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Chapter 871 - Chapter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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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부동산이 많아서 다행이야

”평소에 태한그룹에서 파티를 열 때면 항상 이한석 비서가 먼저 연락했거든? 그런데 이번에는 이름도 처음 듣는 팀장이었어.”소은정이 왠지 이상함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했다.소은정이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전동하가 보낸 문자 알림 메시지였다.“내일 오후 태한그룹에서 주최하는 파티가 열리잖아요. 파트너가 필요한데 같이 갈래요?”전동하의 말에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태한그룹 파티에 전동하를 초대했다고?이상하다는 느낌이 더 강력해질 수밖에 없었다.사실 전동하 정도의 유명 투자자가 그룹 파티에 초대를 받는 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전동하를 철천지 원수 보듯 하는 박수혁이 전동하를 초대했을 리가 없다.그러니 이 파티는 박수혁이 기획한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소리.“알겠어요.”일단 가보면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있겠지. 웬지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느낌에 기대감이 점점 더 부풀어 올랐다.소은정의 묘한 미소에 소은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미 가기로 한 것 같은데 내가 같이 가줄까?”“됐어. 파트너도 찾았고 요즘 출근도 안 하겠다 언니랑 같이 좋은 시간 보내.”싱긋 미소를 짓던 소은정이 한 마디 덧붙였다.“아, 회사 근처에 있는 그 오피스텔, 나 팔고 싶어.”외출할 때마다 박수혁 그 인간의 얼굴을 보고 싶지는 않으니까.소은정의 말에 소은호가 장난스레 물었다.“왜? 돈 부족해?”“그건 아니고. 그냥 좀 싫증나서.”“그럼 그냥 다른 곳으로 옮겨. 어차피 네 명의로 된 부동산이 거기 하나도 아니고. 아무데나 골라서 살면 되잖아.”돈이 부족하지도 않은데 왜 부동산을 처분하려 하는 거지?동생이 이해가 가지 않는 소은호였다.에휴, 오빠가 뭘 알아. 평생 일만 한 사람이.하지만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고 싶지 않아 소은정은 어깨를 으쓱한 뒤 자연스레 화제를 돌렸다.“두 사람 결혼은 언제 할 거야?”“내일 파트너는 누구로 정했어?”서로에게 질문을 한 소은호, 소은정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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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기회는 없어

하지만 박수혁의 타박에 주눅 들 강서진이 아니었다.“그럼 얼른 차에서 내려. 파트너로서 같이 들어가야 할 거 아니야.”이 형 좀 봐라? 지금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는 저 늑대 같은 남자들이 안 보이는 거야?강서진의 말에 잠깐 망설이던 박수혁이 차에서 내리던 그때, 강서진이 그의 팔을 잡더니 갑자기 말을 바꾸었다.“아니다. 오늘은 날이 아닌 것 같아. 그냥 내 옆에 있어.”짜증스러운 표정으로 팔을 뿌리친 박수혁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향했다.그리고 나란히 선 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전동하, 소은정 두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선남선녀라는 단어가 두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순간, 박수혁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전동하 저 자식까지 초대한 거야? 하, 할아버지...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어요?박대한이 소은정을 초대한 것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다.오늘 이 파티는 박수혁을 망가트리기 위한 박대한의 마지막 발악일 터,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하지만... 박대한은 박수혁의 생각보다 훨씬 더 독하고 교활했다.사랑의 라이벌인 전동하 앞에서 무너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박수혁에게는 사형 선고이겠지...역시, 박대한은 박수혁을 가장 잘 아는 사람답게 완벽하게 박수혁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대고 있었다.한편, 강서진도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아무리 사이가 틀어졌다지만 친손자에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라는 생각에 욕이라도 하려다 힘줄이 튀어나올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는 박수혁의 상태를 확인하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휴, 됐다...결국 강서진, 박수혁은 소은정과 전동하가 팔짱을 낀 채 들어가는 걸 멍허나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됐어. 우리도 이만 내리자.”강서진 역시 이번 파티의 정확한 목적은 알 수 없지만 박수혁에게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예감이 들었다. 물론 박수혁의 친구로서 무슨 일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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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완벽한 남자

