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851 - 챕터 860

2631 챕터

제851화 쓸데없는 일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죠?”우아한 자태로 의자에 앉은 소은정이 여유로운 얼굴로 물었다.이런 일이 있을 때는 경찰을 먼저 찾는 게 당연지사, 왜 나한테 부탁하는 걸까?그런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더 조급해진 걸까? 양예영은 부랴부랴 휴대폰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사진 속 양예영은 스무살 남짓해 보이는 앳된 모습, 갓 태어난 아기와 함께 앉아있는 사진이었다.“이 아이예요. 올해 6살이고요. 장건우는... 어린애들을 학대하는 변태 같은 남자예요. 저 짐승 같은 자식한테 제 딸... 죽을지도 모른다고요.”그제야 소은정은 뭔가 이상한 걸 느껴졌다.“설마... 장건우 아이에요?”소은정의 질문에 흠칫하던 양예영이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장 대표가 제 스폰서였어요. 가지고 놀다 얼마 안 돼서 저는 결국 버러졌고요. 아이는 제가 장건우 몰래 낳은 거예요. 그런데 장건우 저 자식 보기엔 멀쩡해도 심각한 변태예요. 아동 학대 패티쉬가 있다고요! 평소 장 대표... 고아원으로 봉사활동도 많이 다니고 그러죠? 사실은 거기 있는 애들 괴롭히러 가는 거예요.”또다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뒤적거리던 양예영은 장건우가 온몸이 멍투성인 아이를 안은 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을 찾아 소은정에게 보여주었다.순간, 소은정은 장건우라는 인간이 역겹게 느껴졌다.양예영은 여전히 불안한 듯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이어갔다.“장건우는 제 약점을 쥐고 있어요... 웬만한 경찰들도 이미 장건우한테 매수된 상태고요... 제가 믿을 사람은 은정 씨뿐이에요. 제발... 제발 제 아이 좀 구해 주세요...”절박한 양예영의 모습에 소은정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예영은 프로 배우, 정말 믿어도 되나 싶었다.계약서 양식을 준비해 다가오던 우연준도 양예영을 보고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대표님, 계약서입니다. 확인해 보시죠...”잠깐 고민하던 소은정이 뭔가 결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장건우 대표 좀 막아줘요.”갑작스러운 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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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누가 거짓말을 하는 걸까?

다음 순간, 팔에서 강력한 힘이 느껴지고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던 소은정은 누군가의 품에 쓰러졌다.그리고 꽃병 같은 것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조각들이 방금 전 소은정이 서 있던 자리에 쏟아졌다.익숙하지만 낯선 향기... 고개를 든 소은정의 눈이 커다래졌다.“전 대표님?”전동하가 왜 여기 있나 하는 의문을 내뱉기도 전에 전동하는 그녀를 등 뒤로 숨긴 채 낯선 여자를 노려보았다.여자 역시 전동하 뒤에 있는 소은정을 알아봤는지 흠칫하더니 안색이 창백해졌다.그녀를 알아본 것이다.소란에 달려온 장건우 또한 난장판이 된 바닥을 보고 꽤 놀란 모양이었다.“이게 다 무슨 일이야?”다가온 여자가 고개를 숙였다.“그 미친 X이 애를 훔쳐갔어요...”여자의 말에 장건우가 흠칫했다.“두 사람이서 애 하나를 못 봐? 이런...”욕설을 내뱉으려던 그때, 그제야 다른 사람의 존재를 발견하고 멈칫하던 장건우는 전동하와 소은정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눈이 동그래졌다.“소 대표님이 어떻게 여기에...”“저 여자가 양예영 그 X을 도와줬다고요!”낯선 여자의 말에 장건우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소은정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불만과 경계심으로 가득했다.“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저희는 협력 관계 아니었나요?”장건우의 질문에 소은정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만약 양예영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장건우 같은 양아치 클라이언트 쯤은 하나 잃어도 별 손해가 없을 테고 설령 양예영의 말이 거짓말이라 해도 큰 차질은 없을 것이다.그냥 오빠한테 밀어버리지 뭐...전동하의 등 뒤에서 걸어나온 소은정이 말했다.“양예영 씨 아이라고, 도와달라고 부탁해서 도와줬는데요?”덤덤한 소은정의 반응에 장건우는 화를 삭이는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제 아이이기도 합니다. 양예영 그 여자가 아이를 학대한 건 알고 계세요? 전 그저 제 아이가 정상적인 삶을 살길 바랐을 뿐이에요. 제 말이 틀렸나요?”장건우의 말에 소은정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뭐야... 두 사람 왜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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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차면 안 돼요!

