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한 특수효과와 개연성 없는 스토리에 헛웃음을 터트리던 소은정이 전동하에게 영화 내용을 불평하려던 그때,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서는 눈을 꼭 막고 있는 전동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뭐야? 이게 무서워?소은정은 의아할 따름이었다.“전 대표님, 괜찮으시죠?”소은정의 목소리에 손을 내린 전동하는 짐짓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네, 괜찮아요.”하지만 그런 전동하의 모습은 소은정은 왠지 귀엽게 느껴지며 웃음이 새어나왔다.“저 문 당겨야 열리는 것 같은데... 죽어라고 밀기만 하니까 안 열리지. 안 그래요?”소은정이 스크린을 가리키고 전동하가 고개를 돌린 순간, 머리를 풀어헤친 처녀귀신이 모습을 드러내고 전동하는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의자 손잡이를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떨림이 소은정에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그... 그러네요.”전동하가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렇게 무서우면 안 봐도 돼요...”“아니요. 무서운 게 아니라... 그냥 너무 갑작스러워서...”억지로 해명을 하던 전동하가 의아한 눈길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그런데 은정 씨는 하나도 안 무서운가 봐요?”“아, 전에 은해 오빠 따라서 공포영화 촬영현장에도 가보고 그랬 거든요. 저런 장면들을 어떻게 찍는다는 걸 알고 나니까 별로 안 무섭더라고요.”고개를 끄덕이던 전동하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그런데 소은해 씨가 저런 공포영화에도 출연했었나요?”“그럴 리가요. 오빠가 이미지에 얼마나 신경 쓰는데 B급 공포영화에 출연할 리가 있겠어요?”영화관에는 두 사람뿐인지라 소은정과 전동하는 가끔씩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었다.소은정은 전동하가 비록 얼굴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눈동자는 아래쪽을 보고 있는 걸 발견했다.안 무서운 척하기는, 큭.전동하에게는 영겁 같았던 2시간 흐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에야 전동하는 몸에 힘을 풀 수 있었다.음료를 사서 돌아온 소은정은 영화관 입구에 앉아 심호흡을 하고 있는 전동하를 보고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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