인자의 콧대 높은 딸이 왜 또 갑자기 접근해 오는 걸까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설마 경찰서 쪽에서 하현을 보석으로 풀어준 것을 후회하는 걸까?하현도 의아한 표정으로 동리아를 쳐다보았다.그러나 그는 다시 경찰서에 들어간다고 해도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어쨌든 지금 자신은 스스로 경찰서에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였고 가장 골치가 아픈 사람은 절대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동리아는 유심히 하현을 쳐다본 후 입을 열었다.“하현,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하현은 웃으며 대답했다.“아니요. 여기 있는 사람은 모두 내 식구나 다름없는 사람들이니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 여기서 말해요. 난 상관없으니까.”잠시 침묵이 흐른 뒤 동리아는 머뭇거리다가 겨우 입을 떼었다.“아버지가 당신을 좀 보고 싶어 하셔요. 괜찮으시면 아침 식사라도 같이 했으면 해요.”하현은 이 말을 듣고 조금 어리둥절했다.동정감이 스스로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그러자 하현도 거절하지 않고 최영하에게 화소혜의 안전을 부탁하고는 동리아의 포르쉐 차량에 올라탔다....30분 후 하현은 항성 태평산 기슭에 있는 저택에 도착했다.드넓은 마당을 아우르고 있는 저택은 그냥 보기에도 매우 부지가 넓었다.남태평양 바다까지도 바로 한눈에 들어왔다.묵진하고 끈적끈적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정원의 꽃들을 이리저리 흔들어 놓으며 마당 가득 은은한 향내를 풍겼다.하와이풍의 반바지와 반팔을 입은 항성 관청 최고 책임자
”솨아! 솨아!”바람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렸다.동리아는 이미 예상한 듯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덤덤하게 하현을 쳐다보았다.마치 하현이 허둥지둥거리는 모습을 기대하는 표정이었다.하지만 결국 그녀는 예상하는 그림을 얻지 못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손을 들고 그 자리에서 나뭇가지가 자신을 스쳐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었고 이후 나뭇가지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만 들렸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정감을 바라보았다.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동정감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역시 보통 인물이 아니야!하현이 마음속으로 감탄하고 있는 동안 동정감은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옆에 있던 아내에게 건네주었다.그리고 나서 그는 손수건을 꺼내 손바닥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좋아! 좋아!”“눈앞에서 태산이 무너져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젊은 나이에 그런 마음가짐을 가졌으니 어젯밤 당신이 내 큰 코를 다치게 할 만하구만.”“내가 어제 당한 일이 그리 억울해 보이지는 않는군.”동정감은 하현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말했다.방금 일어난 일은 분명 동정감이 하현의 실력을 가늠해 보기 위해 시도한 것이다.어젯밤 자신의 뒤통수를 친 젊은이가 얼마나 위세가 대단한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그런데 하현이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이런 일격을 무심히 감당할 줄 아는 것에 동정감은 적잖이 놀랐다.역시 자신이 잘못 보지 않았음을 알고 동정감은 하현을 더욱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적어도 항성과 도성에 이 정도 실력과 담력의 젊은이는 그리 많지 않다.하현은 동정감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다만 어르신께 손해를 끼쳤다는 말은 어디를 두고 하시는 말씀이신지요?”“어젯밤 제가 신고한 일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전 시민으로서 관청이 공정하고 정의롭게, 합당하고 합법적으로 처리해 줄 거라 생각해서였습니다.”동정감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입을 열었다.“재미있
동정감은 서서히 언짢은 기색을 내비치며 계속 힘을 주었다.나중에는 거의 모든 힘을 다 쏟아 하현의 손을 꽉 쥐었다.그러나 그는 자신이 가한 힘이 아무런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손아귀가 희미하게 아파지기 시작하면서 곧이어 찢어질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는 걸 깨달았다.“나쁘지 않아. 좋아, 좋아.”동정감은 드디어 손을 거두었다.그는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머리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몸놀림과 심성도 모두 최상급이군. 이제 더 이상 당신을 원망하지 않겠네!”말을 마치며 동정감이 하인에게 손짓을 하자 하인은 재빠른 몸놀림으로 탁자와 의자를 두 사람 가까이로 옮겨왔다.하현에게 앉으라고 손짓한 후 동정감은 하현에게 직접 차를 따라주었고 뒤이어 맛깔스러운 항성식 다과가 탁자 위에 놓였다.동리아는 자신의 아버지가 하현에게 하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늘 아침은 분명 동정감이 하현을 염탐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는데 갑자기 이제야 만나게 된 걸 아쉬워하는 듯한 분위기로 흘러간 것이다.동정감은 찻잔에 입을 갖다 대고 한 모금 음미한 다음 줄곧 의아해하는 표정을 하고 서 있는 동리아를 힐끔 보며 웃었다.“리아야, 내가 오늘 하현을 때려죽이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예의 바르게 대접하는 걸 이상하게 여기고 있는 거지?”동리아는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동정감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내가 원래 하현과 밥 한 끼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어서였단다. 내가 가까이 소중하게 두어도 될 사람인지 어떤지 알고 싶었거든.”“이 사람이 가까이 소중하게 둘 깜냥이 안 되는 사람이고 어젯밤 사건은 그냥 운이 좀 나빴다고 치더라도 난 이 사람에게 식사를 대접했을 거야.”“그랬다면 아마 그냥 밥 한 끼에 불과했겠지.”동정감의 말을 듣고 동리아는 생각에 잠겼다.그리고 나서 그녀는 하현을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보석으로 풀려난 사람을 자신