침묵하던 소은정이 대답했다.“저희 쪽 변호사가 급한 사정이 생겨서요. 계약서에 사인은 다음에 하시죠.”이렇게 큰일이 일어난 이상 급하게 사인만 한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말을 마친 소은정이 단호하게 돌아서고 고개를 살짝 까딱한 전동하도 소은정의 뒤를 따랐다.“전 대표님,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으세요?”비록 양예영이 한 말은 듣지 못했지만 아이를 안은 채 다급하게 달려오는 모습은 확인했던 전동하가 잠깐 고민하다 단호한 말투로 대답했다.“둘 다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데요?”소은정의 의아한 눈길에 전동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방금 전까지 긴장되던 마음이 봄비에 눈 녹 듯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소은정도 따라서 미소를 지었다.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기다리고 있던 우연준을 향해 소은정이 물었다.“양예영 씨는요?”“도망쳤습니다. 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잡지도 못했고요.”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도망쳤다고?전동하를 힐끗 바라보던 우연준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고맙습니다, 전 대표님.”의아한 소은정을 뒤로 하고 전동하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마침 저도 비즈니스 때문에 여기 왔었거든요. 우 비서님 부탁 받고 올라갔던 거예요...”그랬구나... 두 번이나 도와줬는데 밥 약속도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소은정이 먼저 물었다.“같이 식사라도 하실래요?”“좋습니다.”레스토랑으로 향하는 길, 소은정은 소은호에게 전화를 걸어 장건우의 상황을 물었다. 하지만 소은호 역시 비즈니스적 파트너일 뿐, 사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는 눈치였다.자초지종을 들은 소은호가 말했다.“잘했어. 무슨 일인지 제대로 알아보기 전까지 계약서 체결은 보류해.”문란한 대표의 사생활 때문에 기업 전체가 무너지는 일도 흔했으니까... 게다가 연예인인 양예영과 어린 아이까지 엮인 사건이다. 그런 그룹과 괜히 함께 일했다간 SC그룹의 이미지에도 금이 갈 수도 있는 상황, 쓸데없는 리스크는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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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설레는 느낌

갑작스러운 소은정의 말에 흠칫하던 신나리가 고개를 저었다.“그럴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그제야 안심한 듯 소은정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인 연구소로 향했다.비록 보고서를 통해 이미 확인한 내용들이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건 색다른지 전동하도 우연준도 잔뜩 집중한 모습이었다.기술 총괄인 신나리가 프로젝트 진행도에 대해 설명했다.“스마트 라이프에 대한 기술적인 연구는 스마트 가구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디자인 쪽으로도 발전하고 있어요. 사시사철 일정 기온과 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방수, 방화 처리 그리고 사용자의 감정을 측정해 실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정도까지 이르렀죠. 그리고 최신 의료 연구 성과도 인테리어에 응용했어요. 의료용 스마트 칩을 삽입해 웬만한 병은 집안에서도 진료받을 수 있게 되었죠. 응급 상황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고요.”생각보다 빠른 발전 정도에 전동하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다들 들어가 보시죠.”전동하와 우연준이 들어간 뒤에도 밖에 서 있는 소은정을 향해 신나리가 물었다.“은정 씨는 안 들어가 볼 거예요?”“실험실에서 느끼는 것도 좋지만 정말 실생활에서 직접 느끼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저희 오피스텔에 업데이트해 주세요.”소은정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던 신나리는 유리창을 통해 전동하를 바라보았다. 훤칠한 체격에 잘생긴 옆라인, 고급스러운 분위기...신나리가 감탄했다.“전 대표님은 참 보면 볼 수록 멋있는 것 같아요. 외모도, 몸매도. 저 다리 좀 봐요...”두 눈을 반짝이며 전동하를 바라보는 신나리를 발견한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저... 저희 오빠도 나쁘지 않아요.”“그래도 지금 제 앞에 없잖아요!”신나리의 말에 소은정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네... 할 말이 없어...이때 신나리가 팔꿈치로 소은정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은정 씨, 저렇게 잘생긴 사람이랑 맨날 붙어있으면 막 떨리고 그렇지 않아요?”“맨날 붙어다닌 적도 없고 떨린 적도 없어요.”침착한 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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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