역시나 전동하의 도발에 박수혁의 표정은 어두워질대로 어두워진 상태였다.박수혁이 다가가려던 그때, 강서진이 그의 팔을 덥썩 잡았다.“회장님이 먼저 가셨어...”요즘 박수혁과 박대한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안 좋아졌다는 건 다 알고 있는 사실, 괜히 두 사람을 마주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한편, 박대한은 미소를 활짝 지은 채 전동하를 향해 다가갔다.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는 여느 때와 달리 자신감이 가득했다. 혼탁한 눈동자에는 어르신들 특유의 인자함이 아닌 계산적인 차가움이 자리잡고 있었다.“은정아, 와줬구나.”먼저 인사를 건네는 박대한의 모습에 소은정은 꽤나 당황스러웠다. 저번에 한해그룹 대표를 사칭해 따로 만남을 가졌을 때 생긴 해프닝이 아직도 눈앞에 선한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연기를 하고 있다니...오늘 이 파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워낙 궁금해 직접 와본 것이지 마음 같아선 박대한과는 상종도 하고 싶지 않은 소은정이었지만 워낙 보는 사람들이 많으니 역시 싱긋 미소를 지어보였다.하, 교활한 영감탱이. 어디서 인자한 척이야.“회장... 아, 어르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여유로운 미소로 술잔을 들어보이는 소은정의 모습에 박대한의 표정이 살짝 굳었지만 곧 가식적인 미소로 불쾌함을 지워버렸다.옆에 있던 전동하도 한발 다가섰다.“은정 씨, 어르신께서도 푹 쉬시고 싶어서 이사직에서 물러나신 걸 텐데 아직도 회장님이라고 부르면 어떡해요.”“워낙 갑작스러운 일이라 아직 적응이 안 되네요.”겉보기에는 전동하가 소은정을 꾸짖는 모양새였지만 박대한은 알고 있었다.박수혁과의 기량 싸움에서 진 자신을 두 사람이 비웃고 있다는 걸 말이다.하지만 아무리 억울해도 일단 삼켜버릴 수밖에 없었다.헛기침을 하던 박대한이 반짝이는 눈동자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괜찮아. 뭐라고 부르면 어때. 두 사람 참 좋아보이는구만. 네가 왜 수혁이를 그렇게 밀어냈는지 알겠어. 참 잘 어울려. 전 대표도 월가에서 유명한 투자자고, 은정이 너한테 좋은 배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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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배신당한 느낌

소은정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박대한에게 쏠렸다.비록 태한그룹에서 실질적인 지위는 사라졌지만 박씨 가문의 최고 어른으로서 그 위신은 여전했고 이 자리에서 나이도 경력도 가장 많은 사람인지라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반면, 박수혁은 평소와 달리 최대한 기를 죽인 채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었다.힐끗 시간을 확인하던 박대한이 무대로 향했다. 당당한 발걸음으로 무대에 올라가는 박대한의 눈동자에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여러분, 저희 가문이 주최한 파티에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왜 여러분들을 이 자리에 초대했는지 다들 궁금하실 테죠?”천천히 사람들을 훑어보던 박대한의 시선이 박수혁에게로 꽂혔다. 벽에 기댄 채 와인잔을 흔드는 박수혁의 표정은 예상외로 차분했다.박대한의 목적이 궁금하지도, 박대한이 하려는 짓을 막을 생각도 없어 보였다.박대한의 입가에 섬찟한 미소가 피어올랐다.“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들께 중요한 사안을 하나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태한그룹 지분 20%와 기타 박씨 가문 방계 친척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해외 신포 인터네셔녈에 양도할 생각입니다!”쿠궁!박대한의 폭탄선언에 사람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소은정, 전동하의 눈도 커다래졌다.소은정은 무의식적으로 박수혁을 바라보았다. 당사자인 박수혁은 정작 전혀 놀라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대한의 결정으로 인해 태한그룹의 지분은 박수혁과 신포 인턴네셔널 두 세력에게 완벽하게 나뉘게 되었다.이 결정은 그룹에게는 양날의 검, 그리고 박수혁에게는 강력한 라이벌이자 비즈니스적으로 걸림돌이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앞으로 사업적으로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이사회 즉 신포 인터네셔널의 동의를 거쳐야 할 테니까.모두의 리액션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던 박대한이 말을 이어갔다.“신포 인터네셔널에 대해서는 여러분 모두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신포 인터네셔널의 이념이 저희 태한그룹과 아주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죠. 비록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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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건방짐의 대가