”둘째, 항도 하 씨 가문이 홍성을 뒤에서 움직여 항독을 압박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지금 각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이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신다면 그들은 당장 항독을 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고 할 겁니다.”“그리고 오늘 이 식사를 빌어 다른 사람들에게 아직 항독이 건재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혀 흔들림이 없다는 것도 보여줄 수 있구요.”“셋째는 동맹할 사람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어쨌든 제가 항성과 도성에 온 후 용전 항도 지부를 흔들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하구천을 여러 번 공격하게 되었죠.”“항독께서는 제가 도대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저력은 얼마나 탄탄한지 손을 잡아도 될 사람인지 가늠하고 싶으셨던 겁니다.”예리하게 분석한 하현의 말을 듣고 동리아는 정신이 혼미해졌다.어젯밤 사건으로 자신의 아버지가 이렇게 큰 소용돌이에 직면할 줄은 몰랐다.뜻밖에 외부인의 입을 통해 사건의 이면을 듣게 될 줄이야.하현의 빈틈없는 분석에 동리아는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동정감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하현을 유심히 바라보며 말했다.“앞의 두 가지는 확실히 내 생각과 일치하네만 세 번째는 나도 잘 몰랐던 것이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하현, 나한테도 좀 가르쳐 주세요”어느새 하현에 대한 동리아의 말투가 공손하게 바뀌어 있었고 이는 하현에 대한 그녀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걸 의미한다.동정감은 이미 하현을 자신과 동등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다.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있지 않습니다. 백성에게는 두 왕이 있을 수가 없죠.”“이전의 항도 하 씨 가문은 상대적으로 조용했지만 하구천은 다릅니다.”“용전의 떠오르는 전쟁의 신으로 불릴 뿐만 아니라 항성과 도성의 젊은 세대 중 일인자에 9대 병부 총교관감이라는 말도 있죠.”“하지만 항독께서는 하구천이 9대 병부 총교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구천은 바로 항독
정오가 되어서야 하현은 동정감의 집을 나왔다.동정감은 직접 하현을 문밖까지 배웅했다.동 씨 집안에선 보기 드문 일이었다.줄곧 집에서 조용히 지내던 항독이 직접 나와서 배웅을 하다니!도대체 하현에게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이러는 것인가?동 씨 집안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의아한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어떻게 해서라도 하현과 친해질 기회를 찾느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오갔다.어쨌든 그들이 보기에 동정감이 이렇게 극진히 대접하는 사람은 드물었기 때문이다.동정감이 저택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아까 뾰로통해 있던 동리아가 그에게 커피 한 잔을 가져다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버지, 저도 아버지가 하현을 왜 집까지 이렇게 초대한 건지는 이제 알겠는데요.”“마음에 들면 그냥 마음에 든다고 하면 되지 뭘 이렇게 크게 벌이세요? 지지한다니요? 그럴 필요까지 있어요?”“항도 하 씨 가문에서 아버지 태도를 눈치챈다면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항도 하 씨 가문은 항성과 도성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주시하고 있어요. 그들에게 미움을 사면 우리 집안도 시끄럽게 될 거라구요!”동리아는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이었다.동 씨 집안사람이 항독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생각만큼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니었다.항도 하 씨 가문은 항성과 도성을 손아귀에 넣고 쥐락펴락하고 있었다.몇 년 동안 동정감이 이 깊은 산속 같은 집에 칩거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했다.“우리 동 씨 집안도 거북이처럼 움츠린 채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구요.”“그런데 어젯밤 일로 인해 우리 집안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게 생겼어요.”동정감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현은 경찰서에 신고를 한 뒤 바로 언론에 제보했어.”“우리 집안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거지.”“우리 동 씨 집안이 권력자의 편에 서서 그와 같은 선량한 시민에게 칼을 들이댄다면 어떻게 되겠니? 그러니 날 믿어 봐. 오늘 이 자리가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