기술 총괄로서 그녀가 거성그룹에서 받는 연봉만 억대, 게다가 해마다 받는 보너스에 성과금까지 돈이라면 신나리도 부족할 게 없었다.하지만 신나리가 관심을 가지는 건 돈이 아닌 다른 것이었다.팔을 활짝 벌린 신나리가 큰 소리로 외쳤다.“전 이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아...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은데요...”소은정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참관이 끝나고 신나리는 소은정을 끌고 자신의 연구실로 가더니 새로 개발한 제품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역시 천재 과학자들은 뭔가 달라도 달랐다. 평범한 여자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보통 쇼핑, 수다지만 연구실에서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는 게 가장 편하다는 신나리의 말에 소은정도 입을 떡 벌렸다.하지만 연구실에만 틀어박혀 있다 보면 운동량 부족은 당연한 일일 터, 미래 올케의 몸이 걱정된 소은정은 신나리를 설득해 운동하러 나가기로 했다.전동하에게 언질을 준 뒤 두 여자는 소녀처럼 환한 미소와 함께 회사를 나섰다.“회사 근처에 새로 개업한 헬스장이 있던데. 그쪽으로 가요.”회사와 가깝다면 신나리도 더 자주 가지 않을까 싶어서 소은정도 고개를 끄덕였다.깔끔하게 된 인테리어에 고개를 끄덕이던 소은정은 광고판에 적힌 글귀를 확인하고 미간을 찌푸렸다.연 회원권100만원, 예쁜 여성분들은 무료로 사용 가능하십니다!왠지 평범한 헬스장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역시나 광고판을 확인한 신나리 또한 흥미로운 듯한 표정을 짓더니 바로 지갑을 열었다.“연 회원권으로 끊어주세요.”카운터에서 졸고 있던 남자직원이 신나리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섰다. 아름다운 두 여성의 외모에 남자 직원이 넋을 잃던 그때, 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은정 씨?”고개를 돌린 소은정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박수혁의 친구 장학준이었다. 그녀와 채태훈이 함께 찍힌 사진이 기사로 올라왔을 때 그 남자는 박수혁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해명에 참여했던 사람이 바로 장학준이었다.그 뒤로는 얼굴을 못 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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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싫어

신나리의 말에 소은정은 할말을 잃고 말았다.비싼 돈 주고 한다는 운동이 겨우 명상이라니.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장학준이 열정적인 목소리로 소개를 시작했다.“좋습니다. 저희 명상 선생님은 지리산에서 도를 닦으신 분이에요. 명상 업계에서는 거의 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친구분께서 바로 선생님의 첫 제자가 되시는 거랍니다!”드디어 땀이 안 나는 운동을 찾은 신나리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장학준은 다른 직원에게 안내를 부탁했고 신나리는 그들의 손에 이끌려 “명상실”로 향했다.“그럼 우리 은정 씨는 어떤 운동을 하고 싶으세요?”최고의 트레이너만 채용했다는 장학준의 말에 소은정은 생각에 잠겼다.여기까지 왔는데 나도 한번 해봐?“그럼 태권도로 할게요.”요가나 필라테스 정도를 선택할 거라 생각했던 장학준의 예상을 완벽하게 벗어난 소은정의 선택에 장학준이 흠칫했다.“아, 좋습니다. 그럼 도복으로 갈아입어 주세요. 제가 직접 대련상대가 되어 드릴게요.”탈의실로 향하는 소은정을 바라보던 장학준이 입술을 깨물었다.태권도 코치는 국가대표 출신! 혹시나 대련 중에 힘 조절에 실패해 소은정이 다치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큰일이니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상위층 인사들을 타깃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장 답게 도복 또한 깔끔하고 소재도 고급이었다.흰색 도복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깔끔하게 묶은 소은정은 평소와 다른 독특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하지만 여리여리한 것이 킥 한 번에 저 멀리 날아갈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준비운동 삼아 20분 동안 러닝을 끝내고 장학준 역시 도복으로 갈아입고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도복 옷깃 사이로 살짝 보이는 근육, 소은정과는 체급 자체가 달랐다.도복을 갈아입은 장학준을 발견한 코치가 고개를 갸웃했다.“사장님이 직접 하시려고요?”코치의 질문에 장학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도자기 인형처럼 귀하신 분, 내가 직접 상대해 드려야지.“그럼 준비운동부터 하시죠?”“아니야. 진짜 실력으로 하면 저쪽에서 다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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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질투나