이 파티는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 박대한이 박수혁에게 복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걸 그제야 모두가 눈치챘다.비록 그룹에서 직위를 박탈당했지만 가지고 있는 지분까지 억지로 빼앗을 수 없는 법. 신포 인터네셔널이 끼어든 이상 국내 시장에서 박수혁의 지위까지 흔들리는 게 아닌가 등 여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럼 신포 인터네셔널 부대표 허지호 대표님을 자리로 모시겠습니다.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박대한의 소개와 함께 낯선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허지호?소은정이 눈을 가늘게 떴다.신포 인터네셔널은 소은정이 유학 시절 잠깐 인턴으로 일했던 회사기이도 했다. 소은정이 인턴으로 있을 때까지만 해도 허지호는 팀장에 불과했는데 단 몇 년만에 부대표로 승진하다니.뭐, 워낙 능력 하나는 뛰어난 사람이니까.무대에 오른 허지호는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박대한과 악수를 나누었다.그리고 파티장에는 또다시 침묵이 감돌았다.모두가 허지호와 박수혁의 기싸움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였다.한편, 소은정은 왠지 이상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그녀가 아는 박수혁이라면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되도록 손 놓고 있을 사람이 아니다.박대한의 모든 동태를 관찰하고 있는 박수혁이 까맣게 모르고 있을 리도 없었을 텐데 도대체 왜...?박대한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허지호와 지분 양도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박수혁에게 반격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모든 걸 끝마치는 모습에 소은정도 혀를 찰 지경이었다.하, 이렇게까지 해야 해?한편, 박대한은 모든 게 자신의 계획대로 흘러가자 그제야 마음 속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었다.박수혁, 어때? 이건 예상하지 못했을 거야. 아직 날 상대하기엔 넌 넌무 어려. 네 할아버지자 스승인 나에게 칼을 꽂아? 그 대가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려주마.계약서에 사인을 마친 박대한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수혁아, 넌 아직 많이 어리니 허 대표님한테서 많이 배워. 앞으로 비즈니스적으로 함께 일할 기회도 많을 테니까. 아, 이참에 너도 올라와 한 마디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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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또 다른 함정

쿠궁!허지호의 말에 사람들은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가장 당황한 건 바로 박대한이었다.“대표님도 오셨다고요?”뭐지? 난 허지호만 온다고 들었는데 말이야.게다가 신포 인터네셔널의 대표는 쉽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신비주의 그 자체, 최근 대부분 업무는 부대표인 허지호가 대신 진행하고 있었다.신포 인터네셔널 부대표 허지호는 어느 정도 얼굴을 알린 인물, 허지호의 말에 모두의 신경은 미스테리한 대표의 정체에게로 쏠렸다.평범한 파티인 줄 알았는데 글로벌 대기업의 총수가 직접 방문하다니.사람들은 긴장감과 설레임으로 술렁거렸다.“정말 대표가 직접 온 거야?”“설마 국내 시장을 다음 타깃으로 잡은 건가?”“회사에도 일년에 몇 번 안 오는 사람이 왜 여기까지...”불안함, 설레임, 기대감, 초조함...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이는 사람들과 달리 허지호는 덤덤하게 박대한의 질문에 대답했다.“네. 대표님께서 직접 오셨습니다. 태한그룹은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 아닙니까? 그런 기업의 지분을 20%나 가지게 되었으니 저희 신포 인터네셔널에게도 큰 경사죠. 그리고 앞으로 신포 인터네셔널과 태한그룹이 한 가족이 되는 자리인데 당연히 오셔야죠.”묘한 표정을 짓던 박대한이 왠지 다급한 말투로 물었다.“그럼 얼른 모시죠?”싱긋 미소를 짓던 허지호가 한 발 뒤로 물러서더니 두 손으로 박수혁을 가리켰다.“여기 계시지 않습니까? 신포 인터네셔녈 대표 박수혁 대표님이십니다.”허지호의 말에 파티장은 죽음과 같은 적막에 잠겼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마저 생생히 들릴 정도의 고요함이 끝나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폭발하듯 울려 퍼졌다.“신포 인터네셔널이 박 대표 거였다고?”“허 대표님,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그럼 이게 어떻게 되는 거죠? 박 회장님이 지분을 신포 인터네셔널에 넘기셨으니 모든 지분이 박수혁 대표 소유가 되는 겁니까?”“그럴 거면 그냥 직접 박수혁 대표한테 넘기시지 왜 이렇게 복잡하게...”한편 박대한은 사람들의 목소리 따위는 들리지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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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서프라이즈?

