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야 소은정은 고개를 들어 바텐더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뭐야? 대시인가?단정한 이목구비에 눈웃음이 매력적인 남자였다. 게다가 이 적극적인 성격까지... 아마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내세운 얼굴 마담 같은 존재겠지.평범한 여자라면 못 이기는 척 넘어갈지도 모르겠지만 소은정 주위에는 가장 넘쳐나는 게 미남이라 딱히 감흥이 없었다.“이 술은 제 취향 아닌데요.”“취향이 까다로우시네요?”소은정의 거듭되는 거절에도 바텐더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웃어보였다. 역시나 소은정의 예상대로 바텐더는 수려한 외모와 말빨로 여성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의 목표는 바로 소은정, 심플한 스타일이긴 하지만 몸에 걸친 옷과 핸드백만 더해도 수천만 원은 넘는다는 걸 눈치챈 바텐더가 이런 대어를 놓칠 리가 없었다.“이런 싸구려 술로 여자를 꼬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무슨 자신감이죠?”소은정의 차가운 목소리에 흠칫한 바텐더는 어두운 불빛속에 가려진 소은정의 얼굴을 다시 자세히 살펴보았다.눈에 익은 얼굴, 하지만 어디서 봤는지 생각이 안 났다.바텐더가 더 뻔뻔하게 들이대려던 그때, 2층에서 섹시한 스타일의 여자 한 명이 내려와 소은정의 손을 잡았다.“소은정, 거기서 뭐해? 올라가자.”한유라의 등장에 소은정은 바텐더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2층으로 올라갔다.방금 전 섹시한 스타일의 여자는 오늘 사장이 특별히 분부한 VVIP, 게다가 방금 전 여자의 이름 분명 소은정이라고 했었지?바텐더가 생각에 잠겼을 무렵, 커다란 손이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사... 사장님?”사장은 사라져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방금 전, 저분은 네가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저번에도 저분 때문에 하마터면 영업 정지까지 먹을 뻔했다고.”소은정, 소은정... 설마...?순간 바텐더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설마 저 여자... SC그룹의 소은정이에요?”“그래.”한편, 한유라를 따라 2층으로 올라온 소은정은 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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