웃음을 겨우 참는 듯한 표정의 코치가 장학준을 부축해 링에서 내려왔다.“의사 선생님 바로 오실 거니까 기다리세요.”말을 마친 코치는 휴대폰을 돌려주고는 링 위로 올라갔다.역시 국제대회 우승자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코치는 소은정의 공격을 자연스럽게 받아주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프로 대 프로의 경기를 멍하니 바라보는 장학준의 눈에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아, 아파... 소은정 저 여자... 삐쩍 말라서는 싸움은 왜 저렇게 잘해?고통을 참으며 장학준은 방금 전 코치가 촬영한 영상을 확인했다.링 위를 거의 날아다니다시피 움직이고 날카롭고 깔끔한 공격만을 날리는 소은정의 모습은 걸크러쉬 그 자체였다. 청순한 외모와 다른 반전 실력이 그녀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헬스장 홍보도 할겸, 장학준은 영상을 SNS에 올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박수혁 또한 그 영상을 확인하게 되었다. 영상속 소은정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박수혁은 바로 장학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전화를 받은 장학준은 익숙한 전화번호에 팔이 뽑힌 고통마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설레는 마음을 겨우 억누르고 장학준은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박 대표님...”얼마 전까지 수혁이 형이라고 편하게 부르는 사이였지만 장학준은 나름 주제를 아는 남자였다.박수혁에게 찍힌 이상 괜히 더 친한 척을 했다간 이 코딱지만한 헬스장마저 폐업을 면치 못할 것이다.“영상... 네가 찍은 거야?”차가운 박수혁의 목소리에 장학준이 흠칫했다.“네...”“아직도 거기 있어?”“네...”장학준은 대련에 집중 중인 소은정을 힐끗 바라보았다.“주소 당장 찍어보내고 영상은 바로 삭제해.”말을 마친 박수혁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그녀 혼자만 보는 걸로 족했으니까.한편 장학준은 부랴부랴 주소를 보낸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일로 박수혁이 그를 조금이나마 더 좋게 봐주길 바랄 뿐이었다.약 30분 뒤, 박수혁이 헬스장에 도착하고 소은정도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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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두 사람의 관계

전동하의 등장에 박수혁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새카만 눈동자로 전동하를 노려보는 박수혁의 모습은 영역을 침범당한 맹수 그 자체였다.박수혁을 발견한 전동하 역시 흠칫 놀란 듯했지만 곧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박 대표님도 계신 줄은 몰랐네요?”저번 인터넷에서 모함 사건이 벌어진 뒤로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두 남자 사이의 묘한 기싸움을 관찰하던 소은정은 의문에 잠겼다.전동하는 왜 또 여기 나타난 거야.이때 복도 끝에서 천천히 걸어오던 신나리가 그녀를 향해 손을 저었다.“전 대표님 도착하셨어요? 아까 전화로 어딘지 물으시던데...”아, 신나리가 알려준 거였나...예상치 못한 전동하의 등장에 장학준은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이었다.괜히 박수혁한테 더 밉보이는 거 아니야?한편, 박수혁은 전동하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중이었다.전동하, 이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은 자식...어색한 침묵을 깨트린 건 바로 소은정의 목소리였다.“전 대표님, 안 가셨어요?”“아, 은정 씨랑 저녁이라도 같이 먹을까 하고요.”대답과 함께 전동하는 자연스럽게 소은정의 핸드백을 받아들었다.누가 봐도 다정한 커플의 모습에 박수혁은 호흡마저 거칠어졌다.뭐야? 두 사람 벌써 이렇게까지 친해진 거야?핸드백까지 뺏긴 소은정은 이대로 전동하의 제안을 거절하면 상대의 입장이 난처해질 게 분명하니 결국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소은정이 자리를 뜨려던 그때,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덥썩 잡았다.분노가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강력한 파워에 소은정이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바다처럼 깊은 박수혁의 눈동자는 폭풍우를 앞둔 듯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두 사람... 무슨 사이야?”뜬금없는 질문에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전동하를 바라보는 박수혁은 말 그대로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소은정의 입에서 나온 답이 그의 일말의 희망마저 잘라버릴까 두려웠지만 이대로 찜찜하게 두 사람을 보낼 수는 없었다.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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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마지노선