”아, 제 말이 이해하기 어려우셨나요? 다시 정식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희 인터네셔널 대표 박수혁 대표님이십니다.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허지호의 말에 가장 앞에 있던 이한석을 선두로 파티장에 뜨거운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다.박수혁의 뛰어난 사업수완과 막강한 세력을 향한 경외의 미소였다. 태한그룹을 넘어 신포 인터네셔널이라니, 국내가 아닌 일찍이 해외 시장으로 발돋움한 박수혁에게 질투, 부러움을 넘어 존경과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었다.차가운 얼굴로 사람들을 훑어보던 박수혁은 소은정과 눈을 마주치고 흠칫하다 미소를 지었다.“여러분, 신포 인터네셔널과 태한그룹의 협력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합니다. 할아버지와 저희 회사 주주들이 함께 의논하여 내린 결정을 저도 존중하는 바입니다. 저는 오늘 태한그룹 대표이자 신포 인터네셔널 대표로서 앞으로 두 그룹이 협력을 통해 이루어낼 찬란한 성과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는 바입니다.”박수혁의 말이 끝나자 더 세찬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다.역시나 박수혁은 이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 박수혁의 말로 인해 사람들은 이 사태를 박대한이 일방적으로 지분을 처분한 것이 아니라 태한그룹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 위해 개혁을 벌인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으며 그제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하지만 모두가 기뻐하는 와중에도 박대한만큼은 웃지 못했다.공식적인 발표는 끝나고 사람들은 편하게 파티를 즐기기 시작했다. 역시나 신포 인터네셔널을 노린 사람들로 허지호의 주위는 발 디딜 틈 하나 없이 북적이기 시작했다.한편, 무대에 남은 박수혁과 박대한 사이에는 묘한 정적이 감돌았다.이때 무대 위로 올라온 이한석이 박대한과 박수혁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대표님, 계약서 내용 전부 확인했습니다.”박대한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함정이 오히려 박수혁을 도운 꼴이 되어버리다니.축구경기로 치면 자책골이나 마찬가지였다.박대한은 충격과 분노로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박대한이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박수혁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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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평생 협박할 거야

박대한이 부들거리며 이한석을 노려보았다.“이한석... 네가 신포 인터네셔널의 허지호를 소개해 줬지. 내가 복수할 거라는 걸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거야... 어차피 국내에는 온통 네 사람들뿐이니 물론 해외 자본 회사를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이... 이 모든 게 네 계획이었어!”흥분한 박대한과 달리 박수혁 옆에 선 이한석이 차분하게 대답했다.“어르신, 그 누구도 어르신께 지분을 양도하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상황에 만족하고 지분을 가지고 계셨더라면 앞으로 태한그룹에서 나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을 겁니다. 박씨 가문의 다른 주주분들도 마찬가지였겠죠. 하지만 어르신께서는 대표님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이런 무리수를 두셨죠. 태한그룹의 지분이 다른 회사로 넘어갔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셨습니까?”“닥쳐! 어디서 감히 훈수질이야!”박대한은 모든 화를 이한석에게 쏟아냈다.박수혁을 배신한 척 다가와서는 그에게 함정을 판 이한석이 괘씸하고 괘씸했다.박대한의 호통에 이한석은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대신 박수혁이 다시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어린 나이에 저한테 회사를 맡기셨을 때 회사에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었는지 아십니까? 할아버지가 친구라고, 친척이라고 두둔해 줬던 사람들이 회사를 속부터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멀쩡한 계약서, 장부 기록 하나 찾기 힘들었죠. 제가 정말 할아버지 명성에만 힘입어서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세요?”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박수혁의 말투에 박대한의 두 눈을 번뜩였다.“이런 배은망덕한 자식!”“윗세대들의 싸질러 놓은 난장판 하나하나 다 수습하면서도 불평불만 하나 하지 않았던 건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였고 절 믿고 회사를 맡겨주신 할아버지께 보답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하지만 이 그룹으로 절 평생 꼭두각시로 사용하고 싶으셨나요? 지금이라도 그때의 장부들을 다시 들춰내 볼까요? 제가 이어받은 태한그룹이 사실은 반쯤 죽어가고 있던 고목이었다는 걸 세상 사람들한테 다 알려 봐요?”박수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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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환영하지 않아