소은정이 수건을 받으려던 그때, 전동하가 앞으로 다가왔다.“내가 닦아줄게요.”전동하의 얼굴에는 평소와 똑같은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가 걸려있었지만 왠지 그 미소에서 그 어떤 온도도 느껴지지 않았다.소은정이 본능적으로 고개를 피하고 신나리가 눈치껏 끼어들었다.“제가 할게요. 여자 머리는 잘 안 만져보셨잖아요!”10분 뒤, 머리가 대충 마른 뒤 장학준이 다시 헬스장으로 들어왔다.“가실려고요? 다음에 다시 와주세요...”“그럼 앞으로 제 친구 잘 부탁드릴게요.”“그럼요. 은정 씨 친구인데 VVIP급으로 대접해 드려야죠.”탈골된 팔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얼굴이 식은땀 범벅임에도 아부의 미소를 잃지 않는 장학준의 모습에 소은정은 몰래 혀를 내둘렀다.“아, 그리고 병원 꼭 가봐요. 팔 한번 빠진 거 그대로 내버려두면 또 빠지니까.”소은정의 말에 방금 전 치욕적인 대결을 떠올린 장학준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헬스장을 나서고 소은정의 표정을 살피던 전동하가 그녀를 위해 차문을 열어주었다.살짝 망설이던 소은정이 입을 열었다.“전 나리 씨 회사까지 데려다줄 거예요. 대표님은 바쁘시면 먼저 가보세요.”소은정의 말에 전동하도 당황한 듯 흠칫했다. 예리한 전동하는 의도적으로 그를 밀어내는 소은정의 태도를 바로 눈치챘다.신나리 또한 소은정의 말에 따라 쪼르르 조수석에 탔다.고개를 푹 숙인 채 감정을 정리하던 전동하가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혹시 화났어요?”화냤냐고? 내가? 내가 왜? 전동하의 말 때문에? 아니야. 오히려 전동하한테 고마워해야지. 이번 기회에 박수혁을 완전히 떨궈낼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왜... 왜 기분이 안 좋은 거지?하지만 소은정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왜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왜 화를 내야 하죠?”“제가 저희 두 사람 관계를 오해하도록 대답했으니까요.”전동하의 솔직한 대답에 소은정도 당황하기 시작했다.뭐야? 설마 내가 아직도 박수혁한테 미련이 남았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래서 전동하의 말에 화를 내고 있다고? 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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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괜찮겠어?

소은정의 차.소은정이 차에 타자 마침 통화 중이던 나리가 물었다.“임 대표님 회사로 들어오셨데요. 저녁 식사 같이 하자시는데 다음으로 미룰까요?”신나리의 질문에 소은정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마침 임 대표님한테 부탁할 것도 있고 같이 먹자고 해요.”“응. 시간 괜찮데. 대표님한테 부탁할 것도 있다는데?”회사 대표와 너무 편한 말투로 말하는 신나리의 모습에 소은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뭐지? 거성그룹은 사내 분위기가 좀 프리한 스타일인가?잠깐 망설이던 소은정이 시험조로 물었다.“거성그룹에서 지낼만 해요? 우리 회사 옮기는 건 어때요?”“에이, 아니에요. 회사에 정이 워낙 많이 들어서. 사실 임 대표도 우리 연구팀 일원이었어요. 뭐 결국 실력 부족으로 경영 쪽으로 방향을 틀긴 했지만 뭐 결론적으로 정확한 선택이었죠?”싱긋 미소를 짓는 신나리의 모습에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아, 다들 창립 멤버였구나.그제야 돈 보기를 돌 보듯 하고 임춘식과 허물없이 지내는 신나리의 모습이 이해가 가는 소은정이었다.잠시 후, 차량은 거성그룹 건물 앞에 도착하고 신나리가 다시 임춘식에게 전화를 걸며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통화를 마치고 5분도 채 되지 않아 임춘식이 부랴부랴 건물에서 달려나왔다. 부쩍 수척해진 그의 모습에 소은정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많이 피곤하신 것 같은데 식사 괜찮으시겠어요?”소은정의 질문에 손바닥으로 얼굴을 한번 쓸어내린 임춘식이 대답했다.“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어야죠.”임춘식 역시 뒷좌석에 타고 피식 웃던 소은정이 시동을 걸려던 그때 조수석 문이 다시 열렸다.잔뜩 굳은 표정의 박수혁이 그녀의 차량 조수석에 털썩 주저앉았다.뭐야? 간 거 아니었어? 지금쯤 태한그룹 사무실로 돌아가 잡히는 물건을 전부 부수고 있을 줄 알았는데...소은정의 의아한 표정에 임춘식이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아, 그게... 마침 우연히 문 앞에서 만나서요. 식사 같이해도 괜찮죠?”물론 우연히 만났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출장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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