단호하지만 어딘가 외로워 보이는 뒷모습...참, 여전하다니까.그리고 소은정은 고개를 돌려 박대한을 바라보았다.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정정한 모습,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날카로운 감각은 많이 무뎌진 박대한과 박수혁의 싸움은 처음부터 계란과 바위의 싸움이었을지도 모른다.이때 전동하가 다가와 소은정과 잔을 부딪혔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오늘 굉장히 재밌네요. 박수혁 대표의 완벽한 승리였어요.”찬란하게 빛나는 화려한 파티장과 어울리지 않는 박수혁의 쓸쓸한 뒷모습을 애써 무시하며 소은정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그러게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쉽게 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럴 줄은 몰랐지...“박수혁 대표를 동정하는 건가요?”전동하의 뜬금없는 질문에 흠칫하던 소은정이 고개를 돌렸다.전동하의 표정은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미묘했다.“비록 회사도 지켜냈고 잃은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이렇게 된 이상 박수혁은 더 이상 가족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을 겁니다. 사실상 집안에서 쫓겨난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불쌍하게 생각되나요?”박수혁을 향한 감정이라면 그게 연민이라도 싫어.“글쎄요. 손주에게 매정하게 칼을 들이댄 박 회장의 완벽한 패배를 보고 있자니 통쾌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박수혁 대표와 같은 편이라는 건 아니에요.”동정이란 약자에게만 어울리는 단어.박수혁과 약자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걸?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전동하의 얼굴에 드디어 미소가 피어올랐다.“다행이네요. 동정한다고 했으면 정말 질투할 뻔했어요.”말을 마친 전동하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지만 소은정은 착잡한 표정으로 그의 옆모습을 다시 바라보았다.가끔씩 전동하가 적극적으로 다가올 때마다 부담스럽고 왠지 모르게 숨이 막혔다.어차피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다 끝난 듯하여 소은정 역시 파티장을 나서려던 그때 허지호가 와인잔을 든 채 다가왔다.“내가 잘못 봤는 줄 알았는데. 맞구나, 앤!”앤은 허지호가 직접 지어준 영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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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널 좋아해서

허지호는 생각보다 냉담한 소은정의 태도에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감정적으로 다가가기 힘들다면 새로운 미끼를 던질 수밖에. 게다가 국내에서 신포 인터네셔널과 협력하고 싶은 회사는 셀 수조차 없으니까.허지호의 말에 소은정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글쎄요. 저희가 함께 일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전동하는 두 사람은 그저 얼굴만 아는 사이라는 걸 눈치챘다. 게다가 소은정의 얼굴에 차가운 미소까지 걸리자 그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슬쩍 올렸다.“같이 영화 보러 가기로 했잖아요. 시간 다 된 것 같은데...”이에 소은정도 장단을 맞춰주었다.“네, 가요.”그렇게 소은정, 전동하 두 사람은 허지호만 남겨둔 채 여유로운 모습으로 사라졌다.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허지호는 몰래 욕설을 내뱉은 뒤 들고 있던 와인을 전부 마셔버렸다.방금 전 상황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던 이한석이 한발 다가갔다.“허 대표님, 소은정 씨와 아는 사이십니까?”이한석은 박수혁의 측근이니 허지호는 별 의심 없이 대답했다.“알다 마다요. 아주 잘 아는 사이죠. 그런데 왜 여기 있는 거죠? 설마 태한그룹에서 일하는 겁니까?”허지호의 질문에 이한석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소은정 씨는 현재 SC그룹의 대표입니다. 그리고 박수혁 대표님의... 전 와이프시기도 하죠.”순간 허지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네?”앤과 나름 잘 알고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한 기업의 대표이자 박수혁 대표와 결혼까지 했던 사이라니!충격 그 자체였다.허지호는 부랴부랴 손에 들고 있던 와인잔을 내려놓고 박수혁에게 달려갔다...한편, 전동하를 따라 밖으로 나온 소은정은 몰아치는 찬바람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기가 모공 하나하나를 침투하는 듯한 기분이었다.너무 춥잖아!얼른 차로 들어가야지 발걸음을 재촉하려던 그때 따뜻한 향기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았다.전동하가 소은정에게 코트를 버어준 것이었다.“잘 보일 수 있는 기회잖아요. 거절하진 말아줘요!”고맙다는 말을 하려는 순간, 전